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학을 앞두고 `머리 바꿔' 열풍이 뜨겁다. 사진은 머리색을 샛노랗게 물들이고 거리를 걷고 있는 여학생들.
"방학이다. 머리 확 바꿔버려."
방학을 맞아 '고딩(고등학생)' '중딩(중학생)' '초딩(초등학생)'들이 들떠있다.
삼삼오오 모여 머리염색 계획짜기에 바쁘다.
학기중에는 규정상 염색을 못하게 하니, 방학만 가까워오면 몸이 후끈 달아오른다.
이들에겐 방학식날이 친구들과 미용실로 몰려가는 날. 저렴하게 친구네 집에 가서 서로의 머리를 물들여주기도 한다.
'바꾸는데 맛들인' 일부 학생들은 방학 내내 일주일에 한번씩 색깔을 바꿔가며 '원없이' 머리물을 들인다고.
요즘 유행하는 것은 레드와인 비비드와인 등 빨간머리. 노란머리는 '너무 평범해' 이미 한물 갔고, 아예 하얗게 머리색을 싹 빼버리기도 한다.
뒤통수 정가운데에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로고 모양만 흰색으로 물들이고, 나머지는 빨간색으로 염색을 하는 '나이키염색'도 있다. 모자를 쓴 것처럼 귀 위는 까맣고, 귀 아랫쪽은 핑크색으로 물들이는 '벙거지염색'도 나왔다.
빨강-파랑-노랑, 요일별 염색도
편법으로 위장 개학땐 원상복구
서울 이태원에 사는 정모군(고2)은 지난해부터 방학때마다 매번 다른 색으로 머리색을 확 바꿔버린다.
반 친구들 가운데 3분의2 정도가 이번 방학때 염색을 할 것 같다는 정군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염색한다고 다 날라리가 아니에요. 요즘엔 (모)범생들도 할꺼 다 한다니까요"라며 웃었다.
부모가 보수적인 경우엔 머리 위는 남기고, 머릿속만 물들인다.
여학생의 경우 머리를 묶으면, 남학생은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릴 때 언뜻언뜻 염색머리가 보이는 게 이들 사이에선 더 '쿨'한 것으로 통한다.
이들이 원상태로 돌아오는 건 개학하기 직전.
자연스런 갈색이나 검정색으로 다시 물을 들이는 게 '정석'이지만, 빛이 비칠때마다 푸른빛이 살짝 도는 블루블랙으로 멋내기 염색을 하는 게 '편법'이다.
반면 '초딩'들이 애용하는 것은 부분염색. 머리 염색에 대한 제재가 덜한 초등학교에서는 '브릿지'를 넣은 학생이 상당수 된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이모군(고2)은 "머리에 '브릿지'를 넣었다가 그 부분만 '학주'(학생주임)에게 잘려 망신을 당했다"며 "역시 방학때가 튀는 개성을 맘껏 발휘하기엔 최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