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도(生日島)는 매일 다시 태어나는 섬이다.
섬의 이름 때문에 종종 화제가 되는데, 실제로 한자도 생일(生日)이다.
이런 특이한 이름 때문에 생일도의 선착장인 서성항에 케익 모형이 세워졌다.
섬 중앙의 백운산을 중심으로 산지를 이루고 있어 해안가에 마을이 분포한다.
생일도(生日島)는 남해안에 흩어진 군도에 속해 있는 섬이다.
완도(莞島)에서 동쪽으로 21.6K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2017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의 쉴섬으로 선정되었다.
전주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약 3시간 20분 만에 약산도에 도착하였다.
약산도 당목항에서 생일도로 들어가는 배가 하루에 6회 운항한다.
매표소는 죽으라고 전화를 받지 않는다.(계속 "정상 운항중"이란 말만 나온다.)
어렵게 선박 운항 관리자의 번호를 알아서 겨우 통화했다(010-4635-3566)
비좁은 대합실에서 김밥 한 줄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였다.
당목항에서 아침 9시 40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을 탔다.
승객은 우리 일행 39명 외에는 거의 없었다.
다니엘과 아가페가 그윽한 미소를 주고받는다.
태극기도 보기에 민망한듯 고개를 돌리고 있다. ㅋㅋ
여객선은 약 25분 만에 생일도 서성항에 도착하였다.
생일도는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섬이다.
장소마다 살아있는 자연 그대로를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섬이다.
백운산을 중심으로 능선과 산허리를 이어주는 15km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서성항에 있는 배처럼 생긴 작은 건물 위에 6m짜리 케익 모형이 세워졌다.
이 조형물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각국의 생일 축하 노래가 나온다.
섬 이름에 어울리는 케익 모형 설치로 한때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기도 하였다.
생일을 앞두고 있는 등반대장과 루시아의 생일잔치가 벌어졌다.
케익 속의 케익이 우리들 모두의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1진이 생일도 마을버스를 타고 용출리도 출발하였다.
배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마을버스는 모든 이에게 무료다.
연세 지긋하신 운전기사는 전주와 인연이 많다며 반가워하셨다.
서성항 동산 위에 소나무 한그루가 보인다.
생일송(生日松)이다.
속리산의 정2품 소나무처럼 수형이 잘 잡혀있다.
나무 밑에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멍때리기에 좋은 긴 의자 두 개 놓여져 있다.
나무는 강한 해풍에 시달리며 산전수전 다 겪으며 자랐다.
그래도 가지 하나 훼손되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생일송 아래에 앉아계신 신부님과 바르바라가 오래 된 연인 같다 ㅎㅎ
2진이 다시 돌아온 마을버스를 타고 용출리해안으로 갔다.
용출리해안은 갯돌해안으로 바닷물이 깨끗하고 수변 풍광이 아름답다.
용출리란 지명은 옛날 소용랑도에 살던 용이 승천하였던 곳에서 유래한다.
용출리해안에서 금곡갯머리갯길이 시작돤다.
이곳에서 금곡해수욕장까지 3km 이어지는 길이다.
경치가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포토존이 설치되어 잇었다.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는 글귀처럼 마음이 따뜻하신 분들이다.
전설의 ‘너덜겅 돌 숲길’이 나타난다.
너덜겅은 '돌이 많이 깔린 비탈’의 순우리말이다
‘하늘나라에 궁궐을 짓기 위해 가져가던 큰 바위가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생일도 해안도로는 금곡리와 용출리 양방향에서 멈춰 선다.
순환도로를 만들지 않은 까닭은 바로 두 마을의 해안을 잇는 너덜겅 길 때문이다.
너덜겅 돌숲길에는 공력을 많이 들인 돌탑들이 여러 개 서 있었다.
이곳 생일도에 ‘멍 때리기 좋은 곳’이 여러 군데다.
‘멍때리기’는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의 뇌를 충분히 쉬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금머리갯길 너덜경에 이런 내용을 담은 안내판이 있다.
금곡해수욕장에 이르러 금곡갯머리갯길은 끝이 난다.
금곡해수욕장은 최근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처녀욕장이다.
이곳은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쌓여 백사장을 거닐면 스폰지 위를 걷는 느낌이 든다.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금곡해수욕장으로 내려갔다.
경치가 좋은 곳은 모두 펜션에서 차지하고 출입 금지다.
야속한 인심을 탓하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산행팀과 해안길 탐방팀으로 나누었다.
두 코스에 절반씩 참여하게 되었다.
백운산으로 가는 길은 지루한 시멘트길이 오래오래 이어졌다.
백운산 정상이 들어오는 포토존에서 멈추었다.
백운산을 가슴에 담은 여인들의 기개가 가을 하늘처럼 푸르다.
용출리(龍出里)와 올망졸망한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이 승천화였다는 소용랑도가 보인다.
지금도 소용랑도 정상에는 커다란 굴이 바다를 향해 뚫려있다고 한다.
백운산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르고 험하다.
백운산(해발 483m)은 완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면적이 좁아서 전체적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정상에 서면 청산도와 금일도 등 완도 일원의 크고 작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내려가는 길도 여간 가파르지 않다.
층꽃나무의 보랏빛 꽃들의 미소를 보며 조심조심 내려갔다.
마주난 잎과 가지 사이에 층층이 꽃을 피워서 '층꽃나무'라 한다.
푸른색이 도는 보라색 꽃은 늦여름과 초가을에 피어 화사함을 더한다.
높이가 보통 1m를 넘지 않고 층을 이루며 피는 모습이 아름답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학서암이 절벽에 달린 제비집 같다.
학서암(鶴棲庵)은 지은 지 300여 년이 된 암자다.
'학이 머물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라는 이름처럼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서성마을의 보호수인 느티나무를 푯대 삼아 내려갔다.
수령 약550년인 느티나무는 높이가 20m, 나무 둘레는 5.5m이다.
한때는 섬 사람들의 수호신이었을텐데...이젠 아무도 관심 주지 않는다.
일찍 하산하여 편의점 앞에서 캔맥주로 갈증을 달랬다.
서성항에서 오후 4시 40분에 나가는 완농페리5호에 몸을 실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강진갯벌탕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어머니가 짱뚱어를 잡고 요리하는 짱뚱어 요리 전문점이다.
짱뚱어탕과 간재미 회무침으로 얼큰하게 마셨다.
모두들 식당을 잘 골랐다고 말해줘서 안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