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盧)
백제에서 520~534년 사이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금동 향로이다.
1993년 12월 12일 부여군 능산리 절터의 목곽 수로 안에서 발견되었으며
국보 제287호로 지정되었다.
이 향로는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긴 후 정치적 안정을 되찾은 6세기 초의
백제인들의 정신세계와 예술적 역량이 함축되어 이루어진
백제공예품의 진수라 할 수 있다.
진품은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똑같은 복제품이 있다.

발굴 과정
백제금동대향로는 원래 능산리 고분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을 건설하던 곳에서 발견되었다.
주차장 공사가 임박한 시점에 물웅덩이에서 발견된 것이다.
발견 당시 백제금동대향로는 진흙 속에 있었고, 바닥에서는 기와 조각과
토기 조각이 발견되었다.
주변에서는 섬유 조각이 발굴되었는데, 발굴단은 이 섬유 조각이 백제금동대향로를
감쌌던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대향로가 오랜 세월에도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로
진흙에 잠긴 진공 상태에서 보관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995년의 발굴 조사로 대향로가 발견된 일대가 백제 시대 왕실 절터였음이 입증되었다.
발굴된 목탑 흔적에서 발견된 부여 능산리사지 석조사리감에서
"창왕 13년 (567년)에 정해공주가 이 절을 지었다"는 기록이 발견된 것이다.
학계는 이 점에 주목하여 대향로가 단순한 향로가 아니라
백제왕실 의식이나 제사용으로 사용된 신물로 추정하고 있다.
구성
백제금동대향로는 전체 높이가 61.8cm이며 용 모양의 향로 받침,
연꽃이 새겨져 있는 향로의 몸체, 산악도가 솟아있는 향로 뚜껑,
뚜껑 위의 봉황 장식의 네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봉황과 향로 뚜껑은 하나의 주물로 제작되어 있어, 제작 과정에서
세 개의 주물틀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향로 본체의 가운데 테두리의 구름 문양 아래에는 연꽃이 핀 연못이 있고,
그 위인 뚜껑에는 봉우리가 세 개 있는 산들이 있다.


이 산에는 말을 타고 사냥하는 사람, 신선으로 보이는 사람들, 호랑이, 사자, 원숭이,
멧돼지, 코끼리, 낙타 등 많은 동물들이 장식되어 있다.
또한 곳곳에 폭포, 나무, 불꽃 무늬, 귀면상 등이 있다.
제단 모양으로 꾸며진 정상에는 봉황이 날개를 펴고 춤추고 있고,
그 아래에는 5악사가 있는데 이들은 소, 피리, 비파, 북, 현금을 연주하고 있다.
그 주위의 다섯 봉우리에는 각각 기러기로 보이는 새가 봉황과 함께 춤추는 형상이 있다.
향로의 몸체에는 연꽃이 있는데 그 위에 갖가지 새와 물고기가 새겨져 있다.
또 한쪽에는 무예를 하는 인물도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 발가락이 다섯 개 있는 용이 위의 연꽃을 물고 하늘로
날아가려는 듯 용틀임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