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4일 15시 남포문고 지하 1층에서 이규정 문학세계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주관은 부산작가회의 였고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 후원으로 열리게 되었다.
나는 이규정선생님에게 받은 은혜가 많아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며 참석했다.
세미나 발표내용
1. 이규정 단편소설의 현실인식과 작가의식
발표 / 오형석 (부산대 )
토론 / 정재운 (동아대)
2. 겹겹의 경계와 돌아오는 서사들 - 이규정 장편소설을 중심으로
발표 / 장수희 (부산대 )
토론 / 문혜정 (소설가 )
3. 이규정 소설에 나타난 가톨릭 사상과 서사적 구현
발표 / 김남영 (동아대)
토론 / 서정아 (소설가 )
4. <사할린> 한인 디아스포라의 아카이브와 서설적 진실
발료 / 김옥선 (경성대)
토론 / 김필남 (경성대)
5. 전체 토론
좌장 / 강희철 (한국해양대)
참가한 인원은 민족작가회의 회원, 부산소설가협회 회원들로 약 40명 남짓했다.
이규정 선생님은 1937년 일본 교토, 구진천 (久津川)에서 촐생했다. 해방 후 함안 군북으로 귀향했다.
군북국민학교, 마산 남중, 마산상고를 거쳐 1963년 경북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졸업하자마자 계약직으로 마산고에 부임했다. 1964년 우리들이 1학년 때 8반 담임을 하다가 그해 11`월에
부산에 있는 경남상고로 전근했다. 그때 몇몇 급우들이 전별금을 모아 손삼현 급장이 부산까지 선생님을 찾아가
전했는데 선생님은 그때 전별금만 받고 삼현군에게 자장면 한 그릇 못 먹이고 보냈다며 두고두고 맘 아파하셨다.
1964년 8반 담임을 맡았을 때 일화다.
하루는 학부형이라며 웬 스님이 찾아왔다. 스님이 학부형이라니? 젊은 선생님은 까닭이 궁금했다.
듣고보니 사정은 이랬다.
스님은 젊은 시절에 속가에서 가정을 가져 아들을 하나 낳고 우여곡절 끝에 불교에 귀의하여 스님이 되었다.
그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것이다. 누구인고 하니 아는 함안에 살고 있는 이 0차 동기이다.
선생님은 가난해서 중학교 시절에 학교 급사도 하고 대학 시절에는 도시락 반찬으로 맨날 새우젓만 넣고 다녀서
양은도시락에 구멍이 났더라고 한다. 화학 분자식은 잘 모르겠지만 짠 새우젓갈이 양은 도시락에 빵구를 낼 정도로
부식력이 강했던 것이다.
어렸을 때 할아버지 두루막을 붙잡고 군북 장에 따라가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는데 돼지국밥을 한 숟갈 얻어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번은 "야아가 와 너무 두루막을 잡아댕기며 자꾸 따라오노?"하고 야단을 쳐 쳐다보니
낯선 할아버지였다고 한다.
이규정 선생님은 장단편 소설집을 20여 권 남기셨다.
소설 속에는 어렸을 때 6.25 전쟁과 (함안 군북은 6.25 초기에 인민군 6사단 방호산 사단이 잠시 점령했다.
이 때 군기가 엄해 민폐를 끼치지 않았다는 증언이 선생님의 소설 속에도 등장한다. ) 보도연맹으로 인한 피해를 목격했다.
그 후 집안 어른이 연루된 연좌제로 인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고통을 겪기도 했다.
신부가 된 큰아들의 영향으로 온 가족이 가톨릭에 귀의 했고 선생님은 피정도 다니셨다. 유명한 송기인 신부님과도 친분이 깊다.
큰 아들 연학(요나)은 신부님이고 작은 아들 연우(안토니오)는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모님 하춘자(릿다) 여사는 동기생 하석종의 6촌? 누님이시다.
선생님은 소설을 쓰기 위해 사할린 현장을 찾아가서 동포들을 만나고 식민지 시절 강제징용 생활 등 아픈
이야기들을 모아 [먼 곳, 가까운 하늘 전 3권] (나중에 [사할린 ]으로 개제해서 재판 발간))을 남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