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여성시대 윗댓 눈치보는중
모든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불펌,스크랩 금지. 걸리면 고소.
1편 보러가기 : https://m.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8484?svc=cafeapp
딸랑-
“안녕하세요!”
“어, 진달래. 어서와~”
“민기, 안녕. 바빴어?”
“아니. 다행히 한가했어.”
오늘 정기적으로 신체 검사하는게 있어서 가게에 조금 늦게 출근을 했다.
사장님이 특별 손님들 오는 시간 전에 출근해달라 했는데 불운이 낀 날이었는지 눈 앞에서 버스를 놓쳐 버렸었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아무튼 예감이 좋지 않은 날이라고 생각하며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요즘 왜 이렇게 장사가 안되지…?”
서둘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나오는데 바깥이 보이는 바 테이블에 앉은 사장이 중얼거리자 왠지 모르게 눈치가 보여 일부러 말을 시켰다.
“슬슬 쌀쌀해져서 다들 집에 있고 싶은가봐요.
저도 요즘엔 특별한 일 아니면 나가기 싫더라구요.
사장님은 연말에 뭐 하시나요?”
“흐음.”
일부러 말을 돌리려고 새 질문을 꺼냈는데 그는 정리 안된 수염을 매만지다 유니폼에 달린 명찰로 손을 옮겼다.
그곳엔 ‘백상호’ 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장님 말고 이름 불러도 돼. 거리감 느껴지네. 난 격식 차리는 것 보다 없는게 좋거든.”
그러면서 씨익 웃었는데 번쩍 거리는 금니가 눈에 들어와 그것을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매장 안에 울리는 음악 소리만이 귓가에 들려 흥얼거리며 다소 여유롭게 일하고 있었다.
“엣흠!”
“앗.”
한 테이블 서빙을 마치고 뒤도는데 파티션 너머에서 일부러 들으라는 듯 헛기침하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빈 쟁반을 근처 인테리어용 서랍장 위에 올려두고 메뉴판을 낚아챈 후 1번 테이블로 크게 인사를 하며 들어갔다.
“어서오십시요! 여기 이 자리에…”
“또 바뀌었네.”
중년 여성의 모습을 한 귀신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예?”
벙벙한 모습으로 되묻자 그녀가 얇고 긴 검지를 뻗어 의자를 쿡 찌르고 눈치를 줬다.
의자를 빼 달라는 건가?
의도를 알 순 없었지만 의자에 손을 대고 잡아 당기자 기다렸다는 듯이 살포시 앉고선 턱을 치켜들고 “메뉴판.” 하고 손목을 꺾어 내밀었다.
손목 역시도 갸날펐지만 것보다 그녀의 몸에 걸친 고운 비단 옷들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는 도대체 올 때마다 바뀌는 게 없어!
진부해. 뭘 먹으란건지 모르겠네.
하여튼 마음에 드는거 하나 없어. 저 놈의 음악도!
누구의 취향인거야? 짜증나.”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곡을 선정해서 틀어 놓은 건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가 메뉴판을 훑고 있을 때 나 역시 옷차림을 살펴 봤다.
굉장히 화려하고도 번쩍 거리는 자수가 놓인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듯한 디자인의 옷이었다.
멜빵 청바지나 와이드한 옷을 좋아하는 내가 입을 일은 평생 없을 것 처럼 생겼는데 갸날픈 몸에 저렇게 무거워 보이는 옷을 입으니 힘들 것 같다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저번에 먹었던 거나 줘! 계란 샐러드나 먹어야겠다.”
“네.”
주방에 들어가자 민기가 솜씨 좋게 금방 샐러드를 만들어 내밀었다.
그리곤 눈을 찡긋하며
“오늘 좀 힘들겠어.”
라고 말을 건넸다.
왜? 하고 물을 틈 없이 예민해 보이는 손님 시중을 위해 그릇을 들고 나가 세팅하자 그녀는 바로 포크를 들고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입 먹고선 탁, 소리가 날 만큼 세게 포크를 내리곤 고개를 홱 돌려 소리쳤다.
“이게 뭐야? 이딴걸 먹으라고 내온거야?
당장 다른 거로 가져와!”
무엇을 내놓아야 할지 몰라 고개만 끄덕이고는 주방에 들어와 눈짓을 하자 민기는 익숙하다는 듯 금새 두번째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아니, 자세히 보니 주방엔 여러 음식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밖에 손님들로 채운 테이블 갯수보다 메뉴가 더 많아 보이니, 오늘의 까다로운 손님을 위함이 틀림 없었다.
“너, 이름이 뭐니?”
“…아. 진달래 라고 합니다.”
한참이나 구시렁 거리며 이 음식, 저 음식을 맛보다 겨우 정했는지 얌전히 식사를 시작했다.
진이 빠져 멍하니 옷에 달린 금수를 눈으로 좇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앙칼지게 묻는 바람에 조금 느리게 반응을 하며 답하자 그녀는 눈을 빛냈다.
“진달래라고? 참 안 어울리는 이름이구나.
차라리 개나리가 더 맞아 보이네.”
처음 태어났을 때, 머리에 붉은빛을 띄는 것이 꼭 철쭉 같다하여 지어진 이름이었는데 지금은 탈색을 해서 금발이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개나리라고 칭하는 것 같진 않고 피부 색을 조롱하는 거 같은건 내 착각일까….
그녀의 머리색을 보자 푸른빛에 가까운 백발임을 알아채곤 기분 나쁜 기색 하나 없이 맞받아 쳤다.
“저는 부인을 보니 ‘델피니움’ 이라는 꽃이 떠오르네요.
이름도 그렇고 꽃말이 아주 매력적인 아이에요.”
말이 끝나자마자 파티션 너머에서 대신 일하던 사장 백상호가 고개를 살짝 내밀곤 눈을 크게 뜨다 눈썹을 찌푸렸다.
내가 말 실수를 한 건가?
백상호와 눈이 마주치고 표정을 보자 순간 심장이 쿵 내려 앉았지만 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던 유령이 입을 열자 나도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옛날에 누가 나를 ‘락스퍼’ 라고 불렀었지.
그 사람이랑 보는 눈이 같구나.”
(*락스퍼 : 델피니움의 다른 이름
우리나라 말로 미나리아재비 라고함)
말을 끝낸 그녀가 다시 접시에 담긴 음식에 포크질을 시작하자 백상호도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소리가 새지 않게 내쉬며 홀(hall)로 사라졌다.
한바탕 난리를 친 유령은 그 후로 조용히 있다가 마지막으로 따라준 샴페인을 마시고 일어섰다.
우아한 걸음걸이를 가진 그녀는 나를 힐긋 쳐다보며 한마디 하고는 벽 너머로 가버렸다.
“오늘 나쁘지 않네.”
***
꾸벅 감사 인사를 하고 뒤돌자 백상호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진달래.”
덧붙이는 말 없이 이름을 불러 “네?” 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방금 있었던 유령 앞에선 크게 낼 수 없었던 한숨을 그제야 내뱉으며 백상호가 얘기했다.
“살 떨려 죽는줄 알았다!
예전에 저 여자한테 말대꾸 했던 직원이 있었는데…
떠오르게 하지마. 좋은 기억은 아니니까.”
“어떻게 됐는데요?”
사람에게 궁금증을 가지게 했으면 끝까지 말을 해줘야지.
계속 캐묻자 고개를 도리도리 젓던 백상호를 구하기 위해서인지 민기도 주방에서 나와 거들었다.
“듣지 않는게 좋아. 괜히 일 할때 방해만 돼.
하지만 아까 달래가 센스있게 대답 잘 했는데?
부인인건 어떻게 알았어?”
“그래, 함부로 손님 호칭을 얘기하면 어떡해!
오늘은 잘 풀려서 다행이지만 앞으로 왠만하면 정석으로 서빙해.
알겠지?”
민기가 센스를 칭찬했지만 백상호가 두려운 눈으로 경고하자 그게 더 마음에 걸린 내가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보니 왜 부인이라고 칭했지?
본능적으로 튀어 나온 말이었다.
앞으로 조심해야지.
지금까지 본 유령이 세 명인데.
이제 앞으로 봐야할 낯선 유령은 둘, 셋 정도 남았다는 얘기다.
또 오늘 온 유령처럼 까다롭거나 훨씬 폭력적이면 어떻게 하지?
나는 어제완 달리 걱정 한가득한 마음으로 퇴근을 했다.
***
솨아아아.
요 며칠 새 날씨가 우중충하더니 결국 비가 내린다.
이럴 거면 눈이나 오지 중얼거리며 장갑 낀 손으로 가게 문을 열어 젖히고 인사했다.
그러자 민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주고는 말했다.
"비가 오는걸 보니 오늘은 '요정' 님이 오겠네."
"요정 이라고? 그게 뭔데?"
호기심에 재촉하자 그는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설명을 해주었다.
“자그마한 여자인데 성격이 꼭 이런 날씨처럼 우울해.
어제 온 여자만큼 까다로운건 아니지만 가끔 걔 말을 더 듣기 힘들어 하는 사람이 종종 있더라고.
너도 일일이 대꾸하거나 들어주려 하지 말고 듣고 흘려 버려.”
민기는 전에 일하던 사람들과 함께 그녀에 대해 ‘흑백의 요정’ 혹은 ‘실연당한 여자’ 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곧 알게 되었다.
***
“……”
말 없이 등장한 그녀의 첫 인상은 말 그대로 음침하고 우울한 인상이 돋보였다.
꾹 다문 입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이 일그러져 있었으며 실연 당한 사람처럼 슬퍼 보이기도 했다.
이제껏 봤던 유령들은 모두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머리였는데 이번에 등장한 것은 반은 백발이요, 반은 흑발을 지닌 머리를 하고 있었다.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어서오세요, 손님. 메뉴 정하고 말씀 해주세요.“
굳이 '무슨 일 있으세요?' 라는 오지랖을 부리지 않고 애써 모른척하며 정석으로 서빙했다.
또 백상호가 난리칠 수 있으니.
하지만 어떤 사연이 있는지 절로 궁금증이 들게하는 그녀에게 자꾸만 눈길이 갔다.
”위스키… 위스키만 줘.“
힘 없이 작고 여린 목소리로 내뱉는 요청을 듣자마자 바로 주방으로 가 위스키와 시키지 않은 달달한 안주를 더 챙겨 가지고 나왔다.
”서비스 입니다.“
안주 접시까지 건네자 고개를 슬며시 들고 쳐다보기에 한껏 꾸며낸 미소를 짓고 설명하자 그녀는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친절하네요. 고마워요…
사실 이런 날은 우울해서 술을 마시지 않을 수가 없어.
그렇지 않으면 난 버티지 못할 거야…
이미 죽은 몸, 없어질 영혼이지만… 더 살아 뭐하겠어…“
그녀가 잔에 술을 따르고 울먹한 목소리로 끝 없이 푸념을 하기 시작했다.
새로온 나에게 일말의 궁금증도 없어 보였고 그저 본인이 처한 상황만이 자신을 압도하고 있는 듯 했다.
이미 죽은 몸?
예상했지만 역시 귀신같은 존재인가보다.
오늘따라 어두침침하고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때문인지 더 오싹해지는 기분이다.
”벗어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기분을 알아요?
아가씨. 말해봐요. 그런 경험이 있어요?“
대충 듣고 흘리라고 했는데… 이걸 대답을 해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이 되었지만 그냥 걱정 많은 보통의 사람이라 생각하고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
”네. 저도 많은 것에 얽매여 있지요.
당장 밀린 카드 빚만 해도 벗어나지 못하고 일을 다니고 있는걸요.“
“그럼 아가씨도 내 마음 잘 알겠네요.
난 정말 이 짓 못해먹겠어.
당장이라도 죽고 싶어… 하지만 죽을 수 없어…
이미 죽은 몸이니까…”
취했는지 원래 그러는 건지 끊임 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그녀였다.
그리고 내 얘기는 아무래도 좋은지 본인 말만 하는 걸 보니 이래서 그냥 듣고 흘리라고 했나 보다.
“정말 상심이 크겠어요.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돕고 싶네요.”
“……”
내 입에서 ‘도움‘ 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순간 그녀의 한탄이 멈추었다.
그리고 반쯤 감긴 눈을 슬쩍 뜨고는 그제야 처음으로 또렷한 눈을 하고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 나를, 우리를 도와줄 수 있어요?
도와줄 건가요?”
“네, 네? 아…”
“도와줄 수 있지요? 방금 그렇게 말 하지 않았나요?”
그냥 예의상 맞춰주려고 던진 말 이었는데.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를 마구 뿜어내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금방 죽은 눈빛으로 돌아와 고개를 숙였다.
“예전에도 도와준다는 사람은 많았지요.
단 한 명도 성공하지 못했지만…”
휴. 나만 이랬던게 아니었구나.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그녀는 다시 우울모드로 들어가 술잔을 기울이며 마구 퍼마셨다.
그리곤 이제 울음을 터트리며 여느 진상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흐어어어엉.
내가 왜, 어쩌다, 이런 신세가, 왜, 싫어…”
“흐음. 이제 슬슬 올 때가 되었는데…”
머리를 휘저으며 팔을 버둥거리던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다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주방 입구 쪽으로 고개를 슬쩍 들이밀었다.
“누가 와?”
“더 시간 끌면 곤란한데… 누가 오지 않는 이상, 저 흑백 요정은 혼자 돌아가지 않거든.”
그럼 우리 퇴근은 어쩌지?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벽에서 희미한 무언가가 스르륵 나오기 시작했다.
"호, 혹시 저 분이야?"
또 다른 낯선이의 방문에 다소 긴장하며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았다.
”오, 안녕하세요.“
붉은 머리에 마른 체형을 가진 여자 모습이었다.
두리번 거리던 장미같은 그 유령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내게 인사를 건넸다.
눈은 오래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두렵게 생겼지만 미소만큼은 굉장히 따스해 보여 첫 인상에 바로 호감이 생겼다.
”아. 안녕하세요!“
”처음 오셨나봐요. 우리 인사를 더 나누고 싶지만 오늘은 저 주정뱅이 데려가려고 온거라.
내일 볼 수 있도록 하지요.“
그녀는 눈을 찡긋 하면서 자그마한 요정 손을 붙잡고 질질 끌었다.
한 손에 위스키 병을 들고 울면서 끌려가던 그녀는 술병을 가져가지 못한 채 벽 너머로 사라졌다.
위스키는 바닥에 퍽 소리를 내며 떨어져 산산히 부숴졌다.
얼른 달려가 깨진 병들을 수습했지만 눈 앞의 유리 조각보다 오늘 본 특별 손님들에 대한 이미지가 더 아른거려 머리속으로 정리하기 바빴다.
그러면서 이제 남은 손님이 다정해 보이는 유령이라 다행이라고 안심하며 한숨을 쉬었다.
***
“어제 우리 봤죠? 반가워요.”
어제 한 약속을 지키듯 빨간 머리의 그녀가 등장했다.
오늘은 그래도 손님이 좀 많은 편이었지만 어제 잠시의 만남이 꽤 즐거웠기에 얼른 유령 대접할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계속 생각하며 일하던 중이었다.
오늘 온 그녀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등장을 했는데 둘은 팔짱을 끼며 꼭 붙어 있었다.
같이 온 유령은 흑발에 함박 웃음이 매력 포인트였는데 걸음걸이가 조금 이상했다.
하지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얼른 시선을 거두었다.
“얼마나 오래 일 할진 모르겠지만 고생 하시겠네요.
전 ‘장리아’ 에요.”
“난 그냥 ‘공이’ 이라고 불러. 반갑네.”
먼저 통성명을 하며 유쾌하게 손을 내밀자 나 역시 반갑다는 표정으로 밝게 웃었다.
“전 ‘진달래’ 라고 합니다. 걱정 해주셔서 감사해요! 주문 하시겠어요?”
어제도 따뜻한 성격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정하게 건네는 말에 감격하였다.
이런 손님들이라면 백번이고 일 할 수 있겠어.
그들에게 메뉴 추천을 해주기도 하고 떠들면서 음식을 나르고 그렇게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시원하게 웃는 공이라는 분과 그의 말 한마디에 끊임없이 터지는 웃음을 보이며 나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리아까지.
너무 떠들어서 파티션 너머 손님들이 불쾌하게 생각하진 않을까, 그런 걱정도 되었으나 백상호는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들이 돌아가기 위해 일어섰을 때 굉장히 아쉬웠고 그 즈음엔 우리는 손님과 직원이 아닌 친구 사이가 되어 있었다.
“달래는 내가 본 사람 중 성격이 가장 좋아.
굳이 이 일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잘 하겠지만 난 여기 오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여자가 보는 눈 하나는 정확하지.
나도 그런 것 같네. 오늘 즐거웠거든.”
다음에 또 보자며 포옹까지 하고 나서야 그들은 돌아갔다.
배웅까지 마친 나는 즐겁게 흥얼 거리며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
“달래야, 잠깐 나 좀 볼 수 있어?”
주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던 민기가 그제야 나에게 말을 붙였다.
“무슨 일이야?”
가까이 다가가자 그는 해줄 말이 있다며 주방 안으로 끌고 들어가 얘기를 시작했다.
“이제 너가 우리 가게에 오는 놈들은 한 번씩 다 봤으니 얘기해줄게.”
조금 진지한 그의 눈빛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좋은 얘기는 아닐 거란 예감이 느껴지며 절로 집중해서 듣게 되었다.
“일단 지금은 일 한지 얼마 안되서 그러겠지만, 마음 놓고 일하다보면 실수 할 때가 있거든.
예전 직원 중 한 명이 실수로 저 테이블에 다른 ‘평범한’ 손님을 앉혔다가…
난리난 적 있었대.”
“난리?”
“뭔지는 정확하게 사장님이 얘기 안해줬는데, 아무튼 정신 놓지 마란 얘기지.”
뭐야. 다 아는 얘기를 이렇게 분위기 잡으면서 할 일인가?
“알았어. 걱정하지마. 절대 안 그래.”
피식 웃으며 민기의 팔을 장난스럽게 때리면서 올려다보자 그의 시선이 내 뒤에 있다는 것을 깨닫곤 나 역시 돌아보게 되었다.
“명심해라, 진달래. 농담하는거 아니다.”
그 자리엔 백상호가 서서 웃음기 하나 없는 말투로 뒤이어 경고했다.
“그 규칙 하나 못 지키면… 끝장이니까.
그러니 저 놈들이랑 너무 가깝게 지내지 말고.”
뭔데 저러는 걸까?
나는 서서히 궁금증이 강하게 일어나는 것을 느꼈지만 상대가 내게 정보를 줄 일 없다는 것을 알기에 묵묵히 있기로 했다.
***
“세상에… 진달래. 나는 이런걸 처음 보는구나.
너에게 말을 안 해줄수가 없겠군.”
하지만 며칠 뒤, 백상호 입에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고 본격적으로 이 망할 것에 묶여 버리는 일이 생겼다.
절망적이게도…
첫댓글 핰 그다음은 뭐야 ㅠㅠ 이야기 엄청 매력적이다!! 무슨일이 생길지 궁금해
아 뭐야 빨리 3편 내놔여ㅠㅠㅠㅠㅠㅠㅠ존잼!!!
뭘까... 진상이 궁금해..
뭐야뭐야 달래는 유령 대하는게 왤케 익숙해보이지?
뒷얘기 너무 궁금하다!!! 흥미진진혀 그리고 달래가 정기적으로 받는 신체검사도 뭔가 복선인걸까 궁금스
넘 재밌다....
와 진짜 재밌다!!!!!
아 재밌어ㅋㅋㅋㅋ 몇편까지 연재하시나요??!!
총 7편이고 이미 완결된 작품을 하나씩 올리는중입니다~ㅎㅎ
부인이라는걸 알고있던 것도 마지막에 온 귀신이 붉은머리인 것도 약간.. 진달래의 전생들 아냐?! 아님 말구..
부인 때부터 먼가 달래가 전생에 저 유령들 벗이 아니었을까 싶은 느낌이,, 넘 재밌다
헐 진짜 개재밌어 너무 좋아 작가님 최고심더
오 진짜 재밌다!!!! 잘보고갑니둥
와 너무 재밌다 ;;;;;;
와 재밌다
너무 기다렸기 때문에 선플 달고 보러간다!!!!!!
왜왜 무슨일인데ㅠㅠㅠㅠ
재밋어ㅠ
헐 넘 재밌다... 귀신들 정체가 뭘까
와 귀신마다 캐릭터성 죽인다,,
아 유령들 넘 매력적이야 존잼
너무재밋다
달래씨 친화력…
도와준다해서그런고어냐?!?
글 너무 잘쓴다 칭찬댓 더 달고싶은데 나 급해;;;;; 3편으로 갈게^^;;;;;:
여ㆍ 진짜개재밌어 미쳤다
아존잼
대체무슨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