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었다. 특히 여성 탈모 인구는 점점 증가해 그 수가 남성과 비슷해졌으며 20~30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탈모 고민은 더 이상 중년 남성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머리를 감을 때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는 경험을 한두 번쯤 해봤을 것이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혹시 나도 탈모가 아닐까?’하는 고민에 빠진다. 탈모는 하루에 50가닥 미만으로 빠져야 할 머리카락이 그 이상 빠지는 현상으로 모모세포의 힘이 약해지면서 성장기가 짧아지고 다음 성장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라난 모발조차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Part2 여성 탈모
그동안 여성 탈모는 남성 탈모에 비해 과소평가됐다. 탈모를 유전자와 호르몬 문제로 보았기 때문에 여성은 탈모 위험군에서 배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환경요인 등 탈모 원인이 다양해지면서 여성도 더 이상 탈모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탈모 진료 환자는 2009년 기준 남성 9만3천 명, 여성은 8만8천 명으로 비슷한 수준이었고 점점 더 늘고 있다. 20~30대 여성의 1~20%, 40대 이상에서는 2~30%가 탈모 증상을 보이고 있다.
원인 및 증상
1. 유전과 호르몬
여성 탈모는 피부로 체감하기 쉽다. 매일 아침 머리를 감거나 빗질할 때마다 한 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탈모를 고민하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탈모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자와 호르몬이다. 여성의 경우 유전적인 요인 외에 사춘기와 임신, 출산, 폐경기 등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에 의해서도 탈모를 경험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의 기능을 억제하고 있다가 체내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탈모를 유도하는 안드로겐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40대 이상 폐경기 여성의 경우, 두피가 보일 정도로 탈모가 진행된 환자가 많고 임신 기간 중 탈모를 호소하는 이도 많다. 그러나 호르몬에 의한 탈모는 일정 기간 지나면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2 과도한 다이어트
여성 탈모는 유전이나 호르몬보다 외적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탈모 전문 병원 경희봄한의원 최동기 대표 원장은 여성 탈모 환자의 증가에 대해 환경요인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아직도 남성 환자가 많지만 내원 환자 비율이 5 대 5 정도 됩니다. 남녀의 생활 패턴이 거의 비슷해지면서 여성들도 탈모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에요.”
대표적으로는 과도한 다이어트가 여성 탈모를 부추긴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적당한 식이 조절과 운동이지만, 영양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기간에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한 가지 음식만 섭취하는 원푸드 다이어트, 지나치게 음식 섭취를 제한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다이어트 등은 영양 불균형을 초래한다.
칼슘, 철분, 요오드, 아연 등은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주요성분인데 이 영양이 부족하면 탈모로 이어지기 쉽다. 영양 상태가 불량하면 모기실 세포가 위축되어 모주기가 짧아져 탈모가 생긴다. 철분 부족으로 빈혈이 생기는 경우 일시적으로 머리가 많이 빠지는 휴지기 탈모가 생길 수도 있다.
3 스트레스
최근 탈모 인구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스트레스를 꼽는다. 스트레스로 원형 탈모, 다발성 원형 탈모를 호소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모든 기능이 스트레스 해결을 위한 비상 상태로 전환한다. 생명과 당장 관계가 없는 성욕, 배변 활동, 식욕 등은 떨어지고 모든 에너지를 근육과 뇌에 끌어올린다. 부신에서는 아드레날린이라는 교감신경 자극 물질이 분비된다. 인체 각 기관을 긴장 상태로 만들고 에너지 생산은 과도하게 진행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피 혈관 수축 현상이 생기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분비되는데 영양 공급을 저해하고 신진대사 기능을 저하시키며 남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두피 조직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결국 모근 에너지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탈모로 이어진다.
4 헤어용품
스타일을 위한 잦은 파마와 염색, 샴푸, 드라이기 사용도 두피 건강을 해치는 요인이다. 염색약에는 PPD, 과산화수소수, 암모니아와 같은 자극성 물질이 들어 있다. PPD는 두피에 강한 자극을 줘 피부염을 유발하고 탈모의 원인이 된다.
샴푸 거품을 잘 내기 위해 화학 계면활성제를 첨가하는데 이는 두피를 건조하게 하고 자극을 준다. 또 머리카락의 큐티클층을 떨어지게 해 푸석푸석한 머리카락으로 만들고 자극성 피부염을 유발한다. 자극성 피부염이 발생하면 세균 침투가 용이해 모낭염이 발생하고 모낭염이 탈모로 이어져 악순환이 된다. 계면활성제는 물에 쉽게 헹궈지지 않아 샴푸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 탈모 증상은 남성 탈모와 다르게 나타난다. 정수리 탈모, 앞머리 탈모, 옆머리 탈모 등 전체적으로 숱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탈모가 될 때쯤이면 모발이 가늘어지고 약해지게 된다. 두피가 간지럽다면 탈모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두피의 간지러움이 탈모를 유발한다고 볼 수 없지만 두피를 간지럽게 하는 요인들이 탈모를 유발한다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듬 증가가 6개월에서 2년간 지속되면 탈모로 진행될 수 있다.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영양 결핍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많이 빠지고 일정 기간 지속되면 심각한 탈모증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 가르마가 선명해지거나 머리를 묶을 때 평상시 스타일을 유지했는데도 고무줄이 헐겁거나 핀을 꼽을 때 흘러내리는 숱의 변화가 느껴져도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머리카락에 힘이 없고 파마 주기가 짧아지며 유지하던 헤어스타일 연출이 용이하지 않으면 모발 변화의 신호로 여겨야 한다.
치료법
여성 탈모는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에 앞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유전성 탈모를 비롯해 출산,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탈모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최동기 원장은 “가장 근본적인 해결이 먼저입니다. 장기나 순환기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습관이 영향을 줍니다. 어떤 습관이 내 몸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 탈모로 이어졌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원인 파악이 끝나면 습관 교정과 함께 아미노산, 단백질, 케라틴 등 모발 성장과 건강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영양제 개념의 치료약을 복용할 수 있다.
식습관 및 생활 습관
탈모는 일단 증세가 시작되면 치료가 어렵거나 장기간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평소에 탈모를 방지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는 기본이고 운동이나 취미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도록 한다.
평소 두피 마사지를 해주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모근을 활성화해 모발이 건강해진다. 끝이 뾰족한 빗이나 손톱으로 긁게 되면 모세혈관과 모낭 세포를 파괴하여 탈모가 촉진될 수 있으니 손끝으로 마사지를 하자. 탈모 예방이나 두피 건강에 절대적으로 좋은 음식은 없지만 어떻게 먹느냐는 중요하다.
과도한 다이어트만큼 비만도 위험하다.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고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해 두피로 가는 영양 공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 과정에서 다량의 혈액이 위장으로 몰려 건강을 해친다.
올바른 머리 감기와 말리기 습관을 들이면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두피와 모발은 온종일 유해 환경에 노출되고 두피 자체에서 피지도 분비된다. 두피를 깨끗하게 해 건강하게 유지해야 한다. 샴푸 전 1-2분 정도 빗질을 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해 노폐물을 제거에 효과적이다.
물 온도는 37도가 적당하며 충분히 두피를 적신 후 샴푸를 모발과 두피 전체에 도포해 가볍게 마사지한 후 헹군다. 샴푸를 헹굴 때는 미지근한 물로 잔여 샴푸와 노폐물을 씻어낸 후 마지막 헹굼은 차가운 물로 한다. 수건으로 모발을 심하게 털거나 문지르는 행동은 모발을 손상시킨다.
건조할 때는 자연 바람이나 선풍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지만 드라이어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모발에서 20~30㎝ 떨어진 거리에서 차가운 바람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