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 좀 더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정치부 정준형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그야말로 1987년 직선제 이후 처음으로 과반수 득표율을 얻은 그런 최초의 대통령 당선인이 아니겠습니까? 지역별, 연령별로 득표요인 분석해보니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기자>
네,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박근혜 후보가 서울과 호남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초 박근혜 후보가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수도권의 경기도와 인천에서 문 후보를 앞서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문재인 후보의 경우 승부처였던 부산, 경남, 울산 지역에서 30% 후반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하기는 했습니다만, 경기도와 인천은 물론 또 다른 승부처였던 충청권에서마저 박 후보에게 뒤지면서 승부를 뒤집지 못했습니다.
출구조사를 통해 연령대별 득표율을 분석해보면 당초 예상대로 세대대결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20대와 30대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훨씬 앞섰고, 50대 이상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훨씬 앞섰습니다.
스윙보터 역할 40대가 55% 대 44%로 문재인 후보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정리해보면 문재인 후보가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았던 40대에서는 앞서고, 부산 경남 지역에서 선전하기는 했지만,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 가운데 경기도와 인천, 그리고 충청에서 박 후보가 앞서면서 박 후보가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것으로 봐야겠습니다.
<앵커>
결과론이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 바람이 제한적이었다, 이것도 하나의 승리 요인으로 꼽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자>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이지 않았습니까?
방금 말씀하신대로 야권 후보 단일화 바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 부분이 박근혜 후보의 최대 승리 요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야권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안철수 전 후보가 갑작스럽게 사퇴를 하면서 1차적으로 야권 단일화 바람 효과가 꺾였고, 대선을 13일 앞둔 지난 6일 안철수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 전폭 지지를 선언하면서 지원유세에 나섰지만,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감이 있지 않았나하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겠습니다.
또 대선 선거프레임 경쟁에서 박근혜 후보가 내세웠던 참여정부 부활론, 참여정부 심판론이 문재인 후보가 주장했던 정권 교체론보다 다수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할 수도 있고요, 선거 막판에 치열했던 여야간의 네거티브 공방도 박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결론적으로는 보입니다.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대선 사흘 전 경찰 수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도 유권자들의 표심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어제 오전부터 투표율이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높게 나오면서 사실 새누리당이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했어요, 그렇지만, 어제 저녁 6시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는데, 그야말로 투표에서 개표 상황, 지금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참 숨 가빴던 순간순간들이 많았죠?
<기자>
당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예측한 이번 대선 투표율은 70%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19일 오전에 투표율이 70% 중반, 후반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누리당에는 비상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왜냐면 투표율이 70% 이상이면 야권 후보에게 유리하고, 70% 이하로 내려갈 경우에는 여권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게 그동안의 통설이었는데요, 그래서 새누리당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민주당에서는 승리에 이길 가능성이 크겠다 반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오후까지 지속됐습니다만, 오후들어 박근혜 후보 지지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투표율이 높고, 또 투표 현장에서 장년층의 투표가 많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새누리당의 분위기기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인 1.2% 포인트 격차의 초박빙 접전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오면서 양측 모두 승리를 자신하지 못한 상황이 됐고, 개표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출구조사 때보다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예상보다 일찍 승부가 갈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과반수 득표 당선의 의미, 다시 한 번 짚어보죠.
<기자>
보다 많은 국민의 대표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겠고요, 따라서 대통령 당선자가 앞으로 보다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과반수 대통령 당선자가 탄생한 것은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5번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요, 이번이 6번째 대통령 선거였는데요, 1987년 이후 대선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은 지난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48.9%입니다. 또 2007년 17대 대선 이명박 후보가 48.7%, 1987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971년 7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정희 후보가 53%를 기록하며 과반득표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번에 박근혜 후보가 과반득표 대통령이 되면 부녀가 대통령이 되면서 동시에 과반득표 대통령이 됐다는 전례가 없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안철수 전 후보가 어제 투표를 마치자마자 바로 출국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의 행보 어떻게 내다볼 수 있을까요?
<기자>
안철수 전 후보가 오늘 오전 투표를 한 뒤 오후에 곧바로 미국 서부 지역으로 출국했습니다.
안 전 후보는 미국 서부의 한 대학에 적을 두고 두 달 이상 미국에 머물며 향후 자신의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서 패하면서 야권이 패배 후폭풍에 휩싸이면서 대대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신당을 창당하든 민주당이 신당창당 수준의 재창당에 나서든 어떤 식으로든 안철수 전 후보의 행보가 변수가 될 수밖에 없고요, 이 과정에서 안 전 후보가 독자신당을 추진하고 나설지가 큰 변수입니다.
특히 앞으로 4월 재보선에 안철수 전 후보가 출마를 할지 말지가 지켜봐야 될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