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야!
여기 하동 악양에 참한 청년이 한 명 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제목을 보고 씩~ 웃으셨지요?
그는 씨름선수 출신입니다
그래서 남다른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지요
물론 힘이 장사입니다
최근 지리산 학교 청소할 때 여자들 5~6명이 낑낑대며 들지도 못 하는 난로를
진우만 오면 거뜬하게 옮기더라구요
늘 모든일의 조용한 종결자 입니다.
심지어 회식자리에서 술에 약간 절으신 분들 집에 가는 것까지 끝나야
그는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는 대부분 부드럽고 조용합니다
초식동물의 순한 눈빛으로 모두를 따뜻하게 보고 있습니다.
아는 것도 많아서 그가 어떤 얘기를 하면 가끔 장용환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씨름을 했다면서 어떻게 그런걸 다 아니?"
그렇게 말 할때 용환씨는 좀 없어 보이긴 해요.
그의 유머는 모두를 간단히 잠재웁니다.
뻥과 구라로 중무장한 이빨들도 그는 한두마디로 관에 못을 쾅쾅 박지요
그래서 어떤이는 그를 보면서 "니가 제일 나뻐!"라고 하지요
논쟁이나 회의를 할때 그는 조용히, 조심스럽게, 나지막하게 어떤 제안을 하지요
그럴때 화려한 말이나 미사어구는 참 군더더기 처럼 여겨집니다.
하여 모두들 조용히 설득당하는 기쁨!을 맛보지요
왜냐면 그는 쓸데없는 이야기나 남을 헐뜯는 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그냥 세상이나 학교가 나갈 반듯한 방향을 찾고 있으니까요
이 동네를 지나시다 순한 얼굴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청년을 보시면
눈인사 한 번 건네 보세요
그는 씨익~ 웃으며 수줍은 듯 화답 할 겁니다.
<2011년 8월 29일 길벗 김혜경님께서 지리산 학교에 올린 글>
오늘 우리는 모두에게 무딤이 뜰처럼 넓고 아프도록 착한 "진우야"를 보냅니다.
그가 여기에 와서 보낸 3년이 우리가 사는 동안 다시 만나기 어려운 한 사람을 알고 사랑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기에 그 아쉬움에 목이 메입니다.
아니, 우리는 그를 보내지 않고 옮기렵니다.
우리 한사람, 한사람 모두에게 남긴 따뜻한 추억으로 그를 기억하고 사랑합니다.
하여 '이 아름다운 청년'을 우리 가슴으로 영원히 안을 겁니다.
아름다운 악양의 계절이 오고 가는 길목에서 늘 그와 막거리 잔을 나눌 겁니다.
진우, 그는 우리 모두에게 동생이었고, 오빠였으며, 연인이 었습니다.
길벗 김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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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인께 머리숙여 명복을 빔니다.
좋은곳에 가시길요 명복을 빕니다
잘 가시게...아우님!!!!!
참 좋은 분을 보내셔서 많이 아프실 지리산의 순한 사람들을 생각하니 맴이 길가에 뒹구는 낙엽처럼 서걱거립니다.
잘 추스리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떠난 님처럼 고운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