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연륜이 녹아 있는 죽마고우들이 풀어놓을 보따리를 하나씩 둘씩 인천공항에 모았다 꾸밀 것 없지만 애써 꾸민 티가 나는 여자들과는 달리 걸음걸이마저 서툰 남자들은 소풍 가는 소년처럼 해맑은 웃음을 주름살 속에서 슬금슬금 드러낸다 애고 딱 걸렸다 용이와 수가 보따리 한쪽에 얌전히 보관한 라이터가 감시망에 걸렸다 시간이 지체되어도 보채는 이 없어 편안하다 드디어 출발이다 대한항공에 선별된 미녀들의 서비스에 기분은 해죽거리고 모든 것이 기쁘고 이쁘다 오늘은 우리의 날이다 구름이 환상적이다 물 위에 얼음 조각이 둥둥 떠가는 것 같기도 하고 하늘나라에 눈이 수북이 쌓인 것 같기도 하다 끝없이 펼쳐진 이상한 눈의 나라를 따라간다.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고 눈을 감는 것은 엄청 손해를 보는 것만 같아 자꾸 풍경을 본다 어느 사이 멀미도 사라지고 타이베이 공항에 도착했다
가이드: 소 광 영 나이: 37세, 경력 5년 특징: 넋 놓고 멍때리기/한국어 유창함
가이드와 3박 4일은 이미 예정된 시간이었다. 대만에 대한 사전 정보도 지식도 문외한이지만 그가 지도를 펴며 간략하게 설명한다. 지도:고구마 모양 면적:3580km 인구:2천5백만 기후: 아열대 GDP:2만8천 인종: 한족/ 원주민 경제 :경공업 /중소기업 역사: 무 (다른 나라에 점령 식민지 생활)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일본 등) 일본에 53년 점령당함 결혼문화 맞벌이/결혼조건 여성 직장인 선호 온천/일본문화흡수/도로·학교 장개석/국민당 독재 56년 용산사 279년 종교:도교·불교 기독교별로/원주민들은 선호/보이는 신 선호 단수이강/한강 같은 역할 고궁박물관(4대박물관70만개진열) 이 보다 더 많은 내용을 설명했지만 다 주워 담을 능력 부족~~
익숙한 곳보다 낯선 곳이 좋은 이유를 굳이 찾지 않아도 된다. 머리를 비우고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자아에 도취하는 것이 좋다. 버스를 타고 낮은 도시와 숲이 뭉실한 산과 들을 지나도 걱정 근심은 나와 상관이 없고 태평스럽다. 사는 것은 다 한 가지 다를 것도 없는데 그들과 다르다는 선진의식에 우쭐거려도 본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도 자는 모습은 한가하고 수다 요리는 맛있다. 뻔한 레퍼토리지만 새로운 것도 야릇하다. 남자들은 잠잠하고 여자들은 앵앵하다 일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언어들로 웃음이 가득한 하루하루의 일정에 지친 줄도 모른다. (관광코스는 생략) 하루 이틀 사흘 나흘째 되는 날 더 머물고 싶지도 않지만 태평양을 건너오는 듯한 바람이 향수를 자극하고 공항에서 들려오는 국어는 눈물겹다. 그렇게 나는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와 제2의 여행을 꿈꾼다.
첫댓글 일상탈출.
구름길을 걸터앉아 내려다
보면 아.....떨림이였던 기억이
100층위로 야경은 환상의 즐거움.....
오늘을 들을수있어 모두는
행복합니다
배
강녕하시죠?
늘 친근해서 좋습니다.
다리 떨릴 때 말고 가슴이 떨릴 때 여행하라는 모 작가의 말이 새삼 100퍼 공감이 갔답니다.
그래도 많이 설렜다는 기쁨이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