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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가여워보이는 아이... 오브룩한의 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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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탈 계획이어서 우리는 모두 열기구에 집중했어요.
동굴 식당에서 점심을먹고 난후에 열기구타는곳에서 급히 연락이 와서 쇼핑도 못하고 급하게 달려 갔지만
딱 하나가 뜬것이 전부이고 바람이 거세지는바람에
우리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다가 헛탕을 치고
기가 푹 죽어서 다음 행선지로 향하게 되었어요.
가이드의 표현에 의하면 열기구를 타면 풍경이 내게로 스르륵 스르륵 다가온다는....
작년에 다녀온 친구들의 말로도 꼭 타 보라고 했는데...
그래도 여정이 있기에 다음행선지를 향해 씩씩하게 달리고 달렸답니다.
우리가 달린 이길은 예전 실크로드랍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나듯이
황량한 벌판에서도 물은 아주 중요한 숙박장소였다고 하네요.
그... 힘든여정의 대상들이 낙타와 함께 머물렀다는 오브룩 한이라는 곳을 경유한다고 하더군요.
아시다시피 실크로드란 중국에서 내륙을 통해 서양으로 연결되는 길인데
낙타가 하루에 갈수있는 거리가 20~30km라서 그 거리만큼에 쉬어가는 곳이 있다더군요.
난 어려서부터 차멀미가 심해서 일단 집을 전철역 옆으로 정할정도에요.
그런데 터키의 버스 여행은 내게 힐링이었어요
차로 터키의 남서부를 횡단하면서 묘한 안식이 느껴졌어요.
아마 터키가 노년기의 지형을 접어든 때문인가 봅니다.
지구의 지형은 사람처럼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로 나뉜답니다.
우리나라가 장년기인 뽀족 뽀족하지만 어딘가 둥근 그런 지형이라면
스위스는 청년년기의 웅장함이고 터키는 바로 노년기라네요.
어디르 봐도 둥글고 원만한 곡선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그런지형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터키 사람들에게서도 여유가 느껴져요.
내가 갖고싶은 한가지... 노년기의 여유....
차 멀미를 걱정한것이 기우일정도로
위장병은 계속 나를 괴롭히는데 차 타는것은 오히려 나를 치유해주더군요.
가으드의 설명을 자장가로 들으며 자는 달콤한 잠...
노년기에 접어든 커다란 땅덩이를 통한 힐링........
그러면서도 나의 관심사는 어떻게든지 한국에서 갖고온 우울감을 버리고 돌아가는거였어요.
그러나 그런 일은 올것같지도 않았고요....
예전의 실크로드였다는 길을 얼마를 달려서 버스가 멎었습니다.
돌로 지은 작은 건물하나 가 퇴락하게 서 있는데 바람은 불고 황량하기 그지없는 동네였죠.
둘러봐도 인가는 드문 드문 우리의 60년대 시골 마을풍경이었고 ...
나는 귀챦기 그지 없었지만
오랜 버스여행을 위해서는 적시에 화장실 다녀오는것이 필수이고
기사도 쉬어야하기에 다 내려서 쉬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무심코 내려서 걷는데....
누군가가 어머나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소리나는곳을 보니...정말 볼품없고 깡마르고 털도 꾸질꾸질하고 다리까지 저는 애가 깨갱거리면서 따라 오는거에요.
난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싫어하는동물이 하이에나인데 애가 꼭 하이에나처럼 생겼더라고요.
한눈에 봐도 며칠은 굶었을듯... 아무도 관심을 안갖고 그냥 지나가자 애기처럼 우는거에요.
으으으... 으으으흐흐~~~....
난 이미 카파도키아에서 모델 서준 애에게 먹을걸 다 주고 없었고요... 너무 마음이 아프더군요.
몇명이 걸음을 멈추고 어쩌니 먹을게 없는데...하다가 그 중 한분이 다시 차로 가서 낮에 먹고 남은 계란을 챙겨 왔어요.
체할까봐 눈을 조금 먹이고 계란을 먹이려는데... 얘는 먹을걸 보더니 정신이 없는거에요.
그걸로는 부족한지 계속 먹을거를 달라고.....ㅠㅠㅠ
바람은 정신 없이 쏴~ 쏴아~ 부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그래도 나는 모른척할려고 정말...정말...애를 썼어요.
이 여행은 빈이에게서 멀리 떠나고싶은 여행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마음도 잠시 본능적으로 먹을 것을 찾게되더군요.
무엇을 살곳이 없을까 둘러보니 마침 천막 레스토랑이 있어서
그곳으로가서 카스테라를 두개 사서 하나를 먼저 주었어요.
그러면서도 나는 계속 신경이 쓰였어요.
남편은 내가 개를 챙기는걸 엄청 싫어하거든요...
개 주려고 카스테라를 사는 내게 핀잔을 주는 남편을 아롱곳 않은척하고...
애를 불러서 카스테라를 떼어주는데... 체할까봐 가슴이 아픈거에요.
난 카스테라 먹으면잘 체하거든요...
그래서 한개만 주고... 갈 무렵에 하나를 더 주고 가려고 얘가 어디가나 계속지켜 봤어요.
천막의 사람들이 얘를 가라고 발로 차며 쫓더라고요.
이슬람에서 약한 동물을 보호해 준다는 것도 사람나름이었어요.
그러나 난 말리지도 못했죠.
그 정도로 난 심신이 약해져있었거든요.
마음은 너무 너무 너무 아프지만 내가 할수있는 일이 너무 없더라고요.
그러니... 다른사람처럼 즐겁지도 않고 개 챙긴다고 삐져있는 남편도 챙겨야하고... 마음이 힘들더라고요.
그리고 30분정도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이동..
역시 이녀석도 다시 나오길래 버스앞에서 나머지 카스테라를 뜯어 주었어요.
그렇게 작별하는 내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더군요....
저런애도 있는데... 빈이 녀석은 너무 호강에 겨웠구나...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 황소의 등줄기라는 3500m 높이의 로터스산맥을 넘어 안탈리아로 갑니다.
첫댓글 마음이너무 아프네요...저였더라도 신경쓰여서 즐겁게 여행할수 없었을거에요..에구 어쩌다다쳤을까...
저도 고등학교때부터 가방에 먹을것갖고 다니면서 강아지들 챙겨주고했는데 아무도 이해못하더라구요..더구나 같은생명인데 막대하는거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죠..ㅠㅠ
함께살아가는 지구인데 인간이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러고보니 요즘엔 동네에 떠도는강아지가 잘 안보이네요..
터키여행을 다녀와서... 내가 현실과 맞닥트리는걸 굉장히 두려워한다는걸 알게 됐어요.
있는그대로의 나... 받아 들이기로 했어요. 그러면 지금보다 훨 우울감이 덜할거거든요.
나 역시 그 이기적 행렬에서 자유로울수가 없더군요.
많이 아프죠 볼 때마다 괴롭고 무력한 자신에 통감하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에 가장 크게 비참해지더라고요.
근데 어쩔 수 없이 내가 제일 중요하다보니 외면해야하는데 그게 참 마음 한구석이 아파요.
아가가 제 눈엔 너무 예쁜데 세상 곳곳에 고통 받는 연약한 아가들이 있겠죠 왜 세상은 약자와 강자가 구분되서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지 가끔은 너무 씁쓸하고 슬퍼요. 빈맘님 덕분에 아가 허기 채웠을거에요 ^^
무력한 자신... 초희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세상이 약자오 강자로 구분되는게 정말 싫어요. 전쟁이 없는 사회 다툼이 없는 세상..
이런 날이 오기를 간젏 기도합니다.
그리고...내가 할수있는 만큼이라도 도우며 살려고요.
흐엉~~ 첫화면에 애잔한 아지 얼굴보고..밑에 글이 보이질 않아요..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빈맘님은 여행내내 마음이 무거웠을거 같아요..뭘 더 해줄수가 있었을까요..
네...내 생각도 그래요..
모든 살아있는것들이 다 행복하기를 바래요.
난 편치않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기에.. 이 가여운 아이를 마음에 입력시키지않으려 애를 많이 썼어요.
그려면서도 이때부터는 먹을거를 먹넉히 챙겨서 호텔에 들어올때까지 먹을게 떨어지지않게하려 애썼답니다. 그래도 못 줘서 마음아픈일이 두어번 있었어요. 그런데... 얘를 도와야한다는 생각을하는 지금 오히려...무척 힘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