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학 용어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는 마라톤처럼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할 때 느끼는 행복감으로 ‘운동 하이(Exercise High)’라고도 합니다. 여기서 부터는 일종의 정신적인 환각상태에서 오히려 몸이 유연해지고 가벼워진다는 이론입니다. 헤로인이나 모르핀을 투약했을 때 나타나는 의식 상태나 행복감과 비슷하다고도 하는데 이 용어는 캘리포니아대 심리학자인 아놀드 J 맨델(Arnold J Mandell)이 1979년 발표한 정신과학 논문 ‘세컨드 윈드(Second Wind)’에서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이론으로 등반가가 죽도록 당겨오는 다리근육의 통증을 견뎌내고 산을 올라가는데 어느 목표점에 달해 말로는 표현 못할 희열을 느낀다는 것이 Climber's High입니다. ‘Second Wind’는「숨을 돌리다」 또는 「기력을 회복하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기는 댄스스포츠도 보통 30분 이상을 하게 되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스스로 운동에 취해서 무리를 할 것이 아니라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댄스스포츠는 마라톤이나 등산의 운동효과에 더해서 음악과 함께 하기 때문에 환각효과가 더 클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든 사람들은 운동에 대해 일종의 강박증 같은 것이 있어서 무리하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동안 운동을 소홀히 했고 나이가 들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소리를 늘 듣고 있으니 기꺼이 무리를 자초합니다. 그래야 운동이 된다는 것이지요. 더욱이 남자들은 군대시절 겪은 극한적인 인내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아서 웬만큼 힘들어도 참으며 운동을 계속하는 것을 일종의 미덕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성들도 집안에서 그동안 육아및 온갖 힘든 가사를 하면서 참고 견디는 데 이력이 난 사람도 많고,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늘어서 웬만큼 힘들어도 기를 쓰고 운동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체형이나 운동 능력에 맞춰 다리관절이나 인대 손상을 걱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연령에 따라 운동법도 달라져야 하는데 20대 후반에서 30대는 본격적으로 근육의 노화가 진행되는 시기이므로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육운동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운동도 때가 있으므로 이때 근육운동을 해두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마침 ‘몸짱열풍’도 불고 있으므로 이 나이에는 헬스클럽도 같이 다니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러나 40대는 근육운동보다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는 것입니다. 또 오랫동안 운동을 멀리하다보니 몸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을 세심하게 해서 부상을 방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댄스스포츠를 시작하는 시기가 이때쯤인데 댄스스포츠가 마침 유산소 운동이라서 아주 적합하기는 합니다.
50대는 심장과 폐가 약해지며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시기라서 낮은 수준의 근력운동을 여러 차례 반복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때쯤에는 라틴댄스보다 모던댄스를 권하는 것이고 사실 모던댄스를 하기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을 때입니다.
60대는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을 번갈아 하며 과도한 운동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너무 늦게 댄스스포츠를 시작하면 몸도 말을 잘 안 듣지만 운동 능력에 무리가 오는 것입니다. 부득이 늦게라도 시작해야겠다면 룸바나, 쉬운 루틴의 왈츠나 폭스트로트 정도가 맞을 것입니다. 이때쯤에는 그간 익힌 춤 실력을 무리하지 않게 즐기는데 만족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고 느지막하게 댄스스포츠에 입문한 사람들이 라틴댄스부터 배우려고 합니다. 라틴댄스는 일단 배우기 쉽고 경쾌하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그러나 위에서 본 것처럼 나이별 추천 운동 종목을 보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특히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너무 비만해서 댄스스포츠로 체중을 빼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체중이 무릎관절에 무리하게 부과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빨리 걷기나 가벼운 운동으로 먼저 체중을 빼고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댄스스포츠를 제대로 하면 물론 근력을 강화해주고 체중도 빠지게 해서 좋은 점이 많지만 무조건 뛴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고 올바른 Footwork을 배워서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가끔 댄스스포츠를 했더니 무릎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Footwork이나 Action을 잘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자이브 샤쎄가 Ball-Ball-Ball Flat인데 바닥에서 소리가 나도록 Heel이 닫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입니다. 또 다른 경우는 댄스스포츠를 배우는 곳의 바닥이 충격을 흡수해주는 마룻바닥인지, 시멘트 바닥에 마루를 직접 붙였거나 마루의 무늬만 가진 장판인지가 중요합니다. 이런 경우에 운동효과는 있겠지만 무릎 관절에 손상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