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주말겸 편안한 삼일절 연휴 되십시오. 근데 비 온다는가봐요. 집에서 보내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이 때 보시라고 26일 퇴촌에서 찍은 사진영상을 올려 드립니다. 제목은 [주인 없는 백조의 호수]라고 하였습니다.
여늬 때처럼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마지막에 경안천 뚝방길을 걸어 오는데 아! 왼쪽 경안천 쪽에 무언가 허전하더라구요. 바라보니 고니는 없고 물 밖에 안보여 벌써 다 떠났나 싶어 울컥했지요. 작년 까지만 해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금년은 다릅디다. 나이탓이 아닐까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고니 새끼들이 몇 마리씩 서너군데 나뉘어 있더라구요. 오리인가 보니 고니더라구요. 오리와 고니가 섞여 놀고 있는 곳도 있었죠. 그 넓은 경안천에 고니 몇 마리가 남아 유유히 놀고 있습디다. 위 영상에서 한번 만나 보세요. 희귀영상이죠.
그런데 갑자기 고니떼들이 하늘을 날아 새끼고니들이 있는 곳을 한바퀴 돌고는 다시 날아가더라구요. 그러더니 조금 있으니 또 날아 옵디다. 그렇게 이어서 계속되더라구요. 지금쯤은 남한강 등지에 가서 놀고 있을 텐데 경안천에 남겨진 새끼들은 틀림없이 늦둥이들일 것으로 생각됩디다. 아직 함께 어울릴 수 없는 미성년 고니들인 것이죠. 그 늦둥이들을 감시하러 성년이 된 고니들이 교대로 날아 오는 것이죠. 그 늦둥이들이 성년이 되는 날 모두 날아가게 되겠죠. 그 때까지는 남한강 등지를 돌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죠.
고니들이 매년 날아 와서는 경안천에서 자리를 잡고 호통을 쳐 대니까 다른 새들은 얼씬을 못합니다. 경안천의 그 곳은 확실히 고니들이 주인이거든요. 새끼를 낳아 길러야 하니 새끼 보호를 위해 다른 새들은 감시의 대상이 되어 어울릴 수 없는 곳이죠. 다른 새들은 고니의 날개로 한번 맞으면 아마도 정신을 못 차릴 것입니다. 이제 떠나야 하는데 미성년 고니가 있어서 보호하기 위해 교대로 감시조가 날아 오는 것이죠. 그런데 매년 봐도 새끼들은 단 한마리도 낙오가 없이 날아가더라구요. 다만 아주 늙어서 떠나기를 포기한 고니가 어쩌다 한두마리 있죠. 이 고니들은 오리들이 친구가 되어 주게 되는데 덩치도 어울리지 않는데 참 가슴 아픈 장면이죠. 오리들과 놀다가 틀림없이 죽을텐데 죽은 고니는 아직 못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