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치고 가재 잡는다'
우리나라 속담인데 두 가지 서로 상반 되는 뜻이 있습니다. 혹자는 서로 다른 것은 잘못 해석한 것 또는 틀린 것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둘 다 통상적으로 많이 쓰이니 맞는 말입니다.
하나는 ▷ 한 번의 노력으로 두 가지 소득을 본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뽕도 따고 님도 보고' 사자성어로 '일석이조' 와도 같이 쓰입니다. 이런 식의 표현이 더 일반화 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하나는 ▶ 일의 순서가 바뀌어서 애쓴 보람이 없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도랑을 치다보면 도랑에 흙탕물이 생겨 가재고 뭐고 잡을 수가 없게 된다는 해석일 것입니다. 원래가 이 뜻이었다는데 앞에 나온 일석이조 같은 방식으로 워낙 더 광범위하게 쓰다 보니 오히려 뜻이 바뀌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뜻을 다 버릴 수 없는 이유가 댄스스포츠에는 두 가지가 모두 연관이 있어서입니다.
먼저 첫 번째의 해석을 적용해보면, 댄스스포츠를 배우게 되면 한 번의 노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두 가지 정도가 아닙니다. 춤도 10가지나 배우게 되며, 춤을 추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친구들까지 얻어집니다. 춤을 추게 되면 춤에 대한 역사, 이론, 음악, 그리고 그에 따른 각 휘겨의 몸쓰기, 운동 효과, 체형보정, 사교 등등 한번에 얻어지는 것들이 일일히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가재를 잡으려면 그냥 잡아도 얼마든지 잡을 일을 굳이 도랑까지 치고 가재를 싹쓸이하고 나면 씨가 말라 다음에는 가재 구경하기도 힘들어진다는 쓴 소리도 있긴 합니다. 댄스스포츠를 배우게 되면 다른 춤은 흥미가 떨어지기도하는데 그렇다고 댄스스포츠가 어느 기간에 다 배울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한 춤이 아니며 댄스스포츠를 배우면서 다른 춤까지 시야가 트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두 번째 뜻을 적용해보면,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이지만 순서상으로 볼 때 처음에 먼저 기초를 잘 배워 놔야 하는데 처음에 제멋대로 배우고 나서 나중에 고치려면 더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댄스스포츠도 마찬가지라서 한 두 번 배우고 나서 그만 둘 것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기초를 튼튼히 해서 배워두면 평생 재미 볼 수 있는데 처음에 별 신경 안 쓰고 배우다 보니 세월은 흐르고 나중에 고치려니 몸이 습관에 배어 있어 고치기 힘들어집니다.
일반인들은 누구나 처음에 취미로 시작하기 때문에 기초과정을 너무 정통하게 오래 가르치면 지루해 하고 금방 포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급과정을 게눈 감추듯 배우고 나면 바로 중급으로 올라가고 싶어하고 초급반에는 다시는 들어가기 싫어합니다. 재미도 못느끼지만 무엇보다 체면 때문에 초급반에 들어가는 것을 꺼립니다. 그렇더라도 빨리 기초에 눈을 돌려 늘 기초를 중요시 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여전히 기초를 다지기 위해서 기초 레슨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합니다. 우리나라 프로선수들도 댄스선진국에 가면 역시 상당한 시간을 베이직 연마로 보냅니다.
무엇보다 댄스스포츠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에 대한 이론이 명확히 나와 있는 체계있는 댄스이며 제대로 할 때 그 가치가 돋보이는 춤입니다. 또한 댄스스포츠는 커플댄스라서 기초가 약하면 파트너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게 되는 것입니다.
가재를 잡으려면 도랑을 치기 전에 맑은 물일때 돌을 살짝 걷어 내면 잡기 쉬운데 도랑에 흙탕물을 다 일으켜 놓은 다음에는 가재가 안 보여 잡기 힘들어집니다. 모든 일은 순서가 있고 시기가 있는 것입니다.
-글:캉캉-http://cafe.daum.net/dancenj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