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노래 가사말 처럼 머리속에서 스물둘이 윙웡거렸다.
스물둘이 되도록 이러하다 할 만한 멋진일을 해놓은 것도 없고,
대학생도 아니고, 회사원도 아니며, 완전한 백수도 아니다.
돈이 필요하다 싶으면 가끔 아르바이트를 했다.
'스물둘...'
변화가 필요한 나이같다.
하지만 이번 역시 변화라 해봤자 고작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일이였다.
'스물둘...'
그렇게 좋아라 했던 생선 반찬이 오늘은 비리고 맛이 없다.
그래도 첫 출근인데 든든히 먹어야 할것 같아서 오물오물 입을 움직이고 있다.
'스물둘...'
이번에는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다른 아르바이트를 구했을 때와 다르게 덜컹 겁이라는게 가슴속에 들어 찬다.
날개도 피기 전에 주방 아주머니로 절락하는거 같아서
제자리 걸음도 못하는 것 같아서
밥이 입속으로 스물스물 넘어간다.
'스물둘...'
지하철은 앉아서갈 자리가 버스 보다 많아 보이는데 언제나 앉을 자리가 없다.
출입구 옆 틈에 몸을 기대었다.
다음 역으로 가기위에 차가 다시 어두 침침한 굴로 들어 가게되면 거울도 아닌 창이 거울처럼 내 모습을 비춘다.
이쁘지도, 귀엽지도, 멋있지도, 매력있어 보이지도 않지만 계속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된다.
"저기... 오늘부터 아르바이트하기로 한 사람인데요."
"아! 그러세요. 잠시만요. 저도 아르바이트거든요. 매니저님~~~~~~~ 새로운 알바 왔어요~~~~~~~~!!"
자신보다 보다 두세살 어려 보이는 남자 아이가 크게 소리쳤다.
"잠시만 기다리라고해!"
사람은 보이지 않지만 허공에서 답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핫..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는데요."
검은티에 검은바지를 입고, 녹색 앞치마에 남색 장화를 신고는 멋적에 웃음 지었다.
"넵... 기다릴게요."
"그럼... 저는 하는 일이 있어서..."
말하고서는 채소를 다듬어 내장고에 넣는 일을 했다.
쉬워보였지만 손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 모습을 아무말 없이 지켜본다.
'나도 이 일을 하게될까?'
기분이 멍청해진다.
"야~~ 이녀석아!! 유니폼이라도 좀 챙겨주고 있지!! 사람을 세워두냐?"
"제가 직원이예요!! 알바 유니폼 챙겨주게!!"
"너 직원이랑 마찬가지잖아!!"
"췌~ 직원이 이런 잡일 하는거 봤어요."
"나!! 나 온동네 땜빵이잖아... 그나 저나 우리 좀 있다. 워킹 냉장고나 청소하자!!"
"매니저님은 직원이잖아요!! 워킹 냉장고오옹~ 싫어요~~~~~ 저 퇴근할래요!! 힘든건 나만 다시켜~~~~!!"
"부점장 지랄해!! 어쩔수 없어!!"
둘에 대화에 자신이 무시 당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기.. 저기요. 오늘부터 아르바이트.."
"아.. 맞다! 미안해요.이름이 어떻게 되지요?"
"넵? 주.. 주은주요."
"주은주?"
"네.."
"유니폼 드릴게요. 따라오세요. 아! 너 째면 둑는다... 나랑 청소해야해~~~!!"
우두커니 서있자 어느 순간 양손에 앞으로 입고 일해야할 유니폼이 있다.
"우선 옷 부터 갈아 입으세요. 음... 위에 하늘색 남방 같은거 입은 사람들은 매니저라고 부르고요. 조금 예의 갖추어 주시면 되고요. 그냥 검은색 티입은 사람들은 같은 아르바이트니까 말 놓고 편하게 오빠 언니 동생하시면 되요."
"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스물둘이요."
"대학생이세요?"
"아니요..."
이상한 분위기가 흐른다.
"저는.. 26살 이예요. 일 끝나고는 오빠라고 불러줘요."
은주는 대답 대신 미소지었다.
"사람들 다 친해지기 쉬울거예요. 단 한사람만 빼고는..."
"넵?"
"아... 아닙니다. 첫 임무 알려 드리죠... 저기 양파 6망만 까주겠어요."
"6망이요?"
"까는 법은 아까.. 주노에게 물아봐 주시구요. 우선 유니폼 갈아 입으세요."
이렇게 말하고 그 매니저라는 사람은 은주 앞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주노라는 남자이가 보이지 않는다.
찾아 볼까 생각해 봤지만 처음와서 이곳 저곳 기웃 거리기가 싫다.
누군가 나타나 주기를 기대해본다.
"처음 보는 얼굴이네요."
누군가 은주에게 말을 건다.
나이는 은주와 같아보였고, 부드러운게 보기 좋은 인상이였다.
안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