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일보가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주최한 전국 규모 취업박람회에 1만여 명의 구직자가 몰렸다. 30일 서강대에서 열린 ‘2009 일·만·나 취업 페스티벌’에서 청년 취업 희망자들은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특강, 취업 선배들과의 대화, 취업 골든벨, 서바이벌 현장 취업 등 다양한 정보와 재미를 즐겼다. 특히 이력서를 ‘첨삭 지도’하는 이력서 컨설팅이 인기를 끌었다. ‘모의 면접’컨설팅 코너에도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인기 그룹 슈퍼주니어·스윗소로우도 페스티벌 현장을 찾아 구직자들을 응원했다.
지난해 여름 대학을 졸업하고 무역회사 취업을 준비 중인 이지연(24)씨는 30일 ‘2009 일·만·나 취업 페스티벌’이 열린 서강대 실내체육관의 ‘이력서 컨설팅’ 부스를 찾았다.
그가 준비해 온 이력서를 검토한 곽소영 인크루트 취업 컨설턴트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간단히 적었는데, 이를 통해 얻은 경험을 덧붙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30분간의 컨설팅을 마친 이씨는 “선물을 포장하듯이 세심하게, 정성껏 설명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력서, 이렇게 써라=“‘영어강사 일을 할 때 학부모와 관계를 잘 만들었더니 수강 인원이 늘었다’고 쓰셨네요. 이력서에 성과를 보여주고 싶을 때는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하는 게 더 좋습니다.” 구직자에게 김동숙 인크루트 취업컨설턴트가 말했다. 이력서를 놓고 30분간 ‘첨삭 지도’를 받은 구직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명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최홍순(27)씨는 이력서 컨설팅을 받은 뒤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상이 있고, 특정 직무에 걸맞은 자질이 있을 수 있는데 이력서에는 어떤 데 중점을 두는 게 좋으냐”고 물었다. 김 컨설턴트는 “인재상은 포괄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직무에 초점을 두는 게 낫다”고 대답했다. 이어 “신입사원으로 지원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는데, 세상이나 기업을 좌우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구체적인 능력을 설명하라”고 덧붙였다.
◆면접, 이렇게 임하라=지난해 2월 단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김유빈(25)씨는 ‘모의 면접’을 치렀다. 대기업 기획·마케팅 부문 입사를 준비 중인 그에게 면접관 역할을 맡은 컨설턴트가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씨가 “어학연수를 통해 해외 경험을 했다”고 답하자 “어학연수 가서 뭘 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그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대답을 내놨다. 김주연 컨설턴트는 “단순한 경험을 얘기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무엇을 얻었고, 그것이 직무와 어떻게 연결되는 경험인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해외연수 경험은 희귀한 경험이 아니다. 자기만의 경험을 드러내고 이를 지원 분야와 연결 지어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사장에 마련된 ‘모의 면접’ 컨설팅 코너에서 구직자들은 면접관과 1대1로 면접을 한 뒤 종합평가를 받았다. 면접을 마친 뒤에는 컨설턴트들의 날카로운 진단이 내려졌다. 컨설턴트들은 ▶미소 띤 얼굴로 면접관과 눈을 맞춰라 ▶실제 경험을 이야기로 풀어 설명하라 ▶예의바른 유머로 호감을 사라 ▶수동적인 답변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화를 하라고 팁을 줬다.
◆첫인상, 이렇게 만들어라=“머리를 묶을까요 풀까요?” ‘뷰티 컨설팅’ 코너를 찾은 강지선(23·경희대 지리학·관광경영 복수전공)씨가 물었다. 임수희 해피로드 이미지컨설팅 실장은 “단정하게 하나로 묶고, 이마가 드러날 수 있도록 앞머리는 자연스럽게 귀 뒤로 고정하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면접 때 입고 갈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고 온 강씨에게 임씨는 “블라우스는 어두운 색보다는 연한 색이 낫고, 분홍색 톤으로 엷게 화장하면 생기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강씨는 “화장을 할 줄 몰라 난감했는데, 한 자리에서 면접에 관한 쏠쏠한 정보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여름 졸업하는 강선미(24·충남대 컴퓨터 전공)씨도 행사장을 찾아 “이마를 좀 드러내고, 귀가 보일 수 있게 옆머리를 좀 띄우면 좋겠다”는 헤어스타일 컨설팅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