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3개 캠퍼스 이어 달리기 행사” 후기입니다.
2010년 10월 30일 토요일은 오전부터 “부산대학교 3개 캠퍼스 이어 달리기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달리기의 열정이 결혼과 함께 줄어 들어면서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최근 들어 해월달에서 다시 그 열정을 조금씩 살리고 있는데 마침 밀양, 양산, 부산 캠퍼스를 이어달리는 의미 있는 행사가 있다고 하여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1구간은 하프마라톤 대회라 하여 훈련부족으로 민패를 끼칠 것 같아 먼천달인 2구간(천태사에서 양산부산대학교병원)까지 코스를 신청했습니다.
아침9시 30분에 부산대학교 본관 앞에 왔더니 아무도 없고 바람에 낙엽만 날리고 있었습니다. 10시가 다되어 가는 데 아무도 보이지 않아 걱정이 되었습니다. 2차 출발 버스가 취소가 되었나? 벌써 출발했나? 조금있으니 황나은 선배님과 윤정현씨 또 다른 분이 오셔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10시 30분이 되어서야 버스를 타고 천태사 입구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로를 타고 남양산 I.C를 통과하여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을 지나 버스가 좁은 1022 지방 국도를 들어가는데 왼쪽으로는 멀리 부산-대구 고속도로와 경부선 철길과 낙동강을 바라 볼 수 있는 아주 멋지고 구불구불한 오르막 내리막 고개를 넘기 시작했습니다. 차가 급히 자주 쏠리면서 약간의 멀미가 났지만 멋진 가을 풍경과 고개 위에서 바라보는 강을 보면서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불현 듯 “설마 이 길을 따라 다시 달려서 오지는 않겠지?”라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천태사 입구에서 내리막은 잠시의 천국이었고 나머지 2개의 고개를 넘으면서 지옥을 맛보게 되는 비극의 스토리의 시작이었습니다. 나중에 후기를 쓰면서 지도를 살펴보니 2개의 고개를 넘었는데 2번째 고개가 모두 해발 160m 가 넘더군요.
천태사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메시마클럽 회원들이 1,2,3등으로 들어오더군요. 1시간 38분 안으로 들어오는데 상당한 고수더군요. 우리 회원은 없나 하고 목을 빼서 보니 파란색 옷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김호진 선배님이 들어오더군요. 등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날씬한 몸매에 어울리게 잘 달리셨습니다. 그 다음 한참 있다가 신종철 선배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작년에 2등 했는데 올해는 전날(?) 아니 아침까지 주님을 섬겨서 그런지 실력발휘를 못하신 것 같았습니다. 어제 저랑 같이 훈련 했으면 등위에 들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다른 마라톤 클럽에서 상품을 가지져 가는 것을 보고 슬쩍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이에 제가 천태사에서 부산대학교 장전캠퍼스까지 달리게 되는 동기 유발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제가 1구간 주자로 나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년에 한번 출사표를 던집니다.
들어오신 분들은 김밥, 충무김밥과 막걸리로 점심을 먹고 셔틀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떠났습니다. 이제 남은 우리들이 2구간 시작점인 천태사를 12시 30분에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박만교 선배님이 효원마라톤 깃발을 들고 또 다른 분은 미라클 깃발을 들고 2열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은 내리막이라 좋았습니다. 평지를 지나 원동역을 지나니 어김없이 높은 고개가 나오더군요. 지도상 낙동강 유게소가 있는 부분은 해발 165m이 되었습니다. 오는 중간 중간 5km 마다 급수를 하기는 했지만 오르막에서는 모두 힘들어 하시더군요. 더군다나 1구간부터 끝까지 뛰는 웅상마라톤 글럽등, 부산대학교 학생을 포함하여 8명도 있었습니다. 그 분들과 초보 달림이들을 위해 1km 7분 페이스로 뛰는데 저는 그 페이스가 더 힘들더군요. 원래 페이스로 뛰어야 되는데 속도를 줄이는데 신경을 써다보니 다리가 뭉치며 아팠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넘으며 오른쪽으로 바라보는 낙동강은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낙동강>
말없이 흘러도
마을마다 좋은 대화
가꾸어 놓았구나!
넓고 깊게 흐르며
물새와 물고기 돌보며
흘러갔구나!
크고 작은 웅덩이로
온갖 곡식 거두며
돌보았구나!
미루나무 은사시나무
얼굴 활짝 반갑다고
-이창규-
시인이 그랬던 것처럼 정말 강이 흐르는 곳에는 어김없이 아담한 마을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가을 옷을 입은 산과 나무들과 고려청자의 비색과 같은 하늘은 토요일 오후를 즐기기는 그만이었습니다.
KTX를 따라 직선으로 난 약 3km 직선구간을 지날 때는 구수한 시골의 냄새가 풍겼습니다. 보통 달림이들은 마라톤 코스에서 싫어하는 것이 직선 도로입니다. 더욱더 마음에 부담으로 다가 왔던 것이 직선 도로 끝 넘어 가물가물 보이는 높은 넘어야 할 고갯길 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여럿이 달리면 그 힘듦도 나누어지니까 갈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고개를 넘는데 임경대라고 표지판 있더군요. 높이가 해발 161m이고 길이 좁고 차량 통행이 전 보다 많아지면서 위험하더군요. 처음부터 경찰차 2두개가 앞, 뒤를 막아 안전하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차량소통을 위해 중앙선을 넘어 경찰차가 한 대 막기도 해 위험하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경찰관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에 경찰차를 인도로 마지막고개를 넘고 내리막으로 달리면서 양산시가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큰길을 따라 한 참 가니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이 보였습니다. 제가 제일 앞에서 효마클 깃발을 들고 2구간 골인지점에 들어갔습니다. 3구간 출발자(김진홍 선배님은 깃발을 들고 완전무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더군요)와 응원하는 많은 사람들이(소년체전에서 우승한 초등학교배구선수들과 같이 3km뛰었습니다. 우승축하합니다. 참고로 코치가 전부 여자랍니다.) 병원 앞에는 있었습니다. 간단한 기념촬영과 동시에 바로 3구간으로 출발했습니다. 저는 2구간만 뛰고 버스타고 부산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분위기도 그렇고 또 오기가 발동하여 풀코스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양산캠퍼스-사송고가교-노포삼거리 이 구간도 정말 사람을 지치게 하는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루어진 구간이었습니다. 평소 양산 쪽으로 오면서 차로 이 구간을 달려보는데 상당히 긴 오르막길이라 알고 있었는데 설마 제가 이곳을 뛰게 될지 몰랐습니다. ‘사송고가교’를 지나기전 멀리 서회장님께서 가방을 매고 역으로 오고 게시더군요. 정말 대단한 체력의 소유자입니다. 참 오랫동안 마라톤을 놓지 않고 훈련에 정진을 하시는 분입니다.
달린지 4시간을 넘긴 상태가 되니 배도 고프고 깃발을 들고 오더다 보니 팔다리, 목, 발, 허리등 만신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연습을 하지 않은 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뛰는 속도는 비록 늦지만 총 시간이 4시간이 넘어 5시간으로 가니 정말 빨리 행사가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났습니다. 노포 삼거리부터는 지하철이 있고 지하철 개수만 보면 남은 거리를 알기에 지하철역이 정말 반가웠습니다. 여기서는 박보영씨가 급하게 퇴근하여 앞에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전 구간 다 뛴 주자처럼 맨 앞에서 씩씩하게 뛰었습니다. 토요일이라 차가 많이 막힐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별로 범어사에서 경찰차의 인도로 금정경찰서까지 막히지 않고 무난하게 왔습니다. 신호대기 하는 사람들이 응원을 해주기도 하고 인도에 있는 사람들은 무슨행사인지 신기하게 보기도 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차와 사람 많은 큰 길을 지날 때 부산대학교 관련 깃발이든 큰 풍선이든 달고 뛰었더라면 학교의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장전캠퍼스쪽으로 오니 어둑어둑 저녁이 되어 토요일 밤을 즐기는 청춘남녀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옛날 생각이 납니다.^^ 토요일 오후는 항상 막히는 도로라 인도로 뛰어서 부산대학교 정문을 들어섰습니다. 본관 앞쪽으로 거의 다 왔을 때 앞에는 전 구간 다 뛴 선수들이 서로 손을 잡고 동시에 본관앞 테이프를 라인을 끊었습니다. 드디어 61.1km 긴 여정을 마친 것입니다. 저는 완주의 기쁨도 잠시 다리, 허리, 목이 아파오더군요. 이 후기를 쓰는 지금도 만신이 아픕니다. 그래도 아파도 오랜만에 5시간 18분 39초를 뛰어 시간상 가장 오래 뛰어본 경험을 해서 뿌듯했습니다. 시간주로 이렇게 뛴 적이 없었습니다.
간단한 기념촬영을 하고 효원굿플러스 지하 뷔패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그 뒤 뒤풀이는 토달 지기님 강정수 선배님의 단골 꼬지 집과 생맥주 집에서 조촐하게 가졌습니다. 뒤풀이에서 강정수 선배님의 입담이 최고였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행복하게 사십니다. 선배님의 알기 쉽게 설명한 비만, 간염, 의학상식은 우리들에게 아주 좋은 정보가 되었습니다. 참 강선배님이 권총을 뽑아 즐겁게 뒷풀이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효마클에서 제일 장거리 뛰었기에 후기를 한 번 써보라는 문차준 선배님의 말씀이 있어 오랜만에 후기를 써 봅니다.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면접에서 마라톤을 한 이야기를 했더니 좋은 회사에 취직했다는 후배가 있다고 말입니다. 그 면접관은 정말 마라톤의 이면을 아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마라톤은 신체와 정신을 수양하는데 더욱더 없이 좋은 스포츠입니다. 마라톤의 레이스는 인생의 축소판과 같습니다. 그래서 가을을 벗 삼아 달리는 마라토너들은 모두 철학자가 됩니다. “부산대학교 3개 캠퍼스 이어 달리기 행사”에 참가한 모든 분도 철학자입니다.
참가자) 서정목, 김동국, 신종철, 강정수, 박만교, 하명숙, 황나은, 김수상, 백경미, 문차준, 김호진, 손부길, 김진홍, 최재호, 윤정현, 박보영
혹시 빠진 이름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첫댓글 수고 많았습니다. 긴시간을 뛴 만큼 후기도 상세하고 멋지게 장문으로 적었네요. 역시!~~ 내년에는 "1등 효마클 최재호" 하는 호명을 듣길바랍니다. 최재호! 힘!!!
그동안 첫구간의 등수에 항상효마클이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새벽에 후배가 잡을때 걍 뿌리치는 건데ㅠㅠ)
긴 달림처럼 긴 후기 잘 읽었습니다. 최재호 힘!
매년 참가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캠퍼스 이어달리기 코스는 환상적입니다. 끝내주는 경치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역동적인 주로, 경찰차의 에스코트도 받고, 달리다 지치면 언제든지 뒤따르는 회수차에 타면되고~ㅋㅋ 이번엔 연습부족으로 다리상태가 꽝이라 찔끔 뛰다 말아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최재호 선배님~ 역시 썹3하신분은 다르시네요~ ^^ 힘!!!
후기가 실감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칼을 열심히 갈아서 내년에는 우수한 성적으로 골인하는 최재호씨 모습이 기대됩니다.
살짝 걱정하던 후기. 멋지게 잘 쓰셨네요. 만나서 자정까지 긴 시간 보람된 하루,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내년에도 꼭 참가해야겠단 생각이 듭니다. 썹3의 위상을 더 높이시기바랍니다.
부산대 골목골목 헤집고 다닌 토밤시간, 강정수고문님이 계셨기에 더욱 즐건시간이었습니다. 감솨~~~
후기가 거의 실황중계 수준입니다. 건강을 위해 달리고 마치고는 즐겁게 뒤풀이 하고... 효마클에 대한 저의 정체성입니다. 달리기는 안하고 마지막 사교생활에 참석한 강혜승, 구용운 선배도 있었습니다.
퇴근하고 울산서 가는 길이라 4구간밖에 참석할 수 없었지만, 효마클 회원들과 함께한 즐거운 달림이었습니다.
곳곳에 공사로 인해 지체되는 곳이 많았지만...달림보다 더 즐거웠던 뒷풀이..강고문님의 입담 덕에 정말 즐거웠던...
마지막에 합류하신 구, 강선배님도 간만에 넘 반가웠습니다.
모처럼 참석하여 효마클 깃발들고 달리는 재호님 모습에서 과거의 영광이 비치는것같아 반갑고 바쁜 일정에도 참가한 횟님들께도 감사의맘 전합니다 내년에는 보다 많이 참가하여 클럽의 위상을 높여으면합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효마클 여러분의 덕분으로 제6회 3개 캠퍼스 이어달리기가 더욱 빛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종철, 김호진, 최재호 세 분이서 1, 2, 3등을 한다면...너무 욕심이 과한걸까요?
내년에 효마클 회원님들 힘내어 좋은 성적이 났으면 합니다. 분명히 그렇게 될 것입니다.
최재호 고수, 열 받았군요. 그 기분 오래오래 간직하여 월달에서 자주 봅시다. 그래야 기회가 올 때 놓치지 않고 보란듯이 해 내지...
Fabulous writing! 정말 멋진 후기이십니다. 캠프스이어달리기를 참석할 때 마다 3개의 캠프스를 가진 부산대학교가 뿌듯하게 느껴지고, 행사가 계속 유지 되도록 뒤에서 노력하신 김유일 교수님, 그리고 행사를 거의 주관해서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해주신 미라클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 효마클회원님들도 많아서 즐거웠고, 행사후에는 강정수 선배님이 베풀어주신 친절로 와인 같은 일본 술을 맛보고, 쉽게 풀어 설명해 주시는 의학적 지식에 잘 배우고… 멋진후기만큼 멋지게 하루를 보내고 왔습니다.
재호씨 수고만땅! 그런데 2구간 마지막에 재호씨가 앞장서는 바람에 너무 빨라 따라간다고 죽는줄 알았다. 그 휴유증으로 아직 운기조식중.
재호씨는 내년에 반드시 1구간에 뛰야겠다 그래야 힘이 죽지. 덤으로 1등 상품도 타고
후기가 완존히 생중계 수준이네요~~~ 부산대 내에서도 효원을 빛내 주신 분들! 수고가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