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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민심서 이전(吏典) 제2조 어중(馭衆)
4. 관노(官奴)의 농간질은 오직 창고에 있다. 그러나 아전이 있으니, 폐해가 심하지 않으면 은혜로써 어루만지고 때로 지나친 것이나 막을 것이다.
여러 이속 중에 관노(官奴)가 가장 고생한다. 시노(侍奴) - 급창(及唱)이라 한다. - 는 장시간 뜰 위에 서서 잠시도 떠나지 않고, 수노(首奴)는 물건 사들이는 임무를 맡고, 공노(工奴) - 공방고직(工房庫直)이다. - 는 물건 제작을 맡는다. 그리고 구노(廐奴) - 구종(驅從)이다. - 는 말을 기르고 일산(日傘)을 들며, 방노(房奴) - 방자(房子)다. - 는 방을 덥히고 뒷간 일을 보살핀다.
수령이 행차하게 되면, 여러 관노가 모두 따르는데, 그 노고가 이와 같건만, 그 노고를 보수하는 대상은 포노(庖奴) - 육직(肉直)이다 - ㆍ주노(厨奴) - 관청고직(官廳庫直)이다. - 그리고 여러 모든 창고의 창노(倉奴)에 불과할 뿐이며, 그 보수라는 것도 낙정미(落庭米) 몇 섬일 뿐이니, 어찌 딱하지 않은가? 그나마도 창노는 반드시 원정(園丁) - 원두한(園頭漢)이다. - 을 겸하는데, 1년 동안 채소를 대느라 빚을 많이 지고 힘을 다한 뒤에야 이 창노 자리를 지키게 된다. 그러므로 관노를 거느리는 방법은 오직 잘 어루만져 두터운 은혜를 베풀 것이요, 농간을 막는 것은 오직 창고지기의 일 뿐이다. 그러나 읍례(邑例)는 여러 가지로 다르니, 혹시 관노가 강성하여 간계를 지나치게 부릴 경우에는 엄중히 살피어 그들의 횡포를 막아야만 한다.
시노로서 간계를 지나치게 부리는 자는, 혹 송사하러 온 백성이 관정(官庭)에 있을 때 수령은 아무 말을 않는데도 제가 나서서 성내어 꾸짖고, 수령은 부드럽게 말하는데도 제가 나서서 고함을 지르고, 수령은 긴 말을 하지 않는데도 제가 나서서 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수령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데 나서서 요긴한 기밀을 들추어내고, 수령은 명령하지 않는데도 나서서 큰 소리로 세차게 치라고 해서, 백성의 비난을 사고 수령의 체면을 손상시킨다. 이와 같은 자는 거듭 엄하게 약속할 것이며, 약속을 범할 경우에는 처벌해야 한다.
수노는 저자에 가서 물건을 구입할 때 관청의 구입을 빙자하여 헐값으로 빼앗는 경우가 있는데, 그 간계를 막는 방법은 이미 앞에서 말하였다. - 율기조(律己條)에 있다. -
공노는 노끈ㆍ짚신ㆍ대그릇ㆍ고리짝ㆍ토기(土器)ㆍ철기(鐵器)를 관장하는데 이것들을 절제 없이 사용하고서 반드시 추가 징수하기를 요청하니, 절간이 조락되고 점촌(店村)이 폐허가 되는 것은 단연 이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식(恒式) 이외에는 절대로 추가 징수하지 말고, 혹 추가 징수할 경우에는 인첩(印帖) - 앞에 보인다. - 을 분명히 내리면 공노의 농간이 용납되지 못할 것이다.
여러 점촌에서는 혹 연례적으로 공노에게 사사로이 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금할 필요가 없다.
포노(庖奴)ㆍ원노(園奴)의 폐단은 앞에 보인다.
창노가 말질을 농간하는 것은 반드시 엄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자세한 논술이 아래 - 환상조(還上條) - 에 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제사나 잔치가 있으면 남은 음식을 관노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먹이고, 혹 추위와 굶주림이 심한 관노가 있거든 옷과 음식을 주어서 내 집 종처럼 보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어진 수령이다. 관노가 일시적으로 나를 상전(上典) - 우리나라 풍습에 종이 주인더러 상전이라 부른다. - 이라 부르지만, 은혜를 후하게 베풀지 않을 수 없다.
관가에는 때로 탐탁지 않은 재물이 생기는데 그것을 쓰자니 청렴치 못하고 그것을 버리자니 의롭지 못하다. 이같은 재물은 일을 고되게 하고 보수가 없는 관노와 관비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온당하다.
우속(牛贖), 주세(酒稅), - 술을 금할 때에는 반드시 세(稅)가 있다. - 속공(屬公)된 소나무, 도박의 벌금, 쇠가죽, 쇠힘줄, 쇠뿔의 값, 주인이 밝혀지지 않는 장물(贓物) 등이 모두 이른바 탐탁지 않은 재물인 것이다.
관비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기생(妓生)인데 일명 주탕(酒湯)이라고도 하고, 하나는 비자(婢子)인데 일명 수급(水汲)이라고도 한다.
기생은 가난하더라도 모두 예뻐해 주는 자가 있으니 돌봐줄 것이 없다. 오직 음탕한 돈으로 수령 자신의 의복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만이 가하다. - 필루비(疋縷飛)의 일은 앞에 보인다. -
가장 불쌍한 것은 얼굴이 추한 급비(汲婢)이다. 겨울에는 삼베옷을 입고 여름에는 무명옷을 입으며, 머리는 쑥대강이같이 생겨가지고 밤에는 물을 긷고, 새벽에는 밥을 짓느라 쉴새없이 분주하다. 수령이 이런 자에 대하여 불쌍히 여기고 동정하며 때로는 의복도 주고 곡식도 주며, 그 지아비의 사정을 물어서 그 소원도 이루어 주면 - 군역(軍役)을 면제해 주는 것과 같은 따위. -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대체로 정치를 잘하는 수령은 아전의 원망을 사게 마련이나, 만일 삼반(三班)이 다 원망한다면 괴로운 일이 아니겠는가? 강한 자에게는 원망을 사고 약한 자에게는 은혜를 베풀면 어질지 않다고 할 수가 없다.
매양 들을 때 이웃 고을 수령은 노래와 춤으로 즐기며 수천 전을 기생에게 주고 기생은 그 돈 받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긴다고 하는데, 나는 그 돈의 절반만을 급비에게 주면 뼈에 사무치는 은혜를 종신토록 잊지 못할 것이며, 저 이웃 고을 수령은 음탕하다는 소문이 나고 나는 인자하다는 소문이 날 터이니 그 이해가 어떠하겠는가?
체직되어 돌아가는 날, 성 남문 밖에서 기생은 시원해 하는 생각에서 좋아라 웃고, 급비는 섭섭해 하는 뜻에서 눈물 흘려 울어야 어진 수령이라 할 수 있다.
예안장(禮安丈) 한광전(韓光傳)은 일찍이 여러 고을 수령을 지냈는데 방노와 급비에게 은혜와 사랑을 유난히 베풀었으므로 그가 체직되어 돌아가던 날, 그들이 목메도록 슬피 울었던 것이다.
음탕한 여자를 속공(屬公)하는 법은 법전에도 보이지 않고 《대명률(大明律)》에도 보이지 않는다. 옛날에는 음탕한 부인이 음란한 행동을 하여 그 남편이 잡아다가 속공하기를 진정으로 원하면 그를 속공하였는데, 요즈음에는 수령이 법을 무시하여 대체로 촌백성이 아내를 잃고 와서 호소하여, 잡힌 뒤에 다시 그 여자와 살겠다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도 속공하고, 심한 경우에는 마을에서 몰래 간통한 자를 관비나 기생들을 시켜 밀고하게 해서 강제로 속공하여 관비를 삼으니, 허실이 엇갈려서 원통한 자가 또한 많다.
이것은 대개 예쁘장한 관기는 수령이 하나씩 데리고 가서 관적(官籍)에 기록된 기생이 날로 줄어들자 이들로써 채우기 때문이다.
또 《대명률》을 상고하면, 무릇 양인(良人)의 딸을 사서 창기(娼妓)로 만드는 자에 대한 율례(律例)가 지극히 엄하다. 그런데 수령이 이미 데려가서 그 대신 관비가 될 자는 양인의 딸을 사서 창기로 삼지 않고서는 구할 길이 없다면, 속비대구(贖婢代口)의 법이 - 《대전(大典)》에 보인다. - 저 《대명률》의 율례와 서로 모순되니, 시행할 수 없다.
대체로 속공된 여비가 한번 관적에 오르면 그 자녀들까지도 모두 공천(公賤 관아의 노비)으로 삼으니, 어진 사람의 정사에서 가벼이 시행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 남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거나 음탕한 여자가 속공하기를 자원한 것이 아니면 속공해서는 안 된다.
《대전통편(大典通編)》에, “강도의 아내와 딸은 속공하여 관비로 삼는다.” 라는 조문이 있으나, 이 법이 근래에 사용되지 않으니, 이는 모두 사대부들이 법전을 읽지 않는 까닭이다.
《주례(周禮)》를 상고하면, “사려(司厲)는 도적 다스리는 일을 관장하여, 도적에 연좌되어 노(奴)가 된 자로서 남자는 죄례(罪隷)에 소속시키고, 여자는 용고(舂槀)에 소속시킨다.” 하였으니, 이 법은 본래 성경(聖經)에서 나온 것이다. 마땅히 익혀서 행해야 할 것이다.
[주-D001] 급창(及唱) : 고을 관아에서 부리는 사내종이다.
[주-D002] 수노(首奴) : 관아에서 부리는 관노(官奴)의 우두머리. 보통 연만하여 여러 사정을 잘 아는 남자 하인을 이른다.
[주-D003] 구종(驅從) : 관원을 모시고 다니는 하인이다.
[주-D004] 낙정미(落庭米) : 곡식을 되질할 때 땅에 떨어진 곡식을 말한다.
[주-D005] 원두한(園頭漢) : 채소밭 가꾸는 사람을 말한다.
[주-D006] 읍례(邑例) : 고을의 관례를 말한다.
[주-D007] 점촌(店村) : 여기서는 상점이 있는 마을을 가리킨다.
[주-D008] 앞에 보인다 : 본서 부임(赴任) 이사(莅事) 조에 도장찍는 데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주-D009] 앞에 보인다 : 본서 율기(律己) 절용(節用)조 등 참조.
[주-D010] 우속(牛贖) : 소의 도살금지령을 범한 자에게 부과하는 벌금이다.
[주-D011] 속공(屬公) : 임자 없는 물건이나 장물(贓物) 등을 관부(官府)에 귀속시키는 일이다.
[주-D012] 앞에 보인다 : 본서 율기 제가(齊家)조 참조.
[주-D013] 급비(汲婢) : 물 긷는 계집종. 즉 부엌일을 하는 계집종이다.
[주-D014] 삼반(三班) : 삼반관속(三班官屬)인데, 즉 지방 관아에 딸린 아전ㆍ군교(軍校)ㆍ관노(官奴)ㆍ사령(使令)의 총칭이다.
[주-D015] 양인(良人)의 …… 엄하다 : 형률(刑律) 제25조 매량위창(買良爲娼)조에 “기생ㆍ재인(才人)ㆍ악공(樂工) 등이 양인의 자녀를 사서 창녀와 광대를 삼거나, 처첩을 삼거나, 수양자녀를 삼으면 장 1백에 처한다.〔凡娼優樂人 買良人子女爲娼優 及娶爲妻妾 或乞養爲子女者 杖一百〕”라는 말이 보인다.
[주-D016] 속비대구(贖婢代口) : 대구속신(代口贖身)으로 곧 노비가 다른 노비를 대신 넣고 자기는 면천(免賤)하는 일이다. 《속대전(續大典)》 권5 속량(贖良) 조에 자세히 보인다.
[주-D017] 강도의 …… 삼는다 : 이 조문은 권5 장도(贜盜) 조에 보인다.
[주-D018] 죄례(罪隷) : 추관(秋官)에 소속된 벼슬로 죄인들의 복역을 맡는다.
[주-D019] 용고(舂槀) : 용인(舂人)과 고인(槀人)이다. 이 두 벼슬은 지관(地官)의 소속으로, 용인은 제사 때나 손님을 맞이할 때 음식 제공하는 일을 맡고, 고인은 기로(耆老)나 당직한 경대부의 자제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일을 맡았다.
[주-D020] 사려(司厲)는 …… 소속시킨다 : 이 말은 추관사구(秋官司寇) 사려(司厲) 조에 보인다.
官奴作奸。惟在倉廒。有吏存焉。其害未甚。撫之以恩。時防其濫。
諸屬之中。官奴最苦。侍奴長立階上。片刻不離。名之曰及唱。 首奴任貿販。工奴任匠作。卽工房庫直。 廐奴養馬而執傘。卽驅從。 房奴煖炕而視圊。卽房子。
牧有所往。諸奴皆從。其勞苦如此。而所以酬其勞者。不過曰庖奴, 卽肉直。 廚奴, 卽官廳庫直。 諸倉之奴而已。所食者。卽落庭米幾苫。豈不嗟哉。然且倉奴必兼園丁。園頭漢。 一年蔬瓜。債高力盡而後。乃得此窠。故馭奴之道。惟在撫恤。以厚恩眷。其所防奸。惟在倉廒之任而已。邑例萬殊。其或官奴強盛。奸濫多弊者。卽宜嚴察。以戢其橫。
〇侍奴奸濫者。或於訟民在庭之時。官所不言。渠自咆喝。官所柔言。渠自高聲。官所略言。渠自敷羨。官所未悟。挑發要機。官所不飭。喝令猛打。以召民譏。以損官體。若是者宜申嚴約束。犯者罰之。
〇首奴出市貿販。憑藉官貿。輕價勒奪。其防奸之法。已見前。律己條。
〇工奴掌麻繩草鞋竹器柳器土器鐵器。用之無節。必請加徵凋弊僧寺。破落店村。職此由也。
恒式之外。切勿加徵。其或加徵。明降印帖。已見前。 則其奸無所容矣。諸色店村。或有年例。私給工奴者。不可禁斷。
〇庖奴園奴之弊。已見前。
〇倉奴濫斛。不得不嚴禁。詳論在下。還上條。今略之。
祭祀燕飮。宜以餕餘。均惠官奴。或凍餒已甚者。官賜衣食。如撫家奴。斯良牧也。伊雖一時呼我上典。東俗奴謂主曰上典。恩不可不厚也。
〇官家時有不屑之財。用之則不廉。棄之則無義。若是者。分給官奴官婢之勞而無祿者。抑所宜也。
牛贖酒稅。酒禁之時必有稅 屬公之松。馬弔之贖。皮筋角之價。盜贓之不記主者。皆所謂不屑之財也。
官婢厥有二種。曰妓生。一名曰酒湯。曰婢子。一名水汲。
妓生雖貧。皆有憐者。不足恤也。唯不以淫錢纏我衣眼斯可矣。疋縷飛事已見前。
最是哀矜之物。卽汲婢之貌醜者也。冬麻夏棉。髮如飛篷。而夜汲晨炊。奔走不暇。牧能於此。憐之撫之。時賜衣資。時賜粟米。問其夫家。成其所願。如免軍役之類。 不亦善乎。
凡牧之善治者。必有吏怨。若三班皆怨。不亦苦乎。強處任怨。弱處垂恩。不可曰不仁也。
〇每聞鄰邑歌舞行樂。賜妓錢數千。妓受彼錢。認爲當然。我以其半。惠此汲婢。刻骨之恩。終身不忘。而彼播淫聲。我發仁聞。其利害何如也。
遞歸之日。城南門外。妓笑衎衎。婢泣漣漣。斯可曰賢牧也。
〇韓禮安丈光傳。嘗知數縣。於房奴汲婢。恩愛偏篤。遞歸之日。哀泣失聲。
淫女屬公之法。不見法典。不見大明律。古者。淫婦行淫。其本夫執之。情願屬公者屬之。近者。守令蔑法。凡村甿失妻來訴。旣執。情願復合者。亦皆屬公。甚則閭里潛奸者。令婢妓告密。勒屬爲婢。虛實相蒙。冤者亦多。
蓋由官妓妍好者。守令一一携歸。官籍日耗。以此充之耳。
且考大明律。凡買良爲娼者。律例至嚴。而官旣携歸。其代口爲婢者。若非買良爲娼。無緣得之。則贖婢代口之法。見大典。 與彼律例。兩相矛盾。不可行也。〇凡屬公之婢。一入官籍。竝其子女。皆爲公賤。仁人之政。不宜輕施。若非本夫情願及淫女自願投屬。則不可屬公。
大典。有強盜妻女屬公。爲婢之文。而此法近所不用。皆士大夫不讀律之故也。按周官。司厲掌治盜賊其奴。男子入于罪隷。女子入于舂槀。則此法本出聖經。宜修而行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