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여성시대 <물대신 콜라 >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이런 날은 누구나 기름진 음식이 당기는지 장사 잘 안되는 우리 치킨집에도 제법 주문이 들어온다. 배달대행이 잡히지 않아 내가 한다고 말리는데도 배달을 나간 아빠의 절뚝거리는 한쪽 다리를 생각하며 잠깐 딴 생각에 가있는 차 "야!" 하는 연진의 소리에 놀라보니 삑삑 울리는 알람을, 하마터면 닭은 다 태울 뻔했다. 유증기로 가득 찬 주방에서 기름 솥 안의 통닭들을 서둘러 꺼낸다.
"왜 이렇게 멍해? "
".........."
"아버지 또 배달 나가셨냐?"
연진이가 걱정스럽게 묻고, 또 나의 대답 없이도 알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잡는다.
"어머니는?"
"피곤하다고 일찍 들어가셨어."
주방에 가장 가까이 앉은 테이블 앞에 앉은 연진이가 치킨 포장용 박스를 접는다.
"야, 그냥 둬... "
"뭐... 그냥 너 닭 튀기는 동안 이거라도 하면 되지, 손놀려 뭐 하냐?
"하루 종일 종이 만지다가 와놓고는 안 피곤하냐? "
"야.. 요즘은 태블릿을 더 많이 쓴다.. "
너무나 능숙하게 치킨 박스를 접는 연진은 내 초등학교 때부터의 단짝 친구이다.
연진이는 일찍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시장 한편에서 작은 분식집에 따린 작은 방 한 칸이
연진이네의 집이었다. 연진이와 나는 초, 중, 고등학교를 같이 다녔고 학교를 마치고 나면 연진이네 집과 우리 집 가게방을
왔다 갔다 하며 밥을 먹고 태권도 도장에 다니고 숙제를 같이 하고 어떤 날은 같이 잠이 들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연진이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연진이는 꿋꿋하게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가게를 정리하고 시장근처에 작은 원룸을 얻어 일찍 독립을 했다.
우리 엄마가 자주 들여다 봐준다고는 했지만, 우리집서 같이 살자고 했지만,
연진이는 그렇게 일찍 어른이 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후, 공부머리 없던 내가 대학에 가는데도, 연진이는 아는 선생님의 소개로 법률사무소에 취직을 했다.
그냥 잔심부름이라고 했다. 출근하면 쓰레기통 비우고 책상도 닫고 어디 은행이나 문구점에도 가고
탕비실에 커피랑 종이컵도 채워놓고 손님오면 차도 내가고, 그냥 이것 저것 다한다고....
어느덧 서른하나, 나는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공시준비한지가 올해 벌써 3년째고...
"공부는 잘 돼가냐? "
" 딱보면 모르겠냐? 인생 망한듯..."
연진이 앞에 양배추채가 담긴 밥공기와 치킨무 접시를 놓아준다. 그리고 탕 오리엔탈 소스병을 놓아준다.
연진이는 번떡 일어나 주방에 있는 마요네즈 소스를 듬뿍 양배추 위에 뿌려온다.
"야, 간장뿌려먹어라.... 살찐다."
연진이가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린다.
우걱우걱 마요네즈 범벅인 양배추 한대접을 다 비운 연진..
"아 맞다."
어느 종편채널의 건강관련 프로그램 방송이 나오는 티비의 소리를 음소거로 해놓고
카운터에 있는 내 태블릿을 가져와 유튜브 채널을 튼다. 내가 매일 애청하는 공포라디오 레전드 사연이다.
" 야, 이거 들어봐, 진짜 쩐다."
나는 어릴적부터 이상하게 귀신, 공포이야기를 좋아했다.
30대에 들어선 지금도 애들보는 신비아파트도 아주 재미있게 보고
아... 학교괴담 애니는 .... 비디오가게에서 수없이 빌려봤었다.
그런 나의 취향을 엄마는 너무 싫어했었다.
나는 그런 엄마의 눈을 피해 연진이네서 공부하고 간다며 밤새 공포영화나
이토준지의 만화책같은걸 보고 했었지.
무서운 영화도 늘 함께 봐주는 연진이가 있어서 든든했었다.
"야, 너도 참 취향 한결같다."
"나는 왜 이런게 좋은지 몰라."
"잠깐만"
튀김기에서 맛있게 튀겨진 닭똥집과 시원하게 따른 맥주를 연진이앞에 놓고
유튜브의 플레이채널을 누른다.
말없이 우적우적 우리는 그렇게 유튜브속 사연을 들으며 닭똥집과 맥주를 마셨다.
"야,"
"왜.."
"이런게 재미있냐?"
"뭐... "
연진이가 음소거로 된 티비채널을 본다.
티비에서는 다이어트에 특히 좋다는 건강식품을 홍보하는 한의사의 열변이 계속 되고 있었다.
"저거 다 구라야."
"뭐래.. 다 협찬이잖아. 방송할때 나오는 건강식품 , 홈쇼핑에서 파는걸.. 그런데 우리엄마는 귀가 왜 그렇게 얇은지 모르겠다.
또 저거 사서 나 먹이려고 들겠지.. "
나의 두툼한 뱃살을 주물럭거린다.
"저 의사,,,. 살빼준거... 귀신 때문이다"
"!"
연진이의 말에 고개를 돌린다.
"귀신?"
*
"박보람, 내가 재미있는 얘기해줄까? "
" 야, 그냥 듣고 흘려... 나 허언증이잖냐...."
허언증은 연진이의 별명이다. 연진이는 어릴적부터 말을 참 잘했다. 특히 거짓말을 잘했다.
내가 그동안 우리 부모님과 선생님께 해온 사연있는 사연없는 거짓말은 모두 연진이의 창작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었나.. 우리때는 인권이란게 없어서.. 잘써온 일기는 반애들 앞에서 모두 발표를 했다.
그날은 선생님이 연진이의 일기를 칭찬했다. 부모님과 놀이공원에 다녀온 이야기였다.
연진이는 부모님이 없었고, 가게일로 바쁜 할머니는 연진이와 그 놀이공원에 데려갈수 없었다.
연진이가 쓴 글을 읽으며 난 정말로 연진이가 그 놀이기구를 하나씩 다 타본 이야기를 ,, 정말 부모님과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엄마의 생일을 축하하며 스테이크를 먹은 얘기가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사실처럼 느껴졌다.
학기초였다. 선생님의 칭찬을 다 듣고 싶은 샘내는 마음이었을까? 연진이의 일기가 거짓말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거짓말쟁이' , 그냥 알고보면 너무나 가여운 어린아이의 사정이었는데 선생님은 화를 내셨고, 연진이는 그렇게
친구들의 놀림을 받는 왕따가 되었다. 어느날부터인가. 애들은 연진이를 허언증이라고 물렀다. 허연진. 아니,, 허언증
꽤 오랬동안 연진이를 따라 달린 별명이었다.
"우리 대표가 말이야. , 다니는 다니는 점집만 열개가
넘어..
회사의 중요한일은 다 신점보고 결정하거든.. "
연진이네 법률사무소,,, 아니 이제 법률법인은 꽤 규모가 큰 변호사 로펌이었다.
"내가 사실 시답잖은 심부름도 엄청 많이 해... 뭐 무속인분들 집에 과일박스나 꽃같은거 배달하기도 하고 ,,
그냥 집에 개인심부름도 갔다오고... 하여튼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여기서 11년째 근속하면서 전국에 안가본 신당이 없을걸...
나 이런 무당얘기 개 많이 알아..."
"야, 그런데 왜 너,,, 나한테 그런 얘기 한번도 안했어?"
"기밀유지서약서에 싸인도 했고, 너희 어머니 이런거 싫어하시기도 하고,, 그리고 쓸데없이 회사일은 왜 얘기하냐?"
" 야, 박보람.. 지금 네가 이런걸 할때냐? 시험이 코 앞인데.. 네 머릿속에는 아무생각도 없지?"
".........."
"이런거 들을시간에 영어단어라도 한번 더 봐야지... "
나도 안다. 늘 열심히 하려고 했었다. 그래도 나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려고 수능도 두번이나 봤고 학교다니며
이것저것도 했고, 눈물 쏟는 취업준비도 했고. 미끄러지고 미끄러지다가 들어간곳이 어느 대기업 계약직 회계팀이었다.
잘하면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줄거라는 말에 눈물겹게 야근하며 버텼는데 재계약 재계약....
2년치 적금과 퇴직금을 들고 공무원시험준비를 시작했다. 그래 정년보장되고 짤리지 않는 내 마지막...
첫해 도전하고 두번째 도전하고 세번째 이번엔 직렬을 바꿔 그나마 커트라인 낮은쪽으로 가본다고 말했던게
엊그제였던가.. 나도 안다. 내가 얼마나 지금 한심한지...
"야, 박보람,,. 잘 들어... 네 베프로써 충고하는데 올해 까지 죽어라 해봐. 그리고 안되면 취준이야...
네 등짝이 남아난거만 해도, 너희 부모님은 부처님이고 성모마리아셔.. 알아?"
굳어가는 내 표정에도 아랑곳없이 연진이가 말을 잇는다.
죽어라 공부해.. 그리고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이 언니를 만나라....
?
"내가 풀코스로 맛난거 먹여주고 다 쏠게.. 그리고 .... 너 좋아하는 이런 얘기를 해줄게.. "
"무슨얘기? 귀신얘기? 그럼 한번 해봐... "
*
" 우리 사무실에 김변호사알지? "
" 아 그 대머리 벗겨진 아저씨?"
"응 그 사람이 아주 낚시 광이야.. 낚시라는게,, 나는 모르겠지만.. 무슨 중독처럼 .... 그 바쁜 와중에도
눈이 벌개져서 밤낚시를 하고 출근하고 그런다니까.... 그래놓고는 낮에 꾸벽꾸벅 졸아요..
하여튼 그 낚시라는게 배타고 낚시가면 또 다르다네... 훨씬 더 큰게 잘잡힌데.. 또 그런데 그게 돈이 좀 들잖아.
낚시도구들도 사재끼고,, 배빌리는것도.. 그래서 그 용돈이 나름 빠듯해져서 그 같이 가는 무리끼리
돈 모아서 배빌리고 그렇게 한대나봐.. "
"......."
"그런데 어느날부터 저 김변호사가 눈이 퀭해져서 출근하는거야.. 정신줄을 놨는지.. 잘씻지도 않고 머리가 떡진채로 출근하고
사무실에서도 그냥 있고, 사건 수임을 받길하나, 뭘 하길 하나... 부인이랑 이혼하고 정신줄 놓은건가? 사람들이 수근수근 거려..
"이혼?"
"바람폈대... 뭐... 그게 중요한거는 아니고... 그 김변호사를 누군가 찾아왔어.. 난 처음에 노숙자인줄 알았어... 그런데
김변호사가 보자마자 형님... 이러는거야... "
"......"
"그 낚시 패밀리의 멤버.. 지금 방송 나오는 저 의사야...."
"저 낚시패밀리들이 돈을 조금씩 모아가지고 좀 싸게 나온 낚시 배를 아예 사버렸대..
그런데 그게 사고배였나봐, 나중에 무슨 사기인지 뭔지 사무실 다른 변호사한테 부탁해가지고 소송거니 마니 그랬다니까...
"김변호사가 낚시를 아주 잘하고 집으로 돌아왔을때였어. 아내는 별거중이고. 이따 출근전에 사우나나 들려야지 생각하고
씻지도 않고 그냥 누웠대. 그리고 피곤했는지 곧바로 곯아떨어졌는데...
꿈을 꾸는데 낚시대에 딸려오는게 물고기가 아니고 사람, 손, 발, 그런거 였대...
꿈인걸 알겠는데, 어떻게 할수가 없더래. 자기는 아무것도 안하는데 마치 무언가가 자기 손을 잡고 끓어올리듯
그렇게 올라오더래.. 그러다가 어느순간 눈이 빨갛게 된 어느 여자머리가 올라와서.... 자기를 죽을듯이 노려본다는 거야..
그 꿈을 벌써 낚시배 마련해서 낚시 다녀오고 일주일째 같은 꿈을 꾸는데,, 먹지도 자지도 못하겠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거.
같이 낚시다니는 그 무리한테 연락해볼 생각도 못하고 그렇게 반 시체처럼 있는데.. 그 앞에 같은 몰골의 그 저 의사가 찾아온거지..
알고니까 그 배에서 사고가 있었더라고.. 그래서 김변호사랑 저 방송 나오는 사람이랑 그 무리랑 .. 우리 대표님이 소개해준 무당만나서
굿도 하고.. 무슨 판매할때 귀책사유를 고지를 안하고 팔았네.. 그게 귀책사유가 되네 마네.. 또 돈을 누가 냈네.. 굿비는 어떻게 나누는데
그렇게 아웅다웅하다가 그 낚시모임도 쫑났대.. 김변호사도 그 뒤로 이제 밤낚시는 안다녀...
" 그럼 그 귀신이 꿈에 계속 나타나 괴롭혔던 게 그 배 때문인 거야? 배에서 사람이 죽은 거야? 무슨 연관이 있는 거야? "
" 그게 사고배라고 하기도 그런 게 보통 중고차라면 침수가 됐다든지 번개탄을 피운 자국이 있다든지 .. 아님 핏자국이라도
사람이 죽었는데 죽은 배는 아니니까....
사람이 죽었는데 죽은 게 아닌 배라니 나는 연진이의 이야기에 홀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바닷바람이 독한데.. 그 바람에 다 녹이 생기게 운행도 안 하고 방치해둔 배였대. 그래서 시세보다 많이 저렴하게 샀다 나 봐.. "
"저렴하게 얼마? "
"몰라 한 2200 줬다는데.. "
"게 부럽.. 2200이 저렴하다니... "
그런데 그 배 사서 개시하고 모임 사람들끼리
낚시 몇 번 끼리끼리 나가고 다 돌아와서 우리 김 변호사처럼 악몽 꾸고 시름시름 앓더래
다 같은 꿈을 꾸면서...
그게 아무래도 쎄해서 분명 배가 문제다..
하고 판매자랑 갈등 겪고.. 그런데 그 걸 우리 대표가 딱 알아본 거야 사진만 보고 ..
예전에 우리 사무실 초창기에 형사사건으로 의뢰가 들어왔던 적이 있거든..
그 배가 사람들을 돌고 돌아 주인이 몇 번 바뀌었어도 배 이름이 안 바뀌었거든
"쎄라호"
그 특이한 이름이 그대로라. 배 이름만 듣고 대표가 바로 기억하더라고..
꿈속 그 여자가 누구인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어
.
"누군데?"
한 7년쯤인가 어느 작은 배 선장이라는 사람이 우리 사무실을 찾아왔었어. 이렇게 낚싯배 운영하면서 놀러 온 사람들 낚싯배도 태우고
민박도 하고.. 아내랑 횟집도 운영하고 그러는 아저씨였어.
" 그 사람이 범인이야?"
"야.. 박보람..."
연진이가 정색을 한다.
"네가 왜 문제를 틀리는지 알겠다. 좀 차분히 끝까지 들어봐"
"부작위에 대한 살인죄라고 들어봤어?"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조하지 아니할 경우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을 방조한 죄...
그날따라 날씨 사정이 안 좋았대
횟집에 온 손님이었는데 처음에는 조카인지 딸인 줄 알만큼 어린 여자였는데 한국어를 거의 못했대. 한국 음식이 입에 잘 안 맞는지 날음식을
못 먹는 건지 .. 밥도 제대로 못 먹고 ...
알고 보니까 남편이랑 같이 여행을 온 거래
남편이라는 사람은 술이 벌겋게 취한 얼굴로
무조건 돈 냈으니 낚싯배 띄우라고 그러고
환불해 준다고 했는데 쌍욕을 하더랜다
옆에 있는 여자는 안절부절못하고 찜찜했지만
이런 일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닌데 별일 있겠냐 싶어
그 두 사람을 태우고 그 아저씨가 바다로 나갔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날 여자는 죽고 그 늙은 남편이랑 그 선장 아저씨는 돌아왔어
그 아저씨한테 과실치사.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법정에 선거야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도록 방지하여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이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으니까
그런데 참 이상하지 않아?
그 남편이라는 사람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던 것처럼 여행자 보험은 물론 아내 이름으로 꽤 높은 보험료를 내고 있었거든..
물론 우리 사무실에 찾아온 그 아저씨는 그 사실을 몰랐어. 그 남편이랑 사람이랑도 예약전화 한 통화만 했을 뿐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야
"그럼 남편이 죽인 거 아니야?"
나도 모르게 소리를 쳤다.
" 아니야.. 그건 그냥 사고였어"
해가 빨리 어둑해져 돌아오려는 참이었대 두 사람 다 무슨 말다툼을 하는 건지 실랑이를 하다가 같이 미끄러져 바다로 떨어진 거야
남편과 아내 두 사람 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어
그 선장 아저씨가 구하려고는 했는데 튜브 던져서 구하려고 하는 참에
그 남편은 그 와중에 올라왔는데 아내는 그냥 가라앉더래.. 그 구명조끼가 망가져있던 거야
"구명조끼가 망가졌다고 그렇게 쉽게 가라앉아?"
"모르겠어.. 나도... "
며칠 뒤에야 그 여자 시신을 찾았대
그 남편은 고액의 보험금을 받았고
그걸로 보험사 의심도 사고 사람들 수군거림도 있었겠지
그 법정에서 그 남편이 증인으로 발언도 했어
"진짜 그 남편이 죽인 거 아니야?"
"모르지.. 그 선장 아저씨도 2심에선 무죄 받았어
미흡한 안전점검, 구조작업 미숙 등.. 그럼에도 선원으로써 승객을 구조하여야 할 책임을 저버려
사망의 결과를 쉽게 방지할 수 있음에도 그대로 방관하여 사망의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사망의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를 보기 힘들다고..."
" 그 선장 아저씨도 안됐다..."
"글쎄 안됐을까? 모르지.. "
"뭐, 몰라... 그럼 그 뒤에 어떻게 됐어? "
"어떻게? 뭐가 어떻게 돼... 아,, 이제 꿈에 안나온대.. 김변호사 이제 다시 돼지로 원상복구 되고 저 사람은 관리 잘했는지 저렇게 건강식품 팔잖냐. 그래도 저거 어머니 못사시게 해라. 저거먹고 살뺐다는거 다 구라야."
"아니.. 그 뒤에 말이야? ..."
"대체 무슨 그 뒤에... 당시에 우리 대표님은 2심에서 무죄 되고, 출퇴근차가 국산세단에서 외제차가 됐고.
김변호사나 저 방송에서 건강식품 파는 의사나 그 낚시 멤버들,, 돈잘벌고 잘살고.. 낚시는 안다녀도 같이
술은 마시러 다니더라.. 그것도 꼭 사시미만 먹어요.. 영업비로 법인카드 긁으면서.... "
" 그 남편은? "
"모르지.. 어디선가 잘 살겠지.. 왜 무슨 천벌 같은거라도 받았을까봐? "
"그 배는? 폐차 같은거 했어? "
"아니... 멀쩡하게 돈주고 산걸... 왜 그냥,,, 어디 또 알음알음 알아봐 사온값에 비슷하게 팔았다는데... "
"야,, 박보람.. 그런데 말이다.. "
"응?"
"우리가 자주 회식한다고 하면 가는 횟집이 있거든.. 가면 아주 상다리가 부러지게 줘요.. "
"뭐,, 너희 거래처라서 그렇겠지..."
"야,, 변호사랑 거래처인것도 좀 웃기지 않냐.... 그런데... 그 가게 ,, 거기 내가 알기론 한달에 월세로만 천오백은 줘야하는데거든.."
"그런데... "
"거기 사장이... 그 선장아저씨야... "
*
새벽 2:30
비가 그쳤다.
꾸벅꾸벅 티비앞에서 조는 아버지...
나는 쌓인 설거지를 해치우고 가게를 청소를 해놓고
숨돌릴새 없이 마감준비를 끝내고 500cc잔에 물을 따라 벌컥 벌컥 마셨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 이름이 세라였으면 좋겠다고...
이 세상에서 이미 사라져버린 그녀이지만..
쎄라호... 그 배 하나만큼은 그녀의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그 배가 멀리 멀리 바다로 나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여자의 고향으로 .. 그 여자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사는곳으로
그 여자의 말이 통하는 곳으로 ....
그런 말안되는 생각을 했다..
첫댓글 와 여시가 쓴 글이야? 너무너무 재밌고 슬퍼ㅠㅠ
출처 닉네임이 달라서 스크랩인가 했어! 내가 홍콩방 죽순인데 이글 처음보거든 ㅠㅠ 진짜 슬프고 몰입 겁나 잘된다.. 글빨 대박이야 2탄 기다릴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4.05 21:39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마워ㅜ 여시 ㅠ
여샤 출처가 정확히 어케 돼…??
응 내가 쓴건데 ... 혹시 문제있을까 ㅠㅠ
@바호 출처 : 여성시대 바호 이렇게 해야돼 (본인닉네임으로)
처음에 박여시 햇다가 박보람으로 바꼈어 뭐지!!
다시보니 그렇구나 수정했어 고마워 ♡
와 여시 너무 재밌게 잘봤어 진짜 잘썼다 재능있어!
와 너무 재밌어서 술술 읽음 ㅠㅠ 여시.대단하다
후루룩 재밌게 읽었다 고마워!
넘 재밌다!!!!!
와 재밌다..그리고 선장아재..결국은 그 놈편새끼랑 첨부터 같이 짜고 돈 받아쳐먹은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