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비 10% 더 인상하나?
해운대 집단에너지공급사업 열요금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좌1‧2동 및 중1동은 7월 24일, 좌3‧4동은 27일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오후 3시에 열렸다. 지난 27일에 열린 설명회에 참가해 다양한 주민의견과 부산시와 그린에너지 측의 답변을 살폈다.
◇ 차라리 개별난방을 하자! 기금 사용 합당하지 않다
먼저 정대성 지역난방주민협의회 회장이 나와 “난방비뿐만 아니라 열수송관 및 아파트 열배관의 관리비 역시 주민이 부담하는 만큼 실제 부담하는 주민의 몫은 크다”면서, “차라리 개별난방이 유리할 듯하니 이를 적극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진 질의는 기금 사용 건이었다. 옥숙표 장산습지보존위원장은 “기금을 난방요금 부족분에 충당한 사실은 관련 조례에 부합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주민기금 사용이 문제가 있다. 부산시 스스로 기금 사용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자청해 답을 받아 보라”고 했다. 그리고 “주민설명회에 팀장과 주무관이 참석한 것은 책임지는 행정이 아니다”라며 질책했다. 집단에너지 자문위원인 원영숙 구의원 역시 기금 사용에 대해서는 “자문위원과 논의 없이 부산시로부터 기금을 사용했다는 통지만 받았다”고 했다.
◇ 폐열이 무상에서 유상이 된 이유
다음으로 수소전지연료발전소에서 나온 폐열을 유상으로 매입하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2년 12월 쓰레기소각장대강당에서 가진 주민설명회에서 부산시가 분명히 주민들에게 “폐열을 무상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이 내용은 해운대라이프 전신인 신도시라이프에 고스란히 게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없이 폐열이 유상으로 전환된 점을 김희용 전 집단에너지자문위 부위원장이 따졌다.
여기에 대해 부산시 측은 “폐열의 무상공급 관련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폐열의 무상공급이 언급된 자료를 제출하면 폐열을 무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무슨 목적에서인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 열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가 생기지 않았다… 주민설명회를 위한 자료가 너무 미흡해
홍순헌 전 구청장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조목조목 요약하여 부산시 측에 전달하며 대 주민 설명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했다. 이어 임말숙 시의원은 고갈된 기금의 충당 방안과 열수송관 노후에 따른 위험에 대해 지적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질의가 있었지만 부산시 측의 답변은 겉돌기만 해 주민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는 전체적으로 주체 측의 준비 미흡이라고 아니할 수 없었다. 강호행 좌3동주민자치위원장도 지적한 바대로 4페이지짜리 설명자료가 너무 미흡했다. 그리고 집단에너지에 대한 학습도 부족해 보였다. 답변을 듣다 주민들 사이에서 “잘 준비해 다음에 새로 하자”는 요구까지 터져 나왔다.
더구나 난방비와 관련해 설명하는 도중 부산시와 그린에너지 측에서 “주민들이 오해하고 있다”는 말을 연발하고 “집단에너지가 멈추면 어떻게 하겠냐”는 등의 말로 주민들에게 불안을 조성하는 것은 주민설명회에 임하는 올바른 자세로 보기 어려웠다. 그리고 주민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설명회 시간이 다 되었다고 끝내버린 행사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정작 ‘난방비 10% 인상’에 대한 안건은 나오지도 못했다.
◇ 난방비 인상을 위한 요식행위인가?
이번 설명회가 과연 주민들의 난방비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에 따른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는 자리인지, 아니면 난방비 인상을 앞둔 요식행위인지 알 수가 없었다.
부산시가 난방비 인상과 기금 사용에 있어서 주민과 소통 없이 일방통행을 계속한다면 주민과의 마찰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집단에너지 대신 아파트마다 개별난방을 사용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예성탁 발행 ·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