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주립대에서 심리학 강의하는 태고종단 소심사의 미국인 무상스님
/ 강효훈 2015.5.9
무상스님
기자: 스님(인터뷰 내내 스님 호칭을 하며, 간간히 한국말로 대화를 하곤 했다) 반갑습니다. 먼저 스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무상스님: 예. 이렇게 시간내어서 저를 인터뷰 해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저의 속명은 Ruben Lambert이고 여기 뉴저지 엘리자베스( Elizabeth)에서 태어났습니다. 저의 부모님께서는 1967년에 쿠바에서 이민을 와 여기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제가 알기론 스님은 어린시절 불교를 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계기와 과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있을까요?
무상스님: 먼저 저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하자면 부모님은 스페니쉬 언어를 항상 가르치고 쓰도록 하였으며, 그것이 나의 뿌리를 잊지 않고 정체성을 지키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믿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카톨릭 학교로 보내졌고, 종교 교육과 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카톨릭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농구,야구 그리고 전통 라틴 댄스 모임에 참여하여 활발히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 집안 배경과 환경 속에 일곱살 무렵, 아버지께서 현재 저의 태권도 은사님이신 심혁근 관장님의 태권도 도장에 보낸 것이 불교와의 첫 인연입니다.
기자: 좀 더 구체적으로 그 인연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상스님: 스승님께서는 우선 독실한 불교신자였고, 항상 태권도 클래스를 하기 전에 똑바른 앉은 자세로 명상부터 시켰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린아이로써 명상의 중요성과 좋은점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만, 매일같이 하는 명상수련이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씨를 뿌린 셈이였고, 꽃망울을 맺게끔 하며 성인이 된 지금의 나로 이끌었다 할 수있겠습니다.
기자: 그럼 본격적으로 스님의 길로 접어들게 된 시기는 언제쯤이며, 현 소심사 주지 명안스님과는 어떤 인연이신지요? 또한 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무상스님: 저는 계속 심 관장님 아래서 태권도 등 한국전통무술을 수련하며 명상수련을 이어가는 와중, 지금의 평생 도반인 명안스님(속명: 대니얼, 폴란드 출신 소심사 현 주지스님)을 도장에서 만나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로써 수행을 서로 점검하며 친형제 이상으로 인연을 맺어왔습니다. 우리는 고등학교 졸업 후, 우리 모두 승려가 되길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명안스님은 승려가 되기위한 공부의 길로 먼저 접어들었고, 저는 심리학과 불교의 상호보완에 관심이 있어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러한 열정이 심리학 박사학위까지 취득하게 된 계기이고, 더욱이 심리학을 공부하는 동안 여러가지 난관이 따랐지만 제가 평생해온 명상법, 단전호흡법 덕분에 다른 학생과 달리 공부의 스트레스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으며, 엄청난 양의 암기를 해야하는 것에 또한 큰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명상, 단전호흡등 수행의 생활화는 학교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치는데 가장 훌륭한 도구였습니다.
어린이 명상수업 중인 무상스님
기자: 그럼 학교를 졸업한 후에 스님이 되신거군요.
무상스님: 예. 맞습니다. 제가 학교를 마치고, 저희 세 법형제(명안스님이나 덕성스님을 호칭할때 항상 Dharma brother라 불렀다)는 대한불교 태고종으로 출가를 하게 됩니다.
기자: 한국에서 삭발을 하고,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인상은 어떠셨는가요?
무상스님: 한국에서의 여정은 인생을 뒤바꾼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은 원래 나라이름이‘조선’이죠. 한국은 정말‘고요한 아침의 나라(Land of the Morning calm)’입니다. 산의 풍경은 저에게 평정심과 밝고, 맑은 감동을 선사했으며, 수많은 절을 방문하며, 1700년여의 전통과 이어지는(connection)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찰의 위엄(grandeur)은 우리 법형제로 하여금 경외심을 갖게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미국땅에 이 소심사가 탄생하게된 계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자: 전생에 분명 한국에서 스님이셨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럼 현실적으로 미국에서 한국불교의 포교를 위해 어떻게 사찰을 운영하시며, 개인적인 바램이나 목표가 있으시면 가감없이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무상스님: 우리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으로 누구보다 미국인들을 잘알지만 한국불교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지도하느냐 하는 고민을 항상 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즉 본질, 진리는 변할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이 쉽게 전파하는 사람들의 편의에 따라 이리저리 바뀌는 것에 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상존하는 소심사 신도의 모습이 미국내 한국불교의 반영이고 미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찰을 운영하는 철학은 우리 스님들이 솔선수범해서 지위의 높낮이, 스님과 신도의 차이를 두지 않고, 스님들이 신도들을 위해 점심공양을 준비하고 함께 청소하고, 설겆이를 하며, 먼저 겸손을 실천할려고 노력합니다. 스님이 신도를 공경하지 않고 존경하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신도들에게 그것을 스님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요하겠습니까?
그것이 우리가 사찰을 운영하는 팁(Tip)이라면 팁이고, 우리네 스님의 삶이 신도들에게 곧 하나의 법회(one of the service)이며, 이것은 붓다의 가르침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 신도들에게 명상클래스나 호신술(스님들이 직접 가르침), 단전호흡, 등산, 커뮤니티 서비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제 개인적으로는 스페니쉬가 모국어이다 보니 남미사람들에게 한국 불교를 전파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도들 스스로가 내면의 평화, 평정심을 찾게끔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각자 신도들 스스로 내면의 평화가 바깥으로 방사되어 그들의 가족이나 그들이 몸담고 있는 조직, 지역사회 더 나아가 전세계에 스며들게 하는 것이 저희가 여러가지 어려움 가운데 사찰을 운영해나가는 이유입니다.
기자: 그 순수하신 마음이 끝까지 가시길 염원합니다.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무상스님: 저는 켈리포니아 소재 알고시(Argosy)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뉴져지 킨( Kean University)에서 2011년 1월부터 일주일에 한 클라스 심리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또한 럿거스 대학교에서 Dr. Tracey Shors교수의 요청으로 2011년 9월부터 초빙교수로써 한 클라스 명상클래스를 지도하며 그녀의 리서치(research)를 돕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명상에 관해 수 많은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어 오고 있으며, 심리학자들의 명상에 관한 연구와 명상과 심리학의 접목및 활용에 관한 관심 또한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명안스님과 저는 명상프로그램이 러커스 대학의 과학자들에 의해 조사.연구 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미 Neurobiology of Learning and Memory란 책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일련의 대학강의나 소심사에서 불법을 전파하는 일은 보시(altruistic)하는 마음으로 해가고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저의 은사 심혁근 관장님께 받은 보물같은 한국 불교의 가르침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만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강의중인 무상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