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혹독한 시즌'을 겪고 있는 이세돌 9단(왼쪽)이 이번에는 제자 신민준 9단에게
패하면서 시즌 1승8패로 떨어졌다. 2005년부터 출전한 바둑리그에서 5연패도 처음이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R
1G
신안천일염, 한국물가정보에 4-1
이세돌 9단과 신민준 9단은 사제지간이다. 신민준이 입단 직후에 이세돌 9단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바둑도 많이 두고
복기도 많이 받았다. 이세돌 9단이 이처럼 집중적으로 가르친 제자는 신민준말고는 없다.
새파랗던 소년은 스물이 안 되어 입신에 올랐고 어느새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로 성장했다. 스승의 영향을 받아 기풍도
치열하게 바뀌었다.
스승과 제자는 어찌된 영문인지 같은 시기에 같은 무대에서 함께
아파하고 있다. KB바둑리그에서 이세돌 9단은 1승7패로, 신민준 9단은 3연승 후 5연패로 부진하다. 동병상련이다.

▲ 빅매치가 풍성한 9라운드의 문을 연 첫 경기. 절박한 두 팀의 대결에서 신안천일염이
한국물가정보를 4-1로 꺾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제가 공교롭게도
마주앉았다. 벼랑 끝에서 마주한 심정이다. 오더제에서 가끔씩 이뤄지고 있는 주장 대결이기도 하고, 농심신라면배 대표 간의 대결이기도 하다.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승부로 이목이 쏠렸다. 아쉬운 점은 최고의 컨디션에서 만나지 못했다는 것.
-이세돌, 제자에게 패하며 시즌
1승8패
-신민준, 스승에게 보은하며 5연패 탈출
닮은꼴 기풍이 전투로 시작해서 전투로 끝을 맺었다. 우상에서부터 시작되어 상변으로, 중앙으로 번져갔다. 스릴
만점이었다. 형세의 추는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미세한 움직임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팽팽했다.

▲ 바둑 내용은 파란만장했지만 AI의 승부예측은 50대 50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절박한 팀 사정까지 안고서 1시간 50분간을 대치했다. 공배를 제외하고
284수까지 이어졌다. 반집승부에서 놓기 싫은 마지막 공배를 이세돌 9단이 메우면서 신민준 9단의 반집승이 미리 전해졌다. 계가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
이세돌의 종반이 좋지 못했다. 커다란 방향착오가 나왔다. 마지막에
신민준의 실수를 틈타 역전 기회를 맞는가 싶었지만 반집턱에 걸렸다.

▲ 이렇게까지 안 풀릴까. 1승8패의 잔인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세돌 9단. 4연패는
2013년에 한 차례 있었지만 5연패는 처음이다.
상대전적은 신민준
기준으로 3승4패. 올해는 2전 2승이다. 신민준 9단은 연패를 끊으면서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세돌 9단은 리그 첫 5연패를 당하면서
1승8패, 혹독한 시즌이다.
북상하는 태풍으로도 긴장감이 더해진 가운데 23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인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9라운드 1경기의 팀 승부에서는 신안천일염이 한국물가정보에 4-1로 크게
이겼다.

▲ 검토실로 돌아와 한종진 감독(왼쪽), 김지석 9단(가운데)과 함께 복기하고 있는
신민준 9단. 대개 입단 전에 집중적으로 지도를 받는 것과 달리 신민준은 입단 후 일주일에 한 번씩 이세돌 9단의 집으로 가서 배우다가 나중에는
5~6개월을 함께 숙식했다.
이세돌 9단이 진 것말고는 이지현 9단,
한상훈 8단, 안국현 8단, 한태희 6단이 차례로 이겼다. 시즌 세 번째 승리(3승6패). 4-1 스코어는 처음이다. 아직 갈 길이 멀고도
험하지만 최하위를 벗어나며 포스트시즌행 희망도 가질 수 있게 됐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24일 SK엔크린과 화성서코리요가 9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개별대진은
박상진-박정환(0:0), 이영구-위태웅(1:0), 이동훈-최재영(0:0), 홍성지-류수항(3:0), 박민규-원성진(2:0, 괄호 안은
상대전적).



▲ 2지명 맞대결에서 이지현 9단(오른쪽)이 강동윤 9단을 다시 만나 전반기 패배를
설욕하며 상대전적 우위를 이어갔다.

▲ 균형 잡힌 닮은꼴 기풍, 장고바둑과 어울려 보이는 한상훈 8단(왼쪽)과 허영호
9단. 번갈아 이기는 패턴이 여섯 판째로 이어지며 3승3패의 상대전적.

▲ 4지명으로 데뷔한 박건호 3단(오른쪽). 김지석ㆍ나현ㆍ홍성지 등의 강자들을 만나
고전했고 농심신라면배 대표 안국현 8단에게 패하면서 2승6패의 전적.

▲ 후반 한태희 6단(오른쪽)이 따라붙기가 대단했다. 반면 박하민 4단은 인공지능
스코어에서 80대 20까지 크게 앞섰던 우세를 지켜내지 못하면서 반집패.

▲ 3승6패가 되면서 최하위를 탈출한 신안천일염. 4라운드 때 잠깐 7위에 자리했던
이후의 순위 상승이다.

▲ 두 경기 연속 1-4 패배로 중위권 경쟁에서 흔들리고 있는 한국물가정보. 첫
포스트시즌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