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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시대의 새로운 무기체계 획득 수단 ‘Digital Twin’
기나긴 석기와 금속제 냉병기 시대를 지나 화약의 시대로 진화하더니 이제는 레이저와 같은 빛이나 심지어 정보통신 수단을 이용하여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시대에 이르렀 다. 최근에는 전자제어체계나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이 기존의 무기체계와 결합하며 무기체계의 성능은 진보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무기체계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성능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치열한 군비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세계 최고의 TV를 제조했던 소니의 BRAVIA 기술이 시장에서 도태된 것이나 세계 최초의 휴대폰 제조사였던 노키아가 도태된 것이나 기존 내연기관 차량 제조사들이 테슬라에 선두를 내어준 것은 그들의 기술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변혁의 흐름을 읽어 내지 못하고 기존의 비교우위만을 강화하는 형태로는 혁신이 가져오는 변화를 이겨낼 수 없었던 것이다.
무기체계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무기체계가 등장하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지상전의 왕자라는 탱크가 값싼 소형드론에 의해 손쉽게 무력화되는 것을 보았고 무인기가 지구 반대편의 적을 무력화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기존 무기체계에 단순히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형태의 기술력 강화만을 고민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무기체계에 첨단기술이 접목될수록 획득비용은 증가하고 자동화와 무인화는 지상 요원의 증원과 유지보수 비용의 증가를 야기한다. 보다 뛰어난 무기체계를, 보다 단기간에, 보다 비용효율적으로 획득하고 유지보수하기 위해서 획득수단에 대한 보다 근본 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무기체계 획득사업 관리자의 중점 관리대상은 비용, 일정 그리고 성능이다. 하지만 제한된 사업비로 군이 요구 하는 전력화 일정에 맞추어 작전운용성능을 만족하는 무기체계를 획득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획득사업 관리자에게 군이 요구한 작전운용성능을 만족하면서 비용과 일정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수단을 고민해야 했다. 단순히 첨단기술의 무기체계 접목만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획득체계의 ‘디지털 전환(DX :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근본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하는 데, 우리는 그 실마리를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에서 찾고자 한다.
산업 혁신의 메가-트렌드 : 디지털 전환
현재 산업혁신의 방향은 기존 산업의 디지털화이다. 부연하 자면 제조업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인 바로 그 ‘디지털 전환’이다. 전산환경의 발전으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구글(Google), 네이버와 같은 정보통신 산업군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였다. 이후 제조업 분야에도 정보통신기술이 접목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기술력’과는 다른 형태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여 전통적인 산업군의 디지털화를 촉진해 새로운 혁신을 일으 키는 것을 뜻한다. 첨단기술의 총아라는 무기체계 역시 이러한 진보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자.
2016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독일의 industry 4.0에서 힌트를 얻어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주창하였다. 그는 정보통신기술의 확산 및 내재화를 통해 기존 문물의 전반적인 변혁이 시작되고 있음을 강조하였고 사회 전반의 변혁 방향인 메가-트랜드(Mega-trend)가 ‘디지털 전환’이라고 말하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추세가 워낙 빠르다 보니 4차 산업혁명을 아직까지도 명확히 정의 하기란 어렵지만, 요약하자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이란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의 예로 독일의 암 베르크 공장으로 대표되는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개념과 GE의 사이버-물리 체계 (CPS ; Cyber-Physical System)를 들어 이를 설명하였다.
기존 제조업 인프라에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하면서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이를 적용한 기업은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거두고 있다. 독일 지멘스의 암 베르크 공장 2 의 경우, 자동화 수준이 75%에 1,000여종의 제품을 연간 1,200만 개 생산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설계변경 이후 24시간 이내에 99.7%의 생산제품에 변경사항이 반영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빠르게 고객 맞춤형 생산이 가능해졌다. 생산성 측면에서 2019년 당시, 이 공장의 불량 률은 100만 개 당 11.5개 밖에 되지 않았다. 기존 공장 대비 에너지는 30%, 비용은 25%, 시장출시기간은 50%가량 절감했으며 데이터 흐름은 하루 약 5,000만 건(연간 약 182억 건)이 처리되고 있다. 사실상 빅데이터 처리를 통한 지속적인 자기혁신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할 만하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설립한 GE의 사례를 살펴보자. GE 의 사이버-물리 체계는 GE사의 Predix 플랫폼을 근간으로 하여 스마트 팩토리를 지향하고 있는데 핵심개념이 바로 ‘디지털 트윈’이다. GE는 항공기 엔진 개발을 위하여 3D 기반 물리모델(엔진 설계)을 만들고, 엔진을 제작할 때 주요부 품에 센서를 설치하여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 등에 납품한 다. 이렇게 납품한 엔진은 항공기 운항중에 실시간으로 엔진의 상태정보를 지상 관제센터로 보내온다. GE는 엔진 제작에 사용한 물리모델과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엔진의 상태 정보를 분석하여 엔진의 특정부품에 대한 교환 필요성이나, 고장 가능성 등을 사전에 예측해낸다. 이런 방식으로 고객사에 납품한 제품을 관리하여 항공기가 유지보수를 위해 운항할수 없는 기간이 최소화되도록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GE는 고객인 항공사의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해주었으며 항공기가 수리를 위하여 격납고에 들어가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운항시간을 확보하여 고객인 항공사가 새로운 편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GE는 고객인 항공기 제조사와 항공사 등으로부터 제품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었고, 운항중인 항공기로부터 수집한 각종 운항 정보를 제품 설계에 환류하여 기존 엔진의 성능개량 및 신형 엔진개발 등에 활용하는 Win-Win 전략을 추구할 수 있었다.
국내 제조업 현장에도 이런 개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HD현대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판교 연구센터에 구축한 선박용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여 울산에 있는 선박의 시운전을 원격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그림 3]에서와 같이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를 활용하여 조선소 공정상황을 실시간으로 관제하며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다.
또한 한화오션은 자사가 건조한 상선의 주요체계에 센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세계 각지를 누비고 있는 상선의 주요 구성체계 정보를 실시간으로 위성을 통해 시흥 연구센 터로 취합하고 연구센터 내의 ‘디지털 트윈’과 연동하여 최적의 운항조건 자문, 핵심장비의 고장 예측이나 정비소요 분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또한 현대 차그룹과 네이버의 투자를 이끌어 낸 모빌테크가 구축한 레플리카 시티(Replica City) 체계는 ‘디지털 트윈’으로 구성한 환경에서 다양한 차량의 시내주행 성능평가와 다양한 주행 환경에 적합한 차량 개발의 발전방향을 검토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일반
전산환경이 발전하면서 제품에 대한 가상화된 모델을 바탕으로 제품의 성능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방안에 대한 개념들은 1990년대 초부터 지속 제기되어 왔다. 4 이후 정보 통신기술의 발전과 센서의 고성능화 및 가격 하락이 마중물이 되어 그들의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제품의 공정관리 연구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방안을 고민하던 미국 애리조 나대학의 마이클 그리브스 박사는 2002년 미시간대학에서 열린 생산공학 관련 학회에서 “현실의 제품에 대한 가상화된 쌍둥이를 컴퓨터로 구현하여 제품의 기획단계부터 설계, 제조, 운영, 유지보수 및 퇴역까지의 제품생애주 기(Product Life-cycle) 전 과정을 최적화하여 관리할 수있다”고 주장하였다. 5, 6 NASA의 존 비커스 박사는 이러한 접근 방식을 ‘디지털 트윈’으로 명명하였고 2010년 NASA 가 우주탐사기술개발 로드맵에 디지털 트윈을 반영하면서 항공우주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쓰여 왔다. 7 그리고 GE가 자사의 엔진, 터빈 등 제품에 마케팅 용어로 디지털 트윈을 적극 활용하면서 대중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미 국방부(DoD)는 2018년에 디지털 공학에 관한 미군의 전략을 정의한 문서인 Digital Engineering strategy를 발표 하였다. 8 또한 미 국방부의 2023년 12월 최신문서에서 디지털 트윈을 “디지털 트윈이란 최상의 가용한 모델, 센서 정보, 물리체계로부터 수집된 데이터 및 (제어)입력 정보를 사용하여 해당 물리체계의 수명주기 동안의 활동 및 성능을 반영 및 예측하고 시간 경과에 따른 체계의 설계적 변화를 알려 주는 제품, 시스템 또는 공정에 대한 가상화된 객체이다. 또한 하나의 체계를 반영하는 여러 개의 디지털 트윈이 있을수 있지만 모든 디지털 트윈은 권위있는 정보소스에 기반해야 하며 용도와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디지털 트윈은 사용목적에 따라 충실도가 다를 수 있다”고 정의하고있다. 또한 동 문서에서 [그림 4]와 같이 디지털 트윈과 다른 디지털 자산을 연계하여, 무기체계 획득 및 운용 전 단계에 걸친 디지털 전환을 미군의 방위력 개선을 위한 최상위 전략으로 선언하고 이를 통한 군수지원분야의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디지털 트윈의 개념은 전산환경을 이용하여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구현하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있는 상황을 전산환경에서 모의실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며 다양한 물리적 시스템의 구조, 맥락, 작동을 나타내는 데이터(data)와 정보(information)의 조합으로, 과거와 현재의 운용상태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새로운 지식(knowledge)을 창출할 수 있는 수단 이라고 하겠다. 더불어 디지털 트윈이 추구하는 바는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가상공간에서 실제 물리체계의 모사가 가능해지고 점차 정교해지면서 종국에는 디지털 사본(완벽한 동역학 모델까지 포함한 개념)의 경지까지 도달하는 세상을 지향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디지털 사본에 추론모델을 포함한 데이터를 결합하여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빠르게 시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예상되는 오류를 줄여 설계 및 생산현장의 생산 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 하겠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은 가능한 성능에 대한 다양한 데이 터를 제품 생산 전에 미리 예측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여 제품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R&D를 수행할 수 있도록 통찰 력을 제공할 수 있고 제품 생산 과정에서 전체 제조공정에 대한 최적화 및 공정 예측을 진행하여 생산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으며 생산자가 제품의 수명주기가 도래하여 단종을 결심해야 하는 시점을 예측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을 설명하기 위하여 먼저 가상화를 통한 물리적 쌍둥이인 트윈의 개념을 살펴보자. 달 착륙을 계획했으나 불의의 사고를 당한 ‘아폴로 13호’의 사례를 들어 살펴보 자. 1970년 4월 11일 아폴로 13호는 달 착륙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케네디 우주센터를 떠났다. 지구로부터 33만 km를 날아간 달 탐사선은 달 착륙을 앞두고 산소탱크가 폭발하는 사고를 당했다. 자칫 우주미아가 될 뻔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3인의 달 탐사 우주인들은 4월 17일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였 다. 이 사건은 1995년에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지구로 귀환할 수 있었을까?
작은 탐사선 내의 우주인들은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문제를 진단해야 했다. 그러나 탐사선 외부에서 발생한 기체 손상을 내부에서 알 수 없었고 처음에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몰랐다. 우주인들의 귀환을 위하여 NASA의 지상 관제센터는 분주히 움직였다. 지상관제센터가 찾은 해법은 아폴로 프로그램을 위하여 개발한 15개의 시뮬레이터였다.
[그림 5]와 같이 지상관제센터에서는 컴퓨터와 연동된 시뮬 레이터를 조작하여 고장난 탐사선 환경과 동일한 조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상에 있는 가상 탐사선(시뮬레이터)에서 여러가지 가상실험과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결국에는 탐사 선의 지구 귀환을 위한 해답을 찾아냈다.
아폴로 13호 사례의 지상관제센터 시뮬레이터가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디지털 트윈은 아니다. 다만, 디지털 트윈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효과를 시뮬레이터를 통해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트윈’의 의의를 살펴볼 수 있다.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의 구성
그렇다면 이러한 디지털 트윈을 무기체계 획득정책에 어떻게 녹여 낼 것인가? 방위사업청은 지난 2023년에 디지털 트윈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대내외 토론회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치열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디지털 트윈에 대하여 혹자는 단순히 2D 도면의 3D화와 관련된 내용만으로 생각하기도 하였고, 3D 모델링 기반의 물리학적 시뮬레이션으로 오해하 기도 하며, 디지털 트윈에 물리 모델링과 시뮬레이션이 포함 되는 점을 들어 기존의 국방 M&S와 이름만 다를 뿐인 동일한 개념으로 혼동하기도 하였다.
디지털 트윈은 체계에 대한 가상화된 쌍둥이를 만들어가며 소요기획부터 설계, 시제 제작, 양산 및 단종까지의 총수명 주기 차원의 관리(PLM ; Product Lifecycle anagement) 를 이루고자 하는 개념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무기체계에 단순히 3D 모델링과 같은 도면 형태의 변화나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정보통신기술을 가미하는 것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개념이 아니다. 또한 디지털 트윈은 체계의 수명주기 전반에 대한 획득 및 운영유지 방안을 검토하는 수단으로써 기존의 국방 M&S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나 접근방식과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제도를 기획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기체계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디지털 트윈의 구성과 활용성이었다. 대한민국의 무기체계 획득제도는 다른 산업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특이 사항이 있는데, 바로 매우 엄격한 ‘전투용 적합’ 판정이다. 시험평가 항목 중 단 한가지 항목이라도 만족하지 못하면 해당 무기체계는 사실상 전력화가 불가능한 현실에 처한다. 이때문에 무기체계를 위한 디지털 트윈은 엄격한 시험평가 과정을 고려하여 제도를 설계해야 했다. 다만, 최근 「방위사업 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하여 일부 시험평가 항목의 불만족 항목이 있더라도 ‘조건부’로 ‘전투용 적합’ 판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추진중인 점은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 하더라도 조건부 판정이 손쉽게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면 디지털 트윈과 관련된 시험평가 항목이 사업에 영향을 주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살펴볼 점은 무기체계를 위한 디지털 트윈의 실제체계에 대한 모사 수준이다. 현재의 인간은 세상의 섭리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때문에 디지털 트윈을 구성하는 물리 모델 역시 완벽할 수가 없다. 디지털 트윈이 실제체계와 지속적인 동기화를 이루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실제체 계와 디지털 트윈 간에 누적 오차가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 이다. 다만 현실에 대한 완벽한 모사는 불가능하여도 디지털 트윈이 설계를 위한 통찰을 주기 위한 정도의 기술적 진보는 있었다. 제품기획 단계부터 시제제작 단계까지에서의 디지털 트윈은 주로 설계 최적화를 위한 수단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산업분야에서 디지털 트윈은 적당한 설계 마진을 고려하여 설계변수의 변화에 따른 제품성능에 대한 변화의 경향성을 살펴보고, 주요 동작점에서의 설계변수를 검토하거나 예측하는 용도로 현재로서도 충분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대한민국의 경직된
무기체계 획득환경에서, 무기체계를 위한 디지털 트윈은 엄격한 시험평가를 거쳐야 하므로 실제체계와 디지털 트윈 간의 허용 오차범위는 매우 작은 값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무기체계를 위한 디지털 트윈은 센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실제체계와 디지털 트윈 간의 누적 오차가 제한될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디지털 트윈의 허용 오차범위가 시험평가 담당 자에 따라 달라진다면 사업관리중에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수 있으므로 사업진행 초기에 이를 설정하고 진행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트윈이 적용되는 사업은 사업진행 초기부터 시험평가 관련부서인 합참을 비롯한 소요군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디지털 트윈을 논의하다 보면 많은 이들은 3D 모델로 구현 하여 화려한 색채로 채색된 멋진 입체영상을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컴퓨터는 3D 모델을 단지 ‘0’과 ‘1’로 구성된 값으로 인식할 뿐이다. 달리 말하자면 3D로 구성된 입체형상은 사람의 직관적인 인지를 돕는 수단일 뿐이지 3D 모델링이 디지털 트윈을 위한 필수요소가 아님을 의미한다. 다만 3D 모델링은 체계구성의 직관적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된다. 이런 측면에서 3D 모델링을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의 선택적 구성요소로 고려한다. 구체적으로 탐색개발 및 체계개발 과정에서 3D 모델을 이용하여 조립 전 간섭 체크, 장비 운용성, 구조물의 배치 및 운용자 편의성·안전성 등을 사전 검토하는 HDR(Human engineering Design Review, 인간공학적 설계 검토) 절차를 수행토록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하여 운용자 편의성 및 안전성이 향상된 무기체계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사례를 들어보자.
영국은 3D 모델링을 Astute급 잠수함 건조에 활용하여 효과를 거둔 바가 있다. 2003년 BAE사는 미국의 EB사와의 DMU(Digital Mock-Up) 관련기술 협력을 통해 생산 현장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영국의 BAE 사는 [그림 6]과 같이 건조 야드 내에 VIRTALIS라 명명한 가상현실(VR : Virtual Reality) 목업룸을 구축하고 DMU 정보를 스테레오 비전(stereo vision)을 활용하여 가상환경 내에서 생산현장 작업자들에게 현실감있는 잠수함 생산정보를 제공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BAE사 설계지원 담당인 Keith Livingston에 따르면 “이 새로운 VR 기능의 매우 중요한 측면은 가상모델 및 관련 엔지니어링 데이 터에 대한 실시간 액세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설계원과 생산직이 투영된 이미지를 함께 보며 가상모델과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한 BAE 사 생산직 직원은 “나는 지금까지 PMU(Physical Mock-Up)로 작업해 왔으나 설계변경이 있을 때 항상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PMU는 단지 perspex(강화 아크릴) 및 색상으로 구분된 플라스틱일 뿐이었다. VR 모델은 내부에서 함에 대한 실감나는 체험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글자 그대로 자신이 짓고 있는 정확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라며 만족감을 밝힌 바 있다.
무기체계 구성요소에 대한 속도, 위치, 온도, 압력과 같은 상태정보를 알 수 있다면 무기체계의 윤활유 교체, 운용 중단 또는 수명 예측 등의 운용 관련 관제나 결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요소에 센서를 부착하고 정보를 취합하는 센서 네트워크의 구성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으로 센서의 소형화가 이루어지고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최근 에는 제품개발 초기부터 센서의 설치·운용 및 정보 통합을 위한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다. 작은 센서이지만 이것이 가져다주는 실익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차량의 타이어에 부착되어 공기압 정보를 제공하는 TPMS와 같은 장치는 저렴 하고 매우 소형의 장치이지만 타이어 공기압 부족으로 인한 사고위험을 크게 낮춰줄 수 있다. 또한 2000년에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GPS 신호에 포함된 고의잡음(selective availability)을 제거하면서 차량용 네비게이션이나 항공기및 선박의 자율주행(Auto-pilot), 휴대전화 위치 찾기 등 다양한 GIS(지리정보 서비스)가 가능해지도록 한 사례를 생각 해볼 수 있다. 최근에는 차량 내·외부에 다양한 센서와 네트워크 기술이 결합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을 이뤄내고 있다.
베트남전 당시 1965년부터 4년 동안 600여 대의 폭격기를 동원하여 일반 항공폭탄으로 폭격하고도 파괴시키지 못한 탄호야 철교를 일반 항공폭탄에 레이저 감지장치와 비행유도 장치를 부착하여 단 한차례의 레이저유도폭격으로 완전히 파괴시킨 사례를 들 수 있다. KF-21의 경우, 자율주행차량처럼 항공전자공학의 발전으로 항공기 내부에 빽빽하게 들어찬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조종사는 기체의 현재상태를 빠르게 인지할 수 있어 임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피탄 위험을 벗어나기 위하여 무기체계의 소형화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 때문에 잠수함이나 항공기와 같이 체계내부에 빽빽하게 공간설계가 이루어지므로 제품설계 막바지나 양산단계에서 센서를 추가로 설치하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 체계 내에 다양한 센서가 설치되면서 정보처리장치의 성능 제한과 신호망의 대역폭 한계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센서 네트워크의 성공적인 구성을 위하여 체계의 어떤 정보를 취득하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하여 디지털 트윈 구성을 위한 센서 정보의 취득목적 외에도 소요기획이나 설계 초기부터 운용자인 소요군과 합참의 요구조건이 명확하게 제시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트윈을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제어입력이다. 제어입력은 운용자의 의사(意思) 에 의하거나 제어기의 계산식에 의해 산출되는 값이므로 운용자로서는 정확히 알거나 계측할 수 있는 값이다. 대개의 기계제어에서 제어기는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전자제어기) 또는 DCS(Distributed Control System, 분산제어체계)로 구성된다. 더불어 체계의 핵심 구성품에 대한 많은 계측값과 구성품에 대한 구조를 잘 알고 있는 경우에는 해당 핵심 구성품의 입력에 대한 구동 결과를 모사해 주는 정교한 시뮬레이터를 구성할 수 있다.
[그림 7]과 같이 HD현대 한국조선해양의 판교 연구소에는 자사에서 생산하는 선박용 디젤엔진인 힘쎈엔진(HiMSEN) 에 대한 HILS(Hardware In the Loop System)를 구축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제 엔진이 파손될 수 있는 과열, 과부하 상태나 과전류와 같은 상황 등을 HILS에 부여하여 힘쎈엔진이 들어가는 선박이 안전한 항해를 할 수 있는 조건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실제로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잘 구성된 HILS는 주어진 조건에 따라 인가되는 입력과 그에 상응하는 제어입력을 실제체계에 설치된 DCS가 산출한 값과 거의 유사한 수준으로 제공할 수 있다.
지금까지 디지털 트윈을 구성하는 요소인 3D 모델, 센서 네트워크, HILS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대개의 무기체계를 위한 디지털 트윈의 기본구성은 [그림 8]과 같이 구성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구성은 디지털 트윈이 모든 물리현상을 전산환경으로 모사하는 형태가 아니다. GE가 사용한 일종의 사이버-물리 체계(CPS)와 유사한 구성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전투용 적합’ 판정조건이 매우 엄격한 우리의 무기체계 획득환경을 고려할 때, 안타깝지만 모든 물리현상을 전산환 경으로 구성하는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을 근미래에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향후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 들이 결합한다면 무기체계를 위한 다양한 디지털 트윈의 구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의 미래
디지털 트윈이 발전하여 복잡한 상황을 예측하는데 활용되는 미래의 모습은 어떠한 형태가 될 것인가? 디지털 트윈은 제품생애주기관리(PLM)에 대한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 에서 개발된 점을 상기하자. 획득단계에서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였다면,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취합되고 동역학 모델을 통해 추정한 무기체계 주요 구성품의 상태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운영유지단계에서는 체계 주요 구성품에 대한 ‘CBM+(상태기반정비, Condition Based Maintenance Plus)’ 13 로 손쉽게 확장하여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CBM+로 얻어진 정보는 현재 군이 군수지원분야에서 적극 추진 중에 있는 PBL(Performance-based logistics, 성과기반 군수지원) 및 RAM-C의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있다. CBM+의 성패는 센서정보의 확보에 있다. 다만 운용 중인 무기체계에 CBM+를 위한 추가적인 센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CBM+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획득단계 초기부터 디지털 트윈 구성에 소요군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다양한 무기체계에 대한 디지털 트윈들이 갖추어진다면 이를 연계하여 더욱 확장성있는 활용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제도를 기획하면서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의 발전단계를 [그림 9]와 같이 5단계로 구성하였다.
단일 무기체계 단위에서는 ➊ 3D 모델을 활용하여 체계구 성품 간 물리적 간섭 체크, 사용자 패널구성에 대한 인체공 학적 검토, 구성품 정비·취외 및 구조물 구동에 따른 운용자 편의성·안전성 체크 등의 검토가 가능하다. ➋ 센서 네트워크를 통해 체계구성품에 대한 상태 정보가 들어오면 디지털 트윈을 통한 무기체계에 대한 관제(Monitoring)가 가능 해질 것이다. ➌ 여기에 체계에 대한 동역학 모델과 HILS가 추가되면서 체계 가상화(Virtual WorX) 단계까지 발전하게 된다. 체계 가상화 단계는 전체체계에 대한 구성이 최종목표 이나 업체나 관련기관의 기술 성숙도에 따라 제도도입 초기에는 핵심 구성품 단위의 체계 가상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➍ 근미래에는 우리 군의 획득제도에 디지털 트윈 관련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여 다양한 무기체계에 대한 디지털 트윈이 결합하면서 여러 디지털 트윈 간의 연계 (Connected)가 가능해지는 단계까지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가상환경에서 여러 디지털 트윈과 실제 무기 체계 일부를 연계하여 기동하면서 무기체계 간 다양한 작전을 수행해 보며 교리를 가다듬거나 개별 무기체계의 성능 개량요소 등을 식별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➎ 마지막으로 디지털 트윈을 통해 수집되는 정보를 전술정 보통신체계와 연계하는 수준까지 발전한다면 무기체계의 정확한 상태와 기동 예측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적인 훈련 또는 전장에 있는 지휘관의 결심(Decision)까지도 지원하는 단계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표준화 관점에서 체계 가상화 단계의 디지털 트윈은 다른체계와의 연동을 검토하는 표준 인터페이스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 무기체계에 ad-hoc 형태로 부가적인 장비를 탑재하여 성능을 향상시키는 경우에는 실제 무기체계가 아닌 디지털 트윈과 연동하여 성능을 평가하고 활용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미 국방부(DoD)가 무기체계 획득·운용체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하여 디지털 공학 전략문서(DoDI 5000.97)에서 제시하고 있는 MOSA(Modular Open Systems Approach) 방식의 획득전략이 지향하는 바와 궤를 같이한다. 미군은 무기체계 중 핵심 구성품에 대한 표준화된 인터페이스 목적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다양한 기능의 부체계(sub-systems)들을 교체해 가며 다양한 파생체계를 빠르게 획득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부품단종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결과적으로전 군의 총수명주기 차원의 비용절감과 기술혁신을 꾀하는 국가차원의 전략을 수립하며 관련 방산생태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그림 10] 참조).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 지원 정책
방위사업청은 무기체계의 효율적 획득을 지원하기 위하여 관련제도 전반에 대한 디지털 전환을 지속적으로 모색 해왔다. 기존 획득제도에 디지털 트윈을 효과적으로 접목 하고자 2023년 초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하였고 5월에는 디지털 트윈 TF를 구성하였다. 또한 방산업계, 학계를 비롯한 소요군, 합참 등과 수차례의 대내·외 토론회, 기술 세미나를 함께하며 치열하게 논의하였고 2건의 정책연구 과제를 진행하며 정책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2023년 12월 말에 방위사업청 예규인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 활용 지침」을 제정 및 발령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지침에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연구개발비와 기술적 난이도를 지표로 고려해 체계단위 및 핵심부품·구성품 등에 차별적으로 적용하도록 했고, 기술단계를 국방 분야에 특화해 재정립하고 발전방안을 단계화해 추진하도록 하였다. 또한 모든 절차는 시범사업을 통해 구체화및 체계화하고 보완 및 발전사항 등을 조치한 후 관련 상위법령 등의 정비를 거쳐 전면 추진하도록 하였다. 이번 지침제정을 통한 효과로는 ➊ 시간·비용·인력 및 사용자의 안전성 및 편의성 극대화 ➋ 작업기술 등 관련 주요사항에 대한 DB화를 통한 노하우 전수 용이 ➌ 극한 환경에서의 일부 시험평가를 디지털 트윈으로 대체수행 ➍ 사전 고장 예측및 예방을 통한 운영유지비 절감 ➎ 전장 상황의 예측·판단등 작전분야로의 확장 가능성 등을 기대한다. 이미 잠수함(장 보고-III 사업 등), 전투기(KF-21 사업 등)는 VR, DMU 등 디지털 트윈 관련기술 일부를 적용하여 효과를 내고 있다. 더불어 이번 지침제정 및 시범사업을 통하여 무기체계 총수명주 기(설계~운영유지) 전반에 걸친 디지털 트윈 적용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함으로써, 방위사업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원대한 항해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맺는 말
디지털 트윈 기반의 무기체계 획득제도의 디지털 전환은 무기체계의 단순한 성능향상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엄중한 분단의 현실에서 맞이하는 변혁의 시대에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은 디지털 전환은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국가와 기업들조차 변혁의 흐름을 타지 못하면서 경쟁에서 도태된 사례를 숱하게 보아 왔다. 지금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새로운 변혁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기술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방위사업청은 새로운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올바른 정책들을 펼쳐 나가야한다.
비용과 전력화 일정 준수를 위한 무기체계 획득제도의 혁신은 시대적 요구이다. 그렇기에 방위사업의 디지털 전환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매년 수십조 원의 방위력개선사 업비를 집행하며 획득제도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방위사업 청의 디지털 전환 정책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방위사업청은 방위사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국방혁신 4.0을 성공 시키기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디지털 트윈을 선택하였다. 이를 통해 무기체계의 획득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성능 고도화 및 운용자 편의성·안전성 증대 등을 꾀하고자 한다. 더불어 획득단계에서 구축한 디지털 트윈을 출연기관과 군으로 이관하여 운영유지단계에서 무기체계 성능개량에 활용하고 CBM+와 연계하여 궁극적으로는 무기체계 관련 총수명주기 비용을 최소화하는 길을 찾고자 한다.
2023년 12월에 제정한 「무기체계 디지털 트윈 활용 지침」을 통해 방위사업청은 2024년부터 일부 무기체계 획득사업에 디지털 트윈을 시범적용하여 성과분석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시범적용중에 식별되는 제한사항들을 지속 개선하고 관련제도를 발전시켜 방위사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확산 시키고자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요기획부터 양산·배치까지 평균 14년이 소요되던 무기체계 획득기간을 7년으로 단축하고자 하는 우리 군의 열망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방위사업청은 향후에도 방산업체와 소요군 그리고 유관기관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아이디어 제시, 정책적 지원 등을 통해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흐름이 무기체계 생산 현장에까지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반발이 예상된다. 소요군, 합참, 출연기관 및방산업체 등 획득현장의 관계자를 비롯하여 우리 청의 직원 일부 조차도 “디지털 전환은 큰 비용이 들고, 지금까지 해 온 업무의 관성을 벗어나기 어렵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 최저로 떨어진 출생률에 따른 국방력 저하 우려와 K-방산의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획득제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은 불가피하며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의 K-방산 호황은 무기체계 획득사업에 참여한 많은 업체와 관계자들이 설계·생산 환경에서 자발적으로 일궈낸 혁신들이 쌓아 올린 결과이다. 이번 지침 제정을 통한 정책적 지원이 마중물이 되어 무기체계 획득현장의 새로운 변화 시도와 사업 참여 자들의 자발적인 제안이 덧붙으며 또 다른 혁신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DnT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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