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롯데가 선발투수 조정훈의 신분을 [신고선수]로 바꿨습니다. 신고선수라면 KBO에 등록되지 않은 채 그냥 유니폼만 입고 뛰는 선수를 말합니다. 1군 경기에 당연히 나설 수 없으나 2군에서는 뛸 수 있죠. 이들은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계약금 없이 프로에 입단한 경우가 많습니다.
조정훈은 다승왕 출신이고 올해도 롯데가 장원준의 빈 자리를 메워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선수입니다. 그런 선수가 왜 신고선수로 전환됐을까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어차피 팔꿈치 수술 재활중이었으니 그를 신고선수로 분류해 등록선수 명단에 여유를 두기 위해서죠. 시즌 중에는 다른 선수로 엔트리를 채우고, 연말 KT특별지명때 조정훈이 지명받아 팀을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무슨 얘기냐면, 롯데는 (당분간 1군에 나올 수 없는) 조정훈을 신고선수로 전환하면서 등록선수 숫자에 여유를 두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롯데가 조정훈의 연봉을 애초 계약대로 지급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한화가 보류선수 명단 65명을 꽉 채웠고 선수 등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명단 조정이 필요했다는 것은 아마 팩트일 것입니다. 하지만 왜 신고전환이 아니라 임탈을 걸었을지 궁금하네요. 임의탈퇴는 구단과의 계약이 모두 종료됐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신고선수는 올 시즌 중에도 다시 정식선수로 전환될 수 있지만, 임탈은 그것이 불가능하죠. 아마, 언론에 대놓고 언급하기는 어려운 또 다른 사정이 있나 봅니다. 김경윤 기자가 오늘 쓴 기사에도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한화는 황재규의 임의탈퇴 이유에 대해 "개인적인 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어떤 사정으로 팀을 떠나는지 모르겠고, 그 기간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꽤 길거나 혹은 '앞으로 계속'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2009년에 그를 보면서 입단동기 허유강과 함께 당분간 마운드의 허리를 든든하게 맡아줄 것이라 기대하던 생각이 납니다. 허유강이 송중기, 그리고 또 한명의 남자와 함께 [성균관대 3대 킹카]라는 소문이 돌던 시절이었죠. 허유강은 체구가 호리호리하면서 잘 생긴 느낌이라 여성팬이 제법 많았고, 황재규는 키가 작지만 다부지고 단단한 느낌이어서 체구보다 왠지 더 튼튼해보였던 기억도 나네요. 당시 승리나 세이브 숫자보다는 그가 중간에서 버텨준 이닝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지난 시즌에는 송창식에게 집중되던 불펜 과부하를 그가 해소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기대와 달리 팀을 떠나게 됐네요. 비록 큰 임팩트를 남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뭔가 더 잘 됐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앞으로 어디서 무슨일을 하든, 공을 던지든 혹시 그게 아니든 이글스에서의 기억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이라는 것도 좋은 방향으로 잘 풀리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황재규 선수 페북에 "인생의 갈림길에서 좋은 선택을 하는 5가지 방법"이라는 공유글이 3월 말에 게제 되었었네요. 좋은 선택 하시고 건승하길 빕니다.
구속은 유희관이랑 비슷한데 말이죠
규정을 잘 몰라서, 일단 등록선수가 되면 신고선수 전환이 어려운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군요.
개인적인 사정이 잘 해결되길 바라고, 앞으로 공던지는 모습을 다시 또 볼수 잇기를 바랍니다.
어린 나이에 야구 시작해서 프로선수가 될 정도면 야구에 인생을 걸었을 텐데 산다는게 뜻대로 되지 않은 일이 다반사인지라 선수의 인생에 큰 암초를 만난듯 하군요. 잘 극복하고 어떤 삶이던 긍정적으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아..아쉽네요..기대하던 선수중의 한명이었는데..다시 마운드에서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도ㄹ아와요 황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