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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1010 |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다수의 상형토기 발견 | 윤상호1 | 19.05.31 와 연계해서 봐 주세요. |
가야시대 토기의 최고 걸작 나왔다
최근 함안 말이산 아라가야 45호고분서 나온 상형토기
- 깨진 몸체만 공개된 직후 무덤 안에서 사슴 머리 쪽 추가발견
맞춰보니 가야 조형미 정점 보여주는 최고의 걸작 - 전문가들 “아라가야예술의 최고 정점” 극찬
사슴 모양의 동물이 뒤돌아보는 순간의 모습을 형상화한 아라가야의 토기뿔잔. 5~6세기 아라가야 시대의 무덤떼인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의 45호분에서 최근 나온 이 작품은 빼어난 조형미를 지닌 가야시대 상형토기의 최고걸작으로 평가된다. 사슴이 뒤를 바라보는 순간의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한 머리통 부분의 사실적 표현과 불룩하면서도 유연한 타원형 몸체의 초현실적인 이미지, 브이(V)자 모양의 뿔잔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어우러진 작품이다. 애초 머리 부분이 사라진 채 몸체 뿔잔 부분만 출토되어 언론에 공개됐다가 공개 직후 무덤 묘실 바닥에서 사슴모양의 머리 쪽 부분이 발견되면서 서로 맞붙여 온전한 모양새를 되찾게 됐다.
1500여년 전 한반도 남부 아라가야의 토기 장인은 어떤 상상을 하면서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 뒤돌아보는 사슴(또는 노루)의 자태와 표정을 스냅사진처럼 포착하며 빚어낸 가야시대 상형토기의 최고 걸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불룩한 양감, 유연한 윤곽선을 지닌 몸체에 고개 돌린 사슴류의 가냘픈 머리와 목이 붙어 초현실적인 미감을 안겨주는 작품이다.
경남 함안군과 두류문화연구원은 지난 5월말 군내 말이산 아라가야 고분군의 45호분 목곽묘(나무덧널무덤)의 발굴조사 성과와 출토품을 공개할 당시 몸체만 남은 상태로 내보였던 동물모양 뿔잔을 최근 사슴류의 머리가 붙은 온전한 뿔잔으로 복원했다고 밝혔다.
함안군 쪽은 “이 상형토기가 언론에 공개된 직후 목곽묘 무덤방 바닥을 다시 수습하다가 사슴 혹은 노루로 보이는 머리 쪽 조각을 찾아냈으며 이 조각이 뿔잔의 몸체와 딱 들어맞아 사슴모양의 조형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말 말이산 45호분 발굴성과를 발표할 당시 공개됐던 사슴모양 뿔잔의 애초 모습. 당시엔 상반신이 깨어져 사라진 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동물인지 알 수 없어 동물모양 뿔잔으로 표기됐었다.
길이 17㎝, 높이 19㎝에 달하는 이 작품을 살펴본 고고학계 전문가들은 빼어난 조형미를 지닌 가야 상형토기의 최고걸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슴류 동물이 뒤를 바라보는 순간의 특징적인 모습을 절묘하게 포착한 머리통 부분의 사실적 표현과 불룩하면서도 유연한 타원형 몸체의 초현실적인 이미지, 몸체 위에 놓인 브이(V)자 모양의 뿔잔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어우러졌다.
아래 굽다리 받침 몸체에는 아라가야 토기 특유의 불꽃방울 모양의 뚫음무늬(透窓)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무덤주인을 장사지낼 때 술 등을 따르는 의례용 제기로 쓰고 나서 무덤 묘실 안의 주검 머리맡에 부장품으로 묻었다고 추정된다.
가야시대 상형토기는 대부분 경남 함안, 창원 등지의 아라가야 권역에서 출토되고 있다. 차륜(마차바퀴)모양 토기, 집 모양 토기 등 사물형 토기나 기마인물형 토기가 전해지고 동물로는 오리 모양의 토기가 거의 유일하게 알려져 있다.
유물을 본 고고학계 한 전문가는 “이렇게 동적이고 조형미도 빼어난 동물 모양의 토기는 처음 본다. 출토지가 명확한 유일한 사례란 점에서도 국보, 보물급의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지난 5월말 말이산 45호분 발굴성과를 발표할 당시 무덤주인의 묘곽에서 나온 출토품으로 공개됐던 아라가야 상형토기들. 집과 배, 등잔 모양 상형토기들 사이로 머리통 없이 깨어진 사슴형 상형토기뿔잔(당시엔 동물형 뿔잔으로 표기)의 애초 모습이 보인다.
말이산 고분군은 5~6세기 경상도 남부에서 융성했던 가야 소국인 아라가야의 대표적인 무덤떼 유적이다. 45호분은 말이산 능선에 흩어진 아라가야 고분들 가운데 최정점의 능선에 위치한 왕릉급 고분으로, 지난 2~5월 함안군과 두류문화연구원의 발굴조사를 통해 집과 배 등의 모양새를 띤 상형토기 다수와 말갖춤, 투구, 갑옷 등의 고급 유물들이 쏟아져 나와 주목을 받았다.
아라가야가 유력한 정치체로서 처음 두각을 드러냈던 5세기초 아라가야 지배자의 첫 왕릉급 무덤으로 보고있다. 함안군은 유적에 대한 보고서 작업을 끝내는대로 사슴모양 뿔잔을, 다른 상형토기 출토품들과 함께 군립함안박물관에서 공개전시할 예정이다.
45호분의 묘실 바닥을 수습하다 추가 발견된 집모양 토기의 벽체부분. 기둥 위에 세운 고상가옥 모양새에 벽체와 출입문에 빗장무늬를 표현한 점에서 지난 5월 공개된 집모양 토기 출토품과 유사하지만, 출수구 방향은 정반대여서 차이가 있다.
[글 노형석 기자 / 사진 함안군 제공 ]
[한겨레신문 2019.7.11]
1,500년 전 상형토기 장인의 기술, 방사선으로 본다
- 문화재보존과학센터, X선 CT 비파괴 진단으로 아라가야 토기 제작기술 확인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이동식, 이하 ‘센터’)는 문화재 내부 구조를 3차원 형태로 파악하는 엑스선컴퓨터단층촬영(이하 ‘X-선 CT’)을 통해 함안 말이산 고분군 45호분에서 출토된 사슴모양뿔잔을 비롯한 총 4점의 상형토기에 대한 방사선 비파괴 진단을 하여 상형토기의 제작 기술을 확인하였다.
X-선 CT는 조사 대상을 360도로 돌면서 투과된 X선의 단층 이미지 정보를 컴퓨터로 재구성한 3차원 형상 데이터로, 주로 의료, 자동차와 전자 산업, 과학 분야 등에서 비파괴 조사·분석에 이용되는 기술이다. 문화재 분야에서는 내부 구조의 복잡한 형태를 자르거나 추출하는 시각화를 통해 유물을 보다 직관적으로 조사․분석하는데 쓰이며, 특히, 토기의 경우, 토기 기벽(器壁) 성형, 바탕흙(태토, 胎土)의 분포 등 다양한 제작 방법을 조사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사슴모양뿔잔,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등잔모양토기 등 4점의 아라가야 토기를 대상으로 방사선 비파괴 진단을 시행하였다.
조사 대상 중 하나인 사슴모양뿔잔 상형토기는 5~6세기 아라가야 시대 조형미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원통형의 뿔잔, 몸체 상부와 하부, 굽다리의 각 부분이 4개의 개별부분으로 만들어졌고, 표면은 매끄럽게 다듬어 만들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몸체 기벽의 횡단면(가로질러 자른 면) 단층을 통해서 뿔잔이 몸체의 윗부분인 상부,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나로 이어진 몸체의 바닥부분인 하부로 구분되어 있고, 기벽의 내부에는 바탕흙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한 손 누름의 흔적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머리에서 목까지의 내부는 바탕흙으로 메워져 빈공간이 없으나, 원통형 뿔잔과 연결된 내부는 액체 등을 채울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형태로 보아 상형 토기 성형 과정이 사슴 형상의 머리를 지탱할 수 있도록 몸체의 바닥 부분을 만들고 난 후에 원통형 뿔잔과 연결된 몸체 상부를 붙여 몸체를 완성하고 굽다리 받침을 연결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사용된 장비는 센터가 보유한 4마이크로미터(㎛) 초점 크기(Focal Spot Size)의 고분해능 X-선 미세 단층 촬영 장비로, 12~20㎛의 크기까지 조사가 가능하며 2009년부터 문화재 비파괴 진단에 투입되었다. 최근에는 백제 익산 쌍릉(사적 제87호)에서 나온 인골의 3차원 입체 프린팅 성형을 위한 원본의 정밀 데이터를 얻어내는데 활용되었다.
* 초점 크기(Focal Spot Size) : 초점 크기는 영상의 해상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초점 크기의 3~5배 정도를 검사 능력으로 보며, 초점 크기가 작아질수록 기하학적 불선명도가 줄어 이미지의 품질과 미세 관찰 능력이 향상됨
특히, X-선 CT 조사는 문화재의 손상 없이 내부 구조를 3차원으로 형상화한 형태를 기록하기 때문에 원형 유지가 중요한 문화재 보존·관리에서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생산된 자료는 정밀 디지털 데이터 형태로 문화산업 콘텐츠, 3차원 입체(3D)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함안군청과 (재)두류문화재연구원의 조사 요청으로 시행된 이번 문화재 비파괴 진단 자료는 앞으로 문화재 정밀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되어 발굴 보고서에도 수록될 예정이다.
1,500년 전 상형토기 장인의 기술, 방사선으로 본다.pdf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과학센터 201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