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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 지 그대는 모릅니다...
뜨는 해에도 지는 달에도 항상 당신을 그리워 합니다..
그대에게 다가가는 길은 몇억광년의 길이처럼 멀게만 느껴집니다....
용서를 구하며 다가가는 길에서 나를 태우고, 또 태워서 정화되어
깨끗해지기를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가는 그때에는 부디 다시 사랑할 수 있기를....
당신을 사랑합니다..
몇번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그대를 위해서 살아가고 사랑하려고 합니다..
그대. my love..
32. 다시 사랑하는 날
10월 16일 3시 출국 뉴욕행 비행기..
민혁과 서연은 공항 로비에서 여러 사람과 인사를 나눴다. 부모님과는 어젯밤 인사를 했고, 오늘은
그의 친구들과 선배, 후배들이 있었다. 여러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가장 친한 그들과 마주섰다.
정민은 그를 실컷 째려 주더니 덥석 안았다.
"잘 갔다와라. 우리들 중 처음으로 오랫동안 떨어져 있네. "
"응.."
"나쁜놈. 다신 얼굴 보기 싫었는데...친구가 웬수다."
"쿡..나도 마찬가지다. 임마."
정섭, 준영과도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갔다오면 더 멋있어지는 거 아니냐?"
"쿡..뭐?"
"덜 멋있어져라. 그래야 보통 사람들도 살지."
유미는 저쪽에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서연을 무섭게 노려봤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 그녀에게서
무서운 시선을 떼고 민혁을 봤다.
손엔 두가지 색깔의 편지가 들려 있었다.
"노란색 편지는 하영이꺼고, 빨간색은 내꺼야."
"하...영이...?"
민혁이 놀란 듯이 편지를 받았다. 서연은 이쪽을 보면서 눈빛을 빛냈다. 유미는 그녀를 보더니
비웃고는 들리도록 큰 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렇다고 내껀 읽지도 않고 버리기만 해봐! 하영이가 나보고 대신 전해주랬어."
"그래.."
"우린 이만 가자. 잘 갔다와라ㅡ"
"응. 하영이...아, 아니다."
그들을 배웅하고 가고나서 서연과 민혁은 웨이팅석에 앉았다. 서연은 뭔가를 굉장히 찾는 듯 했다.
"뭐 찾아?"
"어? 아니.."
서연은 굉장히 불안했다. 편지를 받는 걸 봤다. 안유미가 권하영의 편지라면서 주는 걸 들었다.
권하영이 편지에다 무슨 소릴 썼을 지 모른다. 다된 밥에 재를 뿌릴 순 없다..
"나 잠깐 안내데스크 좀 갔다올게."
"응."
가방을 놓고 갔다. 하늘이 도왔다. 서연은 민혁의 가방을 열었다. 노란 편지에 권하영의 이름이
있었다. 두개를 다 숨겨야 완벽하지만 민혁의 모습이 보이는 듯 했고, 그럴 겨를이 없었다.
정신없이 하영것만 급히 숨겼다.
잠시 후 민혁은 음료수 캔을 들고 나타났다.
"마셔."
"고마워. 나 잠깐 화장실 좀 갔다올게."
"그래."
서연이 가고 나서 음료수를 마시던 민혁은 문자 소리에 핸드폰을 보았다.
[10월 17일날 2시까지 서울 가정법원 판결실로 오십시오.]
문자를 본 민혁은 표정이 굳어졌다. 요즘은 모든 것을 문자로 다 알려준다. 마치 잊어버리지 말고
꼭 이혼하라고 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빠르다. 이혼 서류에 관한 것...그게 내일이구나..
내일이면 우린 완전히 남남....남남...남.....
갑자기 심장이 아파왔다. 너와 남이라니...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된다니..
어린 시절부터 함께였던 우리 사이...다시 사랑한 우리... 잠시도 떨어지기 싫어서
한순간 한순간이 간절하여 결혼한 우리... 이런 너와 나인데 왜 우리가 이혼을 해.
민혁은 머릿속이 터질 것 같았다. 숨겨놓았던, 아니..숨기고 싶었던 속안의 진심이
그를 미치도록 만들었다. 내 의식과 무의식 사이의 갈등.
떠나고 싶지 않아하는 그의 무의식이 민혁을 잡고 있다.
민혁은 뭔가 생각난 듯 가방을 열었다. 편지가 하나밖에 없다. 하나는 어디갔지.
찼던 그는 포기하고 빨간 편지를 열었다.
화장실에서 편지를 읽던 서연은 캔을 떨어뜨렸다. 그바람에 음료수가 쏟아졌다.
[권하영인 줄 알았니? 아니어서 미안하네. 그동안 너의 악행들 민혁이가 아는 것에 대해 불만없지?
그래야 세상은 공평한 거니까.
한서연. 한번만 더 하영이와 민혁이를 갈라 놓는다면 그땐 지금처럼 가만있지 않아.
잘가라. 다신 안 봤으면 좋겠다.]
서연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내렸다. 입술을 깨물었다.
그 빨간 편지...!!
서연은 급히 달려나갔다.
[서민혁. 니가 지금 이 편지를 먼저 보게 된다면 한서연의 표정은 어떨까. 미처 보지 못하고
가서 아쉽네. 아마 노란 편지는 지금 없을 거 같은데... 당연하지. 하영의 편지였으니까.
아마 지금쯤 한서연이 보고 있지 않을까. 물론 그 편지도 내가 쓴거야.
한번 실험해봤어. 만약에.. 지금 니가 빨간 편지를 보고 있고 노란 편지가 없어졌다면 한서연이
그동안 했던 악행을 더 쉽게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놀라지마. 널 도와주는 거니까.
말 안하려고 했어. 그냥 묻어두자고. 너의 선택이니까. 근데 미안한데 내가 한번만 더 참견할게.
그렇지 않으면 미련한 니네 둘 서로를 원하면서도 헤어질거야.
지금 너랑 있는 한서연. 그 여자가 너희 둘의 불행이야. 너희 둘을 오해하게 만든 것도 그여자고
너희 둘을 이간질 시킨 것도 그 여자야.
하영이가 하혈해서 아이랑 위험하게 됐던 거. 한서연이 하영이를 만나서 너랑 결혼할거라고 했댄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가 막힐 노릇인데 그여자. 더 악질인 건.
그 높은 계단 꼭대기에서 하영을 밀었다는 거. 제대로 정신박힌 인간이 할 짓이 아니지.
이제 너는 어떻게 하고 싶니? 여기까지면 똑똑한 서민혁 무슨 뜻인 줄 알아듣지?
그냥 니가 간다면 어쩔 수 없지. 그거야 진짜 니 선택이니까. 그런데 한서연은 노우다.
널 위해 하는 말이야..
만약에 하영에게 돌아온다면 이제 다시는 이렇게 어긋나지 말고 잘 지내.
그게 내가, 우리가 바라는 일이야.
그리고 아이에 관한 건 니가 생각해봐. 니가 하영에게 사죄할 길은 그거야. 아이...
하영이 어떤 여자인지는 니가 더 잘알지? 한서연 말에 의지해서 흔들렸던 너. 다시 돌아와.]
민혁은 부들거리는 손으로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처음엔 얘가 장난하나 했는데 읽어내려가면서 점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뭔가 망치로 심하게 맞은 것 처럼 머리가 울려왔다. 쉽게 상황 파악이 가지 않았다.
아니...파노라마처럼 눈앞에 지나갔다.
하영의 친구로 민혁에게 지나친 관심을 보인 서연...하영이에 대한 지나친 험담.. 다니엘과의 관계..
하영이에 관한 일이라면 지나친 참견을 하곤 했다.. 하영의 친구였는데 그럴리 없다고 생각해보지만
그러기엔 그녀는 하영을 친구로서 말하지 않았다. 지금에서야 이상한 점을 느끼게 되다니...
하영이 하혈하여 위험하게 된 것이 서연이 밀어서였다. 죽을 것만 같았던, 얼굴이 창백하던 하영..
민혁의 가슴마저도 무너질 것 같았던 그 순간을.. 아이가 사라져 버릴 위험한 그러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행할 수 있는 여자라는 것에 소름이 돋고 몸이 떨려왔다.
한서연. 고개를 드는 민혁의 눈에 걸어오는 서연이 보였다. 그녀는 이미 손에 펼쳐진 편지를 보더니
굳어버렸다. 민혁의 시선이 서연의 손에 들린 노란 편지로 향했다.
"민..혁아.."
민혁은 서연을 계속 바라보더니 천천히 일어섰다. 그녀가 가까이 다가와 섰다.
민혁의 꽉 진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의 표정은 말할 수 없이 차갑고, 무서웠다.
"내가 지금 편지를 읽었는데 말야..."
"민혁아. 내가 설명할게! 그건.."
"닥쳐!!"
일말에 잘라버렸다.
"하나만 묻자. 너 왜 그랬냐."
"널 사랑해서. 널 사랑해서인거야! 민혁아..날 좀 믿어. 유미말 믿지마. 내말을 믿어."
[짝]
서연의 뺨이 심하게 돌아갔다. 너무 셌는지 서연의 뺨에 상처가 났다.
"변명이라도 좀 하지 그랬냐. 그럼 덜 불쌍해보였을텐데.
사랑한다고? 어디서 그딴 말을 함부로 지껄여!! 이런 여자인 줄 진작에 몰랐던 내가 병신이다.
전부터 이상하다 했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뒤통수 칠 줄은 몰랐다."
이렇게 화가 난 민혁을 본적이 없다. 항상 웃고, 다정했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달랐다.
사람많은 공항에서 그들이 소리치는 바람에 모두 웅성거리며 모여들었다.
"잠시도 니 얼굴 보고 싶지 않다. 생각 같아선 지금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지만
그런 너란 여자와 있었던 나도 미친놈이라서 그냥 간다. 다신 보지 말자."
뒤를 돌아가는 그를 불렀다.
"멈춰. 어디가! 너 오늘 출국이야!! 어디가는 거야!"
민혁은 뒤를 돌아 시니컬하게 웃었다. 그의 눈빛은 경멸에 가득찼다.
"내가 왜? 공부도 좋지만 난 내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잘나신 너나 가라. 잠시도 같이 못 있겠어. 너랑 있는 일분 일초가 벌레랑 있는 거 같으니까."
"가지마! 가지 말라구!!"
소리치는 서연을 뒤로하고 황급히 뛰어갔다.
하영아... 하영아....날 어떻게 용서하겠니... 이렇게 미친 짓을 한 나를 나도 용서하기 힘든데...
너는 얼마나 나를 증오하고 경멸할까...
택시를 잡아 타자 갈곳이 생각나지 않았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
"손님!"
"아..."
"갈거에요. 말거에요."
민혁은 떨리는 손 때문에.. 목이 메어서..선뜻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자꾸 목에서 무언가 치밀어올랐다.
"청평...으로 가주세요..."
이제야 생각나버렸다. 하영이와의 약속.....
오늘.. 3년 뒤 10월 16일... 하마터면 난 그냥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도로를 달리는 택시 속에서 민혁은 계속 눈물을 흘렸다.
하영인 그런 여자가 아니라는 것...
경비 아저씨의 말...[그날 하영씨가 들어가는 거 내눈으로 봤는데. 술 취해서 몰랐나보구먼]
다니엘의 말.. 자신의 아일 두고 이혼이 쉽냐던 그. 그의 뜻..
무엇보다도 하영 본인의 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아인 니 아이야..]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하영이가 직접 했던 말인데 나는 그 소리에 귀가 먹었는지 왜 그 진심이
들려오지 않았을까... 간절한 그녀의 애원을 짙밟았다...
그때 그녀의 가슴이 얼마나 무너져내리고 절망하였을까..
어쩌면 좋을까...
침대에서 나체로 일어난 다음날 아침... 그렇게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일어났는데 어떻게 일말의 의심도
없이 그녀의 생각만으로 괴로워했을까..
하영에게 배신 당했다 생각한 그날 밤... 술에 취해서 강제로 하영을 안았다. 기억도 못하면서 나중에
그녀에게 책임만 넘기고 나몰라라 했다.. 내가 그녀에게.....
자신이 생각해도 그의 지난 행동은 어느 미친 자식의 행동으로 봐도 될 정도였으니...
퍼즐이 맞춰졌다. 모두의 말이 다 사실이었는데 자신만 모르고 있었다. 모두가 다 사실을 말했는데
혼자 흘려버리고 들으려 하지 않았다...
내아이를....내아이를...부정했다.....
하영이 내게 와 간절히 이혼하지 말자고 했는데 그때 내가 한말....
아아..어떡하면 좋을까...어떡하면 나를 사죄할까...널 어쩌면 좋으니...
하영아....널 어떻게 볼 수 있겠니..
계속 흐르는 눈물과 마음을 적시는 하영이가 가슴을 짓눌렀다.
속이 문드러지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청평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갔다.
니가 있을까... 너는 알고 있니... 하영아.... 내 작은 새....
하영은 일찍 집에서 나와 청량리로 갔다. 기차에 앉아 창가를 봤다. 가만히 배를 문질러 보았다.
오늘 니 아빠가 멀리...아주 먼곳으로 간대.. 차마 공항으로는 못가겠어..
그래서...그래서 오지 않지만 이곳으로 대신 갈려구..
다시는 못볼지도 몰라...아가야.. 아빠가 밉니? 널 버려서? 아니야. 엄마가 있잖아ㅡ
아빠가 너를 살렸대... 그거로 된거잖아. 그렇지?
갑자기 배를 차는 느낌이 났다. 하영은 놀라서 배를 바라봤다. 미소가 피어올랐다.
니가 살아있는게 정말 기뻐. 아가야... 사랑해....
청평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추억이 있는 그 곳으로 왔다. 다시 가을이다..
울긋 불긋 수놓은 단풍.. 잔잔한 호수.. 햇빛에 비친 수면과 나무와 집들.....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끝까지 가니 둥그랗게 펼쳐진 호수 앞에 의자가 보였다. 다가가 앉아서 손으로 쓸었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봤다. 저기 가는 비행기에 니가 있을까... 저기선 여기가 안 보이겠지..
내 그리운 사람이여. 안녕... 잘가세요... 잘가. 민혁...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땐 웃으며 볼 수 있게 되기를.... 널 사랑했고, 사랑하고... 서민혁. 잘가..
하영의 볼을 타고 눈물 한줄기가 흘렀다. 호숫가에 돌을 던져보았다. 풍덩 들어가는 돌..
하영을 일어나서 돌을 옆으로 던졌다. 됐다~! 처음으로 성공했다. 하영은 활짝 웃으며 다시 앉았다.
"의자야. 민혁이가 뭐랬냐면요... 여기 오면 나무 의자가 용기를 주고, 여기서 다시 시작하고,
다시 사랑하라고 지었댔어요... 나 여기서 다시 시작할 거에요. 그렇게 해줄거죠...?
아가야. 이 의자 아빠가 만든거래. 너무 잘 만들었지.. 아빤 진짜 멋있고 좋은 사람이야...
너도 보면 깜짝 놀랄거야."
아름다운 풍경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낮에 왔었는데 어느새 호숫가에
노을이 졌다.
"아름답다.."
가만히 이 숲에 몸을 내맡기고 있으니 편안하고 마음이 행복해졌다.
바스락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 여기 풍경이 멋져 구경하려고 하나보다.
하긴 어느 누구라도 한번 보면 절대 그냥 지나치지 못할 곳이야..당연히 사람들의 발길을 끌게 한다.
그 사람은 하영 가까이에 다가왔다. 하영은 싱그러운 바람 내음을 맡으며 눈을 감았다.
"아름답죠? 너무 아름다워요.."
그는 말이 없다. 그냥 감상하나. 하영은 바람에 몸을 내맡기며 풀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더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하아...지금쯤이면 어디에 있을까... 3시 비행기랬으니까 도착 했으려나..?
아니다. 벌써? .. 아니 아직 하늘 위일 거야.."
"누가?"
하영은 번쩍 눈을 떠 옆을 봤다. 동그래진 눈은 더욱 커지더니 이내 사정없이 흔들렸다.
또 울것만 같은 눈망울...
하영은 벌떡 일어나 반대편으로 돌아서 가려했다.
"잠깐만 기다려줘...가지 말라고 안할게... 그런데 잠시만... 잠시만 내 이야기를 들어줘.
다신 날 보지 않아도 좋으니까... 잠깐만 시간을 줘... 내가 용서를 빌 수 있게...."
옆자리엔 생판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도 잘 아는 남자가 있었던 거다.
하늘에 있을, 비행기에 있어야 할 남자가 여기 왜 있어.
환영을 본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말을 한다. 애절한 목소리에 눈물이 쏟아졌다.
"그냥 뒤돌아서도 돼. 그대로라도 내 얘기를 들어줘. 부탁이야..."
하영은 그 자리에 우뚝 섰다. 민혁은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 하영의 뒷모습을 봤다.
자꾸 나오려는 눈물 때문에 말을 하기가 힘들었다.
"무슨 할말? 난 할말 없어. 너를 지금 여기서 왜 보는지 모르겠어. 내눈이 이상해졌나봐. 미쳤나보다.."
"10월 16일날 여기서 만나기로 한 약속... 그거 지키려고 왔어...우리 약속이잖아.. 약속했잖아..."
"이젠 아무 의미 없는 거 아냐? 지키지 않아도 됐었는데....괜한 걸음 했구나..."
"하영아....."
"내이름 그렇게 부르지마. 우리 이제 그렇게 부를 사이가 아니잖아. 내일 난 법원에 갈거고...
그러니까 그렇게 부르지마."
"난 아무 권리가 없어.. 니가 하라는 데로 할게...근데....나한테 용서를 구할 시간을 줘."
".................."
하영은 여전히 뒤돌아선채 쏟아져 나오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너무나 사랑하는...여자가 있었어요... 한시도 두고 떠나고 싶지 않은...미치도록 사랑하는 여자입니다..
내인생 최고의 행운은...그 여자를 만난 겁니다. 그녀가 있을 때에만 내게 행운이 왔습니다..
우린 열정적인 사랑을 하였고 후회없었습니다..."
"......................."
"언제부턴가...그 여자에게 상처를...줬습니다... 우린 너무 가까이 지내서...나는 어느순간부터 그녀를
그냥 두었습니다... 결혼하면 편안해지고 그 여자는 내 것이니까 내가 찾고 싶을 때 찾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이런 어리석은 생각이..... ..당신을 아프게 했습니다...
내 이기심에.. 내 바람 때문에... 당신을 외면했습니다...흑..
그렇게도 원한... 바랬던 내 아이를 가져줬는데도 난...나는.. 거부했습니다.. 다른 여자에게만 의지하여
가장 소중하고...그리운 당신을...잊었습니다... 이제와 용서를 구한다는 것 자체가...어쩌면
염치가 없는데... 그래도 당신에게 이렇게....이렇게 빕니다.."
민혁은 가만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미안해....하영아....."
민혁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뒤돌아서있는 하영의 마음에도 비가 내렸다.
눈을 감은 하영의 눈에 눈물이 흘렀다. 조금씩 뒤돌아섰다.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인 민혁이가 왠지 싫었다. 항상 당당하고 자신있는 그가 좋다..
"일어나! 그렇게 앉지마. 니가 왜 그렇게 앉아!!"
그래도 민혁은 꼼짝 안했다.
하영은 조금씩 다가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금 이 손을 잡는다면...지난 일 다 용서해줄게... 니가 내게 상처줬던 모든 것... 다 잊을게...
그런데 그냥 그렇게 있는다면...널 영원히 증오하고 미워할거야.... 어떡할래?"
민혁이 고개를 들더니 하영을 올려다봤다. 손잡을 생각을 안하고 바라보기만 했다.
"셋 셀거야.. 이게 마지막이야.. 하나....둘....셋......."
하영이 다가오더니 마주보고 앉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그의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소중히...조심히 그를 감싸 안았다.
"너를 미워했어...정말 많이 원망하고. 증오했어... 있잖아.. 우리 사이에는 믿음이 부족했어.
너의 잘못만이 아니야. 사실은 나도.... 나도 너한테 못할 짓을 많이 했어.
결혼은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아닌데.... 계속 같이 살아가는 건데....
사랑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필요했어...믿음과 존경 같은 기본적인 거....
나는......항상 늦잖아... 그래서 깨닫는 데도 늦었어..."
그의 손이 하영의 등을 살며시 안아왔다.
"사실은 약속도 다 잊어버린 줄 알았어... 오늘 너와 난 영영 이별하는 줄 알았어...
아이는 아빠가 없을 줄 알았어....흐흑..."
"하영아..."
"말하지마. 아이가 들어... 아인 니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해서 니가 낯설지 몰라."
"나를...용서해주는 거니..."
"아니."
민혁은 팔을 푸르고 그녀를 바라봤다. 하영은 계속 울고 있었다. 그녀의 눈물을 닦아줬다.
"용서할 수 없어. 니가 내게 한 일은 절대 용서가 안돼."
"그래.."
"그래도 사랑해... 니가 아니면 안되겠어...서민혁. 니가 필요해..."
민혁은 다시 그녀를 안았다.
"미국가지 않아줘서 사실은... 너무 고마워... 아이를 알아줘서 고마워... 날...다시 믿어줘서....
너무 고마워. 민혁아...."
서로를 꼭 안은 그 사이에 어떠한 틈도 보이질 않았다. 이제야 겨우 제자리로 돌아왔다.
너무 먼길을 왔다. 그 시련이 우릴 더욱 강하게 이어주었다. 고마워요...
그래요...고마워요... 날 떠나지 않아줘서...다시 내게로 와줘서 고마워요...
우리 이제 싸우지 말아요... 이제 더이상은 당신과 헤어지지 않을 거에요..
아무리 화가 나고 괴로워도...숨기지 말아요...
그대를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하게 해줘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by 하영..
그래요.. 고마워요... 날 밀어내지 않아줘서... 거부하지 않아서 고마워요...
나를 받아줘서... 당신이 슬퍼하지 않아서 고맙습니다...
어려서 그대를 사랑하고, 학생때 그대를 사랑하고. 한 아이의 엄마인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합니다... 사랑해..
by 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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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입니다~ 어떠셨나요. 해피가 되었나요? 글을 쓰는 초기부터 결말은 이렇게 끝내고
싶었습니다. 번외가 필요하신가요.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
어쩌다보니 벌써 완결을 내게 되었네요. 정말 편수는 얼마 안되었지만 이 소설 끝내기 위해
머리 많이 짜냈습니다. 하하..
이 소설을 통해 사랑과 결혼의 허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사랑은 결혼을 해서도 유지될 수 있을까... 아마 열정적 사랑은 결혼 후에는 식어간다고 봅니다.
그래도 부부간에 지켜야 할 도리. 그리고 열정이 아닌 뭔가 더 끈끈한 것이 부부를 이어준 다고
생각합니다. 서로만 알아서는 안되고 상대방을 이해해야 하는게 더 필요한 것이 결혼생활이겠죠.
믿음과 존경... 이것이 작가의 결혼에 대한 전제입니다. ^^
이러한 의도가 잘 들어나도록 하려고 했는데 중간중간 내용상 끊기는 부분도 있고 잘 전달되엇는지는
모르겠네요~ 헤헤..
어쨌든!! 완결입니다.
그동안 제 소설을 끝까지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댓글을 남겨주시던,
50이다님, 마지막엔*님. 아기냄새님. 앵갱님. 이빵서경낭자님. 버즈스토커님. 블루tears님.
소설이 좋아염님. 오뎅ㅋ님. 므흣님. loveis♡님. 후아유!님. 혜연님. 유난女님. 물망초님. 세레니티★님.
등등...제가 아는(사실 잘 알지 못하지만..^^;;) 분들 감사합니다^^
그외 안보이는 곳에서 조용히 끝까지 잘 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번외를 올리게 된다면 인사는 빠지게 될 것 같아서 지금 했습니당. 캬캬
감사하구요~
필링...
첫댓글 후후, 완결인네요... 소설제목이 권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알콩달콩 재밌게 살아가는 모습, 보고싶은데,,, 번외를 바라는건 제 욕심인가요?
아니요~ 욕심이라뇨 ㅋㅋ 님들이 원하신다면 올려야지요`^^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필링님~!
네. 감사합니다^^
번외원추요^^
번외원추입니까? ㅋㅋ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ㅋㅋ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동안 잘 읽었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네. 그동안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앵갱님도 감기 조심하세용~ 번외는...? ㅋㅋ
번외 원추입니다 정말 결혼은 사랑만 갖고 평생을 살아갈수는 없나봐요 특히 40대에서 흔들리는 가정을 보면... 그들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싶어요
아. 정말요? ㅋㅋ 다른 님들의 반응을더 보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우후후후후 내가 원하면 해피로 끝났네. ㅋㅋ 서연이 통괘 했었요!!! 번외에는 잘사는 것로 해주세요!!! 번에 꼭 써주세요!! 알콩달콩 사는 모습으로요.!!
괜찮았습니까, 제 결말이.? ㅋㅋ 번외를 쓰게 된다면 그때 더 통쾌하려고 했는데. ㅎㅎ 다른 님들의 반응을 더 보고 결정하지요. ㅎ 감사합니다^^
이야기 너무좋아여..ㅎㅎ에필로그도 부탁드려요~~수고하셨어여...
제 소설의 이야기 좋았나요? ^^ 감사합니다^^ 번외 쓸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동적이었나요? 그렇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외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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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ㅋㅋ 너무 잘아시는거 아니에요? ㅋㅋ 번외 쓸게요~^^
수고하셨어요~~! 번외 써 주세요~~ 기다릴께요~~
감사합니다^^ 기다려주세용~
그나마 속이 좀 풀리는군요..안그랬음 읽고 이 추운 날씨에 찬물로 등목할뻔했어요~ ㅋㅋㅋ 수고하셨어요~
속좀 풀리셨나요? 제마음이 다 후련하네요 ㅎㅎ 찬물로 등목하면 죽습니다. 요즘날씨에.ㅋㅋ 암튼 감사합니다^^
번외 해주세요~~ 한서연 진짜 짜증난다 하영이랑 민혁이랑 다시이어지게 되서 다행이예요~
네. 감사합니다^^ 번외 쓸게용~
네. 쓸게용~^^
번외 해주세여~ 그리구. .정말 감동이예여~ 해피엔딩.. 너무 기쁘구여.. 완결 축하드려여 ~
감동이었나요? 그랬담 다행이에요. ㅎㅎ 감사합니다^^
드뎌 끝내셨네요!! 잘 읽고 갑니다~~ 역시 해피는 좋은거죠?? ^^ 번외믄 이뿐 아가가 등장하겠네요?? 왕자인가요 공주인가요?? ㅋㅋ 전 왕자님에 한 표... 엄마 지켜줘야죠~~~ ^^
네. 역시 해피가 좋은겁니다. 캬캬. 이쁜 아가가 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번외 쓸게용~~왕자. ㅋㅋ 좋습니다. ㅋㅋ
잘 읽고 갑니다......행복해져서 다행이에요.....^^
네. 감사합니다^^
권태 1,2,3,4,5,6은어디갔나요?
리턴게시판에있어요 -
네. 리턴방으로 갔습니다. ㅎㅎ아마 완결방에 나오면 보시는게 더 나을 듯 싶습니다. 캬캬.죄송..암튼 감사합니다^^
끝 부분이 감동이예요...ㅠㅠ 재미있어요..>< 앞으로 재미있는 글들로 다시 찾아뵐수 있으면 좋겠어요.
감동이었어요? 다행이네요. 다들 좋아하셔서. 아니면 어쩌나 했는뎅..ㅋㅋ 감사합니다^^
번외!! '-'♡
번외? ㅋㅋ 오케이입니다^^
번외강추요..^^ 넘넘 재밌어요..
재밌었어요? 헤헤 감사합니다^^ 번외 쓸게용`
오 재밋얼 ㅋㅋ 나이고 맨날맨날 보는디 컴고장으로 코멘도 못냄겻는디// 벌써 완결 ㅋㅋ 저두 번외강추염1
아. 그랬나요? 컴이 말썽이군요. ㅎㅎ 어쩌다보니 벌써 완결이네요~ 번외쓸게용~ 감사합니다^^
ㅇ ㅏㅜㅜ재밋어요 ㅜㅜㅎㅎㅎㅎ 번외편진짜복싶어요 ㅜㅜ꼬옥써주세염 ㅜㅜㅋㅋ
진짜 보고 싶어요? ㅎㅎ 알겠습니다. 번외 쓸게요. 감사합니다^^
아...ㅜㅜ 눈물나요. 엉엉엉엉엉엉엉. 고계집애 쌤통이네.ㅜ^ㅜ 콧물질질짜면서...흑흑.ㅜㅜㅜㅜㅜ 필링님 진짜 재밌게봤어요 ! ㅜㅜ 감사드려요. 번외도 재밌게볼께요. 홧팅 !!!!!!!!!!!!!!!!!!!!!!!!
우시면서 보셨군요.^^ 전 기분이 좋네용~제 소설이 감동적이어서.헤헤..감사하구요~ 번외쓸게요~^^홧팅!!ㅋㅋ
방금 다 읽엇어요,,, 정말 재밋네요... 번외편 잇다니깐~ 보루가야겟어요~ 필링님의 다음 소설(?)도 기대 할께요! 필링님 건필 하시구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