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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 국방비는 허수(虛數)인가?
지난 3월 5일 중국 環球時報(Global Times)는 제14차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代)가 2024년도 국방비를 전년도 대비 7.2% 증가한 2,313억 달러를 배정했고 2016년 이래 중국 국방비가 전년도 대비 한 자리 숫자 증가율과 같이 적정(moderate) 수준의 국방비를 배정하기 위한 자제력(restrained)을 보였으며 점진적 단계(steady steps)를 거치는 등의 국방비 증가를 단계화하고 제도화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중국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2024년도 중국 국방비 액수와 규모를 각기 다르게 평가하였다. 첫째, 중국의 입장이다. 지난 3월 5일 環球時報는 중국 내 군사 문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2024년까지 중국 국방비 증가세가 매우 안정적이고 이성적이었다며, 이는 1) 중국군 현대화, 2) 안보 정세 변화에 따른 도전 표면화, 3) 중국 경제성장율 변화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보도하였다.
또한, 그동안 미국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군사 위협을 핑계로 과도한 국방비 증가세를 보인 것과 달리, 중국은 방어적 군사전략을 구현하기 위한 적정(sufficient) 수준의 국방비 증가세를 보인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예를 들면, 2024년도 중국 국방비가 미국 국방비 8,860억 달러의 1/4 수준에 불과한 반면, 일본은 전년도 대비 23% 증가한 국방비 규모를 보인 사례를 들었다.
아울러, 미국 국방비가 미국 국내총생산액(GDP) 3.5% 수준인 반면, 중국 국방비는 중국 GDP의 1.3% 수준이라며, 이는 중국이 방어적 국방정책을 구사하고 미국과 군비경쟁을 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중국 국방비가 1) 국가 주권, 안보와 발전이익을 보호하고, 2) 중국 특유의 군사변혁을 완성하며, 3) 주요 국가로서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으로 국제안정와 평화에 공헌하고 공공안보(public security goods)를 제공하는 책임있는 국가의 역할을 보인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면, 2024년도 중국 국방비 증가율이 1) 지속적으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고유 주권을 위협하는 미국의 정찰 및 감시 도발과 싸워서 이기는 강군을 양성하고 새로운 군사작전을 훈련하며, 2) J-20형 스텔스기, Type 003형 푸젠 항모, DF-17형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무기와 체계를 구축하고, 3) 2015년 중국 국방개혁을 지원하며, 중국군 장병이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현실적(realistic)인 추세라고 역설한 것이었다.
둘째,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의 입장이다. 우선, 중국 국방비 규모가 매년 중국이 공개한 공식 국방비보다 많다는 주장이다. 미국 정보기관과 중국 군사 문제 연구소들은 각기 어떤 기준에 따라 중국 국방비를 분석하는가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 공개된 국방비보다 최대 2∼3배 수준이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다양한 비교 평가를 위한 기준과 평가 방법에 의해 중국 공개한 국방비가 200만 수준의 중국군을 위한 국방비 규모로서 역부족이라면서 단순한 병력 운영비, 시설 보수 및 관리, 무기와 체계 운영 유지비 등만을 공개한 수준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이번 국방비가 중국군의 차세대 무기와 체계 연구개발과 첨단 무기와 체계 도입 비용 등을 포함하지 않았다며, 이를 포함하면 아마도 공개된 규모보다 최소 1∼2배, 최대 2∼3배 더 많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다음으로, 투명성 부족이다,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이 매년 국방비 규모만 공개하지, 세부 내용은 발표하지 않아 이를 중국 국방비의 불투명성으로 비난하였다. 예를 들면, 중국백서(China Defense Policy) 수준과 내용이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와 증강 명분만을 기술하는 개념서라고 비난하는 것과 같이 중국이 매년 국방비가 전년도 대비 어느 수준의 증가율을 공개하였지, 세부 내역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중국이 먼가를 은폐하는 불투명성이라고 비난하였다.
특히, 미국 등 서방국가의 국방비는 전력 증강과 준력 운영유지비로 양분화하면서 1) 차세대 무기와 체계 도입, 2) 국내외 군사훈련 참가, 3) 시설 관리 및 보수, 4) 차세대 무기 개발을 위한 국방부 주도의 첨단 군사과학기술 연구개발, 5) 장병 봉급, 복지혜택와 전역후 연금제도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과 달리, 중국이 매년 국방부 증가율과 규모만을 발표하는 것은 투명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아울러, 미국과 서방 전문가들은 중국이 공개한 국방비 대부분이 1) 장병 봉급, 2) 정례 군사교육 및 훈련, 3) 군사시설 보수 및 증축, 4) 장병 복지 개선 등에 집중된 규모일 뿐이고, 그 외 차세대 무기와 체계 연구개발, 러시아 등으로부터 첨단 무기와 부품도입, 전력 현대화를 위한 교체 비용 등은 포함시키지 않은 규모라고 평가하였다. 대표적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미 국방부(DoD)와 정보기관(DNI)들은 중국 국방비 규모를 런민비(人民弊)에서 미국 달러로 환산하여 비교한 사례였다.
또한, 2023년 중국 국방비 규모를 2,240억 달러, 2024년도는 2,310억 달러로 환산해 중국이 세계 2위 국방비를 유지하고, 중국 국방비 규모가 중국 주변 국가의 국방비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중국 국방비의 우선순위와 규모를 중국 군사 위협으로 주장한 것은 무리라는 주장을 하였다.
이에 최근 일부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과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 간 중국 국방비에 대한 현저한 시각 차이가 다음과 같은 제도적이며, 개념상의 차이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결과라고 주장하였다.
첫째, 전년도 대비 중국 국방비 증가률과 규모만으로 중국 군사 위협을 합리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 랜드(RAND) 연구소, 영국 국제전략 문제 연구소(IISS)와 스웨덴 스톡홀롬 국제 평화 문제 연구소(SIPRI)는 다양한 분석 평가 기준과 방법론을 통해 중국 국방비 규모를 평가하나, 대부분 공개된 중국군 전력의 정량적 평가에 머물고, 공개된 중국의 국방비보다 비공개된 규모가 어느 더 추가해야 하며, 중국 국방비가 세계 몇 번째의 국방비 우선순위를 나타내는 등의 ‘허수(虛數)’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미국 등 서방국가와 달리 중국이 공개한 국방비가 중국군이 매년 확보하는 차세대 전력과 불일치성을 보였다면서, 국방비 규모가 중국군의 첨단 전력 구비와 일치되지 않았고, 중국이 생산한 전력 단가를 예측할 수 없는 점들이 중국 국방비에 대한 평가가 무의미하다며 중국 국방비를 중국 군사적 위협으로 연결시킬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즉, 중국이 매년 3월에 공개하는 중국 국방비의 전년도 대비 증가율과 국방비 규모는 상징적 의미라며, 방대한 중국군 규모를 고려할 시 장병 임금, 부대 시설 관리 및 개선, 군사 교육훈련 비용 등에 국한된 허수일 뿐이라고 평가였다.
둘째, 중국과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의 경제 체계상 근원적 차이(differences)에 따라 중국 국방비가 국가 재정, 경제성장 간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민간 기업 주도의 시장(market)이 주도하는 자유 시장경제주의를 지향하는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의 경제체제는 이들 국가의 국방비 책정이 국내 경제규모 또는 경기동향의 기준에 따라 결정이 되나, 공산당이 주도하는 매 4년 경제성장 계획을 지향하는 레닌주의(Lenism) 경제체제 하에서는 국방비를 군사력 건설이 아닌,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예산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일부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미국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국가 부채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국방비 범위를 재임 기간 동안 4,500억 달러로 한정하는 ‘시퀘스터(sequester)’ 지침을 설정했던 사례와 2013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전년도 대비 중국 국방비 증가율이 최소 6.6%에서 최대 8.1%까지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고, 2020년부터 2022년 간 중국 국방비가 전체 중국 국가예산에서 차지한 비율이 4.8%∼5% 사이에 머물었던 점에서 중국 국방비와 국가 경제성장 간 연관성이 크지 않았던 사례를 들어 주장하였다. 이는 중국이 매년 국방비의 증가 이유를 1) 미국 등 강대국 위협, 2) 중국군 현대화, 3) 중국 영토보존 및 주권 보장, 4) 세계 안정과 평화 기여라는 ‘앵무새’식 명분을 주장하는 보도에서도 찾을 수 있었다.
셋째, 최근 미국의 중국 국방비 증가에 대한 평가가 냉전시 미국이 구소련의 국방비를 평가하던 사례와 비슷하였다는 주장이다. 지난 1월 12일 미 헤리티지 재단의 알리슨 국가안보 센터 윌슨 비버 박사는 냉전 기간 동안 미 중앙정보부(CIA)가 구소련 국방비를 1) 미국 달러를 공동 화폐(common currency)로 단위로 기준으로 한 평가, 2) 해당 국가 통화의 구매력(purching power parity: ppp)에 의해 일물일가를 정한 기준에 의한 평가, 3) 원가가격(direct costing) 계산으로 계산하여 구소련 국방비를 왜곡시키어 미국 국방비 증액의 명분으로 삼은 사례와 유사하게 최근 미 국방부의 중국 국방비 평가가 부정확하다고 주장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특히, 냉전 시 구소련 경제가 세계 경제와 별도로 운영되던 상황과 달리 현재 중국 경제가 글로벌화 추세에 의해 세계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나타내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간 경제구조, 정치체계, 군사력 운영 방식이 다른 상황하에 중국 국방비의 지속적 증가와 공개된 국방비 이외 은폐된 국방비가 존재하는 상황을 근거로 냉전시 구소련 국방비 평가 방식를 재현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예를 들면, 2017년 중국 국방비를 미국 달러로 환산할 경우 1,544억 달러이었으나, 영국 IISS는 약 428억 달러가 추가된다고 평가하였고, 스웨덴 SIPRI가 영국 IISS보다 306억 달러를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례를 들었다.
또한, 냉전시 미국 중앙정보국과 국방부가 구소련 군사력 현황을 열거하는 『소련 군사력(Soviet Military)』 발간을 통해 구소련의 군사위협을 부각시키면서 미국 국방비 증액의 명분으로 삼았던 사례와 같이 최근 미 국방부 등 정보기관들이 중국과 미국 간 임금의 상대적 비교에 따라 중국 국방비가 최대 4,674억 달러에 도달한다고 각기 다르게 발표한 각종 중국군 국방비 연구 보고서 사례를 들었다.
반면, 2022년 미국 CSIS의 ChinaPower Project 보고서는 중국 국방비가 1) 무기 구매력 평가 불가능, 2) 국영 방위산업체 주도의 무기 생산 단가 평가 불가능, 3) 미국 등 선진국 임금과 비교, 4) 데이터 투명성 부족 등으로 “중국이 공개한 국방비보다 많다”는 정량적 평가에 만족할 수 밖에 없다며 이를 숫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또 다른 일부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국방비 평가를 해당 국가의 군사력 운영, 군 통수권자의 군 통솔 체제, 무기 도입 방식 등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평가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우선,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의 문민 지도자가 군을 통제하는 문민통제 체계와 당이 정부와 군보다 우선권을 갖고 군을 통제하는 중국식 문민통제 체계 간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들은 국방비는 상비군을 대상으로 한정하나, 중국은 당 중앙군사위원회(中軍委: Party Central Mililtary Commission: CMC)가 중국군만이 아닌, 무장경찰, 해경, 민병대를 총괄적으로 통제하는 체제라며 국방비 적용 범위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반면, 미 국방비는 미국 해안경비대(US Coast Guard)가 국토안보부(department of homeland security)와 소속되어 있고 핵은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에 소속되어 있어 이들 예산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국방비는 이들 모두를 포함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다음으로, 첨단 무기와 체계 연구개발과 생산을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와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국영기업이 주도하는 첨단 무기와 체계에 대한 연구개발과 생산은 완전히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는 수많은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 첨단 무기와 체계 단가를 예측하는데 실패한 이유이자, 중국군이 매우 유동적인 차세대 무기와 체계를 도입하였던 주된 이유였다. 즉, 미국 등 서방 주요 국가 국방부가 민간 방위산업체 또는 조선소와 차세대 전력 건설을 계약하고 시제폼 생산 및 시험평가, 초기 생산단계, 대량 생산단계와 해외 군사수출(FMS) 등의 과정을 거치는 체계와 달리, 중국은 공산당과 당 중군위가 차세대 무기와 체계 개발을 결정하고, 이를 당명(黨命)을 수령한 국영 방위산업체들이 연구개발비 소요, 시제기 제작, 초기 생산단계, 대량 생산단계와 해외 수출 등과 무관하게 당 지도부(領導)와 당 중군위 결정만으로 납품을 하는 체계 간은 상호비교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무기 도입 방식이다. 중국은 상의하달에 의한 중국군의 첨단 무기 구매이며, 이는 미국 등 서방국가의 복잡한 전력 구매 과정과 절차를 거치는 등 양국 간 무기 도입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이는 중국 공군이 2019년에 J-20형 스텔스 전투기를 공군 주력기로 당 중군위가 최종 결정한 이후 불과 4년만 약 250여 대가 생산되어 배치되었고, 중국해군이 Type 001형 랴오닝과 Type 002형 스키점프(STOBAR)식 항모를 불과 7년 간격으로 생산하였고 Type 003형 케터필터(CATOBAR)식 푸젠 항모의 진수와 동시에 Type 004형 항모를 핵추진 체계로 건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유이자, Type 055형 런하이(人海)급 1만톤 구축함을 2년 11개월만에 8척을 건조하였으며, Type 056형 장따오(江島)급 연안 전투함을 불과 9년 동안 79척을 건조하여 중국 해군에는 50여 척을 인도한 것이 가능한 이유였다.
즉, 중국은 당 지도부와 당 중군위가 결정하면, 연구개발비 소요, 인건비, 생산 공정과 무관하게 중국군 소요에 따라 생산하여 납품하는 체계라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많은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산 첨단 무기와 전력 그리고 체계에 대한 단가를 예측하려 하였으나, 실패한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최근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국방비 규모를 해석한 숫자가 양국 국방정책과 군사전략을 전부 대변할 수 없다며, 중국이 공개한 국방비와 중국군 병력 구조 간 연관성을 모색하고 미국과 중국 장병들의 임금 수준 등의 간편한 인플레이션 증가에 따른 평가가 오히려 중국 국방비 규모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면, 2016년 중국은 230만 병력을 위한 국방비를 1,170억 달러로 공개하였으나, 미 국방부는 2,152억 달러라고 평가하였다면서, 만일 여기에 중국 장병의 임금 수준이 미군의 1/4 수준이라는 가정을 적용할 경우, 중국 국방비는 3,560억 달러에 이른다는 주장이었다.
궁극적으로 최근 중국 군사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군이 방어적 군사태세에서 공세적 군사태세로 변신하는 가운데, 여전히 미국과 중국 간 제도적이며 체계적 다름을 무시하면서 단지 중국 국방비 증가율만으로 중국 군사위협으로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라며, 현란한 분석 기준과 평가 방법 등에 의해 중국 국방비를 부정확하게 평가하는 우(愚)를 범하기보다, 방대한 약 200만 병력을 유지하기 위한 허수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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