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라는 스포츠의 매력과 KBL 이 가지고 있는 경기력이라는 측면에서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뽑아낸 7경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 재밌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콘텐츠를 소수만 즐기는 매니악한 스포츠로 만들어 놓은 연맹의 무능이 더 아쉽고요.
SK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유재학의 모비스 이후로 이렇게 감독이 원하는 데로 선수들이 체스판의 말처럼 착착 움직여주는 팀은 처음 봤습니다. 유재학 감독 그리고 모비스가 항상 강했던 이유는 저는 드랩으로 뽑은 우수한 선수들-양동근,함지훈-과 감독이 오랜 시간 같이 하면서 신뢰와 시스템이 잘 갖추어졌다는 것이라 보는 데 SK도 전희철 감독이 2년차이지만 같은 팀에서 코치나 스텝으로 오래 있었고 국내 코어인 김선형,최부경 뿐만 아니라 마네킹즈까지 드랩때부터 같이 했던 것이 보이지 않는 굉장한 힘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이 시스템을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인삼 이야기를 하자면 건세근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어떻게 보면 파이널 7경기를 위해서 정규리그, EASL,PO까지 아끼고 아끼다가 파이널에 원없이 쓴 건데 그 인내심은 대단하다고 인정합니다. 이 팀이 잘 한 것은 또 비시즌 영입인데 배병준,정준원,아반도 너무 잘 썼습니다. 영입해놓고 쓰지도 못하는 구단들도 많은 데 비시즌 선수 구성이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줬죠.
김상식 감독은 제가 본 어떤 감독보다 선수들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은 많았지만 KBL에 선수들을 이렇게 존중해주는 감독은 보기 힘든데 사실 당연히 존중받아야 할 프로선수임에도 말이죠. 김상식 감독은 성적까지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한 감독이라고 봅니다.
첫댓글 반복되는 실패속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싶었는데 KGC에서 가장 빛을 본 분은 감독님인듯 싶네요.
이런 피말리는 승부에서
양팀 그 흔한 신경전 없이 하드파울 없이
전술 대 전술
경기력 대 경기력
온전히 농구 그 자체로 승부본게 정말 멋있었습니다
수많은 파이널을 봤지만
매경기 아름다운 플레이와
투혼을 불사르는 경기력을 보여준
이번 파이널은
정말 잊지못할 시리즈였습니다.
멋진 두 감독들의 연출 가운데 멋진 7부작 드라마였어요.
쌍팔년도 윽박지르기만 하는 것보다 제대로 감독역할 하는 두 감독님들 덕에 눈호강한 7차전이었네요.
두 팀 선수들 다 매너가 너무 좋아 보기가 좋았습니다. 김선형은 진짜 그 견제에도 흥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고, 문성곤은 어떻게 보면 디펜스를 위주로
하다 보니 상대 선수나 팬들에게 미움을 살 수 있는 역할인데 박지훈과 더불어 상대 선수를 일으켜 주는 모습을 매번 보여줘서 밉게 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문성곤은 자기 차를 뒤에서 박은 가해차량 차주와 결혼도 했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