2009년 1월 3일(토) 11시 ~ 16시
신탄리역 - 제2코스 - 고대봉(832m) - 표범폭포 - 제3코스 - 신탄리역(원점회귀)
경기도 연천과 강원도 철원 사이에 위치한, 민간인이 오를 수 있는 최북단의 고대산.
서울에서 멀지 않아 근래에 겨울철 산행지로 인기가 높고, 욕쟁이 할머니의 두루치기 음식이 유명한 곳이다.
북한으로 향햐는 마지막 역인 신탄리역까지 기차여행을 겸할 수 있고, 철원평야 너머 북녁 땅을 조망할 수 있는 또다른 느낌의 겨울산행지이다.
근래 눈이 안와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새해 첫산행지인 고대산으로 향한다.
동두천역에서 기차를 타고 신탄리역에 내리니 온통 등산객으로 역사 안팍이 가득하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 철도중단역' 이라는 안내판에 눈길이 간다.
언제 이 길을 따라 원산까지 갈 수 있을지...
'아름다운 술 고대산' 이란 표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
오늘의 산행은 세 등산로 가운데 경관이 좋다는 제2등산로로 올라 제3등산로로 하산이다.
매표소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제2등산로에 서리꽃이 피었다.
언제 내린 눈인지 몰라도 녹지 않은 잔설에서 걸음을 뗄 때마다 뽀드득 소리가 난다.
많이 쌓인 눈도 아닌데 신기하다.
제2등산로 입구에 이르자 잔설과 얼어있는 바닥이 미끄럽다.
모두가 조심 조심.
다른 등산로보다 훨씬 가파른 제2등산로.
남보기 민망할 정도로 땀이 흐른다.
칼바위 전망대.
날도 쾌청하고 바람도 잔잔하다.
철원평야 너머로 희미하게 북녁 땅이 보인다.
또다시 가파른 칼바위능선을 오르고,
하얀 눈길을 사부작 사부작 걷다보니,
이름모를 봉우리에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다.
대광봉에 이르자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헬기장에서 식사 준비를 하고 있다.
산정에 빙 둘러앉아 찌개도 끊이고, 라면도 끊이고, 양미리도 굽고, 술도 한잔......
사방이 탁 트인 산정의 눈위에서 하는 점심, 부러울 것이 없다.
잔설이 쌓여있는 능선 너머로 산그리메가 아름답다.
멀리 북녁 땅도 보이고, 손에 닿을 듯이 정상인 고대봉의 모습도 보인다.
경험많은 산우가 사방을 돌아가며 산이름을 이야기 하지만 나같은 사람은 금방 잊어버린다.
햇빛에 반짝이는 눈사이로 보이는 베어진 억새도 아름답다.
삼각봉을 지나 정상인 고대봉까지는 완만한 능선길.
어영부영 하다보니 다른 일행들은 정상에서 사진찍고 하산중이다.
정상에는 여기저기 남북 대치의 잔흔이 남아있다.
이제는 하산 길.
가까이 군부대가 보이고 그 아래로 줄이어 산우들이 지나간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 조심 내려가다 보니 유명한 표범폭포의 빙벽이다.
다른 산우들은 모두 지나가고 혼자 사진 한장 찍어본다.
어느덧 산행의 종점인 제3등산로 입구.
하산 길에 바라본 고대산 방향의 모습도 보기좋다.
이제는 산행의 뒷풀이.
욕먹어 가며 먹는 별미라는 꽃순이 욕쟁이 할머니의 두루치기와 두부가 기다려진다.
하지만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기다리려면 한참이다.
대신 다른 집에서 식사를 하고 신탄리역으로 향한다.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넘어가려 하고 아쉬움을 지닌 채 기차에 오른다.
새해 첫 산행이다^^*
첫댓글 기차를 이용한 산행이군요 운치있고 나름 낭만이 있겠습니다 쉽게 접할수 없는 고대산정이라 한컷 한컷 유심히 살펴 보았습니다 멀리 철원평야 중간쯤으로 남북 경계선이 있겠군요 푸른 하늘과 드넓은 시계가 고대산을 오른 보람을 한층 높혀준 것 같네요 그 옛날 표범이 출범한 폭포인지..아주 장대합니다 이곳에서는 등로를 벗어나면 클 나겠죠 지뢰때문에 ㅎㅎ 빛그림님의 새행 첫산행 의미있고 즐거운 산행길 축하드립니다 늘 무탈한 산행길 이어가세요
빙벽 하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폭포라고 하더군요. 자주 산행을 못하지만 틈나는 대로 다녀보고 싶습니다. 산죽님 고맙습니다~~
고대산 아직 올라 보지 못했는데 새해부터 멋진 풍광 보여주신 빛그림님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무탈산행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맨마지막의 그림이 빛그림님을 떠올리게 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람과뫼님. 제가 아는 분과 이름이 같으셔서 잊혀지지 않습니다. 산행, 사진 여러 모로 초보자입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고대산 하면 버섯이 생각납니다. 지난여름에 갔었는데 그야말로 버섯 천국이었어요. 고대산은 도심에서 지하철과 기차가 연결 되어 있어서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겨울산의 또 다른 모습의 고대산 즐감 했습니다. 고생하셨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고대산에 버섯이 많군요. 옛날 생각하면서 기차안에서 계란 까먹고 사이다 마시고 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아직까지 기록을 통해서만 접해본 고대산인데 이렇게 또한번 고대산의 면모를 보게 됩니다 그쪽 지역의 지리적인 감각이 약해서 어느 부근인지 잘 모르겠지만 전망이 좋은 명산임에 틀림이 없는것 같습니다
눈이 오면 참 좋을 것 같은 산이더군요~~~
추억이 그리운 산, 잘 구경하고 갑니다. 보신탕도 맛 있는데....ㅎㅎㅎ
그래요? 두부김치도 맛있더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