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봉화산(烽火山 476m)은 호남정맥 구간에 있다.
남서쪽으로 활성산과 일림산으로 이어지고, 북동쪽으로는 방장산~주월산까지 연결된다.
보성군에서는 봉화산 봉수대에서 성화를 채화한 뒤 기우제를 올리는 등 신성한 산으로 대접한다.
반섬산(306.8m)은 인문학적 자료를 찾을 수 없어 주관적 견해를 덧붙인다.
반섬산 정상부위는 펑퍼짐하고 넓직한 둔덕처럼 생겨 반섬(반석·半䄷)을 수확할 수 있는 넓이였다.
‘서마지기’라는 지명처럼 농경사회에서 이렇게 농사에 빗대 이름을 붙였으리라.
배각산 또한 자료가 없기는 마찬가지.배각산 좌측에 백학제(白鶴堤)가 보인다.
“아하~ 그렇구낭~”백학산(白鶴山)이 전라도식 발음으로 ‘백악’이 되었고, 다시 ‘배각’이 된 것이 확실하다.
‘기러기재’는 ‘안치(雁峙)마을’을 참고로 했다.
고개의 형상이 기러기처럼 생겨 기러기재가 되었고, 아랫마을은 그 고개에서 이름을 따 ‘기러기 안(雁)’자를 써서 ‘안치’가 된 것.
‘풍치재(風峙)’는 산아래의 ‘바람재’를 참고했다.
바람재를 한자로 쓰다보니 ‘風峙‘가 되었고, ’재‘는 ’역전앞‘처럼 중복된 말이다.
‘봇재’는 재를 넘는 사람들이 봇짐을 벗어놓고 쉬어간다고 붙은 이름.
봉화산 정상은 기러기재와 봇재의 딱 중간에 위치한다.
정상은 넓직한 둔덕처럼 펼쳐져 있고, 2층팔각정자와 봉수대가 있으며, 사방 일망무제로 막힘이 없다.
동쪽으로 칼바위로 유명한 오봉산과 득량만, 또 고흥 팔영산이 짐작되고, 남으로는 거금도 적대봉과 장흥 천관산이, 북쪽으로는 순천 조계산도 모습을 드러낸다.
정상까지 임도가 있어 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 봄나물을 뜯고 있다.
이 등로는 고도 차가 크지 않고, 길도 좋아 비단길이다.
코스: 기러기재(150m)~반섬산~풍치재~배각산~봉화산~조망데크~녹차밭~봇재(10.5km, 4시간)
궤적
파일
10.57km에 천천히 5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고도표
<월간 산>의 트랙을 그대로 따랐다.
미리 준비한 표지기.
1) 기러기재(기럭재,그럭재)는 '기러기 안(雁)'자를 넣어 '안치(雁峙)로 썼고,
2) 풍치재는 '바람재'이니 '풍치(風峙)'라 했다.
3) 반섬산은 '반섬(半䄷)산'으로 '섬 석(䄷)'자를 넣었고,
4) 배각산은 '배각'에다 '(白鶴)'을 괄호안에 넣었다.
네비엔 '보성군 미력면 초당리 621'을 입력하여 생태교가 바라보이는 직전에서 "시돕시돕".
남해고속도로 보성IC에서 내려온 우리 버스는 '기러기주유소'를 입력한 바람에 생태교를 지나 갈려고 했던 것.
우측 산으로 오르는 넓직한 흙길로 올라...
기러기재 생태축 복원사업 안내도를 카메라에 담은 뒤...
위치도를 살핀다.
고개마루의 이정표.
생태교를 건너면 대룡산 가는 길.
준비한 '안치(雁峙)'표지기를 걸었다. 높이는 대강이다.
편백숲 널따란 임도급 산길.
"이기 무순 시설이고?" 산악오토바이 출입금지 시설이란다.
맞다. 오토바이가 올라가며 바퀴에 쓸려 홈이 파여지면 그 홈은 비가오면 물길이 되어 작은 계류가 형성되는 것을 보았다.
친절한 이정표.
좌측으로 살짝 비켜오른 곳.
반섬산이다.
웰빙길이라더니 그야말로 둘레길 수준.
풍치재는 임도가 허리까지 올라왔다.
좌측 공간이 열린 곳에 다시 이어지는 산길.
입구의 이정표.
커다란 자연석비는 백비(白碑).
입구에 매단 표지기.
좌측 열린 공간으로 펼쳐지는 득량만.
쉬엄쉬엄 오르노라면...
호음동 갈림길 이정표.
등로 우측에 뻘쭘이 서있는 저 돌기둥. "이 무슨 석주? 男根石이가?" 등로 좌측 가까이에 있는 묵묘와 관련이 있나?아들낳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까? 무슨 토속신앙쯤으로 이해해야만 하겠지.
이정표는 보성사삼거리.
또다시 산악오토바이 출입금지.이날은 우리 친구 두 명이 동참했다. 혈압·당뇨에 심혈관 계통의 원인모를 병으로 서울을 몇번이고 들락거리며 검사를 하였다는 영준친구.
멀쩡하게 술 잘 먹던 명학친구는 이유없이 술을 끊어 버렸다. 이제 12명모임에 나가면 술먹는 사람은 나를 포함 딱 두 명뿐.
10km가 넘는 산길에 지레 겁을 먹었지만 나의 강권으로 제일 후미에서 천천히 걸었다.
봉화산 정상부위는 커다란 둔덕같이 생겼다. 거기에 2층 정자가 설치되어 남해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정자는 봉화정.
2013년에 재건축하였다는 현판.
호남지방 남단의 산들은 주로 들판을 끼고 있는 야산의 산세다.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세.
득량만이 눈아래 펼쳐져...
두서없이 이리저리 카메라를 들이댔다.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보따리를 풀었다.
그런 뒤 출발. 이정표에 봇재가 6.1km.
복원한 봉화대.
외딴 귀퉁이에 준비한 표지기를 건 뒤...
마침 반대편에서 올라온 산객에게 카메라를 맡겼다.
진로는 봉화대 우측.
이통시설물이 있는 이 봉우리는...
△414.6m봉.
노란 봄꽃에도 눈맞춤.
통신탑을 지나고...
널따란 산길.
또다시 철탑.
보라색 엉겅퀴.
둔덕 작은 바위에 올라서니 득량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성 선씨((寶城 宣氏)추모공원의...
화죽사거리 이정표.
밋밋한 길을 걷다 만난 데크전망대. 딱 이럴 때 이런 시설을 지어 놓았다.
펼쳐지는 뷰.
한 화면에 다 들어차지 않아...
세 번을 나눠 담았다.
나는 이참에 배낭에서 주섬주섬 '한빨'로 목을 적셨다.
다누리펜션 갈림길 이정표.
다시 마지막 힘을 쓴 뒤...
화동마을 갈림길 이정표. 우측으로 90도가량 꺾어 내려간다.
힘들어하는 두 친구.
길이 부드러워지면...
어느새 봇재.
봇재 로타리는 인도교.
건너 조형물은...
길손들이 봇짐을 내려놓고 쉬어간다는 이야기.
안내판은 '봇재~영천저수지 둘레길(5km,1시간)'.
누에처럼 생긴 자연석비엔 '봇재소공원(해발 210m)'.
친구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고생했다. 친구들".
전화로 확인하니 우리 버스는 아래 굴다리 건너 '봇재교차로(보성읍 봉산리 1297-12)'에 있다고 한다.
굴다리 건너...
봇재교차로.
널따란 주차장엔 우리 버스만 댕그러니.
노란색 건물은 '다항아트밸리'.
커다란 주차장 귀퉁이 그늘 아래에서 시원한 탁음료와 머릿고기로 산행허기를 달랜다.
우리 친구들은 맛있게 먹는 나를 흘깃 쳐다보더니 그냥 버스에 올라가 버린다.
술을 먹지 않는 이들에게 무엇이 요깃꺼리가 될런지.
괜히 미안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