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물대신 콜라>
하나코 "가을이었나, 겨울이었나.
아주 춥고 늦은 밤이었던 것은 분명해 꼭 오늘 같은 날이었는데.. ”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나는 밤마다 빛을 찾아 헤매고 있다. 휘어진 소나무 아래에 사는 하나코에게 말한다. 깊은 밤 산속 모든 사람들이 잠들어있을 때 하나코 만은 잠들어있지 않았다. 하나코는 잠이 도통 오지 않는다고 했다. 아주 오래, 아주 오래 여기에 있었다고 한다. “반짝이는 빛이었어. 그 빛이 나를 부르고 있는 것 같았어. 그런데 그 빛을 따라갔더니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어. ” “너는 어디서 왔는데? 잘 기억나지 않아. 너희 집은 어딘데? 잘 기억나지 않아. 나는 그냥 빛을 찾을 뿐이야. 여기 숲은 위험해 길은 험하고 가시덤불이 있어 배고프지 않니 춥지 않니? 배고파 추워 그래도 빛을 찾으면 배고프고 춥지 않을 거야. 이거라도 먹어 하나코가 나에게 검붉은 산딸기 두 알을 내민다. 하나코의 새끼손가락 손톱만큼 작은 딸기 두 알이다. 하나코 너는 내 이름을 아니? 내가 어디에서 온 지 아니? 아주 추운 날 아주 어두운 밤 네가 여기에 왔어 하늘색 코트를 입은 널 어떤 남자가 데려왔어. 그 남자가 너를 여기에 숨겼어. 나를 어디에 숨겼니? 이 깊은 산속 길에 꼭꼭 저 언덕 위에 계곡 옆에 꼭꼭 그리고 이 근처 어디에 너를 꼭꼭 숨겼어. 하나코 사람들이 날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이 산 여기 저기에 꼭꼭 숨겨져 있어. 나는 내 이름도 내가 어디에서 온줄도 몰라. 나는 하나코 나는 열두 살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동생 우리 어머니가 해준 된장찌개 맛있었어. 나는 여기 잔가지 주우러 왔었어. 아궁이 불때려고 우리 어머니 동생이랑 따뜻하게 해주려고 그리고 하나코 말고 다른 이름이 있었어. 하나코 말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불러주던 내 이름 누구 언니라고 사람들이 불렀던 ... 날 언니라 불렀던 내 동생의 이름 내가 매일 매일 업어주었던 내 동생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여기서 어떤 아저씨를 만났어. 아주아주 큰 아저씨였어. 노란 옷 입은 이상한 아저씨였어. 딸각딸각 걸을 때마다 소리 났어. 이상한 냄새가 났어. 나를 못 움직이게 했어. 막 울었어. 소리를 질렀어. 도망가려고 했는데 진흙탕에 철퍽 빠져버렸어. 그 아저씨가 날 찾았어. 그 아저씨가 까만 막대기로 내 머리를 쾅 내리쳤어. 난 하나코 그때부터 난 여기에 있어. 나는 하나코 너처럼 아는것이 없어. 나는 왜 그날 여기 있었을까? 날 여기 데려온 그 남자는 누구일까? 잘 기억나지 않아... 내가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아. 나는 너무 춥고 무서워. 괜찮아. 내가 기억해 그날 밤 너는 하늘색 코트를 입고 여기에 왔어. 어느 남자가 잠든 너를 여기에 데리고 왔어. 내가 그날 밤을 기억하듯이 너를 기억하는 누군가가 있을거야. 아직 너를 찾는 누군가가 있을거야. 아니야, 하나코 다 틀렸어 .. 그날 밤이 너무 오래 지났어. 며칠만 더 기다리면 비가 아주 많이 올 거야. 비가 오면 사람들이 너를 발견할 거야. 그럼 네가 누구인지 알려줄 거야. 그날밤 하늘색 코트를 기억하는 사람이 너를 찾아줄거야. 하나코, 난 여기가 너무 춥고 무서워.. 가자 우리... 나는 내가 누구인지 몰라도 괜찮아. 그냥 너무 춥고 무서워 하나코 너도 함께 가자. 너도 여기 너무 오래 있었어. 괜찮을거야. 이제 춥고 무섭지 않아. 저 빛을 봐. 저기로 가면 더 이상 춥고 무섭지 않아. 같이 가자 하나코 아니야... 너 먼저 가.. 나는 여기서 기다릴 거야. 기억날때까지 기다릴거야. 내 다른이름을, 내 동생이름을... 그러니까 먼저 가... 며칠 뒤면 비가 많이 올거야. 사람들이 널 찾을거야. 나중에 내가 네 이름 얘기해줄게 그러니까 먼저가... "하나코 미안해.. " 나는 빛으로 향한다. 빛 바깥에서 하나코가 웃으며 나에게 손을 흔든다. 나는 스르르 잠이 든다. 나는 편안해진다. 경기 00군 야산서 신원미상 변사체발견 경기 00군 00읍 한 야산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체가 일부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8일 오전 00읍 야산에서 지난밤 내린 빗물에 쓸린 산책로를 정비하던 인근주민이 발견해 경찰해 신고했다. 경찰은 발견하지 못한 변사체의 일부가 있을것으로 추정하고 수색하는 한편 수습된 사체 일부를 국과수에 보내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 김혜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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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
[밥대신치킨] 2화. 하나코
물대신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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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9 17:3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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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나코가 지박령이고 범인이 누군지 피해자가 누군지 알려준다는건가... 내 이해력이 딸린다ㅠ
댓글 너무 고마워 😍내가 부족하게 쓴거 같아 (하나코2탄을 얼른 써야겠다.)
?은 억울하게 즉어서 토막살인되어 산속에 묻혔는데 자기가 어떻게 죽었는지 누가 그런건지 기억하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냥 너무 춥고 무서워서 빨리 저승으로 가고싶어해 . 자기와 같은 처지인 하나코한테 같이 가자고 하는데
하나코는 친구?가 그날밤 범인이 ? 에게 했던일을 다 지켜봤으니까 춥고 외로워도 떠나지 않고
친구 이름도 찾아주고 복수도 해주고 (??) 그러려고 ? 먼저 저승(빛)으로 가라고 하는거
@물대신콜라 오 재밌다 재밌게 잘 봤어!!! 담편도 기대할게ㅎㅎㅎ
하나코.. 다른이름에 동생누나라고 불렸던 거면 일제강점기때 죽은 조선아이인건가ㅠㅠ 불쌍해...
무섭고 개빡친다 진짜 살인자새끼들 다 죽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