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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숭어나 아무 고기라도 가시가 없이 저며서 간장 기름에 밀가루를 입혀 재워 기름에 지져 쓴다.
고기를 아주 얇게 저민다. 소는 석이, 표고, 송이버섯과 꿩고기, 백자 등을 한데 짓두드려 간장기름에 볶아 그 고기에 넣는다. 녹두가루를 만들어 살짝 묻혀 만두같이 삶아서 쓴다.
마른 해삼을 노구에 안쳐 푹 삶지 않고 배를 타서 속을 칼로 모두 긁어서 퍼렇게 씻어 다시 삶는다. 잘 무르거든 꿩고기, 진가루, 석이, 표고, 참버섯, 송이를 짓두드려 후춧가루로 양념을 하여 그 뱃속에 가득히 넣어 실로 감는다. 노구에 물을 붓고 그 위에 그릇에 담아 닭을 찌듯이 져내어 실을 풀어 버리고 썰어서 쓴다. 물에 그냥 삶아서 물에 담가 두고 썰어서 간장기름즙을 타서 골파를 넣어 느름이를 하여도 좋다. 함경도에서는 해삼을 맑은 잿물에 익혀 우려서 쓰는데, 설 우리면 사람이 상한다. 볏집을 썰어 한데 안쳐 삶으면 쉽게 무른다.
대합은 까서 국에 넣어도 좋고, 잘 씻어 초간장에 회도 좋다. 잘 씻어 체껍질에 가득 담아 간장기름을 치고 파를 송송 썰어 넣고 숯불에 석쇠를 놓고 노랗게 지지면 가장 맛이 있다.
껍질째 씻어서 맹물을 삶아 입이 벌어진 채 그 물을 함께 떠서 드린다. 이름을 와각탕 이라한다.
싱싱하고 간이 아니 든 전복에 참기름을 발라 단지에 가득히 넣고, 또 참기름 한잔을 부어 두면 오래 되어도 날 것 같다.
게를 잡아 오거든 이삼일에 잡은 것을 각각의 단지에 넣었다가 모아서 한단지에 넣고 게 열 마리에 소금을 한 되씩 세어 물을 넣어 달인 후 식힌다. 게 넣은 단지에 물을 붓고 흔들어서 씻어 버리되, 세 번 씻은 후에 행여 죽은 게가 있거든 가려서 버리고 산 것만 단지에 가득 넣고, 달인 소금물이 미지근하거든 게가 잠기도록 붓는다. 그 위에 가랑잎을 덮어 돌로 눌러 두었다가 간이 싱거우면 열흘만에 쓴다. 간이 짜면 빨리 익는다. 소금물이 너무 뜨거우면 게가 익어서 좋지 않다.
게 쉰 마리만 하거든 진간장 두 되, 참기름 한 되에 생강, 후추, 산초를 섞어서 짜게 달여서 식힌다. 게는 깨끗이 씻어 이틀쯤 굶겨서 그 장에 담갔다가 익거든 쓴다.
말의 발만한 연한 자리를 먼저 머리를 베어 피를 내고, 끓는 물로 하얗게 씻는다. 다시 파와 전국장에 물을 붓고 달여서 익거든 그제야 찢어 오미를 갖추어 생강, 산초, 후추, 염초, 장을 한데 가늘게 갈아 무쳐 지나서 맛이 들거든 맑은 즙에 달여 연해지면 먹는다. 또 자리를 잡아 산채로 솥의 끓는 물에 넣어 익거든 꺼내어 찢어 가장 깨끗하게 씻어서 다시 간장기름에 물을 붓고 끓여서 생강이나 마른 생강, 후추, 산초, 식초, 파로 양념하여 먹는다.
붕어의 등을 타고 천초, 생강, 파, 기름에 된장을 걸러 넣고, 진가루를 즙하여 가득히 넣어 중탕하여 찌면 아주 맛이 있다.
대구껍질을 물에 담가 씻어 비늘끼 없이 하여 약과만큼씩 썬다. 석이, 표고, 진이, 송이, 꿩고기를 채소보다 잘게 다져서 후추와 천초가루로 앙념하여 썰은 껍질에 싼 후에 진가루를 물에 풀어 가장자리를 붙여 물에 삶는다. 꿩고기 즙에 진가루를 타고, 골파를 넣어 맛있게 즙하여 누르미를 하면 아주 맛이 있다.
대구껍질을 비늘이 없이 많이 씻어서 물에 삶아 가늘게 썬다. 석이도 손질하여 가늘게 썰어 단간장에 골파를 넣고 채를 채워 초를 넣어 쓴다. 대구껍질을 그렇게 씻어서 삶아 파를 한 치씩 썰어 그 껍질로 둘러 말아서 초간장에 진밀가루를 집하여 끓여 초를 넣어 쓴다.
간이 든 오이지의 껍질을 벗겨 속은 가늘게 한 치 길이만큼씩 도톰도톰하게 썰어 물에 우려내 두고, 꿩고기를 삶아서 그 오이지같이 썰어 따뜻한 물과 소금을 알맞게 넣어 나박김치같이 담가 삭혀서 쓴다.
오이지의 껍질을 벗겨 가늘고 잘게 썰고, 꿩고기도 그렇게 썬다. 간장기름에 볶아 산초와 후추로 양념하여 쓴다.
오이지 속만 도려내어 버리고 껍질을 벗기지 말고 아주 도톰도톰 썰어 더운 물에 씻는다. 꿩고기도 오이지같이 둥글게 썰어 간장기름에 볶아 담아 두고 쓰면 여러 날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점점 맛이 난다.
암탉 두 마리와 잘 말린 대구 세 마리를 머리뼈까지 한데 넣어 맹물에 고다가 진간장 한 되, 참기름 한 되, 생강, 후추, 천초를 섞어서 싱겁게 타서 다시 곤다. 뼈가 녹을 정도로 충분히 고아서 간도 맞고 다 풀어지면, 놋그릇에 퍼 담아 묵을 굳히듯이 굳힌다, 식어서 엉기면 삶은 고기를 삐지듯 얇게 삐져서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 묵을 많이 부어 고되, 물이 줄어들면 물을 더 부어 푹 고아야 뼈와 같은 것들은 골라내고 쓸 수 있다. 참기름 1되는 너무 많으니, 적당량을 짐작하여 넣는다.
달걀이나 오리알을 소금물을 끓이고 까 넣고 풀어지게 젓지 말고 속이 덜 익은 것은 꺼내서 파를 다져 넣고 초를 쳐서 쓴다. 간장국에 진가루를 즙하여 풀거나 골파를 넣고 그렇게 해도 좋다.
큰 잔치면 암탉 서너 마리를 가마솥에 물을 많이 붓고 고아 풀어지거든 체에 밭아 두고, 온갖 음식에 양념하면 좋다.
매운 불로 달여 솟구치거든 쇠고기를 넣어 만화로 달이고 뚜껑을 덮지 말아라. 만일 그릇을 덮으면 독이 생긴다. 늙어 질긴 고기거든 살구씨 빻은 것과 갈잎을 한 줌 넣고 삶으면 쉽게 무르고 연해진다.
소의 위 껍질을 벗기되, 물이 펄펄 끓어오르도록 매우 끓여 퍼내고, 소 위를 거기 넣어 골고루 잠깐 뒤집어 데쳐서 꺼낸다. 칼로 껍질을 긁어서 하얗게 되면, 참기름, 진간장에 후추, 산초가루를 잘 섞어 단지에 담는다. 가마솥이나 큰 솥에 물을 붓고 그 단지의 입을 싸서 띄운 다음, 한나절 정도 삶아 잘 무르면 꺼내어 썬다. 즙 국에 넣어 한소끔 끓여 그릇에 담은 후 생강, 후춧가루와 달걀지단 부친 것을 동글동글하게 썰어 고물(고명)로 얹는다. 소의 위 껍질을 벗겨 아주 무르게 삶아 가닥가닥 찢어 즙하고 양념해서 탕을 해도 좋으니, 잘 하면 소의 위인 줄 모른다.
소의 위를 씻어 무르도록 충분히 삶는데, 그 물이 위에 다 배이도록 삶는다. 식으면, 약과 낱알 만하게 썬다. 기름장에 볶아서 맛을 알맞게 하여 두고 쓸 때마다 쓸 만큼만 떠내어 다시 데워 후추와 산초가루로 양념해 쓴다.
쇠족을 털재 삶아 가죽이 무르거든 꺼내서 더운 김에 씻으면 하얗게 된다. 솥을 깨끗이 씻어 맑은 물을 부어 우무같이 고아서 식거든 강정 낱알만큼씩 썬다. 참무도 그렇게 썰고 푸른 외가 있는 때거든 외도 그렇게 썰고, 표고버섯도 그렇게 썬다. 간장국에 꿩고기 삶은 물(즙)과 진가루(밀가루)를 타고 골파를 넣으면 가장 맛이 있다.
살이 부드러운 닭(영계)을 전날 저녁에 잡아 거꾸로 달아 두었다가 이튿날 아침에 잔깃털 없이 뜯어 내장을 꺼낸 다음 핏기 없이 매매 씻는다. 아주 달고 걸쭉한 된장을 체에 걸러 기름을 넉넉히 넣고 자소잎과 파, 염교를 가늘게 썰어 넣고 생강, 후추, 천초(산초)가루로 양념한 후 밀가루까지 한데 개면 즙이 된다. 여기에 간장을 조금 넣어 개어서 닭 속에 넣어 밥보자기로 싸매어 사기 그릇에 담아 솥에 물 붓고 중탕하여 찐다. 눅게 하는 즙도 그른 된장에 여러 가지 양념을 하여 밀가루 즙을 눅게 하여 찌면 아주 좋다. 즙이 눅으면 닭이 즙 속에 잠겨서 쪄진다.
석회를 넣어 끓인 물에 웅장(곰발바닥)을 담가 털을 뽑는다. 깨끗이 씻어 간을 한 후 하룻밤을 재운다. 이튿날 펄펄 끓는 물에 삶은 뒤 불을 반으로 줄이고, 다시 약한 불로 줄이면서 충분히 무르도록 곤다. 웅장은 힘줄이 많으므로, 다른 고기처럼 무르기가 쉽지 않다. 웅장을 불을 때고 우족(소의 발) 그을리듯이 불을 많이 때고 웅장을 그을리면, 털이 다 타고 발바닥 가족이 들뜨게 되므로, 가죽을 벗겨 버리고 깨끗이 씻어 무르게 고아 삐져서 쓴다. 발가락 사이를 칼로 째고, 기름장을 발라 구우면 더 좋다.
멧돼지를 불에 그을려 털을 없앤다. 칼로 긁고 깨끗하게 씻어 물이 여러 번 솟구칠 정도로 펄펄 끓인 후, 약한 불로 줄여서 무르도록 곤다.
집돼지고기를 두껍게, 산적이 중간을 자른 크기만큼 짧게 썰어서 기름장에 재운다. 재운 고기에 밀가루를 뽀얗게 묻힌다. 기름장을 치며 익도록 볶아 후춧가루로 양념하면 아주 맛이 있다.
개를 잡아 깨끗이 씻어 삶아 뼈를 발라내고, 만두소 버무리듯이 하여 후추, 산초, 생강, 참기름, 진간장을 한데 섞어서 질지 않게 한다. 제 창자를 뒤집어 말끔히 씻은 후 다시 뒤집어 거기다 가득히 넣어 시루에 담아 찌되, 한나절 정도 약한 불로 쪄내어 어슷어슷 썬다. 초와 겨자를 치면 맛이 아주 좋다. 창자는 생으로 하되 전날 손질하고, 양념을 하되 섞어 두었다가 이튿날 창자에 넣어 찐다.
개는 전날 미리 잡아 익지 않게 어둘 삶아 뼈를 발라 고기를 모두 씻고 물기 없게 수건으로 짜 누르미를 썬다. 후춧가루, 참기름, 진간장을 한데 섞어 두엇 다가 이튿날 꿰어 굽되 타지 않게 굽는다. 즙은 걸쭉한 된장을 걸러서 기름, 후추, 천초, 생강가루를 넣고 밀가루를 깨끗이 쳐서 넣어 즙을 하되 걸지 않게 한다. 먹을 때는 구운 누르미를 더운 즙에 넣어 접시에 담고 천초, 후춧가루를 그 위에 뿌려서 먹되 생치즙으로 하면 더 좋다.
가리와 부아, 간을 슬쩍 삶아내고 참깨를 볶아 찧어 진간장에 섞어 혹시루나 항아리에 넣어 충분히 찌되 그러는 중에 항아리에 넣어 부리를 막대로 막고 솥에 물 붓고 다른 항아리를 거꾸로 엎어 두 항아리 사이에서 김나지 않게 바른다. 아주 오래 찌되 항아리 위가 아주 뜨겁도록 쪄내어 초와 계자를 넣고 그 고기의 내장을 어슷어슷 썰고, 갈비는 찢어 먹는다. 황백견이 가장 좋다.
누렁개에게 먼저 황계 한 마리를 먹여 대엿새쯤 지나거든 그 개를 잡아 뼈를 발라 버리고, 고기를 아주 많이 씻어 청장 한 사발, 참기름 다섯 흡을 타서 작은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 부리를 김이 나가지 않게 싸서 봉하여 중탕하되 어읆부터 아젹이 되도록 삶거나 아침부터 저녁이 되도록 삶아 초간장에 파즙하여 먹는다.
개를 잡아 갈비와 내장과 살을 뼈는 발라 버리고 매우 깨끗이 빤다. 솥에 넣고 간장 한 되, 참기름 한 종지, 참깨 한 되를 볶아 찧어 넣고, 후추, 천초를 넣어 물을 조금 붓고, 솥뚜껑을 뒤집어 덮는다. 그 뚜껑에 물을 부어 뜨거워지거든 다른 물로 갈기를 열 번쯤 하면 고기가 잘 무르거던 갈비를 찢고 내장을 썰어서 쓴다.
꿩이나 닭이나 기름진 고기를 썰어서 두들기고, 무나 미나리나 파뿐만아니라 두부, 표고, 석이 등을 한데 두드려 기름간장에 후춧가루 넣고 볶아 만두소처럼 만든다. 밀가루를 깨끗하게 밭아 물로 반죽하여 지지되 얇게 만두 빚듯이 하여, 그 고기 볶은 것에 잣가루를 넣어 빚기를 작은 석류 모양처럼 둥글게 빚는다. 맑은 장국을 안쳐 많이 끓거든 국자로 뜨되 한 그릇에 서너 개씩 떠서 술안주로 쓴다.
신성한 숭어를 얇게 저며 소금간을 살짝 하여 소는 기름지고 연한 고기를 잘 익혀 잘게 두드려, 두부, 생강, 후추를 섞어 기름간장에 잘 볶는다. 저민 고기로 싸서 단단히 말아 허리가 굽은 만두 형상으로 만들어 토장가루를 온몸에 두루 묻힌다. 새우젓국을 싱겁게 타서 넣고 많이 끓거든 대접에 대여섯 개씩 뜨고, 파를 넣어 손님상에 놓는다.
살진 암탉의 깃털을 모두 뜯고 마디를 끊고 엉치와 앙가슴을 많이 두드린다. 노구솥을 달구고 기름을 반 종지쯤 치고 그 고기를 집어넣고 익게 볶고, 맹물을 가득 붓고 장작을 집피어 끓이되 토란알 한 되를 순무적 모서리같이 썰어서 한데 넣고 푹 삶는다. 그 고기가 다 무르거든 고기와 나물을 건지고 그 국물에 간장을 알맞게 타서 고기를 도로 넣고 한 번 솟구도록 끓여 내장 냄새가 없어지면 밀가루 두 국자쯤 푼다. 늙은 동아적 모서리 길이만큼 오이도 길쭉길쭉 썰어 넣고 잔파와 부추를 한 줌에 곁곁이 묶어 넣어 가루끼와 나물이 익을 만하거든 넓은 대접에 잡채 벌여 놓듯 나물과 고기를 곁곁이 놓는다. 국물을 뜨고 그 위에 계란 부쳐서 잘게 썰어 생강과 후춧가루를 뿌려 쓴다.
무릇 쇠고기나 늙은 닭이나 아무것이라도 이스랏나무(산앵두나무)를 고기와 한데 넣고 뽕나무로 불을 때어 삶으면 쉬 무르고 부드럽다. 뽕나무잎 스무잎과 껍질을 벗기고 뿌리를 자른 살구씨 5~6개를 한데 넣어 삶으면 비록 독성이 있는 고기라도 해가 없어진다.
말리려는 고기를 베보자기로 싸서 판자위에 놓고 자주 밟으면 하루 안에 마른다. 고기의 편을 얇게 한다. 또, 더울 때나 비가 올 때 쉽게 말리려면, 독 위에 긴 돌을 걸고 아래에 불을 땐다, 포육(포를 뜬 고기)을 노끈으로 꿰어 독에다 층층이 둘러매어 말리되, 서로 떼어서 말린다. 고기가 혹 독에 부딪치지 않으면 새끼로 맨다. 또 더위에 쉽게 말리려 하면, 포육을 얇게 떠 물가의 반석 위에 널어 자주 밟고 뒤집으며 널어 말린다.
말리려는 고기의 뼈를 발라내고 아주 깨끗이 씻어 냄새와 피가 없도록 베어서 편으로 만든다. 2장의 널 가운데 편으로 자른 고기를 넣고 돌로 눌러 준다. 고기에 물기가 없어지면 소금을 섞어 다시 눌러 두었다가, 햇볕에 널어 반쯤 말린 후, 다시 두 판자 사이에 끼워 밟아 편편하게 말린다.
볕이 없으면, 시렁(방이나 마루 벽에 두 개의 긴 나무를 가로질러 만든 선반)에 발을 깔고, 그 위에 고기를 얹고 그 아래 불을 피워 말린다. 고기에 연기를 쐬면 고기에 벌레가 생가지 않는다. 섣달(12월)에 말린 술지개미에 물을 약간 뿌려 따뜻하게 데우고, 여름에 삶은 고기를 묻어 두면, 오래 되어도 썩지 않는다. 기름진 고기를 된장에 묻어 두고 쓰면, 10일이 지나도 맛이 변하지 않는데, 이렇게 쓸 때는 소금기를 빼야 한다. 고기를 무르게 삶아 부드럽게 한 후 잘게 썰어 말려두고, 쓸 때 물에 담가 우려서 기름장에 밀가루 즙을 섞어 싱겁게 간하여 탕을 만들어 쓰면 좋다. 여름에는 벌레가 생기기 쉬우므로 매운 재에 묻어 두고 쓰면 벌레가 못 들어간다. 이 때는 많이 우려내고 쓴다.
해삼을 칼로 타고 또 칼로 긁어 깨끗이 씻어 매우 무르게 고아서 더러는 그대로 말리고, 나머지는 썰어서 말려 둔다. 급하게 쓸 일이 있으면 물에 담가 그대로 말린 것은 양념을 하는데, 꿩고기를 잘게 다져서 후추, 천초, 밀가루를 넣어 실로 동여매어 닭 찌듯이 쪄서 실을 풀고 썰어서 쓴다. 썰어서 말린 것은 간장기름에 밀가루를 묽게 타고, 후추, 천초로 양념하여 탕을 하여 쓴다. 전복은 아주 무르게 고아 썰어서 말려 두고 해삼같이 쓰되 간장기름국에 쓰면 좋다.
연어알을 볕에 말려 두고 쓸 때는 물에 담가 간장국에 달여서 쓰고, 도는 작은 단지에 넣어 장독에 묻어두었다가 쓰고, 또 소금을 많이 하여 물에 담갔다가 쓴다.
참새의 털을 깨끗이 뜯어, 눈과 부리와 발과 내장을 다 버리고, 칼등으로 두드려서 편편하게 한다. 두꺼운 종이로 검은 피를 짜 버리고, 술로 깨끗이 씻어 말린다. 참새 한 근에 볶은 소금 한 냥, 익은 기름 한 냥, 좋은 술 한잔으로 버무려 두 마리씩 서로 거꾸로 한데 합하여, 그 속에 천초 다섯 알과 파를 둘씩 넣어 단지에 단단히 싸두어 익거든 쓴다. 무릇 고기젓을 넣은 단지의 입을 석회로 바르면 반년은 저장된다.
청어는 물에 씻으면 못 쓰게 되니 가져온 채로 자연히 씻어 버린다. 백 마리에 소금 두 되씩 넣는데 날물기는 절대로 금하고 독을 조강한 데에 묻으면 제철이 돌아오도록 쓸 수 있다. 방어도 날물을 절대 금하고 썰어서 이같이 하라. 무릇 고기 염해는 모두 이렇게 한다.
닭을 잡아 내장을 꺼내고 깨끗이 씻은 후 닭 목을 노끈으로 졸라 맨다. 거꾸로 매달아 닭 배 속에 물을 가득 부어 하룻밤 넘도록 두었다가, 털을 제거한다. 닭의 다리를 찢어 내어 소금을 발라 굽는데, 물을 여러 번 바르다가 기름장을 발라 구우면 꿩고기보다 맛이 낫다. 삶은 닭이라도 물을 여러 번 바르다가 기름장을 발라 구우면 좋고, 꿩고기 역시 먼저 물을 여러 번 바르고 구우면 좋다.
솥뚜껑을 많이 달구어 기름을 두르고 부어 급히 둘러 볶아 바가지에 퍼내면 연하다.
새우젓국이나 간장국이나 간을 맞추어 기름을 쳐서 많이 끓여 굽이칠 때 알의 윗부분을 깨뜨려 뚜껑을 덮어 솟구도록 끓인다. 잠깐 사이에 엉기거든 알 속이 채 익지 않아서 얕은 그릇에 가만가만 떠 젓국간이거든 초를 치고, 장국이거든 그대로 놓는다. 온전한 알의 모습이 있게 된다.
달걀을 모아 그 알이 희어지면 밀가루를 반죽하여 썰거나 분에 눌러서 보통 면같이 삶아 내어 기름진 꿩고기를 삶은 국에 말아서 쓴다. 고명은 보통 면같이 한다.
밀가루를 깨끗이 쳐서 토장가루(녹두가루)와 반씩 섞어서 물로 반죽하고 안반(떡을 치는 판)에 아주 얇게 밀어, 토장처럼 가늘게 썬다. 면을 삶아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내 아주 차가워지면 깻국이나 오미자국이나 토장법처럼 한다.
메밀껍질을 벗기고 속가루를 비단으로 곱게 체질한다. 이것을 밀가루나 세면 가루와 섞어 반죽하여 면을 가늘게 썬다. 오미자국으로 말아서 고명으로 잣을 얹으면, 여름 음식으로 가장 좋다.
가장 깨끗한 녹말가루를 잠깐 물을 뿜어 두었다가 덩이가 지거든 모시나 총체에 쳐서 쟁반에 담고, 그 가루를 덜어 풀을 쑨다. 넓은 노구솥에 물을 아주 많이 끓이고, 굽이 없는 놋그릇에 멍울이 없도록 훌훌하게 타서 그릇째 끓는 물에 띄워서 매우 바삐 저어 고루 익힌다. 풀빛이 노랗고 맑아 숟가락으로 저어서 이리(물고기 수컷의 배 속에 있는 흰 정액 덩어리) 같거든 그 풀을 가루에 놓아 치대 너무 질면 안 되니 양을 가장 잘 짐작하여 떠 놓으며 손으로 한참 치면 가루가 온전히 눅어서 치켜들면 실같이 느른하여 끊어지지 아니하면 물을 끓이고 바가지에 구멍을 뚫어, 친 반죽을 훌쳐 담는다. 바가지를 아주 높이 들어 올려서 바가지를 두드리며 밑에서 젓고, 다 흐른 후에 건져 내면 모시실처럼 가는 면이 된다. 반죽할 때 풀이 되거나 너무 질면 안 된다.
가루 한 말에 꿀 두 되, 기름 다섯 홉, 술 세홉, 끓인 물 세 홉을 합하여 무르게 반죽하고 조청 한 되에 물 한 홉 반만 타서 묻힌다. 방미자, 행인과는 다 약과와 같이 한다.
중배끼는 가루 한 말에 꿀 한 되, 기름 한 홉, 끓인 물 칠 홉을 합하여 되게 만든다.
빙사과는 찹쌀을 많이 쓿어 싸라기가 없이 하여 가루로 찧어 깨끗하게 체로 쳐서 좋은 청주에 꿀을 타서 절편 반죽만큼 해서 잠깐 둔다. 밥보자기에 싸서 새옹솥 뚜껑에 쪄서 푹 익거든 꺼내어 쳐서 만들기를 안반에 홍두깨로 밀어 팥알만큼씩 썰어서 알맞게 말린다. 기름에 지져서 꿀에 엿을 조금 넣고 달여서 졸이고 버무려 고루 펴고 잠깐 눌러 두었다가 굳으면 썬다. 꿀을 덜 졸이면 어우러지지 않는다.
가장 고른 찹쌀을 멥쌀라과 싸라기 없이 가려내어 버리고 물에 담가 하룻밤 재운다. 이튿날 아침에 바람 없는 방에 불을 덥게 때고, 담갔던 쌀을 세말하여 가장 독한 청주로 된 증편같이 풀어서 더운 데 잠깐 놓았다가 밥보자기에 한 접시씩 놓아 노두솥 뚜껑에 달아매서 통노두솥에 약한 불로 쪄서 안반에 놓고 홍두깨 끝으로 꽈리지게 친다. 청주를 숟가락 끝에 묻혀 안반의 떡을 다 홍두깨 끝에다 틀어 감은 후에 분가루를 안반에 두껍게 깔고 그 홍두깨의 것을 숟가락 끝에 청주를 묻혀서 긁어 가루에 놓고, 또 가루를 덮고 가루에 의지하여 비벼서 수단만큼씩 써는데 납작납작하게 썰면 절편 같으니 조금 길쭉길쭉하게 썬다. 아주 더운 방에 식지를 깔고 먼저 썬 것을 줄을 맞추어 펴 놓는다. 아이가 바둑 두듯이 낱낱이 뒤집어 놓아 쉴 사이 없이 뒤집다가 양쪽이 다 굳어서 붙지 않도록 오래 말린다. 깨물어 보아 딱딱하거든 거두어 좋은 청주에 적셔 석거든 식지나 아무 그릇에 펴 두어 술이 스며들거든 밥보자기를 물에 축여 많이 짜 버리고 싸서 단지에 넣어 둔다. 축축해지면 이튿날 통노구를 숯불 위에 걸고, 참기름을 붓고 강정을 여남은 개씩 집어 드리쳐 넣고 젓가락으로 급히 젓기를 그치지 말고 젓다가 보면 떠오를 고비에 잔가지를 급히 넣어 곧 불을 세게 한다. 마른 것이 좋으니, 젓가락으로 계속하여 저으면 달걀만 해지면 집어낸다. 덜 지지면 찌그러지니 많이 지져서 국자로 건져 내고 끓은 기름을 양푼에 퍼 담아 냉수에 띄워 차게 하고 또 곧 불 없이 하여 기름이 차졌을 때 도로 부어 강정을 먼저와 같이 젓다가 떠오를 고비가 되면 또, 즉시 불을 먼저 같이 넣는다. 그렇게 기름 두 되를 서로 차게 하며 지지면 기름을 적게 들고 좋다. 강정에 묻히는 깨를 바가지에 담아 흔들어서 묻히되 바가지 둘을 가지고 서로 흔들어 만든다.
인절미 속에 엿을 한 치만큼 꽂아 넣어 두고, 불을 얹어 약한 불로 엿이 녹게 구워 아침으로 먹는다.
밀가루로 죽을 쑤어 소금을 조금 넣고 새 독에 넣고 복숭아를 죽 가운데 넣어 단단히 봉해 두면 겨울에 먹어도 제철 것 같다.
쇤 동아를 넓은 배나무잎 만하게 얇게 저며 간을 해 두고, 무 화채를 무르게 삶는다. 석이, 표고, 참버섯을 잘게 다져서 후춧가루로 양념하여 그 동아 절인 것에 싸서 꿰어 대접에 담아 중탕으로 익게 찐다. 간장국에 기름, 밀가루, 꿩고기즙을 맛잇게 하여 후추, 천초로 양념하여 꼬치에서 뽑아 접시에 담고 그 즙을 얹어 드린다.
늙은 동아를 도톰도톰하게 저며서 살짝 데치고, 간장에 기름을 넣어 붉게 달인다. 그 동아 삶은 것을 물기 없이 건져서 그 간장에 무친 후에 따라 버리고, 달인 간장을 다시 동아와 섞어 생강을 두드려 넣어 두고, 쓸 때에 초를 쳐서 쓴다. 사나흘 되도록 써도 빛이 민파 같아서 좋다. 동아는 물기가 많으니 따라버리고 다시 간장을 넣어야 한다.
동아를 작은 두부 누르미만큼 썰어 말갛게 살짝 데쳐 체에 건져 둔다. 간장기름을 달여서 무치고 겨자, 초, 간장의 세 가지 맛이 알맞게 하고, 깨소금을 걸러서 보드라운 체에 밭아, 그 동아즙을 같이 걸러서 섞어 쓴다.
굵고 살찐 동아를 썰어 고기산적 꿰듯이 꿰어, 설하적 꿰듯이 하여 칼로양쪽을 작작 베되 촘촘히 베어 적쇠에 놓고 약한 불로 무르게 굽되 간장기름을 발라서 굽는다. 마늘이나 생강을 잘게 다져서 벤 사이에 다 스며들게 넣고, 초를 얹어 쓴다.
가지를 꼭지 쪽은 자르지 말고 네 쪽으로 찢어, 물에 담가 매운 물이 우러나거든, 아주 단 걸쭉한 장을 걸러서 기름, 밀가루, 파를 썰어 후추, 천초로 양념하여 사발에 담아 솥에 중탕하여 무르게 쪄서 쓴다. 오이도 이와 같이 쪄서 쓴다.
오이를 가늘고 길게 썰어서 끓는 물에 살짝 담가서 데쳐 건져서 물기를 빼고, 녹두가루를 골고루 묻혀 또 긇는 물에 데쳐 건져내기를 세 번하여 찬물에 대강 씻어 담가 희게 붇거든 건져서 초간장에 무쳐 안주하라. 녹두가루를 묻히면 마치 국수 같다.
연근의 새움이 여름과 초가을에 돋거든, 뜯어서 잘 씻어서 살짝 데쳐서 굵은 실을 제거해 버리고 한 치 길이 정도로 잘라 간장기름에 무치고 초를 친다. 적(炙)은 그렇게 삶아 실을 제거해 버리고 썰어 간장기름에 밀가루즙을 타서 적을 구우면 매우 좋다.
정이월 사이에 쑥을 뜯어 간장국에 달이고 꿩고기를 잘게 다져 넣고 달걀에 기름을 넣어 마른 비웃을 잘게 뜯어 넣어 끓이면 아주 좋다.
갓 돋아난 순채(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를 뜯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물에 담가둔다. 민물고기를 맹물에 많이 달이고, 단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순채를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식초를 뿌려서 낸다. 붕어를 넣어 순채국을 끓이면 비위가 약해 먹은 음식이 내려가지 않은데 약이된다. 순채를 꿀에 정과(재료를 꿀이나 엿에 졸여 만든 음식)해도 아주 좋다.
산갓을 다듬어 찬물에 씻고, 더운 물에 헹구어 작은 단지에 넣고 물을 따뜻하게 데워서 붓는다. 구들이 아주 뜨겁거든 의복으로 싸서 익히고, 뜨겁지 않으면 솥에 중탕해서 익힌다. 너무 뜨거워서 산갓이 데여도 좋지 않고, 덜 뜨거워서 익지 않아도 좋지 않다. 찬물에만 씻고 더운 물에 헹구지않으면 맛이 쓰다.
오이채, 무, 댓무, 참버섯, 석이, 표고, 송이, 숙주나물은 생으로 하고, 도라지, 거여목, 박고지, 냉이, 미나리, 파, 두릅, 고사리, 승검초, 동아, 가지와 꿩고기를 삶아 실실이 찢어 놓는다. 생강이 없으면 건강, 초강, 후추, 참기름, 지간장, 밀가루 갖가지 재료를 가늘게 한 치씩 썰어 각각 기름간장에 볶아 섞거나 또는 분리하기를 임의로 한다. 큰 대접에 담아 즙을 뿌리되알맞게 하고 위에 천초, 후추, 생강을 뿌린다. 즙은 꿩고기를 다져서 하고, 된장을 걸러 삼삼하게 하고, 참기름과 밀가루를 넣되 국맛이 맞으면 밀가루국에 타서 한 번 솟구도록 끓여 즙을 걸게 만다. 동아는 날 것을 물에 살짝 대쳐서 하되, 빛깔을 우려하거든 도라지와 맨드라미로 붉은 물을 들이고, 없거든 머루물을 들이면 붉어진다. 이것이 부디 갖가지 재료를 다 하란 말이 아니니 구할 수 있는 대로 하면 된다.
생강을 거피하여 썬다. 급히 볕에 말려 두고 쓴다. 약에 들어가는 건강과는 다르다.
수박과 동아는 깊은 농이나 큰 독에 겨를 넣고 묻어서 얼지 않는 방에 두면 썩지 않는다.
동아는 쉽게 썩어 겨울을 지내기가 어려우니, 구시월 사이에 껍질을 벗기고 오려서 소금을 많이 뿌려 독에 넣어다가 오는 봄에 소금기를 빼고 쓴다.
팔구월에 늙지 않은 가지를 곡지째 한 치 남짓씩 칼로 끊어 밀랍을 녹여 꼭지 끝에 발라 추위와 더위가 적당한 곳에 두고 쓴다. 가지를 깊은 광주리에 재를 한 겹 깔고, 가지 한 겹을 차곡차곡 놓고 또 재를 깔고 또 가지 넣어, 그릇이 차거든 두껍게 덮어 연기 없는 데에 두고 겨울에 쓰면 좋다. 뽕나무 재를 독에 넣고 가지를 서리 전에 따서, 꼭지를 재에 꽂아 반만 묻으면 변하지 않아 새로 딴 듯하다.
고사리를 억센 대는 잘라 버리고 연한 대만 동이 안에 깔고 소금 뿌리기를 여러 번 하여 동이가 차거든 돌로 누르는 이튿날 물이 나거든 다른 독에 옮겨 놓고, 돌로 누르고 다른 물이 들지 못하게 한다. 고사리 한 동이면 소금이 일곱 되나 들어간다.
초가을에 마늘을 캐고, 햇 천초를 따고 마늘을 까서 마늘 하나에 천초 세알씩 넣어 김치 담듯이 소금을 섞어 담아 두고, 기름진 고기를 먹을 때 섞어먹으면 미묘하다.
마굿간 앞에 움을 묻고 거름과 흙을 깔고 승검초, 산갓, 파, 마늘을 심고, 움 위에 거름을 덮어 두면 움이 더워서 그 나물이 돋거든 겨울에 쓰면 좋다. 오이, 가지도 그렇게 하면 겨울을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