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외로 빠지는 길목에는 이곳 타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연합교회가 있다
예스러운 모습이 아닌 콘크리트 건물이니 근래 지어진 상당히 큰 교회다
자전거를 끌고 야외로 나가려다 무심결에 이 교회를 들렀더니
일요일 오후 1시 반경인데 인적이 끊겨 아주 조용하다
넓은 주차장이 자동차 한 대 없이 모두 비웠길래 자전거를 타고 한바뀌 휭 들러보고는
잠깐 잔디밭에 앉아서 땀을 드리우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주일 예배를 벌써 마친 것인가?
주일날에 이다지 큰 건물을 비워두다니 자원의 낭비가 아닐까?
나는 교인도 아니면서 왜 자전거를 끌고 이 교회로 들어오게 되었을까?
야외 자전거 타기를 끝내고는
다른 교회는 어떤 상황인지 일부러 멀찍이 떨어진 곳을 찾았더니
그곳의 교회 정문 쪽에 타운하운스를 짓는다는 입간판이 붙어있을 뿐 횅하다
교회를 허물고 공동주택을 세운다는 말이다
교인이 아니지만, 순간적으로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다
유대 기독 이슬람 불교 힌두 잡신 여타 어느 종교이던 인간에게는 기대고 의지할 대상이 필요할 텐데
이제는 교회라는 곳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사회가 된 것일까?
우연히 교회 쪽으로 발길이 닿은 것은
할 일 없이 무료하게 시간만 축내며 지내는 일상을 신께서 꾸짖으려 한 것 같다
2.
시청에서 담당하는 쓰레기 수거는 동네별 블록별로 날짜가 다르다
그래서 수거일이면 동네마다 집 앞에 쓰레기를 내놓는다
까다로운 녀석을 만나면 쓰레기 분리가 잘 안 되었다는 빨간딱지를 붙여놓고 그냥 가버리기 때문에
데데하게 쓰레기 분리를 했다가는 일주일을 공치게 된다
그러니 집집마다 병 캔 폐지 플라스틱 음식 찌꺼기 요런 것은 확실하게 분리를 한다
아침 출근길이다
집집마다 내어 놓은 분리 수거통을 뒤지는 노인이 보여 살그머니 사진을 찍었다
개인적으로 병 캔 이런 것을 수집하는 사람으로
우리의 폐지 줍는 노인들과 비슷한데 아마 비너스, 보틀피커라고 불리는 사람들로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가끔 보게 되는 광경이다
폐지는 돈이 되지 않으니 병 캔 이런 종류만 수집하며
대부분 노인들인데 SUV를 끌고 다니며 집집마다 병 캔등을 쓸어 담는다
특이하게 오늘 아침 이 사람은 수레를 끌고 있다
혹 눈이 마주치면 하이하고 인사를 한다
전혀 이런 일이 부끄럽거나 남사스러운 일 아니라는 태도인데
이런 모습이 나는 아직 낯설다
정부의 연금으로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니 굳이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을 텐데
노인들이 자신의 건강과 용돈을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당연히 표정이나 풍기는 분위기에서 궁끼가 묻어나고
빈병 캔 수집보다는 그나마 시간제 일이 나아 보이니
메니져에게 밉보여 쫓겨나면 안되니 시간제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
당연히 체력이 바쳐 주어야 하니 자전거도 열심히 타야 하겠고
돈 없이 나이까지 들고 게다가 골골 아프기라도 한다면 ~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3.
은퇴했으니 자동차 한 대면 족하다 여기는데
아내 생각은 전혀 달라서 결국 자동차를 구입하기로 했다
고급 브랜드는 싫고 (큰돈이 들어가니)
한국차도 싫고 (한국에서 고생한 경험이 있다)
미국차도 싫고 (이곳에서 고장이 잦아 엄청 고생했다)
혼다도 싫고 (녹이 슬고 잔고장 많다)
전기차도 싫고 (불이 잘 난다카고)
트럭도 싫고 (너무 크고)
그러면 선택할 옵션이 별로 없는데도
브랜드 외장 내장 색깔 타입 옵션~ 등등
아내의 취향이 까다로워 종일 함께 마음에 드는 것을 검색하고 딜러 몇 군데를 둘러보았다
혼다 딜러에서는 1달 정도 대기
도요타 딜러에서는 취향에 맞는 주문은 12 ~14개월 대기라고 했고
딜러에서 미리 확보해 둔 차량은 마음에 들지 않으니
아내의 실망이 크다
뉴스에서는 자동차의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다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다음 주에는 가게 할 때 꽃납품을 하여 알고 지내는 딜러의 메니져에게 조기 출하 부탁을 해야겠다
내 돈 내고 자동차 하나 마음대로 구입 못한다며 아내에게 닦달을 맞았다
그 참, 이게 내 잘못인가?
4.
퇴근길에 여행사의 사인이 눈에 띄었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하려면 먼저 컨택을 하라며 새로운 법이라는 문구 같았다
아차, 여름에 어디 잠깐 다녀올 예정인데 체크를 해야 되겠구나
집에 돌아와 딸에게 이야기를 했다
'애야, 개인적으로 여행할 때 법이 바뀌어 뭘 해야 한다는데 무슨 말인지 체크 좀 해보거라'
'아빠, 특별한 게 없어 어디서 뭘 보았는데'
알고 보니
사인의 내용은 여행사의 안내가 아니었고 변호사 사무실의 안내 내용으로
여행사와 변호사 사무실이 같은 건물에 있었기 때문에 오해를 한 것이다
사인의 대략적인 내용은
" 개인적으로 Travele을 접촉하려면 이곳으로 먼저 연락해야 합니다
새로운 표준 법률입니다"
Travele은 변호사의 라스트 네임 (姓)으로
Travele이라는 변호사를 개인적으로 직접 접촉하지 말고 새롭게 바뀐 스탠더드 절차를 준수하라는 말이었는데
자동차를 타고 가며 흘깃 본 것이라
Travele을 Travel이라 여겼고 또 여행사 건물이었으니
개인적인 여행을 할 때의 새롭게 스탠더드 한 법이 바뀐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이다
'아빠 안경 새로 맞추었는데도 잘 안 보여?' 딸이 그랬다
얼마나 창피한지 ~~~
5.
오늘 오후 운전할 때
신호등 대기후 죄회전을 하는데
순간적으로 방향감각을 상실했다 - 신호 대기 중에 잠깐 2~3초 정도 졸았기는 했다
아차차, 잘못 들어섰구나, 할 수 없지 한참을 돌아가야 하겠구나
그런데 딱 3초 정도 지났을까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 길이다
아고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고 ~~
무슨 글이던
남이사 뭐라고 하던
내용이 부실하고 찌질하다며
염치 참 없다, 수필방에 무슨 이런 글을 올리노~
이렇게 눈치를 받더라도
게의치 말아야 한다
열심히 게시판에 글 올리는 게 치매예방이 된다는 생각이다
자동차 운전하며 매일 다니는 길을 엉뚱한 길이라 여긴다면 예삿일이 아니니까 ~~
첫댓글 1. 사람들이 점점 떠나가니 신이 외로워서 단풍님 부르신 것 같습니다.
2. 자전거 타시는 일이 일석이조네요.
3. 하~ 자동차 사는 일이 그렇게 힘들군요. 참, 제 AC는 고쳤는데 냉각액 밸브의 오링이 망가져 냉각액이 다 샜다더군요.
4. 그런 착각이야 누구나 하지요.
창피? 에이.. 그만 일로요?
5. 저 포함 단풍님 애독자분들은 꿩 먹고 알 먹고 입니다. ㅎㅎ
글 읽어 좋고 단풍님 치매예방되어 좋고요.
아고오 첫댓글 고맙습니다
분량만 많았지 별끼 없는데도
조목조목 자세히도 읽어셨네요
자동차가 요즈음 그렇다네요
몰랐어요 그래서 아내 짜증을 옴빡 받았습니다
쫌 뜸하게 들릴까 했는데
책도 읽지 않는 사람이 글이라도 쓰면 나을것 같아서 또 이런글을 올렸습니다 ~ 우헤헤
저는 이제 잘 시간이라 이만 바이~
단풍 님의 시간제 일 버틸때 까지 버티면서 근무 하는게 좋겠어용
충성 우하하하하하
맞습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팔십까지는 해볼 작정인대
그럴려면 열심히 운동해서 체력을 길러야겠습니다 ~ 충성
자동차는 HD가 월드 탑 된지 오래입니다
예전의 HD가 아니거등요 ~~
알츠하이머 안 걸리려고 글 쓰신다고라 !
그야말로 語不成說
It doesn't make sense ~^
이제 우리 자동차가 괜찮다고 해요
여기서도 아주 많이들 탑니다
그런데 이전에 대우 현대차 타면서 워낙 고생해서 그런 기억이 오래 남아요
ㅎ~ 비록 유려한 글을 쓰지는 못해도 글 쓰는게
그나마 맨날 연속극 보는것 보다는 아무래도 머리회전에 도움이 되지 싶어요~
그럼요 치매 예방에는 글쓰기가 특효약이라는
전설도 있어요.
건강,일 그리고 새차로 여름 여행 넘넘 신나는 일이
줄줄이 사탕처럼 매달려있어요.👍
요위 향적님은 제가 만만해서 매번 어깃장을 놓는 분이니
전혀 게의치 마세요
그럼요 개발세발 쓰는 글이라도 분명 머리 쓰는일이니 치매예방에 도움이 될겁니다
ㅎ 줄줄이 달린 여름 행복 만끽하세요~
@단풍들것네 단풍님께서 새차를 사시고 여행도 가신다고 하셨으면서요. 줄줄이 사탕은 단풍님 이신데요.
저는요 올 여름 넘 더워서 산행을 할 건지 말건지를
주말마다 고민하면서 보낼 것같아요.
@나무랑 ㅋㅋ그래서 난독증이라는 말이 있답니다 ~ 후후
여러가지 단풍님의 일상
잘 읽었습니다.
비금도 도초도 여행중입니다.
수국화 길이 넘 예뻐서
드리워진 안개속을
즐겼네요.
댓글 쓰다 또 쓰고...
조용한 시간에,
이제사 끝냅니다.^^
치매예방에 좋은 글,
많이 올리셔요.
섬 여행중이시군요
비금도는 들어본것 같습니다
바둑 잘 두던 사람의 고향이라는 말을 들은것 같아요
여름 섬, 참 좋지요
제가 남쪽의 조그마한 섬 츨신이라
섬 이야기만 들으면 아련해집니다
수국이 벌써 피었네요 여기는 이제서야 수국 잎이 파랗게 올라 옵니다~
가족 여행도 즐기시고
서로를 격려하고
관심과 사랑으로
행복한 시간 되십시요.
글쓰기는 자신을 다듬는
알찬 시간이 되는것 같습니다.
토마토 꽃입니다.
글쓰기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지요
그동안 카페 너무 자주 들렸던 것 같아 조금 멀리할까 했었는데
어제 운전하면서 잠깐 방향감각이 무뎌지데요
아차 싶었습니다
이래서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글이라고 써본겁니다
정신 차려야 겠습니다
토마토가 몇개 달렸네요
호박꽃 닮아 보이기도 합니다 ~
우리나라나 캐나다나 비곤한 노인 들의 생활은 비슷한 가 봅니다.
수명은 계속 늘어 120세 시대라 고들 말하곤 하는데 주위에 딱한 노인 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여 매우 안타깝습니다. ^^~
억 ~
100세가 아니고 120세 시대 인가요
저는 처음 듣습니다
갑자기 수명이 무척 늘어나기는 한것 같지요
상대적인 노년의 빈곤이
아마 이곳이 우리보다는 덜할겁니다
최소 생활은 보장이 되도록 정부연금이 지급되며
병원치료도 무료이니까요
재활용품 수거하는 사람들은 나름 이유가 있을테지요
제목 그대로 단풍님의 일기
일상 잘 읽어 보았습니다.
자동차 선택하기가 힘드네요.ㅎ
하여튼 즐겁게 일상 보내시기 바랍니다.
후후
무료해서 무료한 일상을 보여드립니다
즐거운 일이 도통 없네요
어디 남쪽의 섬이나 휭 다녀 오면 좋겠는데요~
저는 오늘 오후 부터 2달간 휴가입니다 우찌 지낼지 걱정입니다~
교회가 썰렁 하다는게 의아하네요
아직 까지는 한국에 교회는 많은 사람이 다니고 마음에 의지가 되는 곳이고 인간이 약하기에 유일한 하느님께 삶을 맡기고 의지 하며 살기를 바라는데 유럽에는 빈 교회가 믾다고 하더군요
안타까운 일이네요
신앙인이 아니시지만 안타까와 하시는 마음에 감동입니다
잘 계시지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자주 찾지 못해 미안하구요
몇군데 들러 보았는데 교회가 썰렁하더군요
나이든 사람들 뿐이고
특히 젊은 사람들은 잘찾지 않는다는 말을 언젠가 들었습니다
그래도 표면적 일겁니다
젊은 사람들이 책을 안읽는다고 하는데
아직 서점에 가면 책 읽는 젊은이들 많이 볼수 있습니다
교회도 신앙심 깊은 젊은이들이 많이 있겠지요
경제가 발달할수록 교회는 우리에게서 멀어진다고 하더군요.
우리 경우를 보면 그런것도 아닌듯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