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을 받고 3주간 입원을 했다가 퇴원을 할 때 집도 의사가 말했다.
- 이제 우리 의료진들이 할 일은 일단 끝났습니다....
퇴원 후에는 환자 본인이 재활운동을 알아서 적절히 하라는 말씀이었다.
퇴원한 지 5개월이 다 됐는데도 절뚝거리며 지팡이나 우산 을 들고 다닌다. 걷기운동이 가장 기본적인 재활운동이다.
가파른 길은 힘들어서 황령산으로는 못 가고 늘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간다.
건널목을 건널 때는 15초가 남아있지 않으면 건너지 않고 다음 녹색신호가 올 때까지 기다린다.
피해야할 자세나 운동으로
1, 딱딱한 의자에 오래 앉아있기, 2. 잠잘 때 옆으로 눕기 3. 다리꼬고 앉지 말것. 4. 억지로 엎드리지 말 것
5. 과도한 스트레칭 등등이 있으나 1, 2 는 알면서도 피하기 힘들다.
낮에는 걷지 않으면 어디에 있든 앉아있게 되고 밤에는 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옆으로 눕게 된다.
밤중에 최소한 한번은 깨는데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수술한 다리에 힘이 없어 발긑에 무엇이 살짝 걸려도
넘어지기 쉽고 넘으지면 중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래 앉아 있으면 체중이 관절에 부담을 주어 통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제일 두려운 게 '염증'과 '탈구'라고 한다. 즉 관절이 마찰로 인하여 염증이 생길 수도 있고 쑥,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 마담이 올린 월레회 사진을 보면서 참석한 건강한 친구들의 면면을 보면서 보고싶고 부럽기도 했다.
날마다 걷기운동을 나서면 음료수를 사는데 주로 '아침햇살' 즉 '쌀뜨물'을 사는데 편의점마다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도 알았다. 1900원부터 2150원까지. '흑미뜨물'도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특별히 좋아해서가 아니라
촌놈이라서 그런지 다른 주스보다 입에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술을 안 마시니 없던 버릇이 새로 생겼는데 군것질이다. 빵값이 하도 비싸 편의점에서 밤과자( 구리볼, 상투과자)나
호두과자를 사서 새벽에 일어나면 바나나 한 개, 두유, 율무차 등과 함께 몇 개씩 먹는다.
식욕이 없어 밥을 안 먹으도 배 고픈 것고 못 느껴 억지로라도 뭘 먹야 한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고 자갈치 시장에
갔다가 고노와다를 살가 싶어 물어보니 1kg에 14만 원이라는데 작은 것은 없어 안 사고 그냥 왔다.
바닷가에 내려가면 혼자 있기 심심해서 공중화장실 미화원 아줌마?의 하소연 도 들어주고 맞장구도 쳐준다.
오죽하면 '꼴난 미화원 주제에 이 대한민국이 안 망한 것이 다행이다!' 라고 흥분을 하겠는가.
삼익아파트 단지 앞에 있는 광안해양레포츠 센터 공중화장실을 소제하는 미화원인데 바나나만한 개똥을
비닐장갑에 싼 채로 변기에 버리는 것을 보고 그러지 말라고 햇다고 개구일번 입에 담지도 못할 쌍욕을 퍼부으며
'너 같은 6개월짜리 소제부가 건방지게 손님한테 훈계할 자격이 있느냐!'고. 펄펄 뛰며 금방 칼로 찌를 듯 위협을 하더라는
것이다. 여자 화장실에는 사용한 월경대를 차곡차곡 모아 버리는 가시난지 아줌마를 보고, '보소, 그라모 되요?' 했다고
미화원이 너무 건방지다고 구청에 민원을 넣었는데 구청 담당직원이 '민원 때문에 우리도 골치 아파 죽겠어요, 앞으로 아줌마도
말투 좀 조심하시고 그 고약한 민원인한테 미안하단 말 한 마디만 해주세요!'하더라고. 그게 더 화난다고 하소연....'정규직도 아니고 을급도 얼마 안되는 이까짓 6개월짜리 당장 때리치우면 그만이만' 하면서도 일하고 있다.
미화원 하소연이 끝나면 근처에 있는 엣날 30년 단골 막걸리집에 간다. 술은 안 마시지만 허튼 소리 듣고 싶어서.
이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메모해 두면 콩트, 세태풍자, 단편소설 자료는 충분하다.
담배도 팔고, 라면도 팔고 여름에는 콩국수도 팔고 안주 안 시켜도 맥주, 소주 1병에 3천원 이다. 그래서 해운대 망미동에서도
이 집에 찾아오는 단골이 있다. 그런데 잘 아는 사람 외는 말을 잘 걸지 않는다. 특히 정치 이야기에는...
이 집 주인 할매(나랑 동갑내기다)는 전라도 무안 출신이지만 만저 세상 떠난 영감이 해병대 출신이라 국방 의지는 대단하다!
그래서 정치 이야그, 지방 이바구는 되도록 하지 말라고 한다. 지 앞가름도 못하는 인간들끼리 결국에는 씨끄러우니까.
최근에는 63세의 서울내기 '관종' (모든 이의 관심을 받고 싶은 종내기) 도 찾아온다. 자칭 미국 유학까지 갔다 왔다고 하는데
매일 삶은 게란 3개와 고구마 한 개를 가지고 온다. 같이 사는 8순 어머니가 아들 먹으라고 주는 것을 안 먹고 가져오는 것이다.
자기는 3청원짜리 오뎅탕이나, 대구포를 시켜먹고. 매일 소주 두세 병. 맥주 한두 병, 우유, 냉수를 섞어 마시며 젖먹이 엄마 찾듯
누나! (주인 할마시)를 부른다. 소주 1병, 맥주 1병 시킬 때마다 게산을 하면서. 좁은 골목집에서 자리 전세 낸듯 의자 두개를 차지하고 앞 벽에는 자기가 못을 박아 색안경. 목수건, 모자를 걸어놓고....근처 삼익아파트에 사는데 옛날에는 그런대로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엄마 찾는 관종'으로 변했다. 40대 아들이 있다는데 마누라도 없고 팔순 노모의 보호를 받으며 사는
눈치다. 손님이 많아 누나?가 자기한테 신경을 안 쓰면 지갑 속의 두툽한 만 원짜리를 슬쩍 보여주고는 '남포동 아는 집에 간다!'면서 일어난다. 누구 말처럼 '나라에 돈은 많은데 일 자리는 없으니 ' 저런 관종이 많이 생긴 것 같다.
어리광부리는 듯한 서울내기 관종의 목소리도 듣기 싫고 꼬라지도 보기 싫지만 바닷가에 내려가면 갈 데가 없어 오늘도 그 집에 갈 것 같다. 공연한 일에 참견해 화를 내지 않으려고, 너는 환자다! 속으로 셩경구절을 중얼거리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늘 기뻐하고. 매사에 감사하며 순간 순간 깨어 기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