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어머니
김용호 아브라함 신부님(대전교구 조치원본당 보좌)
많은 개신교 신자들은 천주교에 대한 비판을 할 때, 이런 질문들을 합니다.
왜 성모님을 믿느냐? -
물론 우리는 성모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왜 성모님께 기도를 드리느냐?
왜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라고까지 부르냐? 등등.
특히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합니다.
예수님은 인간이셨고, 그리스도이신데, 그럼 성모님을 예수님의 어머니, 그리스도의 어머니라고만 부르면 될 것을
왜 굳이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일까?
그것은 단순히 성모님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단어의 중심은 성모님이 아니라 예수님입니다.
교회가 성모님께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부여한 시기인 431년, 이 시기에는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에 대한 신학적인 싸움이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는 예수님은 인간이 아니라 신일뿐이다!
어느 누구는 예수님은 하느님이 아니라 하느님께 선택받은 위대한 인간일 뿐이다!
어느 누구는 예수님은 인간이기도 하고 신이기도 한데 이 둘이 혼동되기도 하고, 분리되기도 하고,
구분되기도 하고, 변형되기도 한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교회에서는, 예수님은 온전히 하느님이며 온전히 인간이심을 드러내기 위해 당시 많은 신자들 안에서 퍼져 있던 단어인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단어를 택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성경에서 예수님을 잉태한 성모님이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라는 엘리사벳의 말이 그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431년 에페소 공의회 문헌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말씀’이 마리아에게서 당신의 신성을 이끌어 내셨기 때문이 아니라, 이성적 영혼을 부여받은 거룩한 육체를 마리아에게서 얻으셨기 때문에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하느님의 말씀이 그 위격에서 육체와 결합하였기에 사람의 몸으로 나셨다고 일컬어진다.”
우리는 분명 하느님이자 인간이신 예수님께 대한 믿음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고,
이렇게 성모님의 군단이 되어 하느님나라를 위한 선교와 복음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 신앙의 대상인 하느님은 너무나도 심오하면서도 인간으로까지 되신 분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참 확실합니다.
단지 저 멀리 하늘에만 있는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시는 분이 성모 마리아이고,
우리는 성모님의 삶처럼 예수님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 모두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신앙을 통해 주님께 대한 우리의 신앙도 더욱 굳건히 하여
성모님의 군단으로서 충실히 기도와 활동에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