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시(사진출처:국립민속박물관)
음력설이면 본가에 들러 할머니께 세배를 드렸다
공부한다며 객지에 나가기 전까지이니 오래 전의 기억이다
단정한 차림으로 보료에 앉으신 할머니
비단으로 바깥을 감싸고 안쪽엔 흰털이 달린 토시를 양팔에 끼셨고
조끼를 입으셨는데 그 조끼도 바깥은 비단이었고 안쪽에는 흰털이 많이 달렸었다
그런 차림의 할머니는 참 고우셨다
그런데 가까이 보면 할머니는 조금 얽은 얼굴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마마자국이었을 듯한데
그래도 어린 나는, 연세 드셨지만 갸름한 얼굴형의 할머니가 미인이라고 항상 생각했다
언젠가 어머니는 할머니가 춤도 잘 추시고 흥이 많은 분이라고도 하셨다
단편적이고 사사롭지만 새삼스럽게 떠올린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다
할머니는 내가 해외로 이주한 이후 돌아가셨으니 할머니의 유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오전 잠깐 시간제 일을 마치고 나면
요즈음은 자전거를 끌고 종일 야외에서 지낸다
건강을 위함이기도 하지만
짧은 계절을 그냥 흘러 보내기에는 집에서만 지내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반팔과 짧은 바지를 입고 다니니
벌써 얼굴과 목, 팔뚝 그리고 무릎 아래쪽의 다리까지 까맣게 그을렸다
샤워할 때는 햇볕 닿았던 부분이 너무 대조적이라 놀라기도 하는데
피부과 이렇게 차이 날 수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이렇게 까맣게 변한 모습이 마음 쓰였는지
햇볕에 피부를 갑자기 태워도 안 좋다며
아내가 토시를 하나 만들어 주었다
인터넷에서 일이천 원이면 괜찮아 보이는 토시를 구할 수 있지만
아내가 직접 바느질을 한 제품이니 그럴듯해 보이지는 않더라도 팔에 끼어야 하겠다
조금 전 자전거를 끌고 나가려 했더니
토시 끼고 자전거 타라는 아내의 말에 이전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아내가 만들어준 이 토시를~
훗날 딸아이가 토시를 끼고 자전거를 타던 나를 기억할까 ?
첫댓글
천이 이쁜데요.
부인의 솜씨가 좋으십니다.
토시를 만들어 주시는 부인이나
감사히 여기는 단풍님이나
정이 마음으로 오고감을 보니
따스한 기운을 느껴요.
햇볕에 많이 나가셨으니 건강은
공으로 챙기셨습니다.
저도 곰보로 글 하나 써 둔 게 있는데요.
앞에서 읽으면서 웃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아내 자랑 맞습니다 ㅎ
햇볕에 타니 금방 표시가 나던데요
특히 목덜미랑 팔뚝이 주굴주글해지네요
얼굴도 그렇구요 상머슴 꼴입니다 ~
그거 마트에 가면 일이천원이면 사지만
부인께서 만들어줘서 꼈다니
참 사랑스런 모습이네요.
차제에 할머니도 회고하시고요.
고맙습니다
눈에 띌만큼 특별한 일이 없는 곳이라
제가 사는 소소한 일을 올리기만 합니다
깜짝 놀라시게 새까맣게 변한 얼굴 사진 한번 올릴까요 ~
꽃무뉘가 참 예쁨니다.
할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예쁘하실 손주며느리일 것 같아요.
아내가 만들어준 토시에 감동 받으셨네요.
할머니 생각을 다 하시고.
내킨 김에
'고맙소' 한마디가 빠졌습니다.^^
천이 꽃무뉘라고 했더니
누구 볼것도 아닌데 괜찮다고 합니다
어울리지 않아도 ㅎ 고맙다고 했습니다 ~
흐뭇하시겠습니다.
사랑의 흔적이 담긴 토시 한 벌
요즈음 토시 많이 착용들을 하는데
사모님이 직접 만드셨으니 그거
안끼고 다니면 욕 바가지 ㅎ
즐겁게 일상 보내세요.
그러게요
저는 팔뚝에 끼는걸 생각 못했는데
피부암 걸릴수도 있다네요
그래서 햇볕 차단제 바르기는 합니다
ㅎ 열심히 끼어야지요 ~고맙습니다
부인분께서 만드신 꽃무늬 토시
끼시고 자전거 타시면
예뻐서 뭇사람들의 시선 머무르겠습니다
너무 강한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가 상한다니
자전거 타실 땐 잊지 마시고
필수템으로 사용하셔야겠어요
네, 잊지않고 낄려고 합니다
한낮 햇볕이 강하기는 해요
햇볕에 오래 드러난 피부는 금새 표시가 나더군요
젊은 사람들은 회복이 빠르지만 나이가 있어니 아주 푸석푸석 해지는 느낌입니다
고맙구요, 자주 뵙도록 해요 ~~
그거 예전에 필드 나갈때 좀 썼는데,
자외선 인가 적외선 인가
차단이 되는 제품이 따로 있대요
( 싸모님 정성에 어깃장 아님 ~^)
한계령 - 서북능선 - 대청봉 길에
제 종아리 보고 기겁하던 사람들이 그리운 글 입니다 ㅋ
그 차암~
우찌 이렇습니까
다른분들은 모두 말이라도 이쁘게 해주시더만
어째 이리 그냥 김 퍽 빠지는 말씀을 하시오
모르겠어요 자외선인지 아무튼 강한 햇볕 차단 되도록 두겹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고맙다고 했어요 ~
그나저나 이번엔 좀 괜찮다는 자전거 장만할 욕심이었는데
아구야~~ 무슨 자전거가 그리 비싸답니까
엄청난 가격이라 포기 했써유 ~~ ㅎ 그리고 쪽지 보냈어요
토시가 곱디곱습니다.
정성이 가득한거 같아요.
부인 건강이 회복 되신듯 하여
마음이 놓입니다.
멋지지는 않치만 고맙다고 했습니다
아직 먼거리는 걷기 힘들어 하지만
집안에서 사부작 거리기는 하니 한결 낮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쁘네요
꽃무늬면 어떻습니까
만들어준 토씨 꼭
끼고 자전거 타시는모습
너무
보기좋습니다
받은만큼 더많은 관심
부인께
보내주세요~
모처럼 훈훈한글 아주 좋아요
오잉~
먼거리 오셔서 귀한 댓글 주시니 고맙습니다
ㅎ 다음부턴 딱딱해서 멋없는 글은 삼가하겠습니다~ 땡큐
손수 만드신 토시가 참 예쁘네요.
예전 어른들은 “꽃가라” 말을 썼지요 .
자전거 타실때 꼭 사용하시고
안전운행 하세요 .
꽃가라 처음 들어요
눈치 보이니 운전할때도 자전거 탈때도 낍니다
몬살것다~ 이 더운 날씨에 몸에 칭칭 감기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것어요~
오래 전 제가 살았었던 제 고향 공주 산골은 집성촌 이었어서 집안 90세 다 되시는 노할머님 께서 머리에 족두리 형의 모자를 꼭 쓰시고 한복에 배자까지 갖춰 입고 다니시던 모습이 단풍님 글을 읽으며 떠올랐습니다.
옆지기께서 만들어 주신 토시가 매우 곱네요.
토시로 미루어 볼 때 옆지기 님의 야무진 솜씨가 보통이 넘는 듯 보입니다. ^^~
맞아요
족두리라고 하나요,저도 본적이 있습니다
머리에 뒤집어 쓰는데 역시 바깥은 비단 안쪽은 휜털로 된걸 기억합니다
ㅎ 그냥 둘둘 재봉틀에 박은 겁니다
요즘 파는 토시는 팔도 시원하게 해주고 피부 타는 것도 방지해주고 좋다해서 한인마트에서 하나 샀는데 피부에 찰싹붙는 느낌이 안 좋아 잘 안 합니다. 덕분에 운전하며 왼쪽 팔을 거의 갈색으로 바꾸어 놓았네요.
아내분께서 정성들여 만들어주신 토시는 품이 넉넉하고 천이 고와서 저라면 햇볕없는 곳에서도 끼고 살겠습니다. ㅎㅎ
그렇군요
얼마전 드라이브 직업을 가진 사람의 오랫동안 햇볕에 노츨된 얼굴 사진을 본적이 있습니다
햇볕을 받은 쪽의 얼굴피부와 그렇지 않은 쪽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데요
몇십년을 운전했다고 했습니다
한사람의 얼굴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차이가 나서 사진을 볼때 놀랐어요
햇볕이 생각보다 피부에 끼치는 영향이 큰 모양입니다
마음자리님의 팔도 그렇지만 챙이 넓은 모자 애용하셔야 될것 같습니다~
우~와 부인께서 솜씨가 넘넘 좋으세요.
남편을 위한 맘씨 또한 넘넘 좋으시구요👍
사는게 별건가요 이게 바로 행복인거죠.
그~쵸
아고 댓글을 늦게 보았어요
ㅎ 솜씨까진 아니구요
맞습니다 사는게 별게 아니지요 ~~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