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취미(오로라승마장) 24-5, ‘멜로디’ 해 봐
마장에 들어서며 전성훈 씨가 오인환 사장님을 보고 인사한다.
허리를 숙이며 하는 ‘안녕하세요?’와 손바닥을 보이며 흔드는 ‘안녕?’이 합쳐진 자세다.
준비하며 멜로디 빗질을 하던 사장님이 전성훈 씨를 보고 인사한다.
“어, 그래. 성훈이 왔나? 그래, 그래.”
전성훈 씨가 멜로디에게도 인사한다.
두세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다가 한 걸음 다가가 얼른 이마와 얼굴쯤 되는 곳을 쓰다듬고
다시 한 걸음 물러서기를 몇 차례 반복한다.
인사하는 동안 멜로디는 큰 눈을 느리게 껌뻑이며 얌전히 있다.
“성훈아, ‘멜로디’ 해 봐. 멜로디 불러 봐.”
“멜로디. 멜로디 주세요. 멜로디.”
사장님 제안에 이번에는 전성훈 씨가 소리 내어 멜로디를 부른다.
멜로디는 느리게 껌뻑이는 눈을 유지하며 이쪽을 슬쩍 내다보는 듯하다.
그렇게 느껴진다.
여름철 승마는 땀이 빗방울처럼 뚝뚝 흐른다.
사우나에 있는 듯 후덥지근하다.
나중에 전성훈 씨가 조끼를 벗으니 등에 축축하게 젖어 있다.
가만히 제자리에서 기다리기만 해도 더운데, 직접 운동하는 사람은 오죽할까?
승마를 마치고 사무실 쪽으로 걷는 전성훈 씨 발걸음이 빠르고 힘차다.
익숙하지 않은 데서는 애써 떨어져 가려고 해도 전성훈 씨가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는다.
집 밖에서 이렇게 멀리 있다는 건 그만큼 편한 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곳에서 마냥 편하기 어렵다면, 익숙한 곳을 늘려 가자.
지난날 전성훈 씨는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이미 도착해 나무 난간에 걸터앉아 기다리는 전성훈 씨를 보며 생각했다.
2024년 8월 7일 수요일, 정진호
전성훈 씨가 팔짱을 끼고 손을 잡는 이유를 지금 알았습니다. 승마장은 편안한 곳이군요. 신아름
가만있어도 땀이 흐르는 8월 한가운데 ‘승마’라니. 고맙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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