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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선 포트리 한인회장(오른쪽)이 메모리얼데이 행사 때 한인회 이름으로 헌화하고 있다> |
뉴저지 포트리 한인회 윤지선 회장 이야기
뉴저지 포트리(Fort Lee) 한인회 윤지선 회장. 11년 포트리 한인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한인회장이다.
포트리 한인학부모회장도 역임한 그녀는 고등학생 두 아들을 둔 가정주부로 자신은 그냥 ‘아줌마’라고 말한다. 어떻게 한인회장을 하게 되었을까?
“큰 아들이 이기적이었습니다. 어떻게 고칠까 생각하다 엄마인 내가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교회에서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해 타운, 학교 학부모회, 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큰 아들은 바뀌었을까?
“학교에서 아이들이 고적대 대회 연습을 할 때 한인 엄마들과 함께 학생들 유니폼 단추도 꼬매주고 물과 김밥을 챙겨줬습니다.
나중에 다른 인종아이들은 빵보다 김밥을 좋아하게 됬죠. 그리고 시합날 관중석에서 응원했습니다. 선생님들은 그 전까지는 한인부모들이
학교에 오지 않아 학교 일에 관심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계기로 바뀌었습니다. 두 아들은 이를 시작으로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피아노를 잘 치는 큰 아들은 지금 정기적으로 양노원에 가서 노인들을 위해 연주하고 있다.
윤 회장은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1.5세, 2세가 잘 크고 있지만 그 아이들이 미국에서 좀더 편안하게 활개를 치기 위해서는
부모세대가 기초를 놓아야 합니다. 영어를 잘못해도 미소지으며 이웃과 인사하고 어울리고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아들이 영어를 잘하면서도 학교에서 다른 인종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아시안끼리만 어울리는 것에 스스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너희들은 영어를 잘하니까 해 봐라식이 아니라 한인1세부터 연습해서 다른 인종과 어울리는 노력을 해야 애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와, 우리 엄마가 영어를 못해도 다른 이웃들과 인사하고 발벗고 나서서 커뮤니티에 참여하네’하며 따라할 것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말로 크지 않고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큰다는 것이다.
지난 2월 포트리 한인회 7대 한인회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그녀는 자녀들에게 보여줄 부모의 뒷모습을 계속 만들어갔다.
한인회장으로 이름표를 달고 커뮤니티 상점들을 일일히 방문했다. 한인상점 뿐 아니라 다른 인종이 운영하는 상점에 찾아가 인사하고
얘기를 나눴고 매주 화요일 한인회 공개점심미팅을 한인 식당과 다른 인종 식당에서 하면서 커뮤니티와 어울리려는 노력을 해왔다.
윤 회장은 이를 통해 다른 이웃들이 한인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게 되었다.
“경제적으로 빨리 성장하는 모습에 놀라고 있지만 굉장히 고립되어있는 사람들이라고 얘기합니다. 자기네들끼리만 똘똘 뭉쳐있다는 겁니다”
윤 회장은 지난 5월 타운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에 풍물놀이팀과 같이 참석했다(사진). 이 행사는 매년 주일에 열려 한인들의 참여가 저조했었다.
“동네 사람들이 풍물놀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대단했어요. 한 한인교회는 교회 현수막을 달고 차가운 물을 동네 사람들에게 공짜로
나눠주셔는데 좋더라구요. 내년에는 한인식당들이 이 행사에서 음식을 팔 수 있도록 해볼 생각입니다. 작은 샘플을 드리면서 가게를
소개하자는 거죠”
그녀는 “이런 행사가 있으면 7월 4일 불꽃놀이 보러가는 것처럼 가족이 함께 당연히 가는 식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참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전임 회장들처럼 포트리 교육위원 선거에 많은 한인들이 투표하고 또 출마하도록 격려해왔다.
포트리에서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5년동안 매년 한인교육위원이 배출되었다. 올해는 2명의 한인 교육위원이 선거에서 1, 2등으로 당선되어 전체 9명의 포트리 교육위원 중 한인이 4명이나 되는 기염을 토했다.
교육위원은 포트리 내 4개의 초등학교, 1개의 중학교, 1개의 고등학교 운영을 감찰하고 있는데 전체 학생의 30%가 한인이라는 점에서 해마다 3명씩 선출하는 교육위원 선거는 포트리 한인사회 초미의 관심사항이다.
포트리 한인회는 매년 선거 때면 한인유권자 2,000여명이 한인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노인아파트 등을 가가호호 방문하고 투표 당일에는 기표소까지 무료버스를 운행하는 등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포트리 한인회는 교육위원 한인후보감을 미리미리 준비시키고 있다. 윤 회장은 “한인 젊은이들 중 교육위원으로 키워볼 만한 사람을
연락해서 교육위원은 시의원이나 주상하원의원이 되기 위한 기초라고 소개하며 출마하도록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트리 한인회는 유망한 한인 젊은이를 한달에 2번 열리는 교육위원 미팅에 방청객으로 참석하게 해 타운의 교육이슈에 대해 듣고 의견을 밝히면서 얼굴을 보이는 등의 준비를 시키고 있다.
그녀는 지난 6월에는 한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교육세미나를 열었다(사진). 주제는 ‘More than myself’.
“커뮤니티가 무엇인지, 커뮤니티 서비스가 왜 중요한지, 성공이란 무엇인지 등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주는 점수(credit)가 없이도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즐겨할 수 있는지 얘기해보며 성적만이 인생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없음을 아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윤 회장은 한인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세미나, 한인 사업가들을 위한 비지니스 세미나도 할 예정이다. 비지니스 세미나는 12월
시장선거를 앞두고 공화, 민주 양당의 시장 후보자를 초대해 한인경제 활성화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가질 예정이다.
포트리 한인회는 매년 골프대회로 마련한 기금을 한인학생을 비롯 타운 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아내로, 고등학생 두 아들을 둔 엄마로 집안일을 하며 임기 2년의 한인회장을 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처음에 힘들었죠. (홍콩사람인) 남편도 처음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2년의 임기를 마쳐야 한다니까 남편은 집안일과 균형을 잘 맞춰달라고 부탁한 뒤 그 다음부터는 여러가지 조언을 해주며 도와주고 있습니다.”
“지난 11월 한인회장 제안을 처음 받았을 때 고민했습니다. 전임 회장께서 제가 교육위원 선거 때 한인학부모 회장으로 한달동안
가가호호 다니며 전단지를 돌리는 모습을 좋게 보시고 남자보다 여자가 더 잘할 수 있다며 제안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분이 한인회장을
하면서 애석해온 것이라며 한가지 고충을 소개하셨죠”
전임 회장은 포트리 타운에서 살지 않고 비지니스만 하고 있어 타운 시장선거에 투표권이 없었다. 타운 시장 후보들이 이에 대해
물으면 그는 항상 난처했고 후보들은 그런데 왜 그렇게 타운에 불평을 쏟아놓느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해왔다는 것.
“전임 회장은 타운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타운에 거주하는 납세자가 한인회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말이 계속
머리에 멤돌더군요. 한인회장 출마를 다들 원하지 않고 공석으로 있으면 안되기에 제가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포트리 7대 한인회 임원들은 윤회장과 다른 한 임원만 빼놓고는 10여명이 모두 1.5세와 2세들이다. 한인1세 위주로 구성된
역대 임원진과 다른 점이다. 앞으로 포트리 한인사회의 축이 1.5세와 2세로 옮겨지는 흐름에 맞추자는 것이다.
윤 회장은 자신이 한인회장을 하는 것은 ‘순수하게 봉사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식 때 제가 가정주부이고 아줌마라고
소개하니까 다 웃으시더라구요. 그냥 봉사하러 왔습니다. 다른 이사분들이 잘 도와주셔서 소신있게 봉사하고 있는겁니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2011-08-11 12: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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