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18 가운데 유일하게 단조 조성으로 쓰인 〈현악 4중주 4번〉은 여섯 곡의 현악 4중주 가운데 제일 나중에 작곡되었다. c단조는 베토벤에게 무척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조성이다.
Op.18 가운데 유일하게 단조 조성으로 쓰인 〈현악 4중주 4번〉은 여섯 곡의 현악 4중주 가운데 제일 나중에 작곡되었다. c단조는 베토벤에게 무척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조성이다. 〈운명 교향곡〉과 〈코리올란 서곡〉 등이 c단조로 쓰였으며 〈영웅 교향곡〉의 장송 행진곡 악장도 c단조로 작곡되었다. c단조는 베토벤의 깊은 비애와 저항, 운명에 대한 깊은 성찰 등을 반영하는 조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조성을 사용한 〈현악 4중주 4번〉은 초기에 작곡된 여섯 개의 현악 4중주 중에서 분위기가 가장 무겁고 어둡다. 나머지 다섯 곡이 상대적으로 장조 조성에 밝고 활기찬 느낌을 주는 것을 고려할 때, 이 곡은 초기 현악 4중주 가운데 가장 베토벤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그래서 가장 자주 연주되고 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전통적인 현악 4중주의 그늘 아래에 있는 다른 현악 4중주와는 달리 〈현악 4중주 4번〉에서는 베토벤이 독창적인 방향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드러나 있다. 조성에서도 그렇고 악장 구조에서도 그런 의도를 찾아볼 수 있는데 4악장으로 이루어진 〈현악 4중주 4번〉의 경우, 3악장에 종종 배치되던 스케르초가 2악장으로 이동하고 3악장에 미뉴에트가 등장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보인다. 스케르초라고 지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2악장의 성격은 한 가지로 명확히 정의하기가 어렵다. 템포는 일반적인 스케르초보다 느리고 소나타 형식에 가깝지만 중간 중간 급작스럽게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들은 스케르초의 전형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3악장은 미뉴에트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일반적인 미뉴에트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스케르초로 볼 수 있는 음형도 곳곳에 등장한다. 이처럼 스케르초와 미뉴에트가 혼란스럽게 사용된 2악장과 3악장을 지나면 론도 형식의 마지막 악장 알레그로가 등장하는데, 씩씩하고 위엄 있는 첫 번째 중심 선율 이후 이를 포함한 세 개의 주제가 순환적으로 제시되면서 포르티시모로 강렬하게 곡을 마무리한다.
베토벤이 그의 친구이자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카를 아멘다의 고용주였던 요제프 프란츠 폰 롭코비츠 공작을 위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1798년에서 1800년 사이에 작곡한 여섯 개의 사중주, 작품 번호 18 세트는, 아직 하이든이 확립한 형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고전 현악 사중주의 총체적인 숙달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남겨진 스케치에 의하면, 베토벤은 이 현악 사중주라는 장르에 처음으로 접하면서 2년간 계속적으로 작업에 임했고, 1800년에 여섯 개의 사중주를 모두 완성하고 나서도, 1801년에 이르러 출판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교정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여섯 개의 사중주는 세트로서 1801년에 빈의 트란퀼로 몰로 출판사에 의해 각각 세 개의 사중주로 구성된 두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고, 헌정은 세트의 의뢰자였던 롭코비츠 공작에게 이루어졌다. 출판 순서(장르 일련 번호)는 작곡 순서와 일치하지 않는다. 베토벤은 현악 사중주 1번에서 6번까지를 3·1·2·5·4·6번의 순서로 작곡했다. 따라서 이 현악 사중주 4번은 작품 번호 18 세트에서 다섯 번째로 작곡된 것이다. 그러나 이 사중주의 사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많은 부분이 짐작이나 추측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연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사중주는 관련된 스케치나 초안을 찾을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세트에서 독특하다. 베토벤은 영감을 찾을 때 종종 이전 작품을 참고하여 스케치 및 메모의 일기를 작성했다. 그러한 이유로 이 사중주는 가장 마지막에 작곡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작품은 또한 단주제의 것이다. 작품의 조성인 다단조는 세트에서 유일한 단조의 조성이다. 이 조성은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비창"과 "교향곡 제5번 운명"과 같은 베토벤의 다른 작품에 사용되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강렬함이나 폭풍우 같은 분위기에서 비슷한데, 이는 작곡에서 베토벤의 다단조 사용의 부분적 산물인 것 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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