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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카페] 밤이슬을 맞으며...
 
 
 
카페 게시글
▷ 휴게실 스크랩 담쟁이 넝쿨별(가슴 아픈 노래)
그 사람 추천 1 조회 182 14.03.22 22:48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이제는 우리 기억에서 차츰 잊혀져가는

1999년 6월 30일 경기도 화성군에 위치한 청소년수련원인 씨랜드에서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의 귀중한 어린생명을 앗아간 화제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살아 있다면 이제 스무살이 넘은 대학생이겠지요

그날의 화제로 쌍둥이 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글입니다

이 글을 자전거 탄 풍경이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노래에서 간간히 들리는 싸이렌 소리에 그 날의 긴박했던 상황이 그려집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립니다...

 

 

여섯 살이잖니

두 손으로 셈하기에도
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
엄마와 3 더하기 3은 6
아직 일곱 여덟
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
하룻밤만 잔다더니
여직 그 곳에서 놀고있니

호숫물이 맑아
바닥에 뒹구는 조약돌이
말갛게 보이듯
네 눈동자도 그리 맑았지

너의 향긋한 냄새는
너의 침대 베갯닛에도
너의 꼬꼬마 인형의 때묻은 뺨에도
그리고
지난번 소풍 때 찍었던
사진속의 네 미소에도
남아 있는데
너의 보송보송한 얼굴과
너의 고운 음성은
어디에 두었니
왜 그리
꼭꼭 숨었니

아이야!
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
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 주는 이
엄마말고 누가 있더냐
너를 반겨 안아주는 이
할머니더냐, 할아버지더냐.
그래, 아이야
엄마 없다 울지말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그분 손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

장난기 많아
잠시도 가만 못 있는 아이야
두고 온 세상 궁금하여
무릎 꿇고 내려다보겠지
너희들 맑은 눈으로
이 세상 구석구석 보다가
무심한 어른들
욕심 많은 어른들
심술궂은 어른들이
만들어 둔 웅덩이가 있거든
아이야,
너희들이 천사되어
꿈 속에서 일깨워 주려마
다시는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도록 말이다

아이야,
천사의 날갯짓을 하고
오늘밤
또 내일 밤
잠 못 들어 뒤척이는 엄마 곁에
향긋한 너의 향기 뿌리며
오지 않겠니
내 그 때라도
너의 보들보들한 뺨에
내 얼굴을 비비고
너의 은행잎 같은 손을
내 눈에 대어
흐르는 눈물을 막아 보련만
그렇게 나마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이 내 질긴 목숨
그래도
어이어이 이어 보련만

아이야,
오늘도 이 엄마는
너를 안았던 가슴이 너무 허전해
너를 부르며 피를 토한다.
보고 싶은 아이야

 

귀여운 우리 아가야...

 

1999년 7월 4일 밤 두 딸의 엄마 박경란

 

 

담쟁이 넝쿨별(씨랜드에 잠든 아이들을 위해)/자전거 탄 풍경

 

겨우 여섯살이지
그렇게 너를 보냈던
아무도 오지 않는 텅빈 놀이터
너의 모습은 담쟁이 넝쿨별


 

너는 가고 없지만
아직도 베겟닛속엔
한 웅큼 모래처럼 곱게 쌓아둔
너의 향기는 담쟁이 넝쿨별

 

엄마 엄마 가슴을 도려내듯
그토록 나를 불렀던
해걸음 노을 저편 네가 있는 곳
너의 음성은 담쟁이 넝쿨별

꽃잎 고운 하늘의 길은 멀어
꿈속을 찾아준다면
모진 삶 어이어이 이어보련만
음 나의 아가는 담쟁이 넝쿨별
담쟁이 넝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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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3.22 23:14

    첫댓글 하룻밤 만 잔다더니 여직 그 곳에서 놀고있니...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마음이 아프네요

  • 14.03.23 02:47

    에휴......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던데......

  • 14.03.23 07:01

    자꾸 아침부터 눈물나게 하시네여.
    그 뜨거운 불이 얼마나 무서웠을꼬? 그 얼마나 엄마가 보고 싶었을꼬?
    멀리 하늘 나라에서 아직도 숨죽여 울고 있지나 않을런지...
    정말 미오할꺼야 그사람님~ㅠㅠ

  • 14.03.23 11:57

    전 그마음 쬐끔...
    다른 시각 에서는 많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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