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도(金塘島)에서 100섬 트레킹의 마침표를 찍었다.
그동안 다녀온 크고 작은 섬들의 풍경과 이야기가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축하객으로 기꺼이 동행해서 이벤트까지 마련해준 등반대장 부부가 고마웠다.
베드로와 군다가 함께하는 섬 트레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금당도는 완도가 품은 250여 개 섬 가운데 하나다.
금당도행 배는 장흥군 노력항, 고흥군 녹동항, 거금도 우두항에서 탈 수 있다.
완도를 대표하는 풍경은 신이 빚고 자연이 다듬은 걸작이다.
우두항
전주에서 아침 7시 반에 출발하여 3시간 만에 거금도 우두항에 닿았다.
우두항에는 초라한 매표소가 있고, 서너명의 승객이 대기하고 있었다.
평화훼리5호는 우두항에서 11시 20분에 출항하였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해상에는 제법 큰 파도가 일렁거렸다.
지난 봄에 다녀온 연홍도가 보이자 돌미역을 주신 할머니가 그리워졌다.
울포항
여객선은 20여분 만에 금당도 울포항에 도착하였다.
우두항과는 달리 으리으리한 대합실이 손님을 맞이하였다.
울포(鬱浦)는 술맛이 좋아 울금(鬱今)이라 부르다가 이후 울포로 바뀌었다고 한다.
금당도에는 차우리, 육산리, 가학리 3개의 리에 크고 작은 마을 6개가 있다.
근래에 교암청풍(轎岩淸風)과 적벽청풍(赤壁淸風)이 알려져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하얀민박
전화로 예약한 하얀민박에 도착 신고를 했다.
하얀민박, 에덴민박, 매표소, 개인택시, 요트 유람선까지 운영하는 대단한 집이다.
민박집과 붙어 있는 남해루에서 맛없는 해물짬뽕을 먹었다.
2~3개의 식당이 있지만 이곳 외에는 장사를 하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교암청풍 트레킹이 시작되는 세포마을로 이동하였다.
교암청풍(轎岩淸風)은 가마 교(轎)를 써서 ‘가마바위에 부는 맑은 바람’이란 뜻이다.
깊숙한 만이 있는 호젓한 해안 풍경에 정자가 들어서니 일품이었다.
가마바위(轎岩)
팔각정 왼쪽에 있는 이정표가 대나무 숲으로 안내한다
가마바위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수석 같다.
멋진 바위에 오밀조밀하게 소나무가 자란다.
여기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교암청풍(轎岩淸風)’이라고 한다.
가마바위로 건너가는 철제 다리가 있었지만 물이 들어오고 있어 갈 수 없었다.
해안 절경과 풍경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걸을 수 있다.
뒤틀린 지층이나 화산암, 파도와 바람이 만든 타포니 지형이 기묘하다.
절벽에 걸린 쇠줄을 잡고 건너갈 수 있는데 밀물때라 되돌아나올 수밖에 없었다...흑흑~
가마바위에서 세포마을로 돌아올 때는 작은 봉우리를 넘는다.
고작 65m 정도 높이지만, 조망은 육지의 1,000m급이다.
동쪽으로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비견도 너머로 고흥의 거금도가 보인다.
이곳에서 100섬 트레킹 완주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펼쳐들었다.
세포마을
교암청풍길을 벗어나 세포마을로 내려선다.
세포마을은 에닐곱 가구가 사는 아담한 마을이다.
사람 소리를 듣고 나오신 할머니께서 운동하러 가신다며 대문을 나선다.
사장넘
'사장넘'은 아마도 '백사장 너머 있는 곳'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듯 하다.
오래된 나무 대여섯 그루가 서있는 아담한 숲속에 정자가 들어서 있었다.
적벽청풍길을 가기 위해 승용차를 타고 장문재로 이동하였다.
장문재
이곳은 적벽청풍(赤壁淸風)이 시작되는곳이다.
장문재~세포전망대~노을전망대~적벽청풍~장문재로 2.5㎞ 정도다.
시간은 1시간 30분쯤 소요된다.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전망대가 있어 쉬어간다.
올망졸망한 섬들이 가슴 속으로 들어와 또다른 섬이 되었다.
세포전망대
댈추봉에서 한참을 내려가면 길이 끝나는 곳에 세포전망대가 있다.
우리가 다녀온 가마바위 일대와 비견도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것은 뛰어놀아도 될 정도로 널찍한 덱 전망대다.
작은 섬
하나 있기에
파도는 흰 물결을 만들고
작은 꽃
하나 있기에
나비는 아픈 날개를 쉬고
네가
거기 있기에
나 오래오래 반짝이리..........................................................전영관 <별이 나에게> 전문
세포전망대에서 길게 이어진 계단을 다시 올라간다.
송장굴로 가기 위해 델추봉에서 노을전망대 방향으로 꺾어 들어갔다.
용굴
으스스한 숲길을 헤치고 한참 내려가면 용굴이 나타난다.
바다쪽을 향해 입을 벌린 굴은 용이 승천할만 신묘한 기운이 느껴진다.
송장굴
용굴에서 가파르고 험한 숲을 헤치고 바다까지 내려간다.
송장굴은 바다에서 사람이 죽으면 임시로 안치하던 곳이라 한다.
그러나 밀물때라 송장굴에 접근하기가 어려웠다.
가파르고 위험한 길을 다시 올라와 전망대에서 쉬어간다.
이런 곳에서 마시는 씨원한 맥주 맛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머리 위로 솟아있는 절벽에서 낙석의 위험이 있어 금방 떠나왔다.
적벽청풍(赤壁淸風)
한동안 내리막길을 따르면 나뭇가지 사이로 절벽이 나타난다.
이름은 적벽이지만 흰빛이 돈다.
형체가 기기묘묘한데, 곳곳에 구멍이 뚫린 곳도 있다.
오랜 세월 파도와 비바람이 빚어낸 타포니지형이다.
밥풀고사리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밥풀고사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제주도, 남해안 일대의 양지바르고 건조한 사면에서 소군락을 지어 자란다.
주요 난대 상록성 식물인 밥풀고사리는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가 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난대 식물자원이 한반도 전역으로 확대 분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주교 금당공소
트레킹을 마치고 차우마을에 있는 금당공소에 들렀다.
공소지만 상당히 규모가 크고 잘 가꾸어져 있었다.
성모상 앞에서 그리고 본당 안에서 주모경을 바치고 나왔다.
가학항
이곳은 금당도에서 바다 의존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1620년 무렵 장흥에서 이씨와 정씨가 처음 들어와 마을을 이루었다고 한다.
장흥군 노력항에서 가학항으로 하루 5회 가학항으로 배가 들어온다.
남해루
남해루가 없었다면 우린 굶어 죽었을 것이다.
이곳은 중식, 한식, 생선회, 매운탕...안 되는 것이 없다.
점심은 짬뽕과 쏨뱅이탕, 저녁은 자연산 생선회를 먹었다.
그러나 침울한 안주인의 표정은 우리까지 쓸쓸하게 만들었다.
참돔회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남해루에서 참돔회를 먹었다.
무게는1.5kg 정도인데 10만원을 지불하였다.
자연산이라 찰기가 있고 식감이 기가막혀서 소맥이 잘 넘어갔다.
숙소로 돌아와서 다시 축하 잔치를 벌였다.
리따가 준비해온 케익과 샴페인과 맥주가 오고갔다.
아침 일찍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마을 뒤의 포구로 나갔다.
바닷바람이 제법 쌀쌀하여 점퍼를 걸쳐입었다.
우리에게 새날을 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태양을 가슴에 품었다.
숙소에서 간편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산행길에 나섰다.
금당산(쟁그랑산)으로 가는 들머리에서 찰칵~
등산로는 매우 잘 정비되어 있었다.
이런 모습들이 사람을 끌어모으는 요인이다.
금당산(쟁그랑산)
지도에는 금당산으로 표기됐지만 마을 사람들은 쟁그랑산으로 부른다.
178m에 불과하지만 트레킹 동호회원들의 발길은 연중 이어진다.
해안절벽인 쟁그랑산 꼭대기에 바위못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스님이 복개(밥그릇 뚜껑)를 띄우니 바람에 부딪혀 ‘쟁그랑’ 소리를 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공산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정상에 있는 표지석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바위를 밀어서 금당도 앞바다를 메워버리리라. ㅋㅋ
선명한 삼원색이 금당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빨강, 노랑, 파랑...여기에 온 우주의 신비가 깃들어 있다.
공산(138m)
묵직하게 생겨 점잖은 성인과 같은 형국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부터 아래까지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바위산이다.
공산에서 100섬 트레킹의 기쁨을 다시 나누었다.
차우마을
독수리가 공산을 타고 넘었다 하여 ‘차우리(車牛里)’라는 지명을 얻었다고 한다.
제법 너른 들판에서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이 풍요로웠다.
마을 한가운데에 사각형의 연못이 있는데 옛날에 양식장이었다고 한다.
11시 반에 40명의 단체 손님이 온다고 해서 점심 식사를 11시에 했다.
식사를 마치고 차우리에 있는 카페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셨다.
울포항으로 나가서 항구 구경을 하였다.
항구 앞에 있는 포토존에서 인증샷을 담았다.
비견도(飛見島)
비견도가 손에 잡힐듯이 가깝게 보였다.
섬의 모양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다.
동서 양안에 돌출한 곶과 깊숙한 만이 형성되어 있어 해안선의 드나듦이 복잡하다.
민박집 아들이 운영하는 요트 투어에 참여하였다.(1인당 3만원)
바다로 나가야만 기기묘묘한 절경들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스님바위...민둥머리 스님의 장삼자락이 펼쳐진 모습이다
부채바위
마치 부챗살을 펼쳐놓은 듯한 형상이다.
여느 섬에서나 볼 수 없는 절경이다.
자연이 위대한 예술가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병풍바위...수많은 주상절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초가집바위....어릴적 살았던 초가집과 꼭 닮았다.
화도(꽃섬)
MBC 월요 예능 프로그램 <푹 쉬면 다행이야> 촬영지다.
화도는 완도군 금당면 금당도에 딸린 무인도다.
저녁 노을이 질 때 섬의 모습이 마치 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화도(꽃섬)라 불리게 되었다.
코끼리바위
가이드가 전국의 어느 코끼리바위보다 코끼리 같다고 자랑한다.
눈과 코 그리고 귀까지 영락없는 코끼리다.
남근바위
항상 서있는 남근석은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아랫부분이 부서졌다고 한다. ㅎㅎ
돌아오는 요트 안에서는 흥겨운 노래자랑이 펼쳐졌다.
울포항에서 오후 3시 20분에 나오는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우두항에 내려 약 3시간을 운전하여 전주에 도착하였다.
생맥주집에 주저앉아서 지나간 시간들을 회억하며 새로운 섬을 꿈꾸었다.
첫댓글 100섬 산행을 축하합니다.함께 하지못해 섭합니다.
정말 멋진 섬이었어요
담달 여수 초도에 함께 가서 회포를 풀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