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울타리 옆길을 따라 편의점쪽으로 향하는데
맞은편에서 네댓명의 덩치 큰 애들이 왁자지껄 걸어온다
그러더니 갑자기 내 앞에서 "안녕하세요" 큰소리로 합창하듯 인사하는데
그래 나도 "안녕..몇학년이냐? " 존대말 하면 좋은데 습관처럼 반말이 나온다.
애들이 중학 2학년이라 답하는 걸 듣고..요즘 중학생들 덩치가 이리 큰가~생각하며
한편으로
애들 길 다닐때 스마트 폰이나 들여다보고
자기들끼리 장난이나 치며 다니는줄 알았는데..
이게 웬일이야~다른 분들에게는 안 그런거 같던데..아니~~웬 인사까지?
내가 무서워 보이나?...정말 나이 든 어르신 같아 보이나?...아니면 인품이 괜찮아 보여서?..ㅎ
별별 생각 다 하다가
그래..내가 누구야~~
내 가오를 불량기 있어 보이는
이 녀석들도 알아보는거지 뭐.. 살아있네..암..살아있구말구...아하하하
사실 5060 카페에서도 나를 "가오"님이라 부르는 분 있지 않나..
물론 이 "가을이오면" 을 줄이면 "가오"가 되기에 그런거겠지만..
아무튼 요즘 들어와서 어르신 소리도 가끔 듣게되고 인사도 자주 받고..
그런 일련의 일들이 왠지 유쾌하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지만....
이생각 저생각 별 싱거운 유치한 생각 끝에
픽...혼자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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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간
비가 좀 내려서인지
멸종 위기종 맹꽁이 소리도 간혹 들리고
아파트 구내나 주변 신도시 공터에는 잡초들 꽤 올라온걸 봅니다.
그래그런지 예초기라든가 배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연일 왱~왱~거려 시끄럽기 그지 없는데
오늘은 내 아는 선배 신도시관리소 잡초제거팀에 배속되어 우리 아파트 근처로 일하러 온다네요.
그래 선배 가오 좀 세워줄려고 편의점에 들려 박카스 한박스 사고.. 산책 겸 격려차 현장으로 갑니다.
왱~왱~
현장에는 예초기 소음과 분진 속에 작업하는 분들
서너명이 정신없이 일에 몰두하고 있어 불러도 답이 없습니다.
그래 근처에 있는 벤취에 앉아 한동안 세월을 낚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드디어 왱왱 소리 멈추고 일하던 분들 중무장한 복장 벗기에 다가갔지요.
"어이구..김선배님 수고 많으십니다..ㅎㅎ"
"어..왔어?..날도 더운데 뭐허라 왔어..집에서 푹 쉬기나 허지..."
"아니 어제밤 전화까지 주시고서는...위문 오라는 시그날 아니었슈?..ㅎㅎㅎ
그나저나 선배님두 이제 그만 일하셔야 하는데...이 고생 하십니까..."
"아녀..집에서 놀면 뭐혀..죽을때까지 일해야 좋은겨..
그리고 일당이 얼만데..우리 나이에 이 일이 얼마나 짭짤한데..."
주변을 둘러보니
김선배 동료분들 대체로 60대 후반 70대 초반으로 보인다.
그 힘든 일 하는 사람들이 70전후 고령층이라는 사실에 오늘도 생각이 많아졌다.
70전후의 사람들..
그들은 이나라 근.현대화를 위해 정멀 열심히 일했고..
물론 나 자신도 장본인이지만 그분들도 내가 지켜봐왔기에 잘 안다.
그런데 나라경제력이 10위권에 올라선 지금
그들은 대체로 노후준비가 안되어 고령임에도..
푹 쉬어야할 나이임에도 계속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게다가 남성인 경우에는 가정으로부터 소외되어 홀로 타지를 떠돌며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원룸 생활하는 경우 심심찮게 접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그런데
제게 뭐 하실 말씀있슈?
일본어 잘하느냐고유?
잘 못하는디..왜 그러슈?
자꾸 가오 가오하는게 귀에 거슬린다고유?
제가 친일파 같다고유?..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산다는게 늘 힘든 일 같습니다.
소득이 늘어도 그렇고 수명이 늘어도 그렇고
인권이 신장되어도 그렇습니다.
한편으로는 좋아지는가 하면 또다른 한편으로는 그늘이 생깁니다.
나이들어도 일해야 하는 경우는
대체로 예기치 않던 함정에 빠졌다든가
너무 주변을 살피고 정작 자신은 잘 살피지 못해서라든가..
황금토님의 보다 나은 내일을 기원합니다.
일을 한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이겠지요.
건강하지 못해서
근로에 참가치 못한 사람 보다는
백 배 나은 것입니다.
꿩도 먹고 알도 먹고.....^^
요즘, 가을님이 어르신 대우를 받게 되네요.
충청도 어르신 양반,
가오만 아니라, 품위와 인격도 함께 하겠지요.
참 재미있습니다. 닉이 그렇습니다.
아무쪼록, 오래 오래 건강하시면 됩니다.
ㅎㅎ..잘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일하며
건강하게 잘 살겠습니다.
콩꽃님도 늘 건강하셔서
수필방과 오래오래 인연이 이어지시길 기원합니다.
저는 사정상 68에 은퇴했습니다
은퇴하면 모자란 잠 실컨 자는게 원이었는데
집에서 두어달 쉬었더니 온전신이 가려운게 못할 짓이데요
널려있는 시간이 사람 잡는다는 말 - 이해가 되더군요
해서 지금은 파트타임 일을 하며 만족 합니다
아내랑 24시간 얼굴 맞대고 지낼수 있는 분은 공력이 탁월한 사람이지요
생활이 어려운 분들도 있을테지만
몸과 정신 건강 지키려 일 하는 분들도 적지 않겠지요
대체로 공감가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노년에는 아무래도 체력이 뒷받침되기 어려우니
가능하면 말씀처럼 파트타임 일이 좋을 것 같군요...
알콩달콩 시골 전원 생활 에피소드
잘 읽었습니다.
선배님은 일 하시고 본인도 만족하시니
금상첨화지요.
항상 건강하세요.
시골 생활이란게
노년에는 그냥저냥 무리없이 살기에 좋다는 생각입니다.
요즘 우리나라는 전국으로 교통망이 잘 연결되어 이동하기에도 좋고요
변함없는 댓글 감사합니다.
가을이 오면님 안녕 하세요?
(인사 잘 못하는 아녜스 인사 합니다 )
가오 잡는다 ~ 가오선다 ~
예전에 많이 들어 본 일본말이죠 .
기분 좋으신 맘으로 쓰신 글같아
저도 기분 좋게 읽었습니다 .
예..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인사 잘 못하는 편입니다.
인사를 잘해야 앞길도 트이고 삶이 부드러워 질 수 있는데..ㅎ
아녜스님은
저보다는 인사성도 바르고
앞날을 개척하는 힘도 좋아보이는군요
몸 성하면 일 해야지요. ㅎㅎ
팔십 구십이 예사인 세상이니
생활과 건강, 모두를 위해서라도
일 할 수 있으면 일 해야지요.
그렇지요..
형편이 허락한다면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이 좋은 일이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아~함 가오님 이시군요.
중학생 아그들도 가오님을 확실하게
알아 봤어요. 그~쵸
살아 온 날보다 살아 갈날이 적은
우리가 건강해서 일 할 수있다는건
행운인 것같아요.
언젠가 담배피우면서
크게 떠들던 애들이 있어서 제가 한소리했는데
그녀석들 아무래도 그때 그애들같아요..ㅎ
오늘따라
행운이라는 말이
행복이라는 말보다 더 좋게 다가오네요...
하늘은 비록 꾸물꾸물한 오늘이지만
저의 행운도 기원해 보고..나무랑님의 행운도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