殘春醉題(잔춘취제)
김연광(金鍊光:1524~1592)
본관은 김해. 자는 중정(仲精) · 언정(彦精), 호는 송암(松巖).
조선 전기에 부여현감, 평창군수, 회양부사등을 역임한 문신.
1549년(명종 4)에 진사시에 급제하고 1592년 회양부사(淮陽)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 홀로 회양성 문 앞에서 조복을 차려입고 정좌한 채, 왜적에게 참살당하였다. 왜적이 위협하려고 손가락을 찍었으나 , 꾸짖으며 조금도 굴하지 않았다.
저서로는 『송암유고(松巖遺稿)』가 있다.
시든 꽃이 부서지고 사라지는 봄빛 화사한 날
花殘頓滅春顔色 화잔돈멸춘안색
술에 취해 정신과 기운이 더더욱 쇠하네
酒醉還增老氣神 주취환증로기신
다만 내일 아침 깨고 나서 나 보기가 부끄러워
但怕明朝醒後見 단파명조성후견
자주 걷던 뜰에 나무의 녹음만 새롭네
幾行庭樹綠陰新 기행정수녹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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頓(돈): 조아리다, 넘어지다, 깨지다, 부서지다.
滅(멸): 멸망하다, 멸하다, 없어지다, 제거하다, 끄다.
還(환): 돌아오다, 되돌아보다, 물러서다, 돌려보내다, 사방을 둘러보다.
增(증): 붇다, 늘다, 더하다, 늘리다, 거듭하다.
怕(파): 두려워하다, 아마도, 대개, 부끄러워하다.
但(단); 다만, 무릇, 부질없이.
明朝(명조): 내일 아침.
陰(음): 응달, 그늘, 습기, 음(陰), 축축함.
新(신): 새로운, 처음, 처음으로, 새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