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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6.26. 01:49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한국전쟁 당시 한국과 미수교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엔 연합군의 일원으로 1만명이 넘는 대규모 병력을 파견한 그리스에서 한국전 참전
기념 행사가 열렸다.
주그리스 한국대사관은 25일(현지시간) 아테네 인근 파파고 시에 위치한
그리스군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서 한국전쟁 69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스틸리아노스 드라코스(90)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장을 비롯해
생존해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10여 명을 포함해 별세한 참전용사의 유가족,
그리스 정부와 의회의 주요 인사, 한국전 참전국 외교단, 현지 교민 등 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의장대 사열과 그리스 정교회 사제의 축도, 양국 국가 연주, 헌화, 축사, 감사
오찬의 순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오찬 때에는 현지 음악인들에 의해
한국 민요 아리랑과 그리스 전통음악 공연도 이뤄졌다.
임수석 대사는 환영사에서 "그리스는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1만 명이 넘는 병력을 파병한 전통의 우방"이라며 "이런 각별한 유대를
바탕으로 지난 70여 년 간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오고
있다"며 그리스에 사의를 표했다.
임 대사는 이어 "양국의 미래 세대가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할
수 있도록 아테네 전쟁박물관과 협의 아래 영상물 상영, 기념 조형물 제작,
한국전 관련 전시공간 확대 등 추모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드라코스 한국전 참전용사협회 회장은 "참전 용사들은 한국전 참전으로
한국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킨 것에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며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편, 1950년 6월 한국전쟁 발발 직후 유엔군 일원으로 참전한 그리스는
육군 1개 대대와 공군 수송대 등 총 1만581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이 가운데 전사자가 186명, 부상자가 610명 나왔다.