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된 서울시 동대문 전농9구역의 한 골목길에 '신축 입주권 보장 없는 공공재개발 반대한다'는 문구의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fnDB
민간 주도 개발 성향의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이후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사업 철회 지역이 나올 지 주목된다. 최근 2차 후보지에 선정된 전농9구역이 기존 구역과 편입 구역간 권리산정일 문제 등 잡음이 일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선정된 24개 공공재개발 선정 지역들도 오 시장 취임 이후 민간 재개발로 선회를 놓고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됐던 16곳 중 동대문구 전농9구역이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움직임으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전농9구역은 기존 계획 수립 지역과 새로 편입된 지역의 권리산정일 형평성 문제, 이에 따른 투기 의혹 등을 이유로 공공재개발 추진에 반대하는 기류가 나오고 있다.
전농9구역은 재개발 추진위원회에서 지난 2019년 기존 기본계획 구역 외에 추가로 구역을 편입해 정비계획안을 제출했던 상황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성북1구역, 전농9구역 등 기존에 기본 정비계획이 수립된 지역은 2008년 7월 30일을 기점으로 이전에 지은 다세대주택은 모든 소유자에게 분양 자격을 준다. 그러나, 이후에 지은 신축 빌라는 단독주택 원소유자 한 명에게만 입주권을 준다.
전농9구역 기존구역 신축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기존 기본계획이 수립된 지역은 2008년 7월 30일이 권리산정일이 되고, 추가 편입지는 공공재개발 사업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9월 21일이 권리산정일로 정해진 모순된 상황"이라며 "공공이 주민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공공재개발 사업안 발표 시점 전에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전농9구역 추가 편입지 내의 토지나 주택을 매매했다면 명백한 투기"라며 "공공재개발 사업의 권리산정일 적용 대상을 구역 내 모든 주민에 일괄 적용 해야한다"고 말했다.
전농9구역 한 주민은 "지난 10일 진행했던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1차 주민설명회에서도 LH가 최근 사태의 진정성있는 사과없이 사업 홍보만 하는 행태에 실망했다는 분위기였다고 들었다"며 "공공재개발을 점점 믿기 어렵다는 주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지난 1월 기존에 지정된 재개발지역 가운데 동작구 흑석2구역, 영등포구 양평13·14구역 등 8곳을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전농9구역을 비롯해 상계3구역, 신월7동-2구역, 장위8·9구역, 신길1구역, 성북1구역 등 16곳을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2차 후보지로 선정했다. 현재 1차 후보지 8곳 중 6곳이 정비계획안 수립 전이며, 3월까지 마무리하겠다던 주민설명회는 단 한 곳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