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굶기고 미사일 발사라니 어처구니없다' 원망의 목소리 북한 주민 긴급 인터뷰(1)/"탈북 못한 게 내 일생에 제일 후회되는 일"
북한은 11월 18일 발사한 '화성 17형'으로 보이는 신형 ICBM을 포함해, 올해 들어 최소 60여 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실시했다. 9월 후반 이후 연속 발사에 대해서,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대한 대항조치이며 국방 건설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국내 민생은 극히 어렵다. 노인 가구나 병약자, 유아 등 취약층 가운데 굶주림이나 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각지에서 발생하는 인도적 위기 상태이다. 김정은 정권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반복하는 것을 북한 주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북부에 사는 취재협력자가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이번에 통화한 사람은 북부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취재 파트너다. 통화 시점은 11월 18일 '화성 17형'으로 보이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이다.
◆ 전쟁 발발의 위기 분위기는 없어
―― 미사일 발사 실험을 반복하고 있는데, 정부는 주민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그냥 미국하고 한국이 전쟁 연습을 한다 그러고,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로 살라' 이렇게만 하고 있습니다. 포치(통달)된 건, 인민반 경비를 강화하고 경비초소(검문소) 잘 운영하라는 지시만 있고 다른 비상 소집 같은 건 없습니다. 그리고 전시 비상용품을 검열한다고. 그런 건 제대로 된 게 없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 사람들은 전쟁 발발을 걱정하지 않습니까? 당장 전쟁 일어난다고 해도, 여기 사람들은 크게 걱정 안 합니다.
―― 왜 그렇습니까? 안 그렇습니까? (전쟁이 나면) 위에 것들이 바쁘지. 인민은 지금 사는 게 바쁜데, 어떻게 해서나 굶어 죽지 않고 살려는 생각들만 하지.
◆ 주민 굶기고 미사일 발사라니 어처구니없다
―― 먹고사는 게 진짜 힘든데, 많은 돈이 드는 미사일을 마구 쏘는 걸 어떻게 생각합니까? 미국이 위협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주권 지키려면 군사력 강화해야 한다고, 강연 때마다 (당국은) 말합니다. (미사일 발사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그게 쌀이 얼마치인지, 잘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 돈이 크다는 거 나는 아니까, 사람들 굶어 죽어가는데 저런 것(미사일 발사)만 할까. 차라리 그 돈으로 우리 생활 높여주면, 일도 잘하고 국가에 충성도 하고 그러겠는데. 핵 만들고 미사일 쏘고, 진짜 좀 이상한 거 같습니다.
―― 지금, 사람들 생활이 얼마나 힘듭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힘든 게 뭐겠습니까? 제일 중요한 게 뭡니까? 하루 세 끼 먹는 사람이, 벌이가 안 되고 쌀이 없고 이러니까, 하루 두 끼 먹고, 한 끼 먹고. 다 미국 봉쇄(제재) 때문이고 코로나 때문이고 (정부는) 핑계 대면서.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초보적인 것도 보장 안 해주고, 그냥 일만 하라 합니다. 진짜 어처구니없습니다.
―― 북한의 미사일 성능이 향상돼 세계적 기술력을 갖게 됐는데, 일반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자랑스럽다고 생각합니까? 조선에 핵 있고, 무슨 폭탄 있고, 미국까지 가는 폭탄 있어도, 그거는 우리를 지키려고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선전은 무슨 우리를, 노예 되지 않게 한다 그러고, 핵 강국 만들고, 어려우면서도 군사력 강화한다고 하는데.
◆ 먹고살 걱정뿐인데 미사일 따위 필요 없어
솔직히 여기 사람들, 한국이나 중국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매일 두 끼 먹기도 어렵고, 추워지는데 땔감 걱정하고 매일 어떻게 살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핵과 미사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그런 것보다 대체 언제 먹을 걱정 안 하고 살겠는가, 이런 생각만 하지. 그따위 핵이 뭐 필요합니까?
―― 중국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중국도 사회주의이지 않습니까? 특별한 사회주의이긴 한데, 중국 사람은 다른 나라 여행도 다니고 돈벌이도 하고. 개인이 하는 게 많은데, 우리나라도 우리 사람들도 풀어놓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우리 사람들이 풀어놓고 이러면 똑똑하니까, 자기네(권력자)들에게 반기 들고 일어날까 봐 겁이 나서 (중국처럼) 개방 안 하는 거 같기도 하고.
――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다 그렇게 생각하지요. 직장 나가서 아무리 뼈 빠지게 일하고 해도, 주는 것도 없고(급료도 배급도 제대로 없다는 의미). 죽을 때까지 매일 어떻게 하면 한 끼 먹을 수 있을까, 저녁에는 뭐 먹을까, 아침에는 뭐 먹을까, 이런 생각만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힘든 줄 압니까? 맨날 단속만 합니다. (사람들이) 다른 나라 물정 같은 거 몰라야 나라에 충성한다고(생각하고 있다). 그러니까 (자유롭게 하는 걸) 막는 거겠지.
◆ 탈북하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어
―― 내부 통제를 그렇게 엄격히 하고 있습니까? 사람을 그냥, 옥죄고 있습니다. 탈북자 가족들도 다 단속하는 이유도, 그 사람들이 돈 보내줘서 잘 사니까. 여기 사람들 얼마나 부러워하는데. 나도 탈북 못한 게 내 일생에 제일 후회되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생각 안 하겠습니까? 통제하는 거, 우리(인민)보다도 (권력자들이) 자기네를 지키자는 거지. 다 힘들게 사는데. 말로 해서 알겠습니까? 당신은 모를 겁니다. 국방력 강화하는 건 윗대가리들이 필요한 게 아니겠습니까? 우리처럼 아랫사람들은 우리를 잘 살게 해주면 좋은 거지. 안 그렇습니까?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혀 몰라
――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하고 있습니다. 주민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러시아?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그런 건 잘 모릅니다. 러시아에서 내전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건 여기서 알려주는 건 없습니다. 정신적으로 해이된 군대는, 아무리 군사장비 좋아도 무용지물이다, 이런 내용으로 간부 강연 한 번 했다고 들었습니다. 일반 주민들 대상으로 강연 같은 건 없습니다.
――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핵을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위협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우려가 퍼지고 있습니다. 그런 내용 아는 게 없습니다. 그런데 핵을 쓰면 지구 망하는 거 아닙니까? (계속)
'미사일 얘기 들으면 진짜 화나…사람답게 살고 싶을 뿐인데' <북한 긴급 전화 인터뷰> (2)"늙은이들은 설사 걸리면 금방 죽습니다…시장에 쌀은 있는데 돈이 없습니다"
미사일 발사에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현재 북한 서민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고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다시 일시적으로 감염 폭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황은 어떨까? 국제사회에 전하고픈 것은 무엇인가? 북부지역에 사는 취재파트너의 솔직한 심정을 들었다. (강지원 / 이시마루 지로)
통화한 사람은 북부 지역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취재 파트너다. 시기는 김정은 정권이 11월 18일에 '화성 17형'으로 보이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이다. 아시아프레스는 중국 휴대전화를 북한에 반입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 의약품 없어 노인이 다수 사망했다
―― 현재, 세계적으로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다 중국 거로 살지 않았습니까. 중국에서 들어오는 것들은 다 올랐다고 보면 됩니다. 제일 많이 오른 게 약이랑 식용유, 맛내기(화학조미료)입니다. 지금 그래도 신의주와 남포 쪽으로 중국 상품이 들어와 조금 내렸습니다."
―― 지금, 약을 개인이 못 팔게 됐다면서요? "예. 요샌 개인들이 파는 건 무조건 '단련대'입니다. 못 팔게 합니다. 예전에는 (개인 약상인이) 외상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돈이 있어도(상인에게서 살 수 없게 됐다). 약품 얻기도 힘듭니다. 주변에 웬만한 앓던 사람들 많이 죽었습니다. 아파도 약이 없으니까, 치료를 못하니까. 늙은이들은 설사 걸리면 금방 죽습니다. 약 몇 개 먹으면 그냥 살 것도, 약이 없어 죽는 사람이 많습니다."
※ 노동단련대 : 사회질서를 어지럽힌, 당국의 통제에 따르지 않았다고 여겨진 자, 경미한 죄를 저지른 자를 사법절차 없이 수용해 1년 이하의 강제 노동에 처하는 '단기 강제노동 캠프'를 말한다. 전국의 시·군에 있는 안전서(경찰)가 관리한다.
―― 개인들 약장사를 금지했는데, 그러면 국가 약국에는 약이 있습니까? "어떻게 다 있겠습니까."
―― 필요한 약이 없다고? "없어요. 자기네(보건 관계자)가 뽑고, 윗대가리 새끼들이 뽑고 이러겠지요. 우리 같은 바닥은 살기 힘들지."
―― 지금 식량이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시장에 쌀은 있습니까? "쌀은 있습니다. 돈이 없습니다. 우리 수입이란 게, 중국에서 상품이 들어와서 매입해서 팔고 이렇게 해야 되는데, 그게 아예 안되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수입이 예전보다, 그냥 0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장마당에서 사고 싶어도 못 사고. 돈이 없으니까. 진짜 힘듭니다, 힘들어요. 이제는 개인이 식량도 못 팔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는 안정됐지만…
―― 코로나 상태는 어떻습니까? 주변에 코로나 걸린 사람들 몇 % 정도입니까? "다른 데는 모르겠습니다."
―― 인민반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 인민반에는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게 코로나인 것도 모르고, 그냥 목이 아프고, 머리 아프고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게 코로나였습니다. 다 걸렸습니다."
※ 지방도시에서는 PCR 검사를 거의 하지 않으므로 정확한 코로나 양성 판정은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코로나와 영양부족과 병으로, 지난 3년간 사망한 사람들이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합니까? "1개 인민반에서 보통 2명에서 5명 정도는 죽은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도 대체로 늙은이들이 죽었습니다. 주변 인민반에도 물어봤는데, 보통 1개 인민반에서 2~3명은 죽은 것 같습니다."
―― 지금도 코로나 방역 때문에 도시를 봉쇄하거나 보건기관에서 단속하거나 합니까? "지금은 이전이랑 많이 달라져가지고, 집에서 3일 정도 격리하라고 합니다. 중국 해열제를 이틀치 주고, 그거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회의에서는 무조건 마스크 쓰라고 합니다."
※ 인민반은 최말단 행정조직으로, 대개 20~30세대 정도로 구성된다. 주민센터에 해당하는 동사무소의 지시를 전달하고, 주민의 동향을 세부까지 파악해 당국에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백신도 2회 접종
―― 백신은 몇 번 접종했습니까? "9월 초순에 한 번 맞았습니다. 그리고 10월 초에도 한 번 맞았습니다. 그런데 그거 코로나 예방주사인 것도 모르고 맞았습니다. 그냥 독감주사인 줄 알고 맞았습니다."
―― 다른 지역도 맞았습니까? 국경지역만 하는 겁니까? "다른 지역은 안 맞았다고 하는데, 그런 건 잘 모르겠습니다."
◆ 세계에 전하고 싶은 것은
―― 북한 사람으로서, 국제사회에 전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 솔직한 심정을 말씀해 주세요. "글쎄, 말한다 해서 되는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우리는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밥만 먹어도 잘 사는 걸로 생각합니다. 약이 없어 치료도 못 받고 죽은 사람도 많고, (국경을) 봉쇄하니까 먹을 것도 없고. 그런 일 너무 많아서 이제는 (코로나 같은 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여기는 통제 너무 해가지고 한 발짝 걷는 것도 무섭습니다. 이제는 안 되는 것도 너무 많고, 하지 말라는 것도 많고. 그냥 보라는 것만 보고, 하라는 말만 하고. 여기 사람들 다 로봇 같습니다. 로봇."
―― 꼭두각시 같다… "네. 그냥 하라는 것만 하고, 보라는 것만(봅니다). 욕(비판)해도 안되고."
―― 참 마음이 아프네요. "솔직히 말해서 핵이나 미사일 이런 것 말고, 우리 사람들 살 수 있는 대책들 있었음 좋겠습니다. 여기 하루 한 끼 먹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미사일 소리 들으면 난 너무 진짜 화가 납니다. 우리 옆집도 하루 두 끼 먹습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쌀 퍼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빨리 통일이 되든, 개방이 되든 했으면 좋겠습니다." (끝)
“평양으로 가는 금괴 200㎏ 강탈당했다…北전역 비상 걸려”© 제공: 서울신문
평양으로 올라가던 금괴 탈취 사건 발생
3인의 강도가 신의주-평양간 1호 국도에서 금 200kg 탈취 후 도주.
앵커: 북한의 신의주-평양간 1호 국도에서 중앙으로 올라가던 금괴가 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북한 전역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27일 “요즘 신의주 일대는 국가보위성과 안전성의 조사조(조사반)가 내려와 발칵 뒤집혔다”면서 “이달 중순 신의주-평양간 1호 국도에서 금 운반차량이 강도의 습격을 받았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운반차에는 당 중앙에 올라가던 황금(금괴) 200키로가 있었다”면서 “얼굴을 가린 3명의 강도가 금괴를 실은 차가 정차했을 때(신의주-평양 사이 도로에서 정차) 불시에 습격해 금이 들어있던 상자를 탈취해 도주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금 운반차량에는 두 명의 무장군인이 타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신속하게 무장군인을 제압한 강도들의 행동으로 보아 범인들이 군대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무장군인들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국가보위성과 안전성에서는 평안북도에서 경보부대(특수부대) 출신 제대군인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사건 당일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엄격히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범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평안북도에는 북한의 주요 금 생산기지인 정주제련소와 운전제련소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생산되는 금은 대부분 당 자금을 관리하는 당 39호실로 보내지며 일부는 조선중앙은행에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요즘 혜산시 국경 일대는 국가보위성과 안전성, 국경사령부의 조사요원들이 좍 깔려있으며 초비상 상태이다”라면서 “신의주-평양 1호국도에서 강도의 습격으로 강탈당한 200키로의 금이 범인들에 의해 국경을 통해 중국으로 밀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매 인민반세대에도 회람장(전단지)을 돌렸다”면서 “회람장에는 금을 소지하거나 금 밀수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즉시 신고하라는 내용이 적혀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회람장을 보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당국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금을 모조리 당 자금으로 독점하면서 인민생활은 돌보지 않으니 누군가 목숨을 걸고 당중앙에 올라가는 금 운반차량을 습격해 금을 훔쳐낸 것이라며 당국을 비웃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금 생산기지는 황해남도와 평안북도, 양강도 등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금 생산량은 한해 2톤~4톤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각 시, 군 마다에 있는 당 39호실 산하 5호관리소가 공장 기업소 노동자들에게 충성의 과제로 거두어들이는 금도 한 해에 약 2톤 정도에 달한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한편 30일 기준 금 1킬로그램은 미화 약 5만6300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