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학벌 집착 속에 허망하게 사라진 300조원
조선일보
오진영 작가·번역가
입력 2023.12.23. 03:00업데이트 2023.12.23. 05:36
https://www.chosun.com/opinion/espresso/2023/12/23/AHLG2674FBF43NQB2XVSC5IW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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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아니면 창피해서 말 안하고 엘리트 아니면 결혼도 아기도 No?
저출생 예산으로 들어간 300조는 부질없는 돈잔치로 끝났는가
대전 충남대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뉴스1
#단상 1 : 12월 18일 공판에 출석한 조국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는 학교 폭력을 당했던 아들을 “살리는 데 주력”했을 뿐이었다고 울먹였다. 자신이 교수로 있었던 동양대 방학 프로그램에 참여시킨 아들에게 상장, 봉사활동 확인서를 셀프 발급했던 것이나, 남편이 교수였던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증명서를 친구인 담당 교수에게 요청해(즉 남편 ‘빽’ + 지인 찬스) 발급 받은 것 등이 다 ‘아들 살리려고 한 일’이라는 해명이었다. 본인들이 교수로 재직하는 대학 명의로 상장, 표창장, 인턴 활동 증명서 등을 위조해서 자식들에게 수여하는 건 공정한 입시 경쟁을 방해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없었던 이 부부의 양심과 상식 결여에 대해서는 수년간 많이 지적되었다. 오늘은 다른 이야기를 해본다.
정경심씨는 왜, 본인의 설명에 따르면 ‘심약해서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었던 아들을 굳이, 반드시, 많은 학습량을 요구하는 곳인 로스쿨에 보내려 한 걸까. 정경심, 조국 부부는 딸 아들의 앞길을 위한 대책으로 반칙과 불법을 동원해 의전원, 로스쿨 졸업장 등 전문직 자격증을 안겨 주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생각해본 적 없었을까.
#단상 2 : 시내 중심가에 있는 유서 깊은 여학교 앞을 친구들과 지나가고 있었다. 일행 중 그 여고를 졸업한 친구가 모교를 가리키며, “지금은 자사고가 돼서 좋은 학생들이 많이 들어온대”라고 말했다. 이럴 때 그냥 못 넘어가는 성격인 나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시나. 성적 높은 애들은 좋은 학생이고 그렇지 않으면 나쁜 학생인가?” 라고 태클을 걸었다. 또 한번은 중고생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애들이 공부만 들이파도록 악랄하게 들볶지 않고 ‘방치한다’며 불평하는 친구들에게 “학교가 공부 잘하는 애들만 위해 존재하는 곳은 아니잖아. 명문대 안 갈 아이들이 명문대 갈 아이들 들러리 서는 곳도 아니고”라고 딴지를 건 적도 있다.
#단상 3 : 대학생 딸이 해외 학점 교환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간다고 자랑하는 친구가 있었다. 어느 대학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나 궁금해서 학교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친구는 “인서울이야. 대학 이름은 말하기 싫어”라고 했다. 친구는 2~3년 후에 졸업한 딸이 대기업에 취업했다고 자랑하는 자리에서도 끝내 대학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 “아직도 마음에 수용이 안 돼서 말을 못하겠다”는 게 이유였다.
아들이 지방 대학 나왔고 지금은 이발사라고 페이스북에서 노상 떠드는 나로서는 누구나 부러워할 대기업 취업을 하고도 출신 대학이 명문대가 아니라 못 밝히는 그런 태도가 이해가 안 된다. 그러나 ‘스카이가 아니면 창피해서 말하기도 싫다’는 우리 세대 부모들 마인드가 자녀들한테 영향을 줬고, 그래서 이 아이들은 일류 - 명문 - 엘리트로 살 실력이 안되면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으려 한다는 것, 그래서 이 나라는 인구 소멸 위기 저출산 국가가 됐다는 사실은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K 저출산의 불편한 진실’(타임라인)에서 저자 최해범은 자가당착의 K-평등주의 세계관이야말로 오늘날 대한민국 저출산의 본질적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인에게 평등주의는 어느 학교를 나오든 어떤 직업을 가지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사고가 아니다. 내 새끼도 남들처럼 서울대 가고 남부럽지 않은 직장 가져야 한다는 위신 추구와 출세 욕망이다. 지난 15년간 저출산 예산으로 들이부은 약 300조원은 어쩌면 “집단주의 문화 속에서 주변의 평판과 비교하는 위계와 서열에 민감한 사회”에서 돈과 학벌에 대한 집착과 경쟁만 치열해지는 가운데 허망한 돈잔치로 끝났는지도 모른다.
bigpower
2023.12.23 05:53:30
조국이와 정경심이 같은 양심이라곤 티클만큼도 없는 자들이 대학교수였다는게 통탄할 일이다. 조국ㆍ정경심 같은 이런 부류들의 대학교수들이 각 대학에 상당수 박혀있을 것이다. 자질없는 대학교 교수들을 걸러낼 수 있는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하고 부패하고 위선의 가면을 쓴 조국이 얼굴을 봐라.. 조국이 얼굴이 바로 민주당 민낯이다. 이죄명 문재인 송영길 이해찬 추미애 조국 박지원 한명숙 이들은 대한민국을 해치는 악질적인 정치잡범 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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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12.23 06:04:28
학벌지상주의 한국에서 자녀 양육비 교육비 과다와 집값 고공행진,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풍토 등이 존재하는 한 출생률 상승은 불가능하다. 한국의 행진은 이제 끝났고 추락하는 일만 남은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다. 난세를 구할 영웅을 기다리고 싶다. 한동훈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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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qwe****
2023.12.23 05:59:50
SKY 나온 사람들은 출산율이 높나? 저출산의 원인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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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심가득
2023.12.23 07:14:45
동의한다. 학벌주의는 한국인에 여전히 내려오는 근본사상이 아닐까 한다. '사농공상' 좌파 이씨조선의 명맥이 말이다. 내 자식은 하나는 울산대, 둘째는 천안 상명대2년과 청강문화산업대-전문대- 2년 편입한게 모든것이다. 어떤 학교를 나왔느냐보다 제가 하고픈 걸 할려고 노력하는게 중요하다. 능력도 않되면서 의전원까지 편승한 조민을 보면 그릇된 사고방식의 한국인 전형이라 할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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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2023.12.23 07:13:58
그들 세대는 책임. 희생이라는 단어가 생경할 뿐이다. 내 아이를 출산하여 책임지기 보다는 강아지를 입양하는 즐거움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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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2023.12.23 07:12:21
저출생 예산 300조. 아기를 가지면 미쳤나? 하는 사회 분위기. 30억원 들여도 될 수 있는 일. 625 전쟁 이후 인구가 급증한 이유. 인간의 본성에 맞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온갖 저출생 제한 덩어리인 사회. 그동안 출생은 개인 일이고 나라와는 무관한 일 현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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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1
2023.12.23 06:49:15
3,000조원을 지원해도 한국 출산율 늘지 않는다. 헛군데 돈 쓰지 말고 기업성장에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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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 N.Y
2023.12.23 04:36:46
정경심,조국부부를 보면서 대치동 한복판에 수십년 살면서도 사는게 바빠서 거의 방목하듯 자식을 키운 부모로서 자식에 대해 무관심에 죄책감이 든 적이 있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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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남
2023.12.23 07:35:14
그래도 민주당 사람들도 애들은 이재명이 처럼 될까 걱정이 되서 한동훈이 처럼 키우려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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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강사랑
2023.12.23 07:30:20
평소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사람에게 간판따위는 부질없다. 주어진대로 받아들이는 삶을 살자. 욕심은 눈을 가리고 그 눈은 인생을 혼탁하게 만들것이다.난 하느님보다 그것을 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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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3.12.23 07:59:52
이민가라. 그러면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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