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유영호가 보내는
아침을 여는 詩
포용
김행숙
볼 수 없는 것이 될 때까지 가까이. 나는 검정입니까?
너는 검정에 매우 가깝습니다.
너를 볼 수 없을 때까지 가까이. 파도를 덮는 파도처럼
부서지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서 우리는 무슨 사이입니까?
영영 볼 수 없는 연인이 될 때까지
교차하였습니다. 그곳에서 침묵을 이루는 두 개의 입술
처럼. 곧 벌어질 시간의 아가리처럼.
#군더더기포옹을 통해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시입니다. 우리는 대개 타인의 낯선 모습을 보게 될 때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과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그 타인은 오랫동안 만나온 사람도 해당이 되겠지요. 그러나 오랫동안 만나온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의 낯선 모습을 볼 수 없을 때 두근거림이나 설렘은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느 경우든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놀라운 사실과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사랑에 빠지자마자 그 사람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이 없다는 느낌, 그 치명적인 고독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필사적으로 그 사람을 알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곧 사랑이겠지요.
김조한/사랑에 빠지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Nq6VTT-5u1M&list=RDNq6VTT-5u1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