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29년 경남 창원군에서 태어나 스물두 살에 결혼하여 마산에서 살았습니다. 별다른 병치레 없이 건강한 편이었던 저는 결혼한 지 몇 년 후부터 지독한 피부병을 앓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몸 전체가 왼쪽 오른쪽 번갈아 가며 가렵더니 그 정도가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가려운 부위를 긁느라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피부에는 작은 구멍 같은 것이 많이 생겨났으며 심하게 긁으면 피부에서 진물이 나왔습니다.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주사도 맞고 독한 약도 먹어 보았지만 아무런 차도 없이 몇 년이 흘렀습니다. 의사로부터 "이 병은 낫지 않을 것 같습니다." 라는 말까지 들은 저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며 하루하루를 괴로운 심정으로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1956년 3월, 중앙 장로교회에 다니시던 이웃집 박달막 권사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박태선 장로님이라는 유명한 부흥강사가 있는데 그분이 집회를 하시면 불치병 환자들이 수없이 고침을 받는다면서 며칠 후에 그분이 마산에서 집회를 하실 때 같이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박 권사님이 이전에 교회에 가자고 했을 때는 번번이 거절했던 저였지만, 병이 낫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집회에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남편에게 박장로님의 부흥집회에 가겠다고 했더니, 제가 피부병으로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아는 남편은 "그곳에 가서 병이 낫기만 하면 내가 열다섯 명을 전도해주겠다." 라고 했습니다.
며칠 후 박 권사님과 저는 박태선 장로님의 부흥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집회 장소인 신포동 바닷가 근처에는 천막을 쳐 놓았는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천막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사람들은 박수 소리에 맞추어 힘차게 찬송을 불렀으며 저도 병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로 열심히 손뼉을 치며 찬송을 따라 불렀습니다.
박 장로님께서는 찬송가 64장 '나의 기쁨 나의 소망 되시며~' 를 반복해서 부르셨습니다. 찬송가를 모르는 저도 가사를 전부 외울 만큼 계속 부르시는데 지루한 느낌이 전혀 없이 너무나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또 입 안이 시원하고 무언가 아주 맛있는 것이 목으로 내려오면서 몸이 너무나 가뿐하고 개운해졌습니다. 어느 때는 향기롭고 좋은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지나가기도 하였습니다.
집회 기간 중 어느 날인가 예배를 마치고 천막 바깥으로 나왔을 때였습니다. 천막 주위에 사람들 몇 명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가, 예배를 드리는 중에 천막 위로 커다란 불덩어리가 빙빙 돌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불성신을 보고 누군가 불이 난 것으로 착각하여 신고를 했는지 소방차까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답니다. 하지만 소방대원들이 와서 보니 천막 위에 불이 난 곳은 찾아볼 수가 없고 천막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으니 소방차는 되돌아갔다고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계속된 집회기간 중 저에게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평소 몸 이곳저곳이 가려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했던 제가, 집회에서 오랜 시간을 앉아 있어도 전혀 가렵지 않았고, 또 작은 구멍 같은 것이 많이 생겼던 피부도 어느 사이엔가 깨끗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지독하던 피부병은 집회에 참석하는 동안 언제 없어졌는지도 모르게 깨끗이 나아 버렸습니다. 그때 이후로 피부병을 앓은 적이 한 번도 없어 저는 지금도 마음속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집회에 가면 마음속 가득히 기쁨이 넘치는 것 같았는데 집회가 끝나고 나니 소중한 것을 잃은 것처럼 너무나 허전하고 아쉬웠습니다. 집회에서 즐겁게 불렀던 찬송을 다시 부르고 싶었고, 이 세상 무엇과 비교할 수 없는 향취도 다시 맡고 싶었습니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 보고자 저는 박달막 권사님을 따라 중앙 장로교회에 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교회에서는 제가 바라던 것을 하나도 얻을 수가 없었습니다. 크게 실망한 저는 그날 이후로는 장로교회에 가지 않았습니다.
(2회에 계속)
첫댓글 잘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