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의 신심명 · 증도가 강설_ (27)
증도가證道歌 27
삼신·사지는 본체 가운데 원만하고
팔해탈 육신통은 마음 땅의 인(印)이로다
三身四智는 體中圓이요
삼신사지 체중원
八解六通은 心地印이로다.
팔해육통 심지인
삼신(三身)이란 법신(法身)·보신(報身)·응신(應身) 또는 화신(化身)을 말하고 사지(四智)란 대원경지(大圓鏡地)·평등성지(平等性地)·성소작지(成所作智)·묘관찰지(妙觀察智)를 말합니다.
삼신(三身)과 사지(四智)를 성취하면 이를 부처라 하는데, 우리가 마니주를 완전히 알아서 자성을 바로 깨치면 삼신·사지가 원만구족해서 다시는 더하려야 더할 것이 없고 덜려야 덜 것이 없는 구경법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값할 수 없는 보배는 써도 다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혹 어떤 사람은 '깨쳤다고 해서 삼신·사지가 그대로 원만구족할 수 있나?'하고 의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증지(證智)라는 것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고, 깨친 것, 곧 돈오(頓悟)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참으로 돈오(頓悟)를 한 사람은 삼신·사지가 원만구족 않으려야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좋은 마니보주를 사람사람이 다가지고 있건만 이것을 모르고 깨쳐서 쓰려고 하지 않으니 이보다 한심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삼신·사지가 원만구족하면 팔해탈과 육신통이 그 가운데 다 갖추어 있다는 것입니다.
팔해탈은 진여해탈의 경계를 여덟 가지로 분류한 것인데 각각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진여의 대용인 줄 알면 됩니다. 육신통이란 천안통(天眼通)·천이통(天耳通)·신족통(神足通)·숙명통(宿命通)· 타심통(他心通)· 누진통(漏盡通)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가 마음에 체득을 해보아야 아는 것이지 말로만 해서는 모르는 것이니 밥 이야기만 아무리 한들 배고픔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지 항상 '이것이 무엇인고'를 부지런히 깨쳐서 자성을 하루빨리 깨쳐야 합니다. 금강산이 좋다고 아무리 말해 주어도 '어디 그런 좋은 산이 있을라고! 거짓말이다.'하면서 가 보지 않으면 그 사람은 영원히 금강산을 보지 못하고 맙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삼신·사지와 팔해탈·육신통이 구족한, 값할 수 없이 귀한 마니주가 사람사람에게 다 있어서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역대의 조사들이 모두 다 개발하여 다함이 없이 썼는데도, 이것을 믿지 않고 거짓말이라고 의심하다가는 영원토록 성불하지 못하고 미래겁이 다하도록 중생 그대로 남게 됩니다.
<성철스님의 신심명.증도가 강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