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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와 영희
방송일: 20050816
동영상 : 줄거리:
극본 김 수 진
씬1/ 남자 원룸(D)
정민, 깬 듯 뒤척이다가 일어나는데,
동직, 그러고 있었던 듯, 정민을 관찰하고 있다.
정민 (깜짝 놀라) 뭐야? 아~ 자식 놀래게...
동직 (정민 이리저리 살펴보며 느끼하게) 그지? 잠 설쳤지? 얼굴도 부은 것 같고..
정민 (어이없어) 아침부터 왠 헛소리야..
동직 (계속 떠보는) 하긴 나같아도 그런 고백 받으면 잠 못자지.. (하다가 김 샌 듯) 역시 자식이~ 선수라.. 멀쩡하네... (코 훅)
정민 (한번 슬쩍 시선주고 픽 웃어 넘기고)
씬2/ 여자원룸(D)
윤아, 거실에서 스트레칭 중이고 지영은
옆에서 윤아 눈치 살피고 있다.
지영 (눈치보며) 저기.. 어제.. 멋졌어..
윤아 (스트레칭하며) 뭐가?
지영 고백.. 나 같으면 가슴 떨려서 사람들 앞에서 그런얘기 못할텐데.. 역시 오윤아야..
윤아 (아무렇지 않은 듯) 별게 다 멋지네~ (픽.)
감탄하는 지영, 마지막으로 떠보는
지영 괜찮겠어? 정민오빠 아침 먹으러 오라 그랬는데..
그때 문 열리며 동직과 정민 들어서고.
동직과 지영, 재빠르게 시선 교환하는데
윤아 (정민보고 아무렇지 않게) 오~ 내가 사랑하는 정민씨 왔어?
정민 (응수) 오우~ 나한테 목맨 윤아씨!! 아침부터 너무 이뻐 보이는 거 아냐?
윤아 정민씨한테 이뻐 보일려구 아침부터 꽃단장 한 건데 효과 있네... 어때? 얼마나 이뻐 보여?
정민 이뻐! 이뻐! 아주 제대루 이뻐~ 하하하
윤아와 정민, 너무 능숙하게 대화하자
지영과 동직, 역시 선수라는 표정에서
TITLE 철수와 영희..
씬3/ 정민 차 안(D/ENG)
다 같이 출근하는 듯 네 사람 차에 오르는데
당연한 듯 조수석에 앉은 윤아.
정민 (킁킁) 이야~ 이거 내가 지인짜 좋아하는 향순
데.. 이 향수 임자 제대로 만났네~
윤아 (당당) 그래? 안그래도 정민씨가 이 향 좋아한다길래 하나 새로 구입했지~
뒷자리에 앉은 지영과 동직, 둘 바라보며
역시, ‘대단들 해’ 라는 표정으로 고개 끄덕이는
그냥 출발하는 차, 정민/윤아 안전벨트 안했다.
지/동 (동시에) 야! 벨트!!
급정거하는 차
윤/정 (당황하며) 아! (하며 벨트 찾아 매는).
지영과 동직 살짝 갸웃하고.
씬4/ 녹음실(D)
지영, 콘솔앞에서 혼자 진행표보다가
지영 (어이없다는 듯) 차~ 진짜 특이해~ 어쩜 그러지?
그때 회의실에서 나오는 미자
미자 뭐가? 뭐가 특이해?
지영 어.. 윤아랑 정민오빠.
미자 (살짝 궁금) 윤아랑 정민씨가 왜?
지영 (휙 돌아보며 진지 OL) 그게 아주 이상해..
미자 (궁금) 뭐가 이상해?
지영 아니, 난 그날 이후로 둘이 좀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왠걸~ 둘이 전보다 더 친해진 것 같은게.. 아침에두 둘이 ‘사랑하는 정민씨~’,‘나한테 목맨 윤아씨~’하는데.. 어이가 없더라니까..
미자 최근에 둘이 많이 친했잖아.. 그리구 정민씨도 싫지 않았나보지.. 머..
지영 하긴.. 둘 다 선수니까.. 초짜들이 밟는 단계 정도는 가뿐히 생략하고 넘어간다 이거지.. (나가는)
미자, 잠깐 생각하는
미자 (담담 E) 그러고 보니.. 나도 이상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다.. 전엔 정민씨랑 윤아가 너무 친한 것 만으로도 신경이 쓰였었는데..
어느새 들어와 앉은 현우
현우 (미자 어깨 감싸며) 무슨 생각해?
다음 씬으로 연결
씬5/ 회의실(D)
미자 (대본보며) 윤아랑 정민씨.. 잘 되가나봐~
현우 (궁금) 그래? 어떻게?
미자 (감정 안 담고) 응. 지영이말 들어보니까 그날 이후로 더 친해졌다던데.. 하긴 이사한 이후론 매일같이 얼굴 봤는데 익숙하기도 하겠지..
현우 (살짝 안심) 잘됐네..
미자 (미소) 그러게.. 윤아 맘고생 많이 한 것 같던데..
현우 (떠보는 듯) 저기 그럼.. 오늘 윤아씨, 정민씨랑 저녁이나 같이 할까? 둘 사이 축하도 해줄 겸..
미자 (기뻐) 좋지~ (고마운 듯 활짝 웃는)
현우, 마음 놓이는 듯 웃는
씬6/ 여자원룸(N)
동직, 들어서는데
지영 쇼파 쪽에서 우편물 뜯어보고 있다.
동직, 직감적으로 눈치 채고 나가려는데
지영 (우편물 보며 손가락으로만) 장동직! 위치로!
동직 (우물쭈물 다가오며) 지영아.. 그게 저.. 스텝들이 랑 식사하다 보니까..
지영 (고지서보며) 영계 닷컴?
동직 (땀 삐질) 저기 나는 가기 싫었는데...
지영 (OL) 여기 닭집이야?
동직 (응? 의외다 싶다) 응? .. 응.. 닭집이야..
지영 70만원어치면 도대체 닭을 몇 마리나 먹은거야?
동직 (둘러대는) 저기 우리팀에 닭 킬러들이 워낙 많거든.. 딴건 절대 안 먹구 닭만 먹는대니까~ 나중엔 다들 닭에 취해갖구~ 아우.. 오바이트 하구 장난 아니었어~ 닭 이게 은근히 도수가 높은가봐~
지영 (긴가민가) 진짜?
그때 집안으로 들어서는 윤아.
지영 어? 오늘 미자랑 현우씨랑 만나기로 했다며?
그사이, 동직은 지영이 테이블에 놔둔 고지서,
발로 떨어뜨려 발로 밟는다.
윤아 (방으로 가며) 서류 좀 갖다 놓구 가려구..
그때 정민도 집안으로 들어서고
정민 (지영보며) 윤아씨 왔어?
윤아 (방에서 나오며) 어, 정민씨.
정민 (오버하며 눈 가리고) 우왓! 윤아씨 눈 멀뻔 했잖아~ (짖궂게) 윤아씨가 이러구 나타나면 그건 범죄행위야~ 상해죄! 알어?
지영 (뭔소리야?) 오늘 아침에도 저 옷이었는데?
정민 (살짝 당황) 아..그랬나? (너스레) 야~ 어쩜 윤아씨는 볼때마다 이뻐지는거 같냐? (약간 눈치)
윤아 아유~ 사돈 남말 하시기는~ (나가며) 갔다 올게~
지/동 (찜찜한 듯) 잘 갔다와~/그래~
정민과 윤아 나가고 나자
지영, 아까 이야기를 마저 하려는데
동직 (화제 돌리며) 야.. 쟤네들 좀 이상하지 않어?
지영 (진지해진) 어떤 점에서?
동직 쟤네들 요새 마주치기만 하면 ‘하하하’‘호호호’하고 서로 막 칭찬해주고 하는 게.. (잘난 척) 연기자인 내가 봤을때 오바연기에 해당.. NG거든...
지영 (오호) 그래.. 듣고 보니까 괜히 둘이 있으면 국어책에 나오는 철수랑 영희 같단 생각이 들었어..
동직 (손가락 딱!) 그거야.. 철수와 영희!! 그러니까 어제 영희는 철수에게 고백을 한 거지!!
지영 그래! 그러니까 둘이 괜히 어색한 척 안할려구 오버하다가 결국 철수랑 영희가 돼버렸다?
동직 (지영 얼굴 감싸고) 아유.. 우리 지영이 똑똑하기도 하지~ 그러니까 걔네들을 그냥 뒀다간 죽도 밥도 안된다 이거야.. 우리가 나서야지..
지영 (끄덕끄덕 비장한) 그래.. (하다가 표정 바뀌며) 발 밑에 꺼 어쩔껀데?
지영, 손 내밀면 동직, 코 훅 들이마시고 건네준다.
씬7/ 레스토랑(N/ENG)
입구에서 정민과 윤아 나란히 들어선다.
나란히 앉은 미자와 현우, 그 둘을 바라보고.
미자, 둘을 질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듯 하다.
카메라 미자에게 점점 다가가면
미자 (갑자기 환해지는 표정 E) 두사람.. 너무 잘 어울린다~ (기뻐하며 ON) 왔어?
정민, 윤아 자리에 앉고, 미자는 흐뭇한 표정
씬8/ 여자원룸 + 남자원룸(N)
집에 돌아온 윤아, 왠지 지쳐보인다.
지영, 팔짱끼고 기다리고 있다가 다가와
지영 (의심) 영희야! 어떻게.. 식사는 잘했어?
윤아 영희? .. 그렇지 뭐..
지영 (따라오며) 철수오빠랑은.. 즐거웠구?
윤아 (왜 이러지?) 뭔 소리야? 정민씨랑은 즐거웠어~ 지영 (비웃듯) 차~ 즐겁기는.. 죽을 맛이었겠구만... 아주 요즘 어색하게 칭찬들 해대느라 입들만 오지게 아프겠어.. 쯧쯧쯧...
윤아 (뜨끔) 무슨 소리야~ 우리 얼마나 잘 지내는지 보구두 그래?
지영 (진지한) 응~ 그건 재미있게 잘봤어~ 그 어색한 NG열전.. 쯔쯔.. 그래 갖구 어디 일이 되겠냐?
윤아 (뜨끔) 왜.. 왜 이래? 우리 지금.. 좋아~
에서 바로 남자원룸으로 이어지고
// 남자원룸
동직 (어이없다는 듯) 좋아? 뭐가 좋아? 어색한 연기하는 게 좋아?
정민, 괜히 옷 갈아입으러 가고,
동직 (따라오며) 둘 다 분명히 선순데... 둘이 합치니까 철수랑 영희가 되는 건 또 뭔 공식이냐?
정민 (OL) 아 시끄러!! 넌 가서 대본이나 외워~ 옛날처럼 시체1 하기 싫으면~
동직 자식이.. 말 돌리긴.. (가고)
정민, 넥타이 풀며 답답해하는 표정.
씬9/ 거리일각(N/ENG)
현우, 미자 거리 걸어가고 있다.
현우 (기분 좋은 듯 숨 들여마시더니) 하아~ 밤에는 이런 냄새가 나는구나..몰랐네..(하다가) 자기 발 안 아파? 내가 업어줄까?
미자 업어주긴~됐어. 근데 오늘 자기 되게 기분 좋아보인다~ 뭐야? 무슨 일이야?
현우 (씩 웃으며) 그냥.. 그냥.. 자기가 좋아서..
미자 (현우보고 웃으며) 나두 오늘 기분좋아..근데 자기랑 있어서 더 좋은 거 있지~
둘 기분좋게 걸어가는데
현우 내일은 뭐하지? 영화볼까?
미자 응? 우리 요즘 영화.. 다 봤잖아..
현우 그랬나? 그럼.. 어디 놀러갈까?
미자 날씨.. 덥다던데..
현우 하긴.. 그럼 전시회라두 갈까?
그때 미자 하품하자 현우 쳐다보고.
미자 (혀 쏙 내밀고) 미안..
현우 (미자 손 꼭 잡으며) 요즘 계속 주말엔 쉬지도 못했는데 이번 주말엔 각자 그냥 집에서 쉴까?
미자 그러자..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을 거 같애.. 그러면 더 애틋~해질 거 같구..
현우 (미자 얼굴에 얼굴 가까이대고 짖궂게) 그럼 자기 얼굴 내일 못 보네. (장난) 오늘 다 봐놔야지!
미자 (얼굴 가까이대고) 나두..
그러자 현우, 살짝 미자한테 머리 꽁 박고,
둘 행복하게 웃는다.
씬/ 집 외경(D)
씬10/ 주방(D)
(미자 머리위에 뜨는 ‘그와 못 만난지 10시간째')
미자 부스스해서 들어오자
밥먹던 가족들 놀래서 미자 쳐다보고.
미자 (자리에 앉아 밥 기다리다) 뭐야? 내 밥은?
우현 (신기하게 보고) 니가 주말에 왜 집에 있냐?
미자 뭐 집에 있음 안되나.. (손가락으로 반찬 집는데)
영옥 (숟가락 던져 미자 손 탁 때리고) 싸웠냐?
미자 아니야~ (숟가락 다시 영옥 주며) 그냥 오늘은 집에서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
혜옥 (호들갑) 어머.. 그럼 벌써 헤어진 거야?
부록 (응? 하며 보는)
미자 (어이없는) 아니래니깐..
영숙 (안타까운) 고거 좀 참지 또 화난다고 대대대대 바로 쏘아 붙였구만..쯧..
혜옥 미자 얘 나한테 하는거 보면 뻔해.. 또 얼마나 난리를 폈겠어~ 내가 지피디라두 떨어져나가지..
미자 (미치겠다..) 오랜만에 둘이 있으면서 못했던 개인적인 일들도 하면서 각자의 시간을 좀 즐겨보기로 했다구~ 그냥 그거뿐이야. 설명 끝!!
영옥 뭐..그럼 안심이구..
영숙 (미소) 하긴.. 한동안 떨어져 지내다가 다시보면 정도 새록새록 생기고 더 이뻐 보이는 법이지..
미자, 수긍하는 표정
씬11/ 헬스장(D/ENG)
정민, 들어서는데 윤아 웨이트 트레이닝 중.
정민, 머뭇하다 괜히 핀을 무거운 쪽으로 옮겨 꽂는
윤아 (사정 모르고) 어.. 왜 이렇게 무겁지..
윤아 그래도 힘내서 들어올리자
정민 (박수 짝짝) 인정!! 여기 천하장사 났어요~
윤아 (피식) 뭐야~ (하며 툭 때리려다가) 아~ 팔~ 팔~
정민 (놀라) 왜? 왜?
정민, 잠깐 고민하나 싶더니 윤아 팔을
꽈악 잡고 꾹꾹 눌러준다.
정민 (오버) 하하.. 여기가 뭉쳤구만.. 에이~나쁜 근육~
윤아 (아픈) 아.. 정민씨.. 아퍼..
정민 (어색해 더 오버) 뭉친 건 이렇게 꽉꽉 주물러줘야 되거든.. 혹시 다른데 아픈덴 없어? 다리? 목? 가슴? (헉!)
잠시 어색한 분위기, 그때 다가오는 트레이너.
트레 야~ 두 분 진짜 잘 어울리시네요~
정민과 윤아 멀뚱 보는데
트레 안녕하세요? 오늘 새로 온 트레이넙니다. 근데 두분 몸은 풀고 운동하시는 건가요?
정민과 윤아 절레절레.
트레 그럼 제가 커플 대상 스트레칭 동작 몇 개 알려드릴게요. 이쪽으로 서보세요.
둘, 어정쩡 매트위에 서는데
트레 여자분은 남자친구랑 등을 맞대고 서시구요.
윤아, 어정쩡 정민과 등 맞대고 서고.
트레 두분 손을 깍지 끼시구 서로의 등을 의지한 채로 서서히 다리를 구부려보세요..
윤아와 정민,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트레이너 다가와서 직접 다 포즈 잡아주고.
트레 예~ 아주 자세 좋습니다~ 이건 서로를 완벽히 신뢰해야 가능한 자세거든요. 그래서 커플들에게 자주 권하는 자세에요. 허벅지 근육도 키워주고 척추 교정에도 효과가 있는 좋은 자셉니다.. (윤아보고) 허벅지.. 당기는 느낌 오시죠?
윤아, 어색하게 웃으며 끄덕끄덕
트레 (정민쪽 보며) 네 좋습니다~ (하다) 야~ 두분 정말 선남선녀 커플이시네요~
정민 (괜히 어색하게 엄지까지 들어보이며) 당연하죠~
윤아 (오버) 그럼요~
트레 그럼 무리하지 마시구 근육이 풀릴 정도로만 해주시면 됩니다~
트레이너 가고, 둘 어색하게 그 자세 유지중이다.
지영 (OFF) 아주 가지가지 해라~
정민,윤아 자세유지하고 보는데
지영과 동직 한심하게 보며 다가온다.
동직 (팔짱끼고 보며) 철수랑 영희랑 벌 서는구나? (툭 밀어보며) 너희 밤새도록 이러고 있겠다? 어색해서 그만두자고도 못할 거 아냐?
윤아 (땀 찔찔) 그런 거 아니야~
지영 오~ 그런거 아니야? 그럼 니가 먼저 등 떼봐. 철수오빠 넘어지게..
윤아 못하고.
정민 아.. 진짜! (비굴하게 손 내밀고) 잡아 줘봐..
지영과 동직, 쯧쯧 혀차며 보고만 있다.
지영 (비웃고) 오늘 저녁이나 같이 하지?
정민과 윤아, 고개 끄덕이고
지영과 동직, 혀차며 그냥 뒤돌아 간다.
그 포즈 그대로 ‘저런 씨~’ 하는 정민, 윤아
씬12/ 거실(D)
(그와 안 만난지 11시간 째)
모여서 TV보는 가족들. 다같이 하하하 웃는다.
미자 (웃고) 와~ 이거 진짜 웃긴다..
(S.E) 미자 벨소리
미자 어~ 현우씨. (사이) 나? 지금 TV봐. (사이) 8번. 그래? 현우씨두? ..재밌지? 큭큭큭...
그때 시계 보던 우현,
우현 (슬쩍 부록보며) 저기.. 매형.. 야구할 때 됐는데..
부록 그래? (할머니들 눈치보며) 저기.. 이거 재방송인데... 다른데 좀 틀죠..
영옥 쯧! 아 지피디도 지금 이거 본대잖냐~
혜옥 그래.. 자그마치 5대 2다! 5대 2!!
숫자에서 밀리는 부록과 우현 기분 나쁘다.
미자 (전화하며) 응? 당연히 보시지~ 우리 할머니들 은 테레비 없으면 사는 낙이 없으시대~ 우리 할머니들 별명이 텔레토비잖아~ 깔깔~
영옥 (미자 등판 때리고 눈치주며) 아유.. 말을 해도..망신~ 망신~ 야~ 할머니들 지금 독서하구 있다 그래~ 거 뭐냐.. (막혀서 혜옥 보면)
혜옥 (반짝) 모모!
영옥 응? 그래 뭐뭔가.. 그거 읽고 있다 그래!
미자 (등판 문지르며 숨 넘어가게 웃는다) 뭐 뭐래.. 큭큭큭.. 깔깔깔...
부록과 우현, 안 좋은 표정으로 미자 쳐다보고.
씬13/ 미자방(D)
(그와 안 만난지 12시간 째)
미자, 열심히 더빙대본들고 연습중이다.
(미자가 통화하는게 드러나지 않게!!)
미자 (열정적으로) 이미 불어난 강물 때문에 아래쪽 도로는 막혔다구요!!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죠? 이제 남은 사람은 당신과 나 뿐이에요!!!
현우 (OFF) 알아요! 그래도 감사하네요...
여기서 미자가 전화기 들고 통화하는게
보이면 대본들고 현우와 대사 맞추고 있다.
현우 (진지) 내 마지막을 당신과 함께 할수 있다니.. 내겐 오직 당신 뿐이었으니까요..
미자 (놀란 듯) 와~ 자기 어쩜 그렇게 잘해? 진짜 성우같애~
현우 다 어깨너머로 배운 거지 뭐.. 자기 더빙할 때 눈 반짝거리는거 알아? 되게 멋지다~
미자 (괜히 몸 배배꼬며) 지인짜로?
씬14/ 할머니방(D)
전화기 스피커폰으로 미자, 현우 통화
들으며 킥킥대는 할머니들.
영숙, 잘 안들리는지 귀 갖다대자
혜옥 (머리밀며) 치워~ 언닌 머리가 커서 소리 다 가 린단 말이야~
영숙 이게~! (혜옥 쥐어박고)
그때 들리는 통화소리.
미자 (F) 이렇게 일도 할 수 있구.. 가끔 각자 시간을 갖는 것도 되게 좋은 것 같다. 그지?
현우 (F) 그렇네.. (하다 하품) 자기야.. 우리 한시간만 자구 일어날까?
미자 (따라 하품 F) 그래.. 자기야.. 딱 한시간만 자자..
그러자 얼른 드러눕는 영옥.
숙/혜 뭐해?
영옥 얘네들 한 시간 자구 일어난대잖냐~ 그동안 우리두 자둬야 이따가 또 듣지 (뿌드득 소리내며) 고거 듣는다고 구부리고 있었더니.. 아이구 허리야..
영숙과 혜옥, 바로 드러눕는
씬15/ 여자원룸(N)
조용히 음식만 먹는 정민과 윤아.
그런 둘 음흉하게 쳐다보던 지영과 동직.
지영 (오버) 오~ 내가 사랑하는 동직오빠~
동직 (오버) 오~ 이거이거~ 나한테 목맨 지영이 아냐?
정민과 윤아, 둘 쳐다보는데
동직 (오버) 어쩜 지영이 넌 볼때마다 이뻐지냐?
지영 (오버) 어머.. 사돈 남말 하시기는~ 호호
정민과 윤아 귀까지 빨개지는데
지영 (쳐다보다) 이런 거 안해? 이젠 그것도 안돼?
윤아, 지영 째리는데
지영 (답답한 듯) 아후.. 두 사람 보니까 아까 먹은 닭이 위장에 어색~하게 걸린 것 같은게.. (동직보고) 오빠~ 우린 나가서 동네나 한바퀴 돌고올까?
정민과 윤아 눈 똥그래서 보는데
동직 쪼잔하게 동네는 무슨~ 거 한강 둔치 시원한게 좋다더라~ 거기 가지 뭐.. 걸어갔다 오면 한 세시간 걸리겠네.. (정민, 윤아보며 강조) 세시간~!
윤아 (일어서서) 어디가..
정민 (덩달아) 그래.. 같이.. 놀자...
동직 (주섬주섬 와인 꺼내놓으며) 지영아. 이거 빨리 마셔야 된다구 했잖아~ (정민, 윤아보며 느글) 미안한데 이거 비싼 거라 묵히면 아깝거든.. 우린 배가 불러서.. 좀 마셔줘라.. 사이좋게.. 알았지?
정민과 윤아, 대답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지영, 동직 나가면서 정육점 불로 조명 바뀌고
지영 (실수한 척) 어머.. 전구색을 잘못 골랐네.. 미안..
지영과 동직, 풋 웃고 얼른 나가는데
정민과 윤아 멋쩍게 서있다.
씬16/ 할머니방(N)
코 골고 자는 영숙 땜에 괴로워하는 영옥,혜옥.
그러다 벌떡 일어나서 시계보고는
주섬주섬 일어나는 영숙.
혜옥 (부시시) 아.. 뭐야..
영숙 미자랑 지피디 한시간만 자구 통화한다 그랬는데.. 벌써 3시간이나 지났수..어서 깨워야지..
영옥과 혜옥, 하품하며 따라 일어서고.
씬17/ 미자방(N)
(그와 안 만난지 17시간째)
자고 있는 미자 두들겨 깨우는 할머니들.
미자 (자면서) 뭐야아...
영옥 지피디랑 한시간만 자구 일어나기로 했잖어~ 어여 일어나야지~ 착하지~ (덜 깬 미자 일으키고)
침 닦는 미자 손에 전화기까지 끼워주는 영숙
미자, 여전히 잠에 취해 가만히 있자
영숙, 친히 전화번호까지 눌러주고.
그러자 미자 전화기를 통해
현우 (F) 자기야.. 이제 깼어?
미자 (현우 목소리에 놀라) 어? 아니 안잤어~ 책 봤어.. 호호.. (사이) 현우씨가 할머니들은 뭐 좋아하시냐는데?
영숙 (부끄러운) 아유..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야 뭐..
미자 (전화 받으며) 어? 양갱? 할머니 양갱 좋아해?
영옥 그럼~ 좋지. (생각난 듯) 거 양갱은 삼온제과꺼 보다 태극제과꺼가 더 맛있다 그래~
미자 자기야~ 우리 할머니가 양갱은 태극제과꺼가 더 맛있대~ (사이, 할머니보고) 자기도 안대.. 킥킥
혜옥 밤 박힌 양갱도 먹어봤나 물어봐~
미자 (전화 받으며) 어? (할머니보고) 먹어봤대 킥킥~
할머니들도 현우랑 같이 수다떠는 분위기.
그때 방문 열리고 부록 들어서며
부록 (살짝 짜증난) 미자야~ 거 전화올 데 있을지도 모르잖니..
영옥 (수다에 빠져) 넌 평생 안 오던 전화가 오늘 오겠냐?
부록 그럴바엔 그냥 지피디랑 만나든가..
영숙 (아련) 거 왜 옛날에도 슬쩍슬쩍 전해주는 쪽지 같은 게 더 감칠맛 나구 좋았잖어..
영옥 그럼~그럼~
할머니들 수다에 빠져 부록 무시하고,
부록 발길 돌린다.
씬18/ 거실(N)
위층에서 깔깔대는 미자 목소리.
부록, 한번 위층 쪽 보고
부록 (신문보며) 무슨 각자의 시간을 갖네 어쩌네 하더니만.. 저게 어딜봐서 각자의 시간이냐..
우현 (얼굴이 붙을 정도로 빠짝 다가앉으며) 그러게요.. 치..
부록 (너무 가까운 우현 얼굴 보고 놀라곤 천천히 얼굴 밀며) 우리도 가끔은 각자의 시간을 좀 갖자..어쩜 내 인생도 기구하지.. (우현 턱에 손가락 갖다대고) 이런 얼굴이랑 평생 함께 하고 있으니..
우현 (기분 상한 듯) 저도 마찬가지예요!
부록, 눈 부릅뜨자 우현 팩하고 고개 돌리는
씬19/ 거리일각(N/ENG)
꽤 번화한 듯한 거리를 걷고 있는 지영과 동직.
동직 (시계보고 킥킥대며) 야 벌써 두시간 지났다. 지금쯤 분위기 좋겠는데?
지영 그러게~ (느글) 혹시.. 둘이 맘먹고 진도 너무 빼주는 거 아냐? (60년대 영화처럼) 어머.. 정민씨..
동직 (덩달아) 윤아씨.. 이리와~
지영 이 순간을 얼마나 꿈꿨는지 몰라요~
동직 (느끼) 오늘밤 그 꿈이 현실이 되는거야~ 내품으로 와 어서~ 킥킥~
둘이 낄낄대다 이상해서 보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둘을 이상하게 보고 있는
사람들 장동직이잖아? / 영화 찍나? / 그러게..
지영과 동직, 민망해하며 얼른 자리 뜬다.
씬20/ 미자방 + 현우방(N)
(그녀와 못 만난지 19시간째)
현우, 헉헉대며 집으로 들어와 전화 거는
미자 (F) 뭐야~ 삼십분이나 기다리게 하구~
침대위에 앉아 뾰루퉁한 얼굴의 미자,
현우 (헉헉) 미안..우리 동네 비디오가겐 다 대여중이라.. 옆 동네까지 갔다 오느라구.. (비디오 테잎 비디오에 넣고)
미자 그래, 그렇다면 한번 봐주지. 팝콘은 사왔어?
현우 응. 자기가 좋아하는 카라멜 팝콘~
미자 와~ 맛있겠다~ 난 콜라 마실껀데 자긴?
현우 나도 콜라 마시지 뭐..
미자 (TV보며) 자, 그럼 준비 시~작!!
화면분할되는 (방은 원래 좀 어둡게)
둘 동시에 리모콘 플레이버튼 누르는
암전된 영화관에 나란히 앉은 듯한.
(S.E) 비디오에서 나오는 꺅~하는
여자 비명소리
미자와 현우 동시에 눈 커지고.
둘, 영화관에서 서로에게 기대듯
서로 화면쪽으로 기댄다.
씬21/ 여자원룸(N)
동직과 지영, 멍한 표정으로 있다.
보면, 정민과 윤아 열심히 오락중이다.
윤아 (조이스틱 잡고) 어쭈~ 그렇게 나오시겠다~ 좋아~ 다 박살내주지~
정민 (비웃으며) 아~ 말이 길다~ 뎀벼!!
지영, 동직 다가와서
동직 (슬슬 화나는) 뭐야? 너희 우리 나간 뒤로 계속 이러구 있었던 거야?
윤/정 (오락에 빠져 고개한번 끄덕) 응!
지영과 동직, 어이없단 표정으로
정민과 윤아 보고.
그때 게임 끝난 알람음 울리고
윤아 (머리 감싸며) 아아~안돼애~
정민 (비웃으며) 거봐~ 윤아씨는 나한테 안된다니까~
윤아 (의지에 불타며) 한판만! 딱 한판만 더해!!
정민 (일어서며) 2년 연습해서 오면 그때 도전 받아주지.. (하품하며) 아~ 난 가서 자야겠다~
정민, 나가버리고.
윤아 치.. 뭐야~ (하다 하품하고) 에고.. 나도 잠이나 자야겠다.. (침실로 가며) 정리 부탁해~ 지영아~
거실에 남은 지영과 동직.
지영 (뒹구는 와인 보고) 이게 얼마 짜린데.. 뭐야.. 괜히 돈만 쓰구..
동직 (이해 안가는) 하~ 참 특이한 것들이네.. 기껏 멍석 갈아줬더니.. (궁리) 그냥 둘을 어디다 확 가둬버려?
지영 (귀찮다) 아 몰라~ 얼른 정리나 해~
궁시렁 거리며 정리하는 둘
씬22/ 거실(N)
(그와 안 만난지 20시간째)
가족들 TV앞에 앉아있는데 미자 나간다.
부록 다 늦게 어딜 가게!
미자 현우씨 만나러~ 잠깐 얼굴이나 보자구 해서...
부록 (살짝 언성높여) 거 뭐 하루종일 그렇게 떠들어대는 것 같더니만 아직도 할말이 남았냐?
미자 (미소) 일찍 들어올게요~
영숙 아 조칸 연애 안해봤어? 조만 때 다 그러는 거지.. 좋아 죽겠다잖냐~
부록 아니면 아예 말을 말든가요.. 그냥 아침부터 만나서 밥 먹고, 영화보고 수다 떠느라 하루종일 남 전화도 못받게.. 쯧~ 그러다가 새삼스럽게 나가기는...
우현 그러게요.. (전화기 만져보고) 아직도 뜨끈뜨끈하네..
영옥 뭐.. 어차피 아범은 전화도 잘 안 오면서 뭘..
그때 울리는 전화벨.
부록 (잘난 척) 이것 보십쇼~ 이제 불이 나지않습니까? (전화받고) 여보세요~ (기세있게) 네. 네. (영옥한테 넘겨주며) 어머님 전화네요.. (코 훅~)
영옥 (피식 웃고) 네~ 전화바꿨습니다..
침울한 부록, 우현
씬23/ 거리일각(N/ENG)
미자, 가는데 저쪽에서 현우 서있다.
현우를 보는 순간 미자 머리위에 뜨던
‘그와 못만난지 20시간째‘가 사라지고
현우, 미자를 오랫동안 못 본 것처럼
환하게 웃는다.
서로에게 달려가는 둘 (슬로우)
현우, 미자 감격의 포옹
현우 보고 싶었어..
미자 나두 보고 싶었어..
현우 못보던 새에 더 이뻐졌다..
미자 (현우 보더니) 자기두.. 더 멋져진 것 같은데?
둘, 서로 마주보고 웃다가 걸으며
현우 (웃으며) 자갸 우리 이제 각자 시간보내기 그런거 하지말자.. 진짜 보구 싶어서 죽겠더라..
미자 (쑥쓰러운 듯) 나두..
현우 (멈춰서서 미자 얼굴 양손으로 잡아 얼굴 가까이대고) 오늘 못 본 거 만큼 실컷 봐야지~ (장난끼 발동) 이렇게 하니까..자기 호빵맨 같다..
미자 뭐야아~~
둘 귀엽게 툭탁대는 모습에서
F.O.
씬24/ 여자원룸 + 남자원룸(N) - 에필로그
F.I. 윤아, 돌아 누워있고 지영 대대 거리고 있다.
지영 (돌아누운 윤아에게) 영희야! 아까 왜 그러구 있었는데? 응? 와인이 별로였어? 조명이 별로였어? (답답) 아~ 말을 해봐~ 쪼옴!!!
//남자원룸
정민, 돌아누워 있고 동직 대대 거린다.
동직 늬들이 무슨 중고등학생이냐? 야~ 요샌 고등학생들도 늬들같이는 안 사귀겠다~ (의심하듯) 너.. 정민이 아니지? 그지? 너 철수 맞지?
미소 짓는 정민의 표정에서 플래시 백.
//정민과 윤아, 조이스틱 잡고 오락하고 있는 듯
정민 (화면에 시선고정) 윤아씨.. 내가 저번에 윤아씨랑 있으면 가슴이 느리게 뛴다 그랬던거 기억나?
윤아 (시선고정) 응.. 뭐야? 확인사살 하는 거야?
정민 (시선고정) 아니.. 요즘은 윤아씨랑 있으면 좀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구.. 아주 살짝..
윤아 (놀란 눈빛, 하지만 애써 태연한 척) 그럼 거절은 아닌걸루 받아들여도 되는거지?
정민 (살짝 웃으며) 그런 것 같은데?
윤아 (호기있게) 정민씨가 먼저 얘기한거야~ 각오해~
그때 TV화면 비추면 블랙화면에 하얗게 뜬 글씨
“디스크가 없습니다”라는 에러창.
//윤아의 미소짓는 얼굴로 넘어오는
지영과 동직이 계속 대대 거리고
돌아누운 정민과 윤아 화면이 맞붙어서
마치 둘이 마주보고 누운 것처럼 분할되는데
정민과 윤아, 동시에 피식 웃는데서. 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